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2021년, 기획기사를 통해 코리아둘레길이 걸어온 부분과 앞으로 걸어가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그리고 모든 판단은 기사를 읽는 이들에게 맡기고 싶다.
- 해당 기사는 총 5회로 주 1회씩 소개될 예정이다.

1. 코리아둘레길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2. 남파랑길은 어디로 가고있나?
3.서해랑길은 어떻게 갈 것인가?
4.노선 조사,모니터링에 20억원, 그외 기타사업까지 43억원, 앞으로도 계속?
5.코리아둘레길, 미처 못 다한 이야기들과 바램

 

4,500km의, 한반도를 모두 두른다는 코리아둘레길, 하루에 40km씩 4개월을 꼬박 걸어야 한다는 그 거대한 길이 최초 세간에 이름을 올린지도 2021년으로 햇수로 6년을 맞이했다.

기존에 조성된 길들을 이어 전체를 두르겠다는 발상은 많은 이들의 기대만큼이나 각계의 우려 또한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이미 '해파랑길'로 완성된 동해안을 제외하고 남해안의 '남파랑길'이 2020년 10월 31일 정식 개통되었다. 그리고 '서해랑길'과 'DMZ 평화의 길'이 아직 남아있다. 

수많은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있어서 정말 제대로 조사되고 그 가능성을 확실한 연구조사를 통해 확인하고 진행되는 사업인지, 그리고 그 시간과 예산, 노력은 정확하게 쓰이고 있는지 그 누구도 확인하려 하지않고 있다.

어쩌면 이 코리아둘레길에 많은 것을 투자한 정부부처나 길 관련 전문가들, 담당자들, 그리고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꽤나 껄끄러운 것일 수 있다. 혹은 ‘드러나지 않았으면’ 싶은 부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부디 이 사업이 정말 제대로 구상된 사업인지, 대강의 구상(전체를 한 바퀴 두르면 한국을 모두 알 것)을 올려놓고 그 구상의 빈 것들을 허겁지겁 채워넣는 사업인지 한 번쯤은 들여다 봐야하지 않을까?

본지는 2021년, 기획기사를 통해 코리아둘레길이 걸어온 부분과 앞으로 걸어가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그리고 모든 판단은 기사를 읽는 이들에게 맡기고 싶다.
 


 

2. 남파랑길은 어디로 가고있나?

1) 남파랑길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6년도 6월에 선포한 이후 2021년 1월인 현재, 벌써 햇수로는 6년, 정확히 4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코리아둘레길의 선포 이후 좀체 진행되는 소식이 들리지 않던 남파랑길은 2018년 6월 21일부터 7월 19일까지 약 한달간 “코리아둘레길의 남해안길 명칭 대국민공모전” 공모를 통해 조금씩 드러낸다. 이후 동년 8월달에 ‘남파랑길’로 공식 명칭이 정해진다.

명칭은 정해졌지만 한국관광공사나 문화체육관광부 어디를 보더라도 남파랑길에 대한 정확한 진행부분에 대한 보도자료나 공시를 찾기가 힘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꽤 궁금했던 이유가, 기존의 길들을 잇고 단절된 부분을 보완한다는 취지였지만 부산이나 거제시, 남해군, 순천시 등 몇 곳은 해안으로 난 기존 둘레길이 일부 있긴 하지만 그 외는 해안을 따라 기존에 둘레길이 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해안은 해안도로가 해안선을 따라 높이가 높게 형성된 곳들, 걸어서 해안을 따라 안전하게 걸을 수 없는 곳들이 존재한다. 이럴경우 분명 내륙쪽으로 돌아야 할 필요가 생기는데 새로운 길에 대한 조사와 조성이 필요하다. 각 지자체별로 할당되어 할 것인가, 혹은 다른 법인 등의 단체가 나설 것인가? 혹은 입찰을 통해 민간 용역으로 해결할 것인가?

