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을 찾았다. 외포항을 출발해 볼음도에 도착하면 10시 20분이다. 배가 출발하는 14시 10분까지 3시간 50분동안 섬을 일주하는 길은 촉박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런 바쁜 걸음 속에서도 너른 해변과 해송 방풍림 사이로 난 숲길은 모든 노고를 잊게 만든다, 세월을 온 몸으로 견뎌 온 갯바위와 800년 된 은행나무가 주는 웅장함 앞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볼음도로 '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을 걷게 됩니다.

이전에 주문도를 통해 강화나들길 12코스를 걸으신 분이라면 볼음도가 익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외포항에서 탄 연안여객선이 볼음도와 아차도를 거쳐 주문도로 들어가기 때문에 먼저 눈에 한번 담게 되기 때문이지요.

볼음도의 크기는 주문도보다 약간 더 크지만 인구는 300여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섬의 북쪽은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해병대와 해군이 주둔하고 있지요. 북한의 연백군과 5.5km 떨어진, 말 그대로 최전방이라고 할 수 있는 섬입니다.

그런데 참 이름이 정감있습니다.

'불'이 아닌'볼'을 써서 볼음도라니 그 이름엔 무언가 연유가 있을 듯 한데요, 조선 인조 때 명나라로 가던 임경업(林慶業)장군이 풍랑을 만나 이 섬에 체류하다가 마침 뜬 보름달이 섬의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에 취해여 만월도(滿月島)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 뒤 보름달의 발음대로 볼음도라 개칭하였으며, 발음에 따라 한자화가 이루어졌지요. 섬에는 지금도 임경업에게 제사를 지내는 당집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산을 오르고 해안선을 걷는 나들길 여정, 그것도 최전방 섬에서는 일정상 보름달을 보기는 힘듭니다만, 그 이상의 풍경이 우리를 맞이하는 곳이 볼음도입니다.

이제 그 섬에 발을 내딛습니다.


  • 볼음도는 코스의 마지막에 만나는 당아래마을의 민박집 외에는 식사를 할 곳이 없습니다. 슈퍼도 대다래마을, 볼음도교회 맞은편의 농협마트(크기가 작습니다.) 한 곳뿐입니다. 필요한 것은 미리 외포항에서 준비를 하는것이 좋습니다.







1. 외포항 연안여객터미널 ~ 볼음도선착장 (외포항 연안여객터미널 - 불음도선착장)

*편의시설 : 식당 ? 외포항 일대 (활어회, 칼국수, 매운탕, 분식 등)

화장실 ? 외포항, 볼음도선착장



볼음도를 가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외포항을 찾습니다. 배편에 대해서는 이전의 강화나들길 12코스 주문도길의 답사기에서 상세히 적었으니 참조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한번 더 말씀드리자면 볼음도행 연안여객선은 09시 10분에 외포항을 출발하여 10시 20분에 볼음도에 도착합니다.
돌아오는 배는 14시 10분에 볼음도를 출발하여 15시 30분에 외포항에 도착합니다. 3시간 50분 정도의 체류시간이 있습니다만 나들길 여권을 보면 볼음도길의 총 거리는 13.6km에 3시간 30분의 예상소요시간이라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자칫하다가는 배를 놓치기 쉽지요.


외포항에서 볼음도까지의 왕복 배편을 매표합니다. 승선신고서 작성은 필수입니다.
참고로 운임의 경우 도서지역민과 인천시민, 일반인간의 운임이 다릅니다.

볼음도까지의 운임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 부탁드립니다.

(주)삼보해운 http://www.kangwha-sambo.co.kr/jumundo/fare.asp



매표를 마치고 남는 시간동안 잠시 외포항의 아침을 즐깁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밤새 작업한 어선들이 선착장에서 어획물을 부립니다. 그렇게 만선의 어선이 선창을 떠나면 곧바로 다음 어선이 다가옵니다. 지난 밤의 만선의 희망이 얼만큼 채워졌는지 그 선창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 맘이 큽니다.



