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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이상적이 아닌 현실의 삶을 보여주는 바닷길 – 해파랑길 33코스

해파랑길, 길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길이다.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이로서도 도보는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몇 번은 구간을 지나가봤을 길이다. 

부산광역시에서 강원도 고성군까지, 동해안을 아우르는 그 길은 아름다운 해안선 속에서 화려하기 그지없는 휴양지와 질박한 어촌의 삶, 현대화된 거대한 항만과 쓸쓸함 감도는 작은 포구 등 우리가 바다를 생각하며 느끼고 볼 수 있는 모든것을 담은 길이라고도 할 수 있다. 

10개 구간과 50개 코스, 총 거리 770km의 이 긴 트레일을 언젠가 한 번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무더운 여름을 앞두고 큰 맘먹고 동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해파랑길 삼척-동해구간 33코스는 동해시에 속한 코스로 추암역을 시작으로 묵호역 뒷편에 이르는 13.3km, 4시간 30여 분에 이르는 길이다.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여 시원한 바다와 그 향이 짙게 스며든 골목과 산을 찾아 오르는 해팡길을 걸어보자. 적어도 다른이와는 구별된 멋진 여름의 추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해파랑길 33구간은 동해시를 지나므로 충분히 식사 및 음료 등을 구매할 곳이 있다.

*추암역에서는 네이버에 나온 길 안내와 다르게 촛대바위, 북평해암정을 지나 걸었다.


<굴다리를 건넌다.>

추암역, 촛대바위를 들어가기 전, 도로 건너편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횡단보도를 건너 굴다리로 들어선다.

위로 철도 동해선이 지나는 이 굴다리는 ‘추암 철도 가도교’라 히며 1944년에 축조되어 당시 마을 주민의 유일한 이동통로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오가는 차량들이 모두 이 단차선 굴다리를 건너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안으로 들어오는 차와 나가려는차가 맞닥뜨리면 정체도 길어질 뿐더러 차 하나가 들어서면 굴다리 안에서는 사람이 옆으로 비킬 틈 조차 없으니 이 부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다행히 2019년까지 새롭게 확장할 예정이라 한다.

<해파랑길 스탬프 보관함>

굴다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추암해변과 함께 촛대바위로 향할 수 있다. 해파랑길 스탬프 보관함은 추암역에서 내려오는 쪽 관광안내도 옆에 있으므로 스탬프를 모은다면 참조하면 좋다.

네이버의 지도는 추암역에서 내려와 굴다리를 지나 내가 건너온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나아가게 되어있다. 그리고 이 네이버 지도가 해파랑길의 공식 홈페이지(http://haeparang.org/)에서도 알리고 있는 ‘정식’ 코스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추암촛대바위, 능파대, 북평해암정 등을 보지 않고 간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일까? 

당혹스럽기 그지없지만 다행히 촛대바위 방면으로도 해파랑길 표식(리본, 화살표 등)이 잘 되어있다. 어디로 가도 목적지까지만 간다면 이렇게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이를 위해서도 대비를 해 놓은 듯 하다.

<유명한 관광지인 만큼 편의시설도 잘 되어있다.>

<촛대바위로 가는 다리의 표식>

추암해변에서 촛대바위로 향한다.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 약간의 오르막길을 가다보면 동해안이 자랑하는 특유의 멋진 기암괴석군을 만날 수 있다. 산책로도 잘 되어있고 안전하게 펜스도 설치되어 있어 기분좋게 걸으며 멋진 바다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속이 시원하게 뚫릴듯한 망망대해 속에 아찔한 높이의 석벽을 걸어보자. 자연이 빚은 멋진 조형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추암촛대바위의 멋진 모습>

추암촛대바위에 도착한다. 보는 이마다 탄성을 자아내고 또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어쩜 저렇게도 길게, 그리고 날카롭게 깎아내었는가,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 낸 이 아찔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하다.

아주 커다란 양초를 만들어서 끼운다면 정말로 쑤욱 들어갈 수 있겠구나 싶은 그 예리함, 그리고 주변의 주상절리의 모습들이 빚어낸 또 다른 풍경, 동방의 등불을 이 곳에서 밝힐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쉬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추암해변이 가진 또 다른 보물인 능파대를 만난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능파대>

원래 능파대는 육지와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천과 파도가 모래를 실어날라 이렇게 자연스레 육지와 이어졌다. 거대한 크기의 암석이 마치 금강산의 여러 봉우리나 산맥과도 같이 이어져 있어 눈으로 보지 않고는 믿지 못 할 절경이다.

