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오어판장에 찾은 친절한 맛집. 칼국수의 양 또한 풍성하기 그지없다. 푸짐함 뿐이랴, 그 푸짐함 속에 "밥 필요하면 그냥 말하세요. 국물에 밥 말아 드셔도 좋아요." 하고 밥 공기를 놓고 가는 사장님의 인심이 좋다. 버스가 올때까지 앉아서 쉬었다 가라는 그 말에 코스를 기분좋게 마무리한다.

나들길 8코스를 걷는 이들이라면 무려 네 곳의 어판장을 지나게 된다.
시작점인 황산도어판장부터 선두5리어판장, 선두4리어판장, 종점인 분오리돈대 밑의 분오어판장까지 걷는 이를 유혹하는 어판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다지 길지 않고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인지라 만복 이후의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코스의 마지막인 분오어판장까지 참고 걸을 만 하다.
 

코스를 마무리하고 식사를 해결할 겸, 지나친 분오어판장을 다시 찾는다. 버스정류장이 지척인지라 식사를 하며 느긋이 시간 보내기에도 좋다.


작은 어판장이라 둘러볼 것까지도 없다. 그래도 기자를 유혹하는 첫 집 "동명호"가 제일 기억에 남아 발길을 돌려 앉는다.


둘이서 칼국수 2인분을 주문한다.


남는 것이 커야 장사할 맛이 나는 법이건만, 그 사실을 모르는 이 없는지라 괜시리 포구에서 식사만 시키기도 저어하다. 그래도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띄고 부리나케 주방으로 들어가는 사장님의 모습이 좋기만 하다.

그러고보니 이 분오어판장, 가격이 꽤나 참하다.

현수막의 "포장가격"을 보니 한 바퀴 드라이브를 즐긴 후 기분좋게 포장해 갈 만하다. 안에서 한상, 광어나 우럭 大로 차려 먹는데엔 5만원부터라 하니 서해 갯벌의 풍취 속에 회 한점 하기 괜찮다.

칼국수가 나오는 동안 수조를 관찰하며 그 싱싱함에 취해본다.

조개의 벌려진 아가리를 보면 꼭 손가락을 넣어봐야 한다는 심보는 도대체 나이를 먹어도 고쳐지질 않는다. 어렸을땐 한 번 크게 물려 울기도 했었다. 여하간 오늘은 애써 잘 참긴 했다.

서해안 하면 제일 만만한 것이 바지락 등 조개를 넣은 칼국수다. 그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하는 조개가 주는 감칠맛과 개운함은 언제나 "딱히 적당히 먹고픈 것이 없어서 시키면 늘 만족감을 주는 맛"이다.

게다가 그 칼국수의 양 또한 풍성하기 그지없다. 적어도 이 서해안의 칼국수 만큼은 언제나 어디에서 받아들어도 나오는 순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푸짐함을 갖추고 있다.

그 푸짐함 속에 "밥 필요하면 그냥 말하세요. 국물에 밥 말아 드셔도 좋아요." 하고 한마디 거드는 사장님의 인심이 좋다.

나중에는 허겁지겁 먹는 양을 보고 그 위대(胃大)함을 알았는지 밥 공기를 아무 말 없이 옆에 스윽 두고 가신다.

 

호박과 당근, 양파 등 야채를 썰어넣고 조개와 북어를 푸짐하게 넣으니 한 수저 마시는 순간 바로 속이 풀린다.

속만 풀리면 다행이지, 여태 걸어온 코스로 심술이 잔뜩 난 발도 풀려버린다.
후추가 주는 그 은근한 매콤함과 푹 퍼진 칼국수가 주는 보드라움은 몸에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마음에는 충분히 자극적이다.

게다가 그 잘 익은 순무깍두기라니...

칼국수 면에 저 순무 깍두기를 얹으니 말마따나 제깟 갯벌장어 따위가 무엇 부럽더냐. 칼국수 국물에 깍두기 국물을 넣고 들이키자니 '결국은 나도 한국사람'이라는, 갯벌위의 게도 기가막혀 웃을 말이 술술 나온다.

비어버린 순무 깍두기를 재빨리 가져다주시는 손길도 좋다.

어느새 저만치 달아난 갯벌은 언제 차오를 지 알 재간이 없다.

"그래 뭐 언젠간 차오르겠지."

이렇게 선창가에서 칼국수를 마시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노라니 그까짓 자연의 신비가 무엇 대수려나 하는 졸부아닌 졸부의 못난 심보도 살아난다.

풍족한 한 상에 밥까지 말아 다 비우고 배를 두드리며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아직 한참 남았다,버스 올 때까지 편하게 앉아서 기다리시라.'며 커피를 두 잔 직접 타서 가져다주신다.


칼국수야 어디에나 비슷한 맛일지 모른다. 그래도 그렇게 지나가는 이가 이끌려 앉은 것에 대한 확실한 보답을 해주시는 인정과 떠나지 않는 미소가 그 집을 특별하게 한다.

인근을 걷더라도 돌아가는 길에 일부러라도 다시 가고 싶은 집이다.
점점 선창가 자리에서 칼국수 하기 좋은 날씨가 되어간다.


  • 동명호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 1429 분오어판장 1호 / 010-4450-7141

  • 메뉴 : 칼국수 7,000원, 광어/우럭 大 포장 30,000원, 홀 50,000원, 물회 2인분 30,000원 등

  • 영업시간 : 매일 10:00 ~ 21:00

  •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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