이른 아침에 주문도를 출발, 아차도와 볼음도를 거친 삼보12호가 외포항에 도착합니다. 배에 탄 승객들과 차가 내리고 입도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올라탑니다.



출항을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은 누구나 같지요. 다만 이전에 주문도길에서 길을 잃어 배 시간에 쫓겼던 기억이 있기에 오늘의 준비와 각오는 조금은 남다릅니다.



외포항을 바라봅니다.

저 덕산자락은 강화나들길 5코스 고비고개길에서 지나온 곳이죠. 이렇게 많은 추억을 안고 있는 외포항, 4코스, 5코스와 12코스, 13코스로 만나게 되네요.

아직 외포항을 코스에서 만나는 길은 더 남아있습니다.



석모대교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합니다.



배는 출항하여 볼음도로 향합니다. 멀어지는 외포항을 바라보며 오늘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이전 강화나들길 12코스 주문도길에서는 날씨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던 석모도가 오늘은 어느정도 맑은 날씨덕에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석모도 바람길인 11코스의 기나긴 제방길, 해명산이 병풍처럼 둘러주던 그 길이 보입니다.



어류정항을 지나 저 멀리 보이는 민머루해변도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산 위의 하얀 펜션겸 식당까지 올라갔던 그 길이 이렇게 멀리서 보니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군요.



배의 앞으로 나오니 어느새 볼음도와 주문도, 아차도의 자락이 선명합니다.


먼저 도착하는 볼음도, 오늘의 코스가 시작되는 섬입니다.

확실히 주문도의 선착장보다 크기나 시설이 더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배에서 내려 정면에 보이는 볼음도대합실로 향합니다.
이 대합실 옆에 나들길 도장함이 있습니다.



자동스탬프의 잉크는 마른 상태이기 때문에 도장함 위를 열어 임시 스탬프를 찍습니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걷기로 합니다.


2. 볼음도선착장 ~ 조개골해변 (볼음도선착장 - 조개골해변)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볼음도선착장, 조개골해변



길 중간에서 해병대 군인의 검문을 받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출도 일정을 확인받은 후 길을 걷게 됩니다.

쭈욱 난 길따라 걸으면 됩니다.



이렇게 해송이 아름드리 자리한 물엄곶해변을 따라 걷습니다.

쭉 걸어가면 물엄곶 전에 우측으로 숲길로 들어서는 길과 표식이 나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제방을 따라 걸으며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사진이 흔들려서 죄송합니다.

오른쪽 표식대로 제방을 올라 안쪽으로 걸으면 이렇게 숲으로 들어서는 길이 나 있습니다. 초입에만 약간 제초가 안되어있을 뿐이지, 전체적으로 굉장히 걷기 편한 길입니다.

안심하시고 들어서면 됩니다.





여기에서 조개골해변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이렇게 중간중간 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많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정말로 숲 트래킹에 있어서 최고의 환경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옆은 해변, 그리고 걷는 이 길은 방풍림 조성을 위해 심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시원한 그늘과 기운을 선사하고 있지요.

당일 트래킹이 아니라면 정말로 시간을 잊고 천천히 걸으며 그 숲기운을 온 몸에 받고 싶은 길입니다.



숲길이 끝나고 조개골해변이 나타납니다. 조개골이라니, 말만 들어도 얼마나 많은 조개가 잡히는 곳인지 상상이 됩니다.

이 볼음도의 대표특산물 중 하나가 바로 상합이라는 조개입니다. 백합과의 조개로 크고 맛있어 다른 조개들 중에서도 귀하기로 소문난 몸인데요, 볼음도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휴가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썰물이 시작될 때에 조개를 채취하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겠지요.



조개골해변의 자랑인 멋진 갯바위도 지납니다.

바다와 바람이 만들어낸 침식작용은 이렇게 아름다운 무늬를 단단한 돌에 새겨놓았습니다. 우리가 걸어오고 살아온 세월이 저 작은 주름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바위의 위용 앞에서 시간의 무거움와 찰나의 가벼움을 절감합니다.