2) 남파랑길 사업의 시작

2017년 4월 28일 조달청의 나라장터에 “코리아둘레길 노선조사 및 설정” 용역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총 5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올라온다. 2016년에 코리아둘레길을 선언하고 사업설명회를 가진지 약 10개월이 지나서 노선조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동해안은 기존의 해파랑길로 완성이 되어있으니 남파랑길의 노선 조사는 2017년 하반기에야 실질적으로 시작하게 된 셈이다.

당시 용역 사업의 과업지시서를 획득하여 내용을 보던 중 재미있는 부분에 눈길이 간다. 

좀 더 이 과업지시서를 들여다보자. 우리는 여기서 남파랑길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예산을 잡아먹었는지 알 수 있다.

(1) 2017년의 “코리아둘레길 노선조사 및 설정” 사업내용과 과업지시서

이 사업과 과업지시서는 코리아둘레길과 남해안 지역, 즉 추후 남파랑길이 될 구간들에 대해 본 계약을 통해 완수, 제공해야 할 결과물을 정의하고 있다. 요약해보자. 이 과업지시서에서 입찰을 따낸 당사자가 2017년 11월 30일까지 완수하고 전달해야 할 남해안 지역의 업무는 다음과 같다.  

① 남해안 지역 여건 분석
    ㄱ) 남해안 지역 현황 분석
           - 남해안 지역의 지리적 특성, 사회문화적 특성, 자연생태 특성 등 분야별 특성 분석
           - 남해안 일대 추진 사업 및 추진 계획 분석
   ㄴ) 남해안 지역 걷기여행길 노선 조사 
          - 남해안 지역 걷기여행길 및 후보 노선 가능성이 있는 기존 길 파악 
        - 남해안 지역 걷기여행길에 대한 관리운영 상태, 관리운영 조직, 이용자 특성 등 분석, 후보노선 가능성 검토

② 남해안 지역 노선 선정 및 실행
    ㄱ) 남해안 지역 노선 선정 기준 설정 및 실행계획 수립
           -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남해안 구간 코리아 둘레길 선정을 위한 걷기여행길 평가 지표 도출
           - 코리아 둘레길 노선 선정을 위한 세부 실행계획 수립
           - 자원조사 및 노선조사에 필요한 기간, 시기, 노선 조사 요원 선발과 교육계획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원조사 및 노선조사계획 수립, 실행방안 마련
     ㄴ) 남해안 지역 후보 노선 선정 및 자원 조사
            -  지역별 걷기여행 전문기관 및 단체, 전문가들의 의견수렴, 현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 노선 발굴 
            - 후보 노선의 자원조사, 노선별 특성 및 문제점 분석
            - 이용자 편의성 확보를 위해 활용 가능한 시설 조사  
  ※ 현장조사를 통해 노선별 자원 유형 및 조사 내용을 포함하는 조사표 작성, 조사자원의 도면화
    ㄷ) 남해안 지역 노선 선정
           -  민간추진협의회 등 전문가 참여를 바탕으로 후보 노선 점검 및 평가
           - 코리아 둘레길 노선 선정 원칙을 반영하고, 기존 노선과 신규 노선 간 유기적 연계성  고려, 심포지엄(또는 공청회) 등 각계 의견 수렴을 통해 선정
           - 지역협의체, 지자체 등 관계기관 및 문체부․관광공사 협의 후 최종 노선 선정
    ㄹ) 관광거점지역 선정 
           - 코리아 둘레길 관광거점지역 선정 기준 및 전문가 참여를 바탕으로 노선별 관광거점지역 선정 
           - 코리아 둘레길 관광거점지역으로서의 역할 및 기능 부여
           - 관광거점지역 역할 수행에 필요한 향후 과제 도출
           -  이용자 편의성 확보를 위한 기존 시설 활용 가능성 검토

2017년 코리아둘레길 과업지시서 중 남해안 지역 노선 선정 부분
2017년 코리아둘레길 과업지시서 중 남해안 지역 노선 선정 부분

물론 이 사업에는 공간적 범위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남 순천 구간’으로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시간적 범위는 2017년 11월 30일까지, 내용적 범위 안에는 ‘17년 사업대상인 남해안 지역’이라고 명기가 되어있다.

