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다가온 초가을의 바람이 더 없이 상쾌한 날, 강화나들길 7코스 낙조보러 가는 길을 걸었다. 상봉산과 마니산 자락을 돌며 5대 갯벌 중 하나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장화리 갯벌을 돌아본다. 북일곶코스가 주는 아찔함도 추억에 남는다. 마지막 자락을 돌아 출발지로 되돌아 오는 발이 가볍다.



한 시간만 걸어도 온 몸이 땀으로 젖던, 그 지독히도 더웠던 올 여름이 지나갔습니다.
입추를 넘어 처서가 지난지도 꽤 된 8월 29일, 눈 앞에 다가온 가을을 쌀쌀한 새벽공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지요.
드디어 시작된 걷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 강화나들길 7코스를 걸어보았습니다.


강화나들길 7코스는 '낙조보러 가는 길'이라는 이름처럼 서해 3대 일몰 조망지로 유명한 장화리 갯벌을 지나는 코스입니다.
꼭 낙조 뿐일까요, 화도읍을 지나 아름답기 그지없는 내리마을을 걷습니다. 멀리보이는 선수포구를 눈에 담으며 마니산 서쪽 줄기에 자리한 상봉산을 걸어 장화리 갯벌을 지나게 되는 코스는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해변을 따라 넘나들며 너른들판이 인상적인 여차리를 만납니다. 여차리에서 마니산 청소년 수련원따라 다시 내리를 만나 돌아오는 이 7코스는 "트레킹"의 정석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지요.

올 가을을 여는 첫 트레킹, 아직 어디를 갈 지 정하지 못하셨다면 이 답사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시작지점에서 코스의 3/4 지점인 여차리까지는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할 뿐 더러 식당이나 슈퍼가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미리 화도면에서 구입하세요.





1. 화도면 버스터미널 ~ 만보길 입구 (화도면 버스터미널 ? 내리성당 ? 내리마을 - 만보길입구(산길 전))

*편의시설 : 식당 ? 화도면 버스터미널 일대 (한식, 분식, 중식, 편의점 등)

화장실 ? 화도초등학교, 화도농협



화도면 버스터미널입니다.
나들길 여권에 보면 스탬프를 받는 곳으로 '화도공영주차장'이라 되어있는데 바로 이 버스터미널 맞은 편입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오신다면 '화도공용버스터미널'이나 '화도초등학교'를 검색해 오시면 편합니다.



버스터미널 정류장 옆에 있는 도장함에서 힘차게 스탬프를 받고 7코스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화도면에는 슈퍼와 농협 하나로마트, 편의점 등이 있으므로 필요한 것은 미리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코스 내에 슈퍼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코스 막바지의 여차리가 유일합니다.



화도초등학교를 지나 상방1리 방면으로 접어듭니다.
사진의 도로를 따라 직진으로 걸어도 내리 입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만 일부러 상방 1리로 접어드는 것은 도로 옆의 논길따라 '나들나들' 걷기 위함입니다. 그 풍경이 상당히 평화로울뿐 더러 옆의 마니산이 주는 아늑함도 특별한 길이지요.



시멘트 농로 사이의 수로는 꽤 물이 맑고 깊습니다.
중간 중간 다리의 교각 밑에는 어김없이 씨알 괜찮은 물고기들이 잡아보라고 약올리지요. 일부러 모른 체 눈 돌리면 마니산의 신묘한 자태가 갈 길을 재촉합니다. 7코스 자체가 이 마니산의 서쪽 자락을 한 바퀴 도는지라 미리 친해두면 좋답니다.

돌아오는 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좌측을 따라 올라가도록 합니다. 내리 1리, 2리, 3리를 따라 지나게 됩니다. 산 기슭에 보이는 것은 성공회 내리성당입니다.



성공회 내리성당입니다. (정식명칭은 대한 성공회 서울교구 내리교회 (성 페트릭 성당) 입니다.)

역사가 100년이나 된 성당으로 이전의 코스들에서 소개해 드렸던 강화 성당, 온수리 성당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회 성당입니다. 강화도에 성공회가 퍼지던 초창기에 세워진 성당 중 한 곳이죠.

돌아오는 길에 더 자세히 둘러보기로 하고 내리마을을 향해 걷습니다.



멀리 바다가 내려보이는 곳인 내리마을이 주는 평화로움, 그리고 풍요로움은 이전의 어느 마을보다도 인상적입니다.

허물어진 폐가를 우사삼아 만든 풍경에 눈을 빼앗깁니다. 소들은 사람이 오고가는 것과 상관없이 한가로이 초가을을 즐깁니다.



