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의 가장 큰 여가는 아웃도어 활동
- 등산, 걷기, 트레킹, 하이킹, 도보여행... 혼용되는 단어에 정확한 구별 어려워
많은 이들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여가생활 중 트레킹과 아웃도어 활동을 꼽는다. 아니나다를까, 한국관광공사가 2020년 가장 큰 관광, 여행방식의 변화로 홀로, 또는 소수가 바깥에서 즐길 수 있는 등산, 캠핑, 트레킹 등을 꼽았고 등산 앱 트랭글을 운영하는 (주)비글 또한 자사의 빅데이터를 분석, 2030 세대의 폭발적인 등산, 트레킹 활동 참여를 발표한 바 있다. 트레킹이 증가한다며 '등린이(이제 막 등산에 재미를 붙인 젊은이들)'라는 신조어를 소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트레킹(Trekking)이란 무엇일까? 지자체나 정부기관도, 관련 아웃도어 업체들도, 그리고 우리들도 '트레킹'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등산인지 둘레길 걷기인지, 혹은 둘 다인지...
속 시원하게 답을 낼 수 없는 그 단어 '트레킹',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1) 트레킹의 사전적 의미 - 외국에서의 쓰임
먼저 트레킹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Google의 검색과 오랜 시간동안 단어에 대한 정확한 풀이를 담아 온 캠브릿지 영어 사전, 그리고 해외의 트레킹 전문 사이트 등을 각각 찾아보았다.
*Trekking : 여러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오랫동안 걸어서 하는 여행 (Google 사전)
긴 거리를 발로 걷고 즐기며 기쁨을 누리는 행위 (캠브릿지 영어 사전)
걷고 즐긴다는 것에 있어서는 하이킹이라는 말도 많이 쓰인다. 그렇다면 거리 및 시간, 장소에 대해서의 구분은 어떠할까?
-거리 및 시간, 장소에 대한 트레킹과 하이킹의 구분
*Trekking : 매우 길고 격렬한 하이킹의 종류로 거친 자연속에서 여러 날을 보내는 것
*Hiking : 자연 속에서 긴 시간을 걷는 행위로 보통 당일에서 1박2일 정도 즐기는 것
출처 : https://adventures.com/ (HIKING VS. TREKKING: WHAT'S THE DIFFERENCE?)
즉, 자연속에서 긴 시간을 오랫동안 (보통 2박 이상) 먹고 자며 걷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통 당일치기의 산행이나 걷기도 트레킹으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이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가?
2) 트레킹의 사전적 의미 - 국내에서의 쓰임
가장 먼저 '둘레길'을 걷는 행위로 나타낼 수 있다.
즉 다양한 둘레길, 산책로, 탐방로를 걷는 행위로 보통 당일로 이루어진다. 개인적으로, 혹은 소수의 마음 맞는 이들끼리, 혹은 동호회, 둘레길 단체 등에 소속되어 ‘걷기행사’로 많이 이루어져 왔다. 코로나19의 영향 이후로는 개인적으로 행해지는 비중이 더욱 많다. 보통 정해진 코스를 따라 걷거나 정해진 일정에 맞추어 행동한다.
그 다음은 등산을 하는 행위를 말할 수 있다.
가벼운 등산을 개인 혹은 단체에 소속되어 즐기는 것으로, 당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길더라도 2박3일 이내의 일정으로 마무리된다.
3)전문가들이 보는 등산과 트레킹의 구분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어떻게 구분하고 있을까?
진우석 여행작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트레킹은 등산보다 범위가 넓다. 등산이 산의 정상을 밟고 내려오는 행위라면 트레킹은 등정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또한 꼭 산에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단풍길, 강길, 섬길, 역사탐방 등 목적이나 테마가 있다면 트레킹이다."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 교장은 이렇게 정의한다. "트레킹을 워킹과 혼동하지만 ‘트레킹’ 자체가 힘들게 걷는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산 아래를 걷는다면 워킹, 산을 조금 올라간다면 하이킹, 그 윗 단계가 트레킹이다."
이 한국트레킹학교에 들어가보면 좀 더 정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트레킹은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고 여유롭게 산길을 걸으며 자연풍광을 감상하는 ‘산행’을 뜻합니다. 위험과 역경을 극복하고 모험과 도전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것이 등산의 목적이라면, 트레킹은 위험요소를 배제하고 안전하고 여유있게 산의 풍광을 즐기며 자연에 동화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친화적인 행위입니다.”
2010년도에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이자 대한산악연맹 등산연구원 교수이기도 한 이용대교수가 쓴 '등산상식사전'에서 등산 용어의 구분 중 영국에서 쓰이는 단어인 '램블링(Rambling)'을 소개한다.
"램블링은 숲속, 오솔길, 해변, 목초지, 구릉, 평원 등을 오르내리며 돌아다니는 것으로, 오른다는 목적 의식이 없는 ‘산책’을 뜻한다."
적어도 '목적 의식' 이라는 단어를 제외한다면 그 모습이 '트레킹'과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
등산과 트레킹은 완벽히 구분됨을 알 수 있다.
4) 법적으로도 구분된 등산과 트레킹
먼저 법적으로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알아보자.
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 중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 대한 조항인 제27조의 2항을 살펴본다.
"① 산림청장은 건전한 등산·트레킹문화의 확산과 국민의 등산·트레킹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이하 "센터"라 한다)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일단 기관 명에서도 등산과 트레킹은 구분되어 있다. 관련법률조항에서도 등산문화와 트레킹 문화를 나누고 있다. 다만 각각의 의미를 별개로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일반인이 정확하게 그 단어에 대해 의미를 알고 느껴지는 이미지를 통해 정의 할 수 있는 '등산'은 논외로 치더라도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의 센터위탁숲길 중에 서울둘레길, 지리산둘레길, 금강소나무숲길, 백두대간트레일, 한라산둘레길, 내포문화숲길 등이 있는 것으로 볼때, 자연과 어우러진 장거리 산길, 숲길을 걷는다는 행위로 구분이 될 듯 하다.
5) 정확한 용어 사용이 좀 더 즐거운 여가생활을 이끈다
어떻게든 즐기면 된다는 것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이렇게 딱딱하게 '사전적 정의', '사회적 합의'를 둘러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명확한 구분과 정의, 그로인한 지칭이 있어야 국가의 사업, 지자체의 사업에 있어서 실수요자가 그 특징을 파악하기 쉬워진다. 또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명칭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이끌어내야 트레킹과 등산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일반 사업체나 동호회, 카페 등의 모임도 보다 명확하게 자신들의 색채를 드러낼 수 있고 타겟층을 정할 수 있다.
"야, 등산인줄 알았는데 그냥 트레킹이네.", "트레킹인줄 알았는데 이거 완전 등산이네." 각각 다른 말들에 "등산이 트레킹 아니야?"하고 되묻는 경우를 본 일이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명확히 구분해서 쓰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 당일치기나 1박 정도의 여정이 포함된다면 하이킹, 1박2일 이상 (산이 코스 내에 포함될 수도, 없을 수도 있다.) 길을 걷는 행위를 트레킹으로 표현하고 명확히 그 산의 정상에 선 후 내려오는 것으로 일정이 끝난다면 '등산'으로 구분하자.
"외국에서는 '트레킹' 하면 완전 전문 마운티니어링으로 알더라구요."라는 글을 본 일이 있다. 그렇다면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 단어가 일반적으로 이렇게 쓰입니다." 하고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2021년 신축년, 당신은 등산, 트레킹, 하이킹... 어떤 취미에 도전하고 싶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