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강변에 위치한 118.8km, 11개 코스의 여주 여강길
- 경기도 최초 문화생태탐방로 지정, 아름다운 강과 산이 어우러지는 길
3월의 마지막 날,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역인 여주시를 찾았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남한강변을 따라 운전하는 기분은 꽤나 상쾌했다.
여주시의 남한강변, 걷기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바로 떠올릴 길이 있다. 바로 여강길이다. 점심 즈음의 약속을 남기고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을 한 바퀴 돌고 막국수로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촌에서 식사도 마친다.
그렇게 남한강변을 좀 더 천천히 즐기다 여주 여강길 사무실로 들어섰다.
아름다운 이름을 자랑하는 '금은모래강변공원'에 위치한 여강길 사무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사무실로 들어가니 마침 막 여강길 완주를 마친 걷기여행자 두 분이 완주증을 받기위해 사무실을 찾은 참이다.
북적이는 사무실의 활기가 조금은 가라앉을 때 즈음, 여강길을 담당하는 김민서 과장을 만나 여강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하 로드프레스는 ‘ROAD’, 여강길 김민서 과장은 ‘김민서 과장’으로 표기한다.)
ROAD : 오늘 여강길 사무실을 찾아오기 전에 오전 일찍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을 한 바퀴 걷고 천서리 막국수도 한 그릇 먹고 왔다. 나름 예의를 지켰다.
김민서 과장 : 감사하다. 하하하하.
ROAD : 먼저 여강길의 그 시작을 묻고 싶다.
김민서 과장 : 여강길은 여강길이라는 단체로 시작하기 전, “여주환경운동연합”에서 시작된 걷기행사의 일부였다. 현재 4대강 공사로 인해 여주의 남한강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 그 이전에는 참 아름다운 고운 모래로 유명했다. 우리 사무실이 있는 이 공원의 이름도 금은모래강변공원아닌가.
바닷모래보다도 곱고 예쁜 백사장을 자랑했었는데 당시 이런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천주교, 기독교, 불교의 의식있는 분들이 모여 “우리가 직접 걸어보며 여주의 남한강이 얼마나 아름답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지를 깨닫고 행동하자.”는 취지로 남한강 도보순례를 시작한게 계기가 되었다. 정확치는 않지만 아마 2002년~4년 사이에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ROAD : 제주올레길이 최초 국내에 ‘둘레길’로 생긴 것이 2007년 9월 1코스를 개방하면서 부터이다. 그때보다도 한참 전이 아닌가.
김민서 과장 : 그렇다. 걷기단체가 생기고 둘레길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시작했었다. 당시 여주 관내 인원들보다 외지에서 온 분들이 더 많았다. 남한강을 걷는다고 하면 300명 이상이 왔었으니까.
이후 “여주환경운동연합”에서 이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구체적으로 조성하기로 하여 “여강길”이라는 단체를 따로 확립시켰고 2009년도에 경기도 최초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이 되면서 4개 코스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ROAD : 그럼 지금 1~4코스가 그때 최초로 지정된 코스인 것인까?
김민서 과장 : 그렇다. 여강길의 탄생을 함께 한 코스이다.
ROAD : 여주 바로 옆으로 양평군이 붙어있지 않나? 같은 남한강변을 걷는다는 것에서는 여강길은 양평 물소리길과 굉장히 성격도, 지리적으로도 닮아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양평 물소리길은 이미 완주를 했고 여주 여강길은 이제 막 한 코스를 걸어보았을 뿐인데도 여주의 강변을 자동차로 둘러보면서 무언가 옆 지역인 양평의 걷기 길과는 굉장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민서 과장 : 여강길은 인위적이지 않다. 걷는 이들마다 “걷기 좋은 길”에 대해 느끼는 관점은 다를 수 있다. 솔직히 잘 조성된 걷기 길보다는 조금은 걷기 힘들다. 하지만 자연과 가까운 생태적인 성격을 띄는 길이다.
또 하나 장점을 꼽자면 여주는 문화재가 매우 많은 곳이다. 명성황후 생가, 신륵사 부터 파사산부터 세종대왕릉까지… 우리가 길을 조성하며 이런 역사문화콘텐츠들을 모두 들러서 갈 수 있도록 기획했다. 또한 남한강은 여주의 한 가운데를 관통한다. 강을 경계로 다른 곳과 시 경계가 나뉘지 않는다. 그래서 여주의 중심을 토대로 둘러볼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ROAD : 현재 여강길 같은 경우 준비하고 있는 걷기 행사 등이 있는가?