뾰족한 암석기둥이 이어지니 중국황산이나 태산, 장가계를 축소하여 이 곳에 가져다 놓았을까 하는 탄성도 나온다. 운치있는 이라면 이 암석군들의 봉우리마다 이름을 붙이고 그 사이의 계곡마다 한 마디씩 남길 만 하겠다.

<북평 해암정>

능파대 앞에 위치한 북평 해암정은 고려시대인 1361년(공민왕 10면), 삼척 심씨의 시조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후학을 양성하고 풍월을 읊으며 여생을 보낸 곳이다. 

몇번의 보수와 재건을 통해 이 곳을 찾는 이에게 그윽한 옛 선비의 향취를 전해주는 이 곳은 송시열이 귀양을 갈 때 일부러 들러 글을 짓고 간 곳이다.

인근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넘치는 시상을 풀어냈을 심동로와 만가지 깊은 속을 이 곳에 앉아 바다를 보며 풀어냈을 송시열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해파랑길 햇빛발전소를 만나다.>

지난 4월 준공한 해파랑길 햇빛발전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기존의 동해시 하수·폐수종말처리장 유휴부지 3만3000㎡를 활용해 만든 이 해파랑길 햇빛발전소는 해파랑길 33코스 내에 위치해 있어 조금만 발을 돌리면 만날 수 있다.(네이버 지도에서는 나오지 않으나 표식을 따라 가면 된다.) 

동해시의 해파랑길에 대한 자부심과 브랜드 마케팅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친환경적인 태양광 발전소인지라 보호해야 할 환경을 가진 동해안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

촛대조각공원을 지나면 동해시의 해안에 위치한 다양한 공장들과 산업시설이 바다에 면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이렇게 친환경적인 발전시설이 있다는 것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든다. 

사실 지역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이런 공장, 산업단지, 발전소 등의 유치이겠지만 그것을 감추고 쉬쉬하는 것 보다 이 것 자체도 바다를 걷는 이가 보아야 할 것이고 또 우리의 현재임을 당당히 드러낸다는 것은 꽤 신선한 느낌이다. 

<쌍용 북평공장을 바라보다.>

잘 닦인 해안산책로로 나와 쌍용 북평공장을 바라보며 지난다. 아직 제초 전인듯 벤치는 자라난 풀과 꽃에 덮여 있다. 

길 옆에 정박한 바지선과 순시선, 그리고 건너의 자일로와 컨베이어 레일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도 해파랑길이고 바다의 풍경이다. 길을 걸으며 동해시가 가진 풍경을 놓치지 않고 담아본다. 

그렇게 걷다보니 길 옆에 ‘만경대’라고 화살표가 되어 있다. 잠시 구간을 벗어나 숲길을 오른다.

<만경대의 모습. 고즈넉한 숲과 어우러진 모습이 멋지다.>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 싱그러운 숲길을 걸어 만경대를 만난다. 

만경대는 조선시대 광해군 때 김 훈이 세운 정자다.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이 만경대를 세우고 갈매기를 벗 삼아 낚시를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하니 앞서 북평 해암정의 심동로와 같다. 

안내판을 보니 당시 동쪽으로는 망망대해에 북쪽으로는 송림과 함께 10리에 이르는 백사장이, 발 밑에는 절벽 밑으로 강이 동해로 흐르니 시인묵객들이 앞다투어 이 곳을 찾았다 한다.

지세를 보니 그러고도 남을 곳이다. 

다만 이름처럼 만가지 풍경이 펼쳐지기엔 지금은 시대가 변해 공장이 가로막고 멀리 동해항이 펼쳐지니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세운 이로서는 아쉬움을 금치 못할 수 있겠다. 그래도 만경대의 고즈넉한 운치만은 그대로 남았으니 이 구간을 걷는다면 필히 들러보길 추천한다.

