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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언제나 꿈꾸던, 언제라도 다시 걷고싶은 그 곳 – 지리산둘레길 1구간 구룡폭포 순환코스

<구룡폭포 순환코스 지도>

한반도를 대표하는 산, 그 첫 째는 백두산이라 한다. 여기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둘 째는 한라산, 혹은 지리산이라며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여기에 태백산이 끼어들면서는 더욱 복잡해진다. 어찌되었든 모두 좋은 산이자 영산이다.

하지만 그 산들 중에서 ‘어머니’라는 칭호를 받은 산은 지리산이다. 어머니의 산, 그처럼 편하고 따뜻하고 힘들고 지친 이를 위로하는 산이 지리산이다. 무려 3개 도(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으며 남원시,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구례군에 닿아있는 광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지리산둘레길은 이 어머니의 산인 지리산 둘레를 도는 긴 트레일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걷기 코스면서 총 22개 구간에 295km의 길이를 자랑한다. 길이가 긴 만큼 21개 읍면과 120여 곳의 마을을 지나게 되며 각각의 역사와 문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매력 만 점의 길이다.

로드프레스는 봄날의 기운이 가득한 날, 지리산 둘레길의 첫 번째 구간인 주천 – 운봉 구간을 변형한 ‘구룡폭포 순환코스’를 둘러보며 그 산의 둘레가 가진 매력과 걷는 것 만으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지리산자락의 풍경을 담아보았다.

*원래 1구간은 주천 – 운봉까지 14.7km에 6시간이 소요되는 코스지만 중간의 회덕마을에서 구룡폭포, 구룡계곡을 지나 돌아오는 코스를 별도로 ‘구룡폭포 순환코스’라 부른다. 거리와 시간, 난이도에 큰 차이는 없다.

*구룡폭포로 들어가는 초입의 펜션 (오미자향기펜션)에 휴게소 및 슈퍼마켓 겸 식당이 있으나 비수기 및 평일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잦다. 필요한 것은 미리 구비하는 것이 좋다.


<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주천치안센터에서 보면 하천 앞에 지리산둘레길 시작 안내판이 보인다. 모든 길의 시작은 언제나 큰 떨림을 준다. 게다가 그 산이 지리산이고 그 길이 지리산둘레길이니 어찌 떨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천변을 약간 걷다가 징검다리를 지나 마을 속으로 들어간다. 잠시 도로로 되돌아와 나아가면 내송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이 내송마을 입구에서 지리산둘레길 1구간 및 구룡폭포순환코스의 지도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운봉고원’, ‘오르막안내’ 등 걷는 이에게 약간의 긴장을 주는 표현들이 있다. 사실 개미정지부터 구룡치까지의 2km 오르막은 꽤나 유명한 편이다.

<내송마을길을 지난다. 봄날의 마을은 한적하다.>

한적한 마을길.

봄을 맞이하여 밭을 갈고 비료푸대를 쌓아놓는 등의 봄맞이가 한창이다. 그렇게 어르신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나아간다. 점점 마을 위로 올라갈수록 길이 좁아지고 집이 드문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산길을 맞이하게 된다.

<개미정지 쉼터의 풍경.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개미정지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던 조경남 장군이 운봉 팔랑치에서 왜적을 무찌르고 이곳에 와서 쉬다가 잠이 들었다 한다. 잠든 장군을 보고 다시 왜적들이 다가오는데 전투에 지친 장군은 그 낌새도 알아채지 못하고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다.

절체절명의 순간, 마침 개미가 잠을 자던 장군의 발 뒤꿈치를 무는 바람에 장군이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다가오는 왜적을 보고 물리쳤다니 평범한 곳은 아닌 셈이다.

본격적인 오르막길을 앞두고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도록 한다.

물을 마시려 배낭을 열었는데 아차, 물이 없다. 휴게소에서 물을 사려다가 마침 부르는 소리에 돌아섰는데 이후 정말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물이 없이 지리산둘레길을 걸을 수 있으려나, 부디 어느 누구라도 나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개미정지에서 구룡치까지의 2km, 고도 600m는 어느정도 각오해야 한다.>

한 숨 크게 쉬고 시작한다. 처음에는 돌계단이 나타나고 이후 나무등걸과 흙길이 이어진다. 이미 지나온 내송마을도 평화롭고 한적하기 그지없었으나 이젠 온전히 홀로 남겨져 걷는 여정이다.