조개골 해변에서 잠시 쉬어가도록 합니다.


3. 조개골해변 ~ 요옥산자락 쉼터 (조개골해변 - 영뜰해변 - 요옥산자락 쉼터)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조개골해변, 영뜰해변 (영뜰해변전망대)



조개골 해변을 따라 걷다보면 소곶 전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바로 이 길입니다.
잘 보면 왼쪽의 배수설비 시설에 리본이 매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진의 가운데(약간 오른쪽)의 잘 정비된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오른쪽 길로 걸으면 이렇게 길게 뻗은 농로를 만나게 됩니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이렇게 농로를 만난다면 잘못된 길로 걷는 것입니다. 특히나 아무런 생각 없이 저 농로의 끝까지 걸었다가는 시간적으로 굉장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돌아와서, 배수설비 시설의 뒷쪽으로 보시면 길이 이렇게 나 있습니다.



배수설비 시설의 왼쪽 길로 들어서야 나들길의 정식 코스로 들어서게 됩니다. 리본의 위치를 잘 생각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만, 의외로 헷갈릴 수 있기에 자세히 설명해 보았습니다.



잘 닦인 숲길을 지나면 영뜰해변을 만나게 됩니다.



이 영뜰해변은 조개골해변과 더불어 볼음도를 대표하는 해변이자 굉장히 긴, 시작과 끝의 거리가 2km에 달하는 해안선을 가진 해변입니다.
해변의 한 가운데에 나무막대가 세워져 있고 강화나들길 리본이 묶여져 있습니다. 이 해안선을 따라 걸으라고 인도합니다.
물론 모래사장이라 걷기가 힘들다면 제방역할을 하는 모래주머니 옹벽 위로 걸어도 좋습니다.



쭈욱 걷다보면 작은 곶이 하나 나옵니다.
여기에서 나들길 이정표는 해안선 안쪽의 숲길로 인도합니다. 방풍림 속을 걷는, 우리가 조개골해변을 만나며 걸었던 그런 근사한 숲길이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이렇게 잘 닦인 길을 따라, 무슨 걸음이 그리 빠르냐며 쉬어갈 것을 권하는 쓰러진 나무의 이야기도 들어가며 걷습니다.



구간을 지나 다시 영뜰해변.

작은 곶의 건너편으로 나와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 (제초가 덜 된 부분이 있습니다만 크게 위험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영뜰해변 전망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 영뜰해변 전망대의 망원경은 누구나 자유롭게 (돈을 넣지 않고) 볼 수 있습니다. 저 멀리 갯벌이 한 눈에 들어올 뿐더러 다양한 갯벌의 생태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지요.


해병대 장병들이 진지 구축을 앞두고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군요.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지요.

잠시 갯벌의 생태와 주변 풍경을 눈에 담은 후, 정자 뒷편으로 나아가 숲길을 마저 걷습니다.



정말로 훔쳐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길. 걷다보면 참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가 한 가득이고 밤톨도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을 몇 개 손에 쥐고 걷는 이 길은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길입니다.

소중한 가족과 꼭 함께 걸어보고 싶은 구간이 여태 걸어온 강화나들길의 코스 중에서 몇 곳이 있습니다만, 그 곳에 이 볼음도의 숲길도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이어지는 영뜰해변. 길기도 참 길지요.



이 볼음도 숲길의 최대 난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도깨비바늘, 일명 도깨비풀입니다. 걷다보면 바지에 달라붙어 따끔거려 걸음을 멈추고 일일히 손으로 떼어내게 됩니다.

자칫 무시하고 걷다가 앉거나 다리를 오므리면 그 따가움에 깜짝 놀라 엉덩이를 들게 되지요. 두꺼운 바지, 그리고 잘 달라붙지 않는 재질의 바지를 입을 것을 추천합니다.


긴 영뜰해변이 끝나가는 구간,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이번 코스의 최대 난관이자 볼음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요옥산의 자락을 오를 차례입니다.



제방을 따라 걷다보면 표식을 따라 오른쪽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요옥산자락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입니다.

