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그 풍요를 보다 -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 길
구름 속에 해가 숨기를 반복하던 날, 운무속에 고운 자태를 드러낸 교동도를 찾았다. 교동도 다을새길을 걸으며 교동향교와 대룡시장, 연산군적거지 등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난다. 구간의 마지막에서 저수지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걷는 산책로는 길 여행의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안성맞춤이다.
2017-09-08 장 재원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 길>은 강화나들길 전체를 통해서도 의미있는 길입니다. 바로 강화도 본도가 아닌, 부속도서로의 나들길이 시작되는 코스입니다.
이후 나들길은 교동도 머르메길을 거쳐 석모도, 볼음도, 주문도를 둘러보게 됩니다.
그 하나하나마다 이야깃거리와 풍경이 뛰어난 곳들이죠.
사실 교동도 자체만 놓고 보아도 상당히 매력적인 섬입니다.
3천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 섬은 북한과의 거리가 지척이라 전체가 군사지역으로 묶여있는 최전방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도 물길이 험해 탈출은 어렵지만 한양과 가까워 감시가 쉬운 덕택에 왕족들의 유배지로 각광(?)을 받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섬(강화도)을 건너 다른 섬(교동도)에 가둔다는 의미로 이 교동도에 유배된 죄인들은 그 죗값과 지위가 상당히 무거웠지요.
연산군이 폐위된 후 최후를 마친 곳도 이 교동도입니다. 광해군도 제주도로 이배되기 전 교동도에 있었고 임해군, 능창대군, 숭선군, 익평군, 화완옹주 등이 이 교동도에서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역사적인 부침과 최전방의 아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960~70년대의 정취를 그대로 가진 대룡시장을 비롯하여 교동향교, 교동성당, 교동읍성 등 볼 거리도 많을 뿐더러 여러 저수지와 바다, 넓디 넓은 교동의 평야는 교동도가 얼마나 풍족한 섬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교동대교가 개통되어 편하게 차로 입도(入島)할 수 있어 교통적인 측면에서도 더욱 가까워지기도 했지요.
교동도의 월선포선착장(교동도선착장)에서 화개산 자락을 둘러보는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길, 지금 떠나볼까요?
- 교동도 다을새길은 전체적인 난이도나 거리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다만 코스 중 식사 및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대룡시장 주변의 중심지 뿐이므로 필요한 것은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화개사에서 문무정을 지나 화개산 정상으로 가는 표식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화개사에서 열어놓은 길은 도로에 점선으로 표시된 길이며 전체 길이와 시간도 앱과 홈페이지가 상이합니다. 일반인이라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표식을 따라 점선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해당 구간에서 잘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1. 월선포선착장 ~ 교동향교 (월선포선착장 ? 상룡리 ? 교동향교)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월선포선착장, 교동향교
월선포선착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교동대교가 보입니다.
이 교동대교 전, 강화도에서 교동도 길로 접어들 때 해병대의 검문을 받게 됩니다. 차량번호를 적고 통행시간의 안내를 받는데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4시간 동안은 통행이 불가, 즉 섬에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교동도에 속한 나들길은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거나 서둘러야 할 길은 아닙니다만 혹여 트레킹 겸 낚시 등 겸사겸사 여행을 오실 분들은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교동대교가 놓이기 전, 강화도에서 교동도를 오가던 배는 이젠 더 이상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쓸쓸히 남은 선착장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네요. 세월이 흘렀음을 이런 것을 통해 느끼게 됩니다.
저 간판은 철거하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있기를 바래봅니다.
선착장 끝을 가니 조사님들이 망둥어 낚시에 열심입니다.
어떻게 먹으면 좋냐고 하니 물로 박박 씻어 소금에 절여 말린 후 쪄 먹으면 기가 막히다고 하네요. 가을이 될 수록 더 씨알이 커지는데 망둥어는 머리째 씹어먹어도 맛있는 생선이라며 나중에 꼭 먹어보라고 권합니다.
좋은 것을 배웠습니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와야겠네요.
출발을 알리는 스탬프를 힘차게 날인한 후 선착장을 벗어납니다.
나들길은 도로를 따라 쭈욱 가시면 됩니다.
오늘의 주제가 될 화개산이 그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군요.
강화나들길 9코스는 교동도를 대표하는 산인 저 화개산 자락을 오르기도 하지만 전체를 넓게 도는 코스로 보면 됩니다.