김민서 과장 : 다양한 걷기행사와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정기걷기와 클린워킹 캠페인, 달빛걷기 등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구석구석 마을여행” 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여주 관내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강길을 걷게 하고 있다. 보통 걷기 길을 보면 외지에서 많이 찾아와서 걷지, 관내 주민들은 이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행사를 통해 “내가 사는 여주에도 이런 풍경이 있었네?”하고 더욱 사랑하고 아끼게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또한 교육청의 공모로 “여강길 생태학교”라 하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강길 전 코스를 걸으며 생태교육과 역사,문화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ROAD :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럼 현재 여강길 연 방문자수 등은 집계가 되는가?
김민서 과장 : 말씀드렸다시피 처음에 4코스로 시작했던 여강길은 우리가 작년 12월 28일 총 11개 코스 118.8km의 확정과 조성을 끝냈다. 그래서 2021년 1월 1일부터 완주증 발급을 드디어 시작했다. 방금 왔다가신 두 분이 완주번호 85번, 86번이시다.
ROAD : 생각보다 꽤 많은 분들이 완주를 하셨다. 많은 분들이 찾아 걷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김민서 과장 :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다. 확실히 경강선을 타고 여주역으로 오면 움직이시기 편하시니 많이 오신다. 85번까지 중에서 여주 분들은 10분이 채 안되신다.
지난 주 토요일, 현장에 나가 이정표 보수작업을 하는데 앞에 세, 네분씩 한 열 분 정도 지나가신다. 그 중 부부가 이정표를 보고 계시길래 “여강길을 걸으러 오셨느냐.”물으니 그렇다고 하시더라. “앞에 지나간 분들과 일행이시냐,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떨어져 걸으시느냐고 물으니 모르는 사람들”이라 하더라.
그만큼 각각 많이들 찾고 계시다는 것이다. 뒤에 열 명 정도 더 올것이라고 하시더라. 어떻게 아시냐 물으니 세종대왕역에서 트레킹 차림을 한 이들이 우르르 내려 여강길 코스를 찾아 걷더라는 것이다. 동선이 겹치니까.
4월, 5월이 되면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찾아오실 것이 예상되어 현재 현장에서 표식등을 관리하고 정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ROAD : 또 양평 물소리길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양해 부탁드린다. 사실 양평 물소리길의 가장 큰 장점 하나가 대부분의 코스가 지하철역이 시/종점이 되어 굉장히 편리한 접근성과 회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강길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또 한 코스를 걷기위해 지도를 보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어걷기가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사실이다. 여강길에서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가.
김민서 과장 : 그렇다. 우리가 걷는 분들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역시 교통 부분의 의견이 가장 많다. 사실 여주시가 꽤 넓고 외곽지역은 인구가 거의 없다보니 버스도 하루에 몇 대, 혹은 그 조차도 코스의 시, 종점이 버스 정류장이 아니다보니 걷는 분들이 손을 들어도 무정차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택시를 부르더라도 택시기사분들도 외곽의 특정지역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으시다.
확실히 이런 부분이 아직 미비한 것은 많다. 그래도 나아지도록 더욱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ROAD : 자, 이제 여강길에 대한 추천을 받고자한다. ‘제일 처음 여강길을 걷는다.’라고 했을 때 가장먼저 걷기 좋은 길, 여강길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먼저 걸어볼 만한 길이 있다면 어디일까?
김민서 과장 : 기자님이 오늘 걸었던 8코스도 매우 예쁜 길이고 추천할 만 하다. 사시사철 언제 걸어도 참 아름다운 길이다.
그리고 피드백을 받다보면 많은 분들이 “가장 힘들지만 가장 멋졌다.”고 하는 길, 2코스이다.
코스 명으로 ‘세물머리길’, 즉 청미천과 섬강, 남한강 등 세 개의 물길이 만나는 곳이다. 총 21km이고 깔딱고개도 오르기도 하는 등 쉽지 않은 구간이지만 걷고나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들 하신다.
또한 1코스 옛나루터길도 추천한다. 많은 나루터들을 만날 수 있다.
코스 뱃지를 보면 ‘오고가고’라고 적혀 있다. 지금은 1코스가 여주역이 출발지이지만 그 이전에는 여주종합터미널이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코스를 통해서도 우만리나루터나 부라우나루터 등 옛 나루터를 지난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예로부터 지금까지 ‘오고가고’ 있는 곳들을 만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녹음이 우거질 때 걸으면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길이다.
ROAD : 멋진 정보 감사하다. 이제 실무적인 부분도 몇 가지 물어보겠다. 현재 봄을 맞이하여 많은 정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 중인가?
김민서 과장 : 사실 저희가 118.8km의 길을 관리하지만 사무실 직원은 둘 밖에 없다. 박희진 국장님과 저, 이렇게 여성 둘이다. 그래서 좀 힘든 부분이 있긴 하다.