등산로의 초입부분만 제초가 안 되어있을 뿐, 정상의 쉼터까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잘 닦인 길을 따라 큰 숨 한번 몰아쉬면 요옥산의 자락 정상에 닿습니다.

원래의 요옥산은 이 자락에서 더 나아가 있는 산으로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산의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 없어 바로 옆 산인 요옥산을 따 요옥산자락으로 부르기로 합니다.

여기에서 꼭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이 요옥산자락은 올라오는 것보다 내려가는 길이 더욱 길고 난이도가 높습니다. 상당히 힘든 구간을 앞두고 있으므로 체력과 수분을 보충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4. 요옥산자락 쉼터 ~ 서도은행나무 (요옥산자락 쉼터 - 서도은행나무)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없음



요옥산자락 쉼터에서 표식이 보이지 않아 당황하실 것입니다. 쉼터의 뒷편으로 나아가면 표식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중요한 팁을 드립니다. 우리가 산의 정상을 오르면 그 정상따라 능선이 이어집니다. 이 요옥산자락의 정상부부터는 제초가 되지 않은 구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벌목작업이 얼마전까지 이어진지라 산의 뒷 비탈로 발목된 나무들과 벌목하며 이동한 길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또한 능선의 왼쪽, 즉 해안가쪽으로도 내려갈 수 있는 내리막길들이 중간중간 나타납니다.

그런 갈래길들은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능선따라 직진하십시오. 중간중간 표식이 사라지거나 울창한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구간이 있습니다만, 그런 구간에서 길을 잘못 짚어 내려간다면 크게 당황하시게 되고 길을 잃어 결국 배시간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저 산 정상을 따라 계속 걷는다고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능선 구간이 생각보다 굉장히 깁니다.



오로지 정상부를 따라 직진만 합니다.

이렇게 길을 가로막은채 쓰러진 나무도 그 밑으로 허리를 숙여 잘 통과하도록 합니다.



제초가 안되어 있더라도 방향만 잘 잡으면 됩니다. 결국엔 오래가지 않아 리본이 나타납니다.



이 13-26 표지판까지 오신다면 능선의 정상부를 지나 점차 내려가는 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행히 이 이전의 주문도에서 꽤 큰 고난(?)을 겪었던지라 숲 가운데로 몸을 던지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표지판을 지나 걸으면 이렇게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은 해안선을 향해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오른쪽 길을 선택하십시오.



굉장히 비탈진 구간을 걷게 됩니다. 숲이 우거져서 어느 구간은 오리걸음으로 지나야 하기도 합니다.

경사가 상당하기에 발목을 삘 우려가 큰 길입니다. 발 아래를 항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어느정도 내려갔다 싶으면 점점 해안선이 나타납니다.



드디어 요옥산자락을 다 내려옵니다. 여기에서는 표지판대로 다시 오른쪽으로 나아가 언덕을 가볍게 넘게 됩니다.



오른쪽으로 오르기 전 작은 해변을 되돌아봅니다.
정말 힘든 구간을 지났구나...하는 안도감도 듭니다만 이 볼음도길에서의 산은 요옥산자락 외에 봉화산이 더 남아있습니다. 전부 다 해서 산 두개를 넘게 되지요. 갑자기 발걸음이 무거워집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요.



다행히 이번 언덕은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쉽게 넘을 수 있습니다.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 지친 발걸음을 반겨줍니다. 드디어 이 13코스의 절반이상을 넘었구나... 하는 안도감에 지친 발걸음에 힘을 더합니다.



표지판을 따라 왼쪽으로 나아갑니다.



드넓은 논의 끝에서 만나는 더 넓은 바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장대한 너비의 갯벌이 걷는 이를 맞이합니다.



갯벌을 옆에 두고 걸어서 볼음도의 자랑인 서도은행나무를 만나러 갑니다.