교동교회를 지나 도로를 걷다보면 상룡리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상룡리 마을을 통과하도록 합니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 구름 사이로 나온 햇살에 가지가 말라갑니다.
그러고보니 추석이 한 달 앞이네요.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풍성해지는 가을, 그 넉넉한 풍경을 교동도에서 만나네요.
잘 말린 나물을 고지라 하는데요, 여기저기 호박고지와 가지고지를 널어놓은 풍경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마을길 따라 걷다보면 나타나는 갈림길.
여기에서는 우측의 갈림길을 통해 산 자락으로 들어가도록 합니다. 화개산 자락을 돈다고 해서 무턱대고 화개산 방면으로 가는 것이 아닌, 그 주변의 작은 산들을 통해 가게되는 코스이니 표지판과 표식을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걷기 좋은 코스입니다만 살짝 살짝 제초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낯선 이의 발길에 놀라 방아깨비와 메뚜기, 여치가 도망치는 모습이야 많이 봤습니다만, 이 길에서는 개구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걸을 때마다 놀라서 펄쩍 뛰며 양 옆으로 자리를 내주네요.
이 갈림길에서는 표식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잘 보면 우측 오르막길로 난 전봇대에 표식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측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우측으로 올라가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해바라기를 만납니다.
해바라기야 크게 신기할 것도 아니지만 이 코스를 걷다보니 교동도에서 해바라기를 굉장히 많이 재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만나게 되는 교동향교도 그렇구요.
요즘 각 지자체의 마을 단위에서 해바라기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과 축제를 여는 곳들이 많은데 교동도도 그런 쪽으로 무언가 관광테마를 정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도로를 걷다보면 옆의 공사현장으로 빠지는 길이 두 번 나타납니다.
그 중 한 곳은 공사장 길 앞에 리본이 달려있어 착각하기 쉬운데요, 공사장과는 만날 일이 없으니 표식이 보이지 않더라도 직진하세요.
공사장을 지나면 이렇게 본격적으로 화개산 자락으로 들어서는 길이 나옵니다. 잘 포장된 길이라 놀라실 수 있습니다만 곧 포장은 사라집니다.
갈림길까지 쭈욱 올라가시면 됩니다.
이 갈림길에서는 왼쪽을 택해주시면 됩니다.
화개산 산길은 표식이 상당히 잘 되어있습니다. 혹여 한 눈에 표식이 보이지 않더라도 천천히 잘 살펴보시거나 약간만 걸어가시면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초입자들도 헤멜 염려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이제 점점 경사도가 올라가는 산길이 나타납니다.
경사도가 올라간다고 해도 화개산 자체의 높이가 260m정도 되는지라 크게 걷기 어려울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등산로가 제초와는 큰 상관이 없을 정도로 잘 닦여져 있어 마음도 편하고요.
물론 높이와는 별개로 나무는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 시원한 그늘이 더해져 정말 기분좋게 땀 한 번 흘리기에 그만입니다.
산길을 오르다보면 이렇게 쉼터를 만납니다.
이 쉼터는 단순히 등산 중 잠시 쉬는 곳이 아닌, 꽤나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고려시대의 사찰인 안양사(安養寺)가 있던 자리입니다.
안양사는 목은 이색이 공부하였다고 전해지는 화개사와 같이 화개산 자락에 위치했던 사찰로 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될 정도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그 터와 낮은 석축만 남았지만 이렇게 쉼터가 조성되어 이 곳을 찾은 이들에게 불법 대신 휴식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발이 아프신 분은 그 가르침을 받아 여기서 바쁜 발걸음을 잠시 쉬어가도 좋겠지요.
산길을 걷다보니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가 채입니다.
산길 한 가운데 떨어진 알밤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사실 이 산을 오르면서 경고문이 붙어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유지이기 때문에 밤 등을 채취하는 것을 엄금한다고 말이지요.
나들길을 위해서 산을 허락한 산주인의 마음을 헤아려 지킬 것은 지키는 산행이 되어야 하겠지요.
수많은 밤송이 속 밤알을 줍지 않고 발을 옮깁니다.(만 저 바위 위로 나온 한 알은 그저 기념삼아 손에 꼭 쥐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산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합니다.
산림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구간으로, 9코스를 찾는 많은 분들이 만족할 만한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산길을 따라 걷다 만나는 교동향교.