군데군데 핀 진달래의 응원을 받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딱다구리의 부리 박히는 소리가 산을 울린다. 산을 울리는 딱다구리의 소리엔 놀라지도 않은 채 걷는 이가 내뱉는 거친 숨소리에 놀라 다람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도망친다.

‘역시 소문대로구나…’

땀이 방울져 떨어진다.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라더니, 하긴 우리네 어머니들은 대부분 질박한 삶 속에서 자식들을 품으셨다. 그리고 때로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엄히 꾸짖고 바르게 설 수 있도록 독려하셨다. 이 구간은 아마도 그런 어머니의 모습일 것이라 생각한다.

암석구간을 올라가면서는 잠시 뒤를 돌아 주천면의 풍경을 바라본다. ‘어느새 이만큼이나 올라왔던가, 그럼 곧 끝나겠구나…’하는 생각은 곧 깨져버리고 만다.

<구룡치에 도달, 오르막길이 끝났다고 착각한 지점>

아마도 임실군의 옥정호마실길과 장수군의 방화동생태길, 진안군의 감동벼룻길을 걸은 지 약 열흘만이었을까, 그 짧은 열흘의 간격동안에도 내 몸은 나태해지기 충분했을 것이다. 그 속죄를 확실히 하는 순간, 넓고 평탄한 지점이 나타난다.

나뭇가지 위로 각양각색의 산악회 리본들이 매달려 있다.

드디어 오르막길이 끝났구나, 여기가 구룡치인가보다…하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앞의 길은 내리막길이 펼쳐져 있다. 웃으며 내려가는 발걸음이 몇 걸음 못 가 멈춘다. 지리산둘레길 표식이 내리막길 입구 즈음에서 다시 산 위로 향하고 있다.

우리네 어머니 참으로 쉽지 않으시다.

<곡선의 미학을 보여주는 산길>

그러나 이어서 올라가는 산길은 지금까지의 오르막에 비하면 그 거리도, 난이도도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다. 조금은 여유있게 걸을 수 있다.

여유가 생기니 발걸음이 오히려 늦어지고 발걸음이 늦어지니 길의 모양새가 보인다. 곡선의 미학이다.

부드럽게 휘어진 길이 보여주는 미소는 너무나 아름답다. 모난 곳 없는 길, 그 길을 걸으며 방금 전까지 숨을 몰아쉬었던 자신을 책망한다.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듯 산은 시원한 바람을 보내준다. 그 바람 속 솔향기가 몸을 스친다.

<둘레길 구간 정상 즈음에서의 풍경>

드디어 구간 정상에 올라선다. 내송마을 입구의 안내판을 기억하건데 아마 600고지 정도 될 것이다. 미세먼지때문에 완벽하게 깨끗한 시계는 아니지만 지리산자락, 백두대간의 종착지를 둘러안아 아우르는 다양한 산들의 풍경이 펼쳐진다. 잠시 숨을 돌리고 쉰다.

이제 오르막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발걸음을 이어간다.

연리지 나무를 지나 천천히 내려가는 길은 참으로 즐겁다. 오히려 ‘한 번쯤 오르막이 더 나와야 재미있을텐데…’하는 생각도 든다. 기고만장도 이만하면 우스울 지경, 아무도 보지 않건만 새빨개진 얼굴을 수건으로 슥슥 문지르며 표정 관리를 해 본다. 그만치나 지금까지의 보상을 확실히 해 주는 길이다.

<돌 하나 올리고 소원을 빌어보자.>

구간의 절반 즈음인 사무락다무락에 닿는다.

이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돌탑, 아니 돌무덤에도 사연이 있다.

예로부터 이 쪽의 길을 따라 장사를 하기위해 고개를 넘는 이들이 지리산의 험한 산세, 그리고 호환 등의 위험에서 자신을 지키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원하며 돌을 하나씩 얹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부상을 위시한 장삿꾼들의 돌이 쌓이며 돌무덤이 되었고 이 돌무덤에 ‘사무락(소망의 방언)’과 ‘다무락(담당, 담벼락의 방언)’이 합쳐져 사무락다무락이 된 것이다.

장꾼들처럼 돌무더기에 돌을 하나 얹고 소원을 빈다. 이렇듯 저마다의 소원을 빌며 쌓은 돌이 크고 긴 담벼락이 될 날이 올 것이다. 그 때엔 이 길을 지나며 빈 내 소원도 이루어져 있을까?