이 은행나무를 눈 앞에 두고, 그 위용에 압도당해 한참을 서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800년 전, 큰 홍수가 났을 때에 바다에서 떠내려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건져서 옮겨 심은것이 이렇게 크게 자랐다고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보통 당산나무가 한 산, 한 마을을 지켜주는 것을 많이 보는데요, 가히 이 정도의 크기라면 한 섬을 능히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 은행나무 밑으로는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며 마지막 구간을 걸을 준비를 하도록 합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슬아슬하지만 배가 오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5. 서도은행나무 ~ 볼음도선착장 (서도은행나무 - 봉화산 - 당아래마을 - 볼음도선착장)

*편의시설 : 식당 ? 나들길 민박, 농협(당아래마을 농협마트에서 간식과 음료수 등 구입 가능)

화장실 ? 볼음도선착장



서도은행나무에서 휴식을 마쳤다면 볼음저수지를 지날 차례입니다.

이 볼음저수지는 매우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저수지로 철새들과 다양한 어류가 공존하는 천혜의 환경자원입니다. 저수지와 바다 사이에 제방길이 나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됩니다.



이 제방길은 제초가 덜 된 길입니다만 높은 풀이라도 허리 정도까지 오는지라 헤치고 걷기엔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꽤나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길인지 제방 중간 중간 고라니와 철새가 사람을 깜짝 놀래킵니다. 어린 고라니 한마리가 사람의 기척에 놀라 피하다가 저수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제 뒷편 기슭으로 어찌어찌 올라오기는 했습니다.)



상당히 거리가 긴 제방입니다.
혹여 잡초때문에 도저히 걷기 힘들다면 시멘트 옹벽 위로 올라와 걸어도 됩니다만 폭이 좁고 맞은편 바다쪽으로의 비탈과 높이가 매우 심한지라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방의 끝까지 걸으면 수로를 지나 이렇게 우측, 봉화산 방면으로 인도하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농로를 따라 비옥한 들판을 걸으면 길의 좌측으로 봉화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와 나들길 표식이 있습니다.



잘 닦인 길이 끝나는 곳, 오른쪽 기슭에 보면 본격적으로 봉화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이 됩니다.

이 봉화산은 총 높이는 약 83m에 이르는 낮은 산입니다만, 오르기까지의 경사가 상당히 급격하게 기울어집니다. 게다가 코스의 마지막에 만나는 산인지라 체력적인 부분의 부침과 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에서 오는 급박함까지 더해져 상당히 어려운 길입니다.

큰 숨 한번 내쉬고 단숨에 올라봅시다.



표식은 잘 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 걸음으로 1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5분 정도면 산 정상에 닿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네요.

이젠 바로 맞은편으로 내려가도록 합니다. 여기에서 표식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올라오는 방향 그대로 직진으로 내려가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돌이 안내합니다.





표식을 따라 봉화산으로 다 내려오셨다면 다시 농지를 만나게 됩니다. 전체 코스의 8부능선을 넘은 격입니다.
이제 종착지까지는 산길은 없으므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발걸음에 힘을 더할 때입니다.



중간에 만나는 갈림길은 왼쪽은 바다를, 오른쪽은 내륙을 향해 있습니다. 내륙, 대다래마을을 거쳐 당아래마을을 향하는 쪽으로 가도록 합니다.


이 갈림길에서도 헤메일 일 없이 표지판에 표기된 대로 오른쪽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마을이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 마을은 대다래마을입니다.
잘 닦인 길따라 걸어볼까요.



대다래마을은 당아래마을과 이어져 볼음도의 중심지를 이루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볼음도교회와 보건소 뿐만 아니라 볼음1리마을회관, 나들길과는 떨어져 있지만 샛말쪽으로 나아가면 서도면사무소 볼음출장소와 서도중학교 분교 등이 있지요.

게다가 이렇게 볼음도교회 맞은편에는 농협마트도 있습니다. 시골의 작은 슈퍼 정도의 크기이지만 지금까지의 격한 걸음을 위로하는 시원한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정말로 천국과도 같은 곳이지요.



길은 당아래마을로 이어집니다.