즉, 이 과업지시서 대로라면 낙찰자인 (사)한국관광개발연구원은 2017년에 남파랑길의 부산 ~ 순천 구간에 대해서 3~5배의 후보노선까지 파악하고 최종적으로 전문가 참여 등을 바탕으로 남해안 지역의 노선을 선정하고 관광거점지역까지 선정, 마무리하여 제출하여야 한다. 그래야 이 사업에 책정된 예산이 정확하게 집행 될 수 있다.

우리가 위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믿는다면 부산에서부터 순천까지의 노선은 이미 2017년에 용역을 통해, 전문가의 참여와 자문을 거쳐 최종 확정되어 보고되었을 것이다. 

(2) 2018년의 “코리아둘레길 노선조사 및 설정” 사업내용과 과업지시서

부산에서 순천까지, 전체 남파랑길 구간의 약 절반 가량이 2017년 사업으로 구간이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순천부터 해남 땅끝마을까지의 구간은 언제 조사가 이루어졌을까?

2018년 2월, 한국관광공사가 총 9억8천5백만원 상당의 배정예산으로 조달청에 올린 “2018 코리아둘레길 노선 조사 및 설정”의 과업내용서를 통해 2018년 본 사업이 남해안 지역의 나머지구간과 서해안 지역, 즉 추후 ‘서해랑길’로 이름이 정해질 구간들의 노선을 확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8년 코리아둘레길 과업지시서. 사업 계획을 주목하라.
2018년 코리아둘레길 과업지시서. 사업 계획을 주목하라.

본 사업은 11월 30일까지 과업의 시간적 범위, 즉 사업기한이 정해져 있다. 이 사실을 본다면 우리는 이미 2018년 11월 30일에는 서해랑길까지 노선에 대한 조사와 확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외 세부적인 내용은 위의 2017년 사업 과업지시서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이를 통해 2018년 말에는 남파랑길, 서해랑길의 구간들이 확정되었고 각 지역마다 지역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역협의체가 구성되어 있고 지역주민의 의견도 수렴하고 모니터링단을 통한 의견도 수렴이 되어야 한다. 연계관광프로그램 및 지역연계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도 완료해야 한다. 코리아둘레길 관리운영 조직이 세워져 있어야 하며 해설사를 양성하고 자원봉사자의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 나열한 것은 본지가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2018년의 “코리아둘레길 노선조사 및 설정”사업의 ‘세부 과업내용’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렇게 되었는가?

(3)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계획과 세부과업

위의 사진의 지도 옆 코리아둘레길 사업계획을 보자. 2018년에는 2017년의 사업계획인 부산에서 순천까지의 960km, 62개 코스의 안내체계가 구축되어있고 관광 콘텐츠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2019년에는 2018년의 사업계획, 즉 남파랑길의 나머지 절반 구간과 서해랑길 전체 구간이 안내체계가 구축되고 관광콘텐츠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어야 한다.

2019년도에 서해랑길, 남파랑길의 그 긴 구간에 안내체계가 구축되고 관광콘텐츠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연계, 활성화 되고 있던가? 

불행히도 남파랑길의 개통은 2020년 10월 31일 해남군에서 이루어졌다. 어떻게든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정식으로 개통을 마치지 않은 구간마다 각 지자체들은 걷기행사를 열었다. 그 걷기행사가 관광 콘텐츠 프로그램으로 부를 수 있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적어도 저 사업을 낙찰받은 단체가 진행한 행사는 아닐것이다. 각 지자체마다 지자체의 예산을 통해 진행한 행사이다.

도대체 2018년 사업의 그 예산들은 정확한 결과 보고와 확인에 따라 집행되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


 

3) 남파랑길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1) 정확한 안내체계, 중앙관리체계도 없이 늦깍이 개통

2018년 8월에 ‘남파랑길’로 공식 명칭이 지어졌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노선에 대한 공식발표 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당장 2019년부터 “실체없는 길’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었다.

“무언가 스티커가 붙어있기는 하던데…”

“길 이름도 정했다는데 지자체 공무원들도 몰라요.”