<만경대를 내려와 동해역을 향한다.>

만경대를 내려와 북평고가교를 지나 영동선을 따라 동해역으로 향하는 길은 이 해파랑길 구간에서는 약간은 심심한 길이다. 물론 잘 닦인 천변의 산책로를 통해 걸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이 앞 뒤에 펼쳐질 풍경에 비하면 아쉬운 것은 사실.

그래도 지도를 보니 이 길 외에는 별달리 방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감내하며 걷자.

<동해역 앞의 풍경>

동해역을 지나 옛시가지를 관통한다. 한 시(市)의 이름이 붙은 역이건만 참 작고 소박하다. 동해선의 짧은 길이만큼이나 한적한 역과 역 앞의 거리는 세월이 그렇게 천천히 쌓이고 있다.

인근의 동해항 때문일까, 러시아 선원들이 많이 찾는지 의외로 러시아어 간판과 함께 러시아 음식을 파는 식당도 보인다. 새로운 것을 도전한다면 한 번 들러도 좋겠다. 나 역시도 잠시 생각했으나 식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다음으로 미룬다.

<감추사에서 잠시 헤매이다.>

도로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가보면 감추산에 도착한다. 이 작은 산에는 감추사와 감추해수욕장이 있다. 여정에 여유가 있어 감추사를 한 번 둘러보고자 했으나 출구를 찾지 못하였다. 철로를 건너 갈 수 있는 내리막길이 있기는 한데 철로 입구에서 가지말라는 표지판과 함께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다.

주변을 몇 번 돌아보았으나 다른 우회길은 찾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남긴 채 계속 북쪽으로 나아간다.

<동해선과 어우러지는 바다가 참으로 아름답다.>

이 해파랑길 33코스는 전체적으로 동해선을 따라간다. 그래서 걷다보면 테마열차인 바다열차가 철로위를 달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철로와 바다의 어우러짐이란 꽤나 매혹적이다. 빨갛게 녹이 슨 철로와 그 너머의 푸른 바다의 대비는 한 번 눈에 담으면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순수했던 그 때의 풍경, 물론 기찻길이 보이거나 바닷가에 살지는 않았을지라도 그렇게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 소박한 풍경 속에서 옛날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본다. 그 감수성이 굴다리 밑으로 흐른다. 

<잘 닦인 도로 옆 산책로>

해파랑길 33코스는 의외로 도로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다. 

다만 그대로 도로 옆 보도를 걷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보도 옆으로 별도로 난 숲 산책로를 따라 걷게 된다. 걷는 이를 배려해 조성한 이 걷기 길이 매우 만족스럽다. 바다가 보이지 않는 구간이더라도 이렇게 상쾌한 숲을 따라 걸으면 도심이건만 도시를 걷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문득문득 보이는 철로와 바다를 바라보며 싱그러움 가득한 산책로를 매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데서나 즐길 수 있는 호사는 아니다. 그래서 이 동해안에 인접한 도시의 주민들이, 동해시의 주민들이 부럽다.

<한섬해수욕장의 모습>

발걸음은 곧 멋진 해수욕장을 만나게 되니 한섬해수욕장이다. 동해안의 해수욕장이 가진 그 광대한 길이의 해변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한섬해수욕장. 날이 꽤 더워지는지라 벌써 해수욕장에는 바닷바람을 즐기고 해변의 고운 모래에 앉아 시간을 즐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연을 날리는 이와 텐트를 치고 쉬는 이, 친구들과 함께 모래에 이름을 새기는 학생들까지, 해변을 찾는 사람은 그렇게 모두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번잡함을 잊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쉴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걷는 이로서는 그 사이에 끼어들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즐기는 이들을 바라보며 걷는 것 만으로도 큰 힐링이 된다.

‘올해 여름의 낭만을 이 곳에 쏟아볼까’ 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한섬해수욕장에서 산으로 난 길을 오른다.>

한섬해수욕장에서 잠시 길을 착각할 수 있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지말고 식당쪽으로 보면 해안선을따라 포장된 길이 나 있다. 이 오르막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표식을 따라 오르는데 군인이 내려온다. 혹시나 하여 물어보니 해파랑길 구간의 길이 맞다고 한다. 안심하고 발걸음을 이어간다. 깎아지른 절벽을 구경하며 오르다보면 어느덧 상쾌함 가득한 숲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포장이 잘 되어 있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중간에 내리막길에서 포장된 길은 비포장으로 바뀌지만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넓이의 길이므로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기도원 주차장을 지나>

올라가다보면 기도원을 만나게 된다. 