<코스의 중간, 분기점이 되는 회덕마을 쉼터 입구>

회덕마을의 초입에서 시냇가를 건너 (징검다리로 건너지만 우천시엔 우회로가 있다.) 휴게소를 지나 도로로 나온다. 도로의 구룡폭포 순환코스 안내도가 일종의 분기점이다.

원래의 코스대로라면 회덕마을을 지나 운봉까지 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구룡폭포 순환코스는 여기서 도로를 따라 출발지의 방향으로 거슬러 간다.

도로를 따라 걷지만 아스팔트길을 그리 오래 걷지는 않는다. 약 500여 m 정도 이동하면 구룡폭포로 가는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갈림길에 ‘오미자향기 펜션 & 휴게소’가 있으나 마침 간 날엔 휴게소가 닫혀 있었다. 식수 및 간단한 간식을 사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구룡정의 모습. 데크를 따라 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

구룡폭포로 향하는 표지판을 따라 논길을 잠시 걸으면 구룡정과 시원한 계곡이 나타난다.

이 구룡정의 위로 올라가야 구룡폭포를 만날 수 있지만 잠시 들러 쉬어가기에도 좋은 정자가 있다. 정자와 그 앞의 데크 다리 사이로 계곡물이 거세게 흐른다. 이 계곡물은 곧 저 앞에서 구룡폭포가 되어 떨어지리라.

구룡폭포를 빨리 만나기로 마음먹고 구룡정을 떠난다.

<출렁다리 위에서 본 구룡폭포의 상단>

<구룡폭포 중단의 모습. 하단까지 전체를 다 담을 수 없다.>

데크계단을 내려가 구룡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본다.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폭포 위를 걷는 흔들다리는 꽤나 모골이 송연해진다.

이름 그대로 아홉 마리의 용이 살다가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구룡정 계곡을 지난 물 줄기가 두 갈래 폭포를 이루고 폭포 밑에 각각 조그마한 못을 이루는데 그 모습이 마치 용 두 마리가 어울렸다가 양쪽 못 하나씩을 차지하고 물속에 잠겨 구름이 일면 다시 나타나 서로 꿈틀거린 듯하므로 교룡담(交龍潭)이라고도 한다.

워낙 긴 폭포, 그리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히 경사를 타고 내려오는 폭포이기에 사진에 전부를 담을 수 없다. 흔들다리 위에서 상단을, 흔들다리를 지나 중단을 담아본다. 마지막 하단의 소는 정말로 용이 솟아오를 정도로 신비하다.

<좁은 데크를 따라 구룡계곡과 협곡을 조망하며 걷는다.>

구룡폭포를 지나 ‘육모정’표지판을 따라 걷는다. 나무 데크로 길이 정비되어 있다.

협곡의 깊이, 그리고 아찔한 경사를 보건데 이 데크가 아니라면 엄두도 내지 못 할 길이다. 데크 자체도 꽤 좁다. 배낭을 멘 이라면 한 명이서 넉넉히 걸을 넓이이다.

데크를 따라 오르막내리막이 이어지다 계속 올라가기 시작한다. 얼마나 올라가나 싶은 길은 전망대까지 가서야 멈춘다. 구룡치의 600고지만큼이나 올라온 듯한 느낌이다. 전망대에서 땀을 뺀 후 아찔한 좁은 길을 따라 바위를 옆에 두고 걷는다.

<꽤 험난한 구간. 높이도 높이지만 암반지대라 조심해야 한다.>

이 구룡폭포를 지나 데크를 올라 비폭동까지의 구간은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도 탐방구간 중 위험구간으로 표기, 별도의 주의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둘레길 이용자라면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등산 폴의 사용은 필수며 폴을 딛는 곳이 바위 틈새거나 데크의 틈새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내리막도 경사가 급한 편이니 조심하면 좋다. 다행히 데크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완만한 편이 아니다. 이 위험구간을 지나 비폭동으로 내려오면 더 이상의 오르막내리막 구간이나 까다로운 지형의 지대는 없다고 봐도 좋다.