“전체가 1470km라고 하는데, 총 몇 개 코스인지 알 수가 없어요.”

“아무리 검색해도 홈페이지나 정보 하나 없어요.”

남파랑길이 지난 약 2년간 흘러온 모습 중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일 것이다. 당장 포털 사이트에서 남파랑길을 쳐도 ‘남파랑(남해안 8개 시군 고흥, 순천, 여수, 광양, 하동, 남해, 통영, 거제의 통합관광브랜드 사이트)’ 사이트만 나온다. 그마저도 접속이 불가하다.

모든 걷기 길은 두루누비에서 관리한다던 (사)한국의 길과문화의 말이 떠오른다. 다시금 남파랑길이 관리되는지 확인차 두루누비 홈페이지에 접속해본다.

해파랑길은 분명 상단 메뉴에 구분되어 정리되어 있지만 2020년 10월 31일 정식으로 해남 땅끝마을에서 남파랑식 개통식도 열었건만 별도로 정리되어있지 않다. 검색창에 ‘남파랑길’을 쳐야만 각 구간이 총 90개 코스, 임시코스 포함 92개 코스가 나온다.

걷기포털이라는 이름의 두루누비이지만, 이런 상징성, 거대한 트레일은 별도의 홈페이지, 즉 코리아둘레길 홈페이지가 있고 그 안에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메뉴가 있고 각각의 시/군 지도를 클릭해 세부 경로와 지도를 볼 수 있는게 낫지 않은가?
기본 정보야 두루누비에도 올릴 수 있다지만 향후 코리아둘레길의 원활하고 빠른 정보 접근을 위해서는 별도의 홈페이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해파랑길 메뉴에서 걷는 이들의 문의와 요청에 전혀 응답 하나 없던 그 두루누비보다는 정확한 관리자를 두고 운영하는 코리아둘레길만의 홈페이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찌되었건 2020년 10월 31일 남파랑길은 ‘공식적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동안의 고생을 통해 리본 표식, 방향안내표식, 구간안내판 등을 대부분 설치하여 걷기 길로써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2) 최근까지 계속된 모니터링, 과연 제대로 이루어졌나

하지만 공식적으로 10월 31일날에 세상에 나왔지만 이 남파랑길의 마지막 모니터링은 오픈 일정에 촉박하게 진행되었다. 9월 23일부터 9월 27일까지에 걸쳐서 모니터링 요원을 모집하여 2020년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즉 10월 31일 남파랑길의 공식 개통을 만방에 알린 시점에서 남파랑길은 아직 모니터링 중이었다.

2017년 사업, 2018년 사업의 과업지시서에 분명히 모니터링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그 모니터링과 관광해설사, 자원봉사자에 대한 기본적인 셋팅은 진작 마무리되었어야 한다. 물론 모니터링을 자주 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래도 이미 2019년에 완성되었어야 할 길을 2020년 11월 초까지 모니터링을 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다. 그 기존 사업에 포함된 내용과 지출된 예산들은 어디가고 또 예산을 새롭게 썼을까?

문제는 예산 뿐만이 아니다. 이 마지막 모니터링 사업은 한국관광공사와 WFK(월드프렌즈코리아)의 MOU 체결 등에 따라 글로벌인재양성사업에 참여한 일이 있는 이들에 한해 지원을 받았고 체제비와 활동비를 지급하며 모니터링을 맡겼다. 

즉 KOICA 프로젝트 봉사단, 청년중기봉사단, WFK IT 봉사단, WFK 청년 봉사단 등 특정한 프로젝트, 사업하에 단원으로 참여하였던 이들을 대상으로 모집한다는 말도 안 되는 지원자격을 단 것이다.