당황하지말고 기도원을 지나 위에 있는 기도원 주차장으로 향한다. 그러면 공터가 나타난다. 내리막 쪽은 농사를 짓는 과수원과 밭이고 우측을 따라 계속 해안선과 붙어 가면 된다. 가다보면 의자등을 이용하여 출입을 금지해 놓았지만 해파랑길을 걷는 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차량을 막는 표시이니 안심하고 나아간다. 

<해안철책을 따라 걷는 길>

해안철책을 만나고 그 철책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최근에는 서해안에서 부안군의 부안변산마실길, 김제시의 새만금바람길을 걸으며 이런 철책을 보았다. 강화나들길이나 평화누리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 철책은 그 자체로 군사시설이고 또 이 땅을 지키는 튼튼한 안보의 현장이지만 평화가 내려앉은 부안마실길의 철책, 참호, 감시초소가 그대로 마실길과 어우러져 멋진 공간이자 마치 설치미술처럼  변해 휴식시설로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직은 전방에 속해 있고 항구적 평화가 온 것은 아니지만 이 해파랑길에도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향로봉 따라 부곡동으로 내려온다.>

<묵호항 뒤, 부곡마을 골목>

상념에 젖어 걷던 발걸음은 향로봉을 따라 부곡돌담마을 방면으로 이어진다. 묵호역이 지척인지라 바삐 오가는 기관차를 볼 수 있다. 묵호항도 손에 잡힐 듯 하다. 

이 묵호항 뒤의 마을과 골목은 바닷가 역 뒷편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작은 평수의 집들과 월셋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 예전엔 선원들과 항만에서 일을 하는 인부들로 가득찼을 것이다. 그런 골목에 술 마실 장소가 없을 리 없다. 이제는 과거의 영화를 찾아볼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술집들 몇이 골목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그 고단한 삶과 눅진한 바닷내음이 어우러진 골목, 나이 드신 어르신이 앉아 볕을 쬐는 그 골목을 따라 걸으며 이 골목에서 태어나 살았을 누군가의 유년시절을 더듬어본다. 

<이 쇠락한 골목의 풍경이 익숙하다.>

이 쇠락한 단층골목의 풍경과 분위기가 익숙하다.

강원도에서 느꼈었다. 태백시 철암역 앞의 탄광촌 까치발건물에서, 영월군 상동읍의 상동시외버스터미널 께에서, 더 올라가 꼴두바우(고두암) 앞의 그 마을 흔적에서.

어디에서나 잠잘 곳, 몸 누일 곳이라는 의미에만 충실한 작디작은 방과 부엌이라 하기도 초라할, 곤로 하나 넣으면 끝날 작은 부엌, 공동 화장실로 이루어졌던 월셋방촌. 들어오고 나가는 이 많아 빈 곳을 찾기 힘들었고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붙는 그 과거의 영광을 쫓던 곳, 그리고 그 영광에서도 결국은 비껴나가고 버려진 채 현재를 맞은 곳.

진득히 토해낸 삶의 냄새가 깊이 스며있는, 비 오면 더욱 피어날 듯한 그 향기가 여지껏 머문 그 곳. 나는 그래서 그 곳을 좋아한다. 33코스의 마지막에 만나는 이 마을이 여태 본 아름다운 해변과 기암괴석보다도 더욱 강렬하게 남는다. 환상적인 마무리다.

<골목을 나와 대로로 나아가면 스탬프를 만날 수 있다.>

진한 영감을 준 골목을 나온다. 우측으로 묵호항으로 이어지는 34구간의 시작점이 보인다. 

스탬프를 꺼내 팔뚝에 기념으로 찍어본다. 아직은 체력이 충분하다. 

묵호항까지 걸은 후 논골담길을 따라 좀 더 어촌의 향기를 맡기로 결심한다. 묵호등대에 오르면 새벽녘같이 일어나 항구로 나가고 술에 얼큰히 취해 생선 담은 비닐 쥐고 비틀거리며 올랐을 그 삶의 길을 내려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물 끊기면 난리나고 눈 쌓여도 큰일이었을 그 길을 만나러 출발해 볼까.

 

*본 기사는 월간 로드프레스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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