<구룡계곡탐방지원센터까지 기분좋게 걷는다.>

전망대에서 내려오기까지 협곡을 보며 까마득히 아래로 흐르는 계곡을 감상했다면 비폭동에서부터는 바로 옆으로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두고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중간중간마다 계곡에 직접 다가가 얼굴을 씻거나 발을 담가 볼 수 있을만한 장소도 있다, 아마 여름, 가을이면 많은 이들이 이 계곡에서 선비의 운치를 즐길 것이다. 누구나 선비가 될 수 있는 곳, 바로 구룡계곡이다. 그 많던 아홉마리의 용은 그런 풍경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비우고 승천하였을까?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이름도 참으로 여러가지다. 각각의 굽이마다 기암괴석마다 그 절경을 담아낸 이름이 붙어있다. 어느 곳은 기암절벽이 하늘을 떠 받치듯 솟아있다고 하고(지주대), 어느 곳은 바위마다 가로, 세로로 금이 가 있어 그 금을 바둑판으로 하여 신선들이 바둑을 즐겼다는(유선대) 이야기가 전해진다. 구룡계곡의 아홉개의 계곡, 구곡마다친절하게 안내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풍경에 놀라고 안내판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보고 ‘과연~’하고 감탄하게 되는 길이다.

<구룡탐방지원센터로 나와 도로를 따라 걷는다.>

계곡의 기분 좋은 하이킹이 끝날 무렵, 구룡탐방지원센터로 올라온다. 얼추 구룡폭포 순환길의 팔, 구할은 온 셈이다.

뒤를 돌아보니 그 비경과 그 폭포, 그전망대가 어디에 있었는가 가물하다. 저 산세 어딘가에 내가 지나온 길이 있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신선놀음 구경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몰랐더라는 말 처럼 도로로 나오니 어안이 벙벙하다. 속세로의 환속이 이다지도 아쉬울 줄이야.

<육모정 앞의 춘향묘>

도로를 걸으면 육모정을 만난다. 마을 주민들의 큰 휴식터가 되고 있는 아름드리 정자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한다.
육모정 맞은 편으로 춘향묘가 있다.

그렇다. 남원시의 광한루에서 그네를 타다 사랑을 속삭이게 된 이몽룡과 성춘향, 그 춘향의 묘이다.

물론 소설 속, 이야기 속의 인물이니만치 허묘이지만 이 남원시를 상징하는 인물이라 이렇듯 지리산 기슭의 명단에 으리으리한 묘를 가지게 되었으니 참으로 해피엔딩이다. 참고로 이몽룡의 모티브가 된 성이성의 묘는 경상북도 영주에 있으니 꽤 떨어져 있는 셈이다.

<이 마을에도 이력이 있고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산수유꽃의 배웅을 받는다.>

아름다운 산자락의 마을들을 지나 출발지로 되돌아가는 발걸음이 아쉽다. 6시간 가까이, 정확히 5시간 반이 걸린 여정이고 생각보다 힘을 쓰게 되는 길이었던지라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지만 무언가 아쉽다.

길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이렇게나 좋은 길을 좀 더 이어서 걸어보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렇게 남은 미련이 걸음마다 길 위로 흩뿌려진다. 출발부터 지금까지 여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갈증보다 더 큰 갈증이 지리산둘레길에 대한 갈증이다. 바로 구간 하나를 걸어왔는데도 다음 구간을 걷고 싶다니, 어찌하면 좋을까.


 

<길을 걷는 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걸어봐야 할 지리산둘레길>

지리산의 세 봉우리(노고단, 천왕봉, 반야봉)에 오르는 길은 아닐지언정 그 넓고 큰 산의 둘레에서 그 산이 가진 정기를 받으며 숲을 걷고 계곡을 노닐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게다가 한국을 대표하는 걷기 길 중 한 곳이 아닌가? 그 첫 구간을 걷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남은 구간 완주에 대한 스스로에게, 그리고 산에게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물론 선전포고라는 거창한 말을 쓰기에는 참으로 수더분한 길이다. 마을도, 자연도, 길의 휘어짐도 수더분하다. 묘수를 부리지 못해 힘든 곳은 힘든 그대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지만… 그것이 지리산둘레길인것을 걸어본 이는 알 것이다. 그래서 수 많은 이들이 걷고 또 걸으며 그 산을 쉬이 떠나지 못한다는 것을 그 산에 가 본 이는 알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어머니를 떠날 수 없지 않던가.

 

*본 기사는 월간 로드프레스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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