쓰레기가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뉴스는 이미 진부합니다만, 이렇게 훌륭한 방조(防鳥)장치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 줄에 앉으면 덜그럭거리며 캔들이 요동을 치겠지요. 아래에 늘어진 조와 수수를 지키기 위한 당당한 장치이건만 볼 때마다 웃음이 나고 그 효용성에 탄복하게 됩니다.



내2리의 갈림길입니다. 여기에서 표식이 눈에 잘 뜨이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마니산 인근이라 했으니 여기일까, 하고 왼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만 오른쪽 길을 따라 내리 깊숙히 들어가도록 합니다. 내리 전체를 관통한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걷다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은 당장에라도 걷고싶은 충동이 느껴지지요. 멀리 보이는 후포항 앞바다와 석모도 자락은 지금에라도 코스를 바꾸려무나.. 하고 유혹하는 듯 합니다.

내리를 걷다보면 이렇게 바다가 드문드문 보이는 풍경이 자주 나타납니다. 그것도 어느순간 탁 트인 전경에 자리한 모양새라 여행자들의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놓지요. 명품이라 할 수 있는 마을길입니다.



내리 전체를 내려다보는 듯한 산 위의 신광교회 모습이 멋스럽습니다.

낡은 슬레이트와 벽돌에 그려진 나들길의 글씨와 화살표는 정겹기 그지 없네요. 약간 기울어진, 그 낡음이 주는 소박한 흥취에 듬뿍 취해봅니다.


수숫대를 따라 마을길을 걸으니 수령을 알 수 없는 느티나무가 정말로 세월을 이겨 낸 강인함과 인자한 모습으로 찾아온 이를 반깁니다.

구부정하게 굽은 허리는 푸근한 할머니의 모습입니다. 오히려 대쪽같이 우뚝 섰더라면 강화도의 센 바닷바람을 이겨내지 못했을겁니다. 그렇게 적당히 맞아가면서도 결국은 수긍하며 견뎌 낸, 온 몸으로 보여주는 그 생명력은 강인함보다 온화함에 가깝습니다.

손에 잡힐 듯 다가온 큰 바다. 그 바다를 이긴 나무에 경의를 표합니다.



나들길 표식을 따라 가니 아름다운 농촌 풍경을 선물한 내리마을이 끝나고 표지판이 나옵니다.
내리성당에서 마을까지, 상봉산 자락을 걷는 길이 일만보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죠.
이제 상봉산자락을 따라 산길을 걸을 차례입니다. 기분좋게 걸어왔으니 산길 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2. 만보길 입구 ~ 해안도로 건너 표지판(만보길입구(산길 전) - 상봉산 - 해안도로 건너 표지판)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없음



일몰조망지 표지판을 따라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여기 갈림길이 표지판이 없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산자락만 생각하면 왼쪽의 오르막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오른쪽길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상봉산을 오르는 길은 정말로 상쾌합니다. 초가을의 바람, 그것도 바닷바람의 시원함은 산길을 오르며 내는 땀을 흔적도 없이 말려줍니다.

산길 자체도 임도이지만 차가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편이며 잡초 등도 없지요. 드문드문 바다가 보이는 풍경따라 시원하게 걷는 길입니다.


자동차가 가능한 임도는 펜스를 두른 밭에서 끝납니다. 밭의 왼쪽을 따라 오르게 되는데요, 여기의 갈림길에서도 오른쪽을 선택하면 됩니다.
이제부터 조금은 더 본격적이라 할 수 있는 산길을 걷게 됩니다만 날벌레도 없이 시원한 산길이라 지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러진 나무가 만든 정원은 언제나 아름답지요. 물론 저 가지가 뚝 떨어질 위험성도 있으니 늘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제초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아주 잠깐만 참으면 될 정도로 짧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상봉산 자락은 숲 트레킹이 가지는 그런 즐거움을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아늑함, 시원함, 조용함, 그리고 자연 속에서의 상쾌함.
기분좋게 밟을 수 있는 오솔길은 내리마을에 이어 7코스의 전반부를 상징하는 중요한 즐길거리입니다.



상봉산 자락 숲길이 어느새 끝났습니다.
강화도의 숲길을 걸으며 이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던 적이 두 번 있었습니다. 1코스의 은수물에서 북문까지의 구간과 4코스 가릉에서 정제두묘까지의 구간이었죠. 거기에 이 상봉산 숲길을 더 추가해야겠네요.

어느순간 나타나는 잘 지어진 펜션과 그 앞의 비옥한 밭과 바다, 저 멀리 보이는 주문도와 볼음도의 풍경에 넋을 놓습니다.

이 곳에서 느끼는 그 절경을 화남선생도 그냥 지나칠 수 없으셨겠지요.
점점이 떠 있는 섬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과 점점이 떠 있는 별들에 대한 묘사, 화남선생은 아마 낙조가 물든 초저녁에 이 곳에서 풍경에 취하셨겠군요.