이 기행문의 서두에서 볼음도의 어원을 이야기하며 임경업 장군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도 이 섬에 임경업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고 썼습니다. 아마도 당아래마을의 이름도 거기에서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아래마을은 볼음도에서 하루 묵어갈 수 있는 민박집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특히 나들길 민박의 경우 식사(백반 및 비빔밥)도 판매하고 있으므로 여유롭게 섬에서 1박을 하실 분들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당아래마을을 지나 도로를 오릅니다. 이 도로를 따라 쭈욱 걸어가면 섬에 입도할 당시, 해병대 장병의 검문을 지나 만났던 그 해변의 초입으로 나오게 됩니다.



해변의 초입에서 볼음도선착장을 향해 걷습니다. 긴 여정이 마무리 될 시점입니다.
이날 오전부터 오후 내내 황사가 극성이었습니다만, 그래도 바다 건너 보이는 아차도와 그 너머의 주문도의 모습을 담아보는데엔 큰 불편은 없습니다.


기쁘게 도장을 찍습니다.

시간은 오후 1시 50분입니다. 10시 20분에 출발을 했으니 정확히 3시간 30분이 걸린 셈이네요. 중간에 휴식을 5분 이내로 제한했고 걸음을 굉장히 빨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길을 크게 헤메이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빡빡한 일정입니다.



가쁜 숨을 돌리고 선착장에 서 있노라니



우리를 외포항으로 실어나를 삼보12호가 선착장으로 들어옵니다.

배가 닿는 순간, 비로소 온 몸에 긴장이 풀려버립니다.


배는 사람들을 싣자마자 바로 출발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멀어지는 볼음도의 선착장에 무언가 모를 깊은 회한이 남습니다. 참으로 아쉬운 길, 더 걷고 싶은 길이기에 시간의 촉박함을 탓해봅니다. 물론 드디어 완주했다는 안도감도 큰 것도 사실이지요.

저 멀리 석모도와 함께 강화도 본도가 아스라이 실루엣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못내 전부 들고오지 못한 마음의 한 부분은 아직 볼음도의 선착장에 남아있습니다.





12코스 주문도길과 13코스 볼음도길은 모두 짧은 일정이 아쉬움으로 남는 길입니다. 이전 12코스 답사기에서도 썼듯이 주문도와 볼음도를 묶어서 1박2일로 즐기는 것이 이 두 섬의 매력을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겠지요.

특히 이 볼음도는 조개골해변에서 영뜰해변까지의 숲길의 아름다움이 기존의 해안선의 어느 길과 견주어보아도 떨어지지 않는 그런 상쾌함과 호젓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코스의 은수물에서 북문까지의 아름다운 숲길과 6코스의 인삼스파랜드에서 선원사지까지의 숲에서 만난 그 양치식물과 누린장나무 군락지가 빚어낸 신비함에 버금가는 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영뜰해변에서 오르는 요옥산 자락의 제초나 표식의 부분은 조금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저처럼 당일 트래킹으로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그 구간에서 자칫 길을 놓치면 영락없이 1박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고생하기 쉬운 구간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섬 전체를 아우르는 풍경과 너른 해변, 해송의 여유는 가히 먼 뱃길을 통해 이 섬에 찾아온 이들에 대한 확실한 보답이 된답니다.
어찌보면 이것으로 강화도 부속도서들에 대한 (석모도 코스가 하나 더 남았습니다만 석모도는 알다시피 섬 아닌 섬이지요.) 나들길은 끝난 셈입니다.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물론 강화도의 부속도서들 중에서 유인도, 그 중에서도 민간인이 들어갈 수 있는 섬들을 찾아 코스를 만드는 것은 이미 거진 다 드러난 셈이기때문에 새로운 섬에 대한 추가는 이어지기 어렵다고 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미법도와 서검도에 대한 나들길 추가를 기대해 봅니다.

벌써 가을은 한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가을, 기나긴 추석 연휴동안 멀리 떨어진 섬들을 돌아보는 가을 여행은 어떨까요?
연휴 기간동안 큰 일정이 없으시다면 나들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갯벌에서 상합을 채취하고 선착장에서 망둥어를 낚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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