이 교동향교 앞은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만발합니다. 가을빛 물들어가는 전경이 아름답기 그지없지요.
교동향교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2. 교동향교 ~ 대룡시장 (교동향교 ? 화개사 ? 교동면사무소 - 대룡시장)
*편의시설 : 식당 ? 대룡시장 (한식, 중식, 분식 등)
화장실 ? 교동향교, 화개사, 교동면사무소, 대룡시장
교동향교를 들어서서 대성전과 명륜당을 둘러봅니다.
교동향교는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28호로 고려 충렬왕 12년인 1286년에 유학자 안향이 원나라에서 공자의 초상화를 가지고 돌아와 모셨다고 하는,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진 향교입니다.
조선 영조 때 원래 화개산 북쪽에 있던 것을 남쪽 기슭으로 옮겼다고 전해집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교동향교는 작년 이맘때 쯤 찾았던 곳입니다.
작년의 발자취야 남아있을 턱이 없건만, 다시 찾은 곳에서 느끼는 익숙함은 편안함으로 다가와 쉬는 몸을 어루만져 줍니다.
교동향교를 지나 다시 산으로 접어드는 길목, 향교 대성전 옆에서 흘러나오는 약수를 만납니다.
이 약수는 성전약수(成殿藥水)로 옛부터 이 향교에서 수학하던 유학생들이 음용하여 문성(文成)을 이룬 경우가 많아 선비들과 문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게다가 위장병 치료나 아토피 등에도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현대에도 많은 이들이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제가 찾아간 날은 물이 말라 그 영험한 기운을 받지 못하여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잘 닦인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도로를 만나 올라가게 됩니다.
이제 개화산 기슭을 제대로 돌게 되는 셈인데요, 이 길을 통해 화개사로 나아가게 됩니다.
화개사는 고려시대 세워진 사찰로 앞서 소개해 드린 안양사와 더불어 교동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한 곳입니다.
안양사는 비록 세월의 흐름 속에 잊혀졌지만 화개사는 지금도 이렇게 남아 오가는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방문한 날은 시식(施食)법회가 열리고 있어 안까지 다가가지는 못했습니다만 그 낭랑한 독경소리가 산속을 울리는 풍경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화개사를 지나면 이렇게 막힌 길이 나옵니다만, 좌측을 보시면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표식을 쫓아 다시 산기슭을 걷기로 합니다.
사실 문무정으로 올라가는 표지판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틈도 없이 표식이 도로의 점선으로 이동하게 만드는데요, 예전에 3코스에서 이규보묘로 갈 것인가, 저수지따라 가로지를 것인가 안내하는 안내판이 있었던 것처럼 이 구간도 그게 꼭 필요할 듯 합니다.
이 구간의 오솔길은 그 풍경도 풍경이지만 아래쪽으로의 경사가 꽤 가파른 구간이 있어 5코스 고비고개길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중간에 나타나는 갈림길 안내판에서는 별다른 표식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면사무소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걷다보면 다시 표식이 나타납니다.
어느새 길었던 산길이 끝나고 저 멀리 교동면사무소가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9코스의 남은 구간 중 마지막의 5분 정도의 길 외에는 다시 산으로 들어서는 일은 없습니다만 그만큼 뙤약볕을 받게 된다는 것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숲이 너무 시원하여 숲길이 끝나는 것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저 면사무소가 보이는 흙길을 걸을 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불면 밤송이가 땅으로 떨어집니다.
교동면사무소입니다.
면사무소이니 안에 화장실 및 정수기 등의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쉼터도 있으므로 체력등을 감안하여 쉬어가시거나 물을 담아가시는 것도 좋습니다.
면사무소를 지나 교동초등학교 후문 방면으로 걷습니다.
도로 갈림길이 나오더라도 학교의 벽을 따라 걸으시면 됩니다.
대룡시장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이 대룡시장은 한국전쟁 시기에 대거 강화도와 교동도로 피난 온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향에 있던 연백시장을 본따 만든 시장입니다.
구석구석이 아닌 시장 전체가 1960~70년대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시장 골목마다 천천히 둘러보기 좋습니다.
이 정감어린 풍경 덕에 TV에도 수 차례 소개되어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찾아간 날은 평일이었지만 여러 관광객이 추억 속에 빠져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체험도 할 수 있네요.
당시의 풍경에 빠져 대룡시장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습니다.
