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향리 염전의 소금으로 경기만 소금길 형상화
- 참가자들의 인증사진과 소감을 통해 다시금 되돌아보는 여정

지난 10월 17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린 "2020 경기만 소금길 대장정"은 수많은 이야기와 기록을 남기고 종료되었지만 최종 도착지인 화성 매향리 스튜디오에서는 새롭게 당시의 감동이 되살아나고 있다.

12월 1일, 더 없이 푸른 하늘 아래 선명한 배색의 효과로 더욱 뚜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화성 매향리 스튜디오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경기만 소금길 참가자들의 이름이다.

총 116명의 참가자들, 완주의 유무를 떠나서 맑은 가을 하늘아래 귀중한 시간을 경기만 소금길 대장정에 쏟은 그 참가자들의 걸음과 구슬땀, 미소가 그 이름 하나하나마다 새겨져 있다.

출발지인 시흥 연꽃테마파크에서 불렀던 이름, 대장정의 중간중간 문의와 답변, 응원을 통해 불렀던 이름, 마지막 도착지에서 완주증을 드리며 불렀던 이름이다. 벌써 행사는 약 한 달이라는 긴 시간 전에 마무리되었고 그 이름들은 조금씩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갔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니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소금길이구나..."

탄성이 터져나온다. 그래, 소금길이다. 소금으로 만들어진 길이니 소금길이지만, 그 윤곽이, 그 선이 경기만 소금길이다. 대범한 발상이다. 정공법이다.

"저 곧은 부분이 시화방조제일 것이고, 그 다음 구불구불한 것은 대부해솔길 1코스와 2코스, 구봉도 지나 해안선이겠지. 저렇게 주욱 나온 것은 딱 봐도 제부도이리라. 그럼 바로 위의 쑤욱 들어간 곳은 선감도 부근일까..."

몇 번을 걸었던 그 구간들, 그 지형들이 하얀 소금위에 아로새겨진다. 그렇게 기억을 회랑을 찬찬히 짚어보는데, 소금길 위로 사진이 꽂혀 있다.

"각 사진들은 14개의 주요 에코뮤지엄 거점, 그 거점의 위치에 거점의 풍경사진을 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찍은 사진들을 통해 그 거점에서의 감동을 살린 것이지요. 이 길을 형상화한 것은 매향리 염전에서 가져 온 소금입니다. 그 지역의 소재를 활용하여 표현하고자 노력한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를 구상, 기획하고 설치한 이기일 작가님의 설명이다.

과연 그렇게 보니 더욱 색다르게 보인다. 걸어본 이만이 공감할 수 있는 그 감정 속에 또 다른 시선의 표현을 통한 감상의 깊이가 더해진다. 

입구쪽 벽면을 장식한 수많은 사진들이 눈에 띈다.

필자는 각 일차별로 채팅방을 관리하며 주요 인증거점(14개 에코뮤지엄 거점)을 지날 때마다 인증사진을 올려달라고 했었다. 꼭 에코뮤지엄이 아니더라도 그 길에서 멋진 풍경을 본다면 공유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참가자들이 보내온 인증사진, 멋진 풍경사진, 감상을 담은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며 얼마나 즐거워 했던가. 그 사진들이 빽빽하게 붙여져 있다.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그 당시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가슴이 뛴다.

어찌 유독 필자 뿐이랴, 이미 완주자 몇 분이 다녀가셨다고 한다. 그 분들도 같은 마음이었을거라 감히 추측해본다.

"약 800장의 사진을 인쇄하고 하나하나 붙이는 작업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붙이면서 보니 그 길을 걸었던 분들의 감동, 기쁨, 만족 등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더군요."

작가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창문에 쓰여진 참가자들의 소감을 본다. 

멀리 부산에서 올라와 144km의 A코스를 완주하고 다시 120km의 B코스를 완주한 참가자, 진주에서 올라와 전체 구간을 그 지역의 숙박지, 운송거점을 활용하여 쉬고 이어걸으며 완주한 부부 참가자, 짧게 짧게 무려 10여 회에 가까운 이어걷기로 결국 144km를 모두 걸어낸 중년의 남매, 참가자 및 운영진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멋진 사진을 올리며 기나긴 여정 가득 활기를 안겨주고 완주한 경기도 북부에서 온 참가자...

116명 모두의 이야기를 기록할 순 없어도 그 걸음과 마음 하나하나가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또 다른 길의 흐름이 된다. 그 여정이 녹아있는 공간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는다.

2020 경기만 소금길 대장정은 화성 매향리 스튜디오에서 11월 2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열린다. 참가자들의 메세지와 사진, 경기만 소금길에 관련된 다양한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매주 월, 화요일은 휴관이며 수요일에서 일요일까지, 11시부터 17시 30분까지 개관한다. 작가님이 상주하지 않을 때에는 마을의 자원봉사자 분을 통해 경기만 소금길에 관련된 이야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 여정에 함께 하지 못했더라도 그 기나긴 여정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걷고 싶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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