해당 남파랑길 안전모니터링요원 모집 포스터
해당 남파랑길 안전모니터링요원 모집 포스터

걷기 길을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기존에 걷기 길을 즐기고 또 이해하는 이의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 수 많은 길을 걸어보면서 그 길이 가진 인프라를 확인하고 이야기를 확인하고, 설령 인프라가 부족하더라도 이야기가 그것을 메꿔줄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더 안전히 걷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 노선에서 우회로는 어떻게 하면 더 녹지나 주변 풍광을 살리면서 그 역할을 해 낼 수 있을것인가 매우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다. 연계 교통편이나 보급이 가능한 부분, 탈출이 가능한 부분, 다른 지역 문화와의 연계, 스토리텔링 발굴 등 간단하게만 볼 일도 아니다.

물론 국제봉사단원들이 그런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또 모든 국제봉사단원들이 그러한 길 여행, 둘레길의 조사를 맡을 수 있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 한국관광공사는 (사)한국의 길과문화가 코스와 교육을 담당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런 사전 교육이 필요할 정도의 일이라면 더더욱이 검증되지 않은 봉사단원들을 쓰면 안 되는 일이다.

그 모집 포스터에는 여러 논란을 의식하였는지 아래와 같은 문구를 달아놓았다.

 

-해외봉사단이 여기서 나오는 이유!!-

협력국의 정비되지 않은 길을 가장 많이 걸어 본 KOICA 해외봉사단원들이 남파랑길을 가장 먼저 걸어보며 ‘국민을 위한 안전한 길’을 고민해보려 하기 때문

이라고 한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지”이다. ‘협력국의 정비되지 않은 길’과 ‘코리아둘레길’은 그 방향성도 다르고 성질도 다르고 나아갈 길도 다르고 아예 탄생의 의의 자체가 다른 길이다.

그 다음 드는 생각은 “특혜”이다. 위에 쓴 말도 안되는 이유로 (그 글에 따르면) 남파랑길을 가장 먼저 걸어볼 특혜를 받는다는 것이 타당이나 한 말인가? 둘레길을 즐기고 길을 사랑하고 길에 대한 철학을 가진 이들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모니터링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저런 미사여구를 가져다 붙이는게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이어서 드는 생각은 “거짓말”이다.  저 ‘가장 먼저 걸어볼 특혜’ 는 분명 거짓말이다.

이미 수 많은 이들이 사전에 걸어보았고 10월 31일 해남에서 열린 오픈식에는 전체 남파랑길 구간을 완주한 참가자도 참석하여 기념촬영을 하였다. 그 전에도 거제시, 광양시 등 많은 지자체가 남파랑길 걷기축제, 행사 등을 진행하였다. 당장 1년 전인 2019년 11월 16일 거제시에서 열린 축제 이름이 '거제 섬&섬길ㆍ남파랑길 전국걷기축제' 이다.

뭐, 2018년에 국민참여모니터링단으로 코리아둘레길 남파랑길 각 구간을 답사한 이들의 블로그 여행기는 차고도 넘칠 정도이다. 도대체 뭐가 가장 먼저 걸어볼 특혜일까?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불완전”이다. 사전교육이야 나름 철저히 준비하였을 것이고 ( (사)한국의 길과문화가 국내 둘레길들의 모니터링 사업에 얼마나 많은 관여를 하고 있는지는 알 만한 이들은 다 알 것이다.) 모니터링 체크 리스트 또한 철저히 준비를 했겠지만 거기에 기록되었을 여러 답변들과 체크, 보완점 등이 정말로 둘레길, 트레킹을 즐기는 이로써의 시선이 들어갔는지 신뢰하기 어렵다.
 

 

3) 갈길이 먼 남파랑길의 현재

(1) 잘못된 거리표식, 교체에 또 얼마나 많은 예산이?

작년 2월, 해남군의 달마고도, 땅끝천년숲옛길, 두륜산 등을 답사하며 남파랑길의 표식을 많이 만났다. 기존 해남군의 둘레길, 등산로 뿐만 아니라 임도와 북평면 방면의 해안길까지 답사를 나아갔는데 그렇게 남파랑길 표식들을 많이 발견하면서 당시에는 “발표되는 뉴스가 없을 뿐, 잘 진행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해남군 땅끝천년숲옛길에서 표지판을 본 순간,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저 표지판이 충격을 주었다. 해남군 전체에 설치되어 있으리라.
저 표지판이 충격을 주었다. 해남군 전체에 설치되어 있으리라.