시에서 예초비용이 나오기는 하지만 우리가 직접 할 수 없으니 업체에 맡기게 된다. 하지만 업체는 전체적인 예초를 하지 긴급한 현장의 투입이나 민원발생시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는 못한다. 혹은 초반부터 잡아줘야 하는 구간 등은 국장님과 제가 직접 예초기를 메고 현장에 나가 처리하게 된다.
예산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무나 이런 것들이 쓰러져 있으면 그것 한 번 처리하느라 업체를 부를 수는 없기에 저희가 톱을 들고 나가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비가 오거나 할 때에는 아무래도 강변길이다 보니 침수되는 구간들도 있다. 그럴경우 현장을 나가 통제 현수막도 달고 물이 빠진 후 쌓인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등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많다.
물론 많은 이사님들, 봉사직으로 무보수로 도와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노력을 해 주신다.
ROAD : 적어도 100km가 넘는 트레일을 관리하는데에 있어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살리고 있는데 예산 지원이나 인력지원이 미비한 실정을 볼 때마다 조금은 화가 난다.
물론 특정 지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길들을 관리하고 다듬는데 더욱 크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데 의미없는 둘레길들만 계속 생겨나고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인터뷰를 통해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알리고 싶은 마음이 많다.
길 관리를 하다보면 안타까운 부분들도 많을 것 같다.
김민서 과장 : 2코스에 자산이라는 곳이 모래톱이 굉장히 많다. 그러다보니 차박을 하거나 오프로드를 하는 분들이 몰린다. 저 곳이 물고기 보호종도 많고 환경을 보호해야 할 곳인데 차박, 캠핑을 하는 분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큰 볼일들을 숲 안, 둘레길로 들어와서 보고 간다.
그렇다보면 국장님과 제가 가서 변은 길 안보이는 쪽으로 치우고 집게로 물티슈 등을 수거한다. 참 속상한 일이다.
또한 강천섬이 초보 백패킹, 캠핑의 성지로 소문나면서 정말 많은 이들이 찾아오다보니 쓰레기가 쌓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훼손되고… 얼마전엔 화재도 발생했다. 이럴 때마다 너무나 안타깝다.
ROAD : 로드프레스도 반복적인 기사, 칼럼 등을 통해 계도해나가려 한다.
이제 또 다른 질문이다. 작년 12월 말에 10-1코스가 생겼는데 현재 완성된 코스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더 코스가 늘어날 계획이 있는지?
김민서 과장 : 충분히 있을 것 같다. 현재 여강길이 강을 중심으로 하는 코스이기는 하지만 이포보가 있는 금사면에서도 금사걷기동호회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둘레길이 있다. 이 코스를 여강길과 연결시켜달라는 건의가 있다. 또한 여주저류지를 한 바퀴 도는데 8km이다. 또한 여주의 여러 산길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제 막 코스를 최종 끝낸지 아직 얼마되지 않았다. 적어도 1년간은 현재 완성된 여강길을 관리하고 지켜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려 한다.
ROAD : 자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이 인터뷰를 통해 여강길을 처음 접하게 되고 또 ‘걸어볼까?’ 하는 분들에게 인사의 한 마디를 남긴다면?
김민서 과장 : 경강선을 통해 여주로의 접근이 조금은 더 쉬워졌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시골스러운 모습이 남아있는 공간과 멋진 강과 산이 펼쳐진다는 것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조금은 걷기 힘든 길일 수 있겠지만 그래서 더욱 생태적인, 더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 싶다. 많이들 여강길을 찾아주시면 감사하겠다.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된 이력, 하지만 이제 막 피어오르는 봄꽃처럼 활기차게 움직이는 여강길의 모습.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여강길이 매력이 있다를 떠나서, 생생한 활력이 넘치는 건강한 길이 바로 이 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현실의 한계, 보완할 부분도 있겠지만 그것을 명확히 알고 있고 또 더 발전시켜 나가려 하는 그 모습 속에서 여강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권 인근에서 반드시 찾아 걸어볼만한 명품 둘레길로 널리 알려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자 또한 이제 막 한 코스를 걸었으니 11개 코스, 118.8km의 완주의 여정을 시작한 셈이다. 그렇게 완주 스탬프를 모아 이 사무실에 다시 찾아올 날을 그려본다.
담당자가 알려준대로 각 코스마다 즐길거리가 가득한 길이다.
싱그러운 봄 날, 우리 함께 남한강변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
*여강길을 총괄 관리하는 박희진 사무국장님과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민서 과장님 및 여강길 관련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