9코스를 여행하시는 분은 이 곳에서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코스 중 유일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그 외에도 관광안내소 등이 있으니 교동도와 나들길에 대한 관광 안내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시장 전체를 둘러보며 잠시 쉬어갑니다.
3. 대룡시장 ~ 대룡시장 (대룡시장 ? 대룡리 ? 연산군적거지 - 제방길 - 월선포 선착장)
*편의시설 : 식당 ? 대룡시장 (한식, 중식, 분식 등)
화장실 ? 대룡시장, 월선포선착장
대룡시장을 뒤로하고 파출소 앞을 지나 대룡리로 나아가기로 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주유소를 따라 나아가면 된답니다.
주유소를 지나 걷다보면 도로를 건너게 됩니다.
표지판을 따라 안전히 걷다가 곧 우측의 대룡리 마을로 들어서게 됩니다.
대룡리 마을은 참 풍족한 마을입니다.
드넓은 논과 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길가의 호박덩쿨은 탐스러운 애호박이 지천으로 얽혀있을 뿐더러 가지가 휘어진 대추나무도 지나가는 이를 유혹합니다. 하나 따 먹고 싶어집니다만 아직 색이 덜 들었네요.
걷다보면 고추며 호박, 가지, 수수 등 풍성한 농작물이 늘어져라 여물어 있습니다. 이 정도로 열려야 대(大)룡이겠지요.
어두운 물욕을 애써 누르며 걸어야 할 길입니다.
방조에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만, 눈을 동그랗게 뜬 매의 그림이 꽤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마을 길을 걷다보니 대룡시장에서는 들리지 않았던 대남방송이 뚜렷하게 들립니다.
웅얼웅얼대는 그 방송에 어디 밭에서 일하시는 분이 라디오를 크게 틀었나, 마을 회관에서 방송하나 했습니다만 아나운서의 말투에서 바로 대남방송임을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북한이 가깝군요. 게다가 여기는 교동도 남쪽인데도 말입니다.
마을길이 끝나고 이제 너른 교동도의 평야를 걸을 차례입니다.
위의 갈림길에서 좌측을 향해 걸으시면 됩니다. 꽤 긴 구간입니다. 게다가 이 긴 평야를 지나 최종 도착지까지 그늘이 없는 구간이므로 중간중간 잘 쉬시면서 수분을 보충하시길 바랍니다.
숨 한번 크게 쉬고 걸어볼까요.
화개산은 그렇게 9코스의 시작과 끝을 모두 내려다 보고 있답니다.
사람의 발자욱에 놀라 날아가는 철새 들을 보며 끝 없이 걷다보면 이렇게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작은 사거리에서 직진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기에서는 우측으로 들어서서 더 걸어야 합니다.
중간에 만나는 수산물 가공공장에서는 새우젓과 잘 말린 꽃새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 밴댕이젓도 강화도의 특산물 중 하나이지요. 진가를 알아보는 분이시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겠지요.
이 갈림길에서 당황했습니다.
역방향으로도 가능한 나들길이라지만 양방향 화살표, 그것도 우측으로도 길이 뚫려 있습니다.
역방향도 결국은 길 한 곳을 가리켜야 그 길로 오고 감을 알 수 있는데, 헷갈리기 쉽네요.
다행히 전봇대의 화살표를 통해 방향을 찾습니다.
작은 저수지를 지나 황금빛으로 여물어가는 들과 함께하며 걷습니다.
이 길을 통해 읍내리로 나아가게 되지요.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23호인 교동읍성을 만납니다.
현재 교동읍성은 나머지 문이 모두 허물어진 채 남문만 남아있었는데요, 답사한 날은 남문 복원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병자호란 전인 인조 7년에 세운 이 교동읍성은 교동도가 조선시대에도 상당히 중요한 관문이자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보여주는 사료라고 합니다.
마을길을 따라 가다 만나는 또 하나의 사적은 연산군적거지 입니다.
조선시대 왕들 중에서 이만큼 그 판란만장함과 비화, 그리고 수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낸 이가 또 있을까 싶은 연산군.
결국 폭정에 지친 신하들이 진성대군을 옹위하고 중종반정을 일으켜 연산군은 자리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곳 교동도까지 유배를 온 후에 병사하게 됩니다.
이 곳이 연산군이 유배생활을 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 중 하나로, 기록에는 교동현 고구리안치소에 안치되었다고 나와있습니다.