미황사까지 4.1km에 41분? 북평달량진성까지 6.9km에 1시간 9분? 이게 어디에서 나온 계산일까?

평지, 산길, 능선 등의 지형을 무시한 ‘10분에 1km’의 공식은 누가 정한 것인가?
평지, 산길, 능선 등의 지형을 무시한 ‘10분에 1km’의 공식은 누가 정한 것인가?

한참을 가면서 땅끝마을에 거의 도달할 때 즈음하여 만난 표지판은 11.7km의 미황사가 1시간 57분으로 나와있다. 9.4km는 1시간 34분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낀다. 해남군의 남파랑길 표지 안내판은 모든 거리별 시간이 “10분 = 1km”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식에 의거해서 제작이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니 12km가 2시간이고 약간 모자는 11.7km는 1시간 57분으로 계산이 되어 표기된 것이다. 친절하게 ‘분’까지 표기가 되어 있다.

달마산의 달마고도를 따라 몰고리재를 지나 땅끝천년숲옛길로 땅끝마을까지 나아가는 길은 한 두번 답사한 길이 아니다. 어찌 달마산 뿐이랴, 지리산, 설악산, 북한산, 그 어디의 등산앱 기록들을 봐도 평균 9km~11km 험한 산 오르는데 한나절을 전부 쓰는 등산 마니아들이 수두룩하다.

흔히 생각하는 ‘일반인이 1시간에 평균 4km 걷는다.’는 인식으로 계산할 길이 아니다. 아니, 저 조건은 1시간에 6km를 걷는다는 인식 아닌가? 저 내용을 힐끗 보고 소요 시간만 계산해서 진행한다면 해가 저문 밤 속에서 홀로 산행을 즐기게 될 일이 다분하다.

공식 오픈시기에도 수정되지 않은 안내판
공식 오픈시기에도 수정되지 않은 안내판

남파랑길 오픈인 10월 31일에 앞서 10월 29일날 해당 구간을 걸은 한 하이커의 기록을 찾았다. 위에 올린 사진의 잘못된 이정표식이 그대로 변함이 없었다.

만에 하나 위의 국제봉사단 모니터링 요원이 해당 부분의 이정표 오류를 발견, 체크해서 전달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게 아니라면 아직도 저 이정표는 저대로 천년만년 세워져 있을 것이다. 저것들을 모두 수거해서 교체하는데 또 얼마나 많은 예산과 인력이 들어갈 지 모른다.

정리해보자, 현재 웹 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도 없고 운영페이지도 없고 각 지자체의 담당부서나 담당자에 대한 연락처 등을 안내한 페이지도 없다.

거리표기는 일단 잘못된 지역이 한 곳은 발견되었다. 전체 지역은 모르겠지만 그 한 곳 만으로도 굉장한 예산과 시간이 들어가 수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2018년부터 2020년 11월, 지난달까지 몇차례에 걸쳐 진행된 국민참여 모니터링, 그외 모니터링 사업 등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무엇이 얼마나 길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가진 전문적인 인력들의 진실된 시선과 간절한 염원을 담아 조사되고 보고되었을까?

그 시간, 그 예산, 그 인력들의 결과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미 남파랑길은 열려버렸다. 그럼 이제 곧 열릴 서해랑길은 어떤 상황일까?
 

*기자는 대외적으로 코리아둘레길 남해안길 노선에 대해 명칭을 공모하여 최종적으로 '남파랑길'로 심사, 확정하여 발표하기 전에 이미 내부에서 남파랑길로 표기된 내용의 서류(문서)를 가지고 모니터링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즉 제보대로라면 이미 이름 공모전에 답은 나와있었다는 말이다. 

해당 부분에 대해서 당시의 문서나 자료 (남파랑길 문구)를 가지고 계신 분의 연락을 기다린다. darkthrone@roadpress.net으로 해당 문서의 촬영/캡쳐본과 내용, 시기 등을 제보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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