당시의 우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깊이가 아득한 우물이 남아 적거지의 모습을 더욱 쓸쓸하게 하네요.
적거지를 뒤로하고 길을 내려오면 이렇게 바다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제는 해안선을 따라 걷는 일만 남았지요. 다시 만나는 바다의 풍경이 참으로 반갑기도 합니다.
이 보잘것 없는 작은 포구는 알고보면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곳입니다.
이 포구의 이름은 동진포라고 하는데요, 교동읍성이 축조되었던 인조 7년에 이 포구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서울(한양), 인천, 해주로 통하는 서해의 관문 역할을 하였으며 중국으로 가는 사신 일행이 이 곳에 와서 해로의 일기(날씨)를 살핀 후 서해로 나갔다고 합니다.
당시엔 포구 근처에 사신들의 임시 숙소인 동진원이라는 객사가 있었다 하며 이 곳에서 사신을 맞고 배웅하는 풍경은 교동팔경 중의 하나인 동진송객(東津送客)으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앞서 만난 연산군적거지와 함께 이 동진포가 주는 쓸쓸함은 코스의 마지막 자락에서 드는 아쉬움과 더불어 걷는이를 쓸쓸하게 만드는 흥취가 있습니다.
이제 제방을 따라 난 산책로로 걷습니다. 얼마 전 제초 작업을 해 놓은 길이라 걷기가 매우 편합니다.
왼쪽엔 크고 작은 저수지, 오른쪽엔 갯벌과 바다, 그야말로 교동도의 멋을 그대로 축약한 길이라 할 수 있지요.
위의 표지판과 쉼터가 산책로 중간에 있습니다.
뙤약볕이 심한 날에는 반드시 쉬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끝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해도 그 얼마 안 남았을때가 더욱 중요한 법이니까요.
점점 제초가 안된 지역이 나타나는데요, 쉼터 이후의 제방길은 이렇게 콘트리트로 쌓인 구간이 있으니 조심히 걸으시면 풀들을 대부분 피해서 갈 수 있습니다.
허리를 물에 담근 채 루어 낚시를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마 갯바위 인근에 서식하는 농어를 잡으려는 것 같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을 가로질러 개맥이 작업을 하러가는 어부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제방길이 끝나는 곳에 표지판이 있습니다. 이 표지판은 다시 농로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는 길로 안내합니다.
월선포선착장은 저 펜스 사이에서 갯바위를 따라 아주 조금만 걸으면 됩니다만 강화나들길의 정식코스는 아닙니다.
잠시 돌아서 가더라도 조금 더 나들길을 즐겨볼까요.
선착장 뒷산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언제나 코스의 마지막 언저리에서 만나는 산은 한숨이 나오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전혀 염려하실 일 없습니다. 5분도 안돼는 산행인데다 딱히 숨이 찰 일도 없기 때문이지요.
꽤 가파른 내리막구간을 지나 내려오면 (내리막길에서는 바로 위의 전깃줄을 조심하세요.) 눈 앞에 월선포선착장의 화장실이 나타납니다.
이제 끝이라는 마음에 약간은 아쉬움도 드는 것은 다른 코스에 비해 길이가 짧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조금은 더 걷고 싶은 교동도의 매력 때문일까요.
완주 도장을 찍습니다.
도장을 찍는 그 와중에 선착장에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무언가 제대로 한 수 하신 듯 합니다.
서둘러 나들길 여권을 가방에 챙긴 후 선착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더 해 봅니다.
강화나들길 9코스는 교동도가 가진 역사적인 이야기, 그리고 풍요로움, 빼어난 풍경과 관광자원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화개산의 시원스런 전경과 걷기 좋은 등산로는 이 길의 매력을 더욱 높이 올려줍니다. 이제는 교동도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라 할 수 있는 대룡시장의 정겨움도 기억에 남지요.
전체적으로 큰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의 코스입니다만, 대룡시장을 지나 후반부의 경우는 햇빛이 강한 날에는 어느정도 대비(모자 등과 충분한 물 등)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한적한 풍경을 따라 걷는 소박한 길, 하지만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았던 길인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 길.
황금들판이 우거질 때 쯤에는 그 아름다움이 몇 배로 더 늘어나겠지요.
그 때에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다시 한 번 찾아볼까 합니다.
이상으로 강화나들길 9코스, 교동도 다을새 길에 대한 답사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