펜션을 지나 아래로 내려옵니다.

마을로 내려오면 해안도로로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도로로 향하니 당연히 우측 길입니다.



만나는 도로 건너편에 보면 나들길 표지판이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강화나들길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지도를 보면 코스가 해안따라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4코스의 건평나루에서 외포항까지의 해안도로를 생각하고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쭈욱 내려갈 수 있습니다.

저도 실제로 앱과 홈페이지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표지판을 보니 도로 안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걷게 될 7코스의 길은 해안도로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해안경계를 따라 산과 들을 지나는 트레킹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착오가 없으시길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해안가를 따라서 트레킹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잠시 그늘에 앉아 쉬도록 합니다.

2. 해안도로 건너 표지판 - 장화리 일몰조망지 (해안도로 건너 표지판 - 갯벌쉼터 - 장화리 일몰조망지)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갯벌쉼터



표지판을 따라 바닷가쪽으로 들어갑니다.
짧은 숲길이 이어집니다만 큰 염려는 안하셔도 좋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나무를 지나 잠시 제초 안된 부분만 지나면 숲길이 나타납니다.

이제부터는 강화도의 너른 갯벌을 바로 옆에 두고 걷게 됩니다.
썰물의 정점때일까, 펼쳐진 갯벌의 넓이는 끝을 모릅니다. 표식따라 걸으면 짧은 숲을 지나게 됩니다.





숲을 지나 제방을 따라 걷다보면 갯벌쉼터가 나타납니다.

이미 쉼터 안에 자리를 잡으신 마을 어르신은 어디에서 왔냐며 여행자에게 호기심을 보이십니다. 그리고 이 곳의 낙조를 자랑하십니다.
"여기에서 해가 떨어지면 아유, 정말 멋져서 사람들이 아무 말도 못해. 쩌어기 섬 두 개가 보이지? 그 사이로 해가 떨어질 때, 잘 들어보면 "풍덩"소리가 난다니까?"

"네?"

듣다가 마지막 말에 멍해져서 어르신을 쳐다보더니 웃으시면서 강조하십니다.
"진짜로 "풍덩"하고 떨어진다니까, 나중에 한 번 꼭 봐봐."



사진 왼쪽 끝의 두 개의 섬 사이에 "풍덩"하고 떨어진다는 해, 그 쉼터에서 낙조를 기다려 확인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어르신에게 다음에 그 소리를 확인하겠노라 약속하고 길을 떠납니다.



제방길엔 화장실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구간의 유일한 화장실이니 볼 일이 있다면 여기를 사용하시면 된답니다.

낙조뿐만 아니라 이 갯벌은 저어새 번식지로도 유명합니다. 이 장화리의 갯벌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 419호 강화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신발.
갯벌과 모래사장을 즐기는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를 쫓느라, 푹푹 빠지는 발에 놀라느라 바쁘기도 합니다. 8월의 마지막 휴가, 올해의 마지막 여름 자락을 이 너른 갯벌에서 보낸다는 것은 무엇보다 특별한 추억이 아닐까요.



장화리의 긴 제방은 이렇게 중간에 자리한 작은 산으로 인해 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제방 끝에 위치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너른 공터가 나옵니다. 오른쪽을 잘 보면 리본 표식이 보입니다. 표식을 따라 산을 내려갑니다.



산을 내려가면 펜션단지가 나옵니다.
이제 지금껏 걸어온 길보다 더 긴 장화리의 두번째 제방이 이어집니다. 이 제방의 끝자락에 장화리 일몰조망지가 있습니다.



너르다 너르다 한 들 이 것보다 너를까 싶은 장화리 갯벌.
저 멀리 가늠키도 어려운 곳까지 바다가 물러나 있습니다.
서해안의 갯벌은 모래사장과 맞닿은 지역은 꽤 단단합니다. 그래서 사진에서처럼 갯벌 멀리까지 경운기가 나가기도 하지요.

넓은만큼 그 안에 담긴 생명력과 가득한 영양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세계 5대 갯벌로 이 강화도의 갯벌이 꼽히는 것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앞에는 천혜의 갯벌, 뒤에는 비옥한 토지.

고개를 돌리는 잘 여문 벼가 고개숙이기 시작하는 논과 연꽃잎이 가득한 저수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축복의 땅 답죠.



긴 제방을 따라 걷습니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벤치도 있지만 무엇보다 갯벌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시원함이 이루 말할 수 없어 피곤한 줄 모릅니다.



장화리 일몰조망지에 도착합니다. 이 곳은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일몰의 명소이자 촬영 포인트로 알려져있지요.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기에 맑은 하늘이 높고 해가 뚜렷한 겨울날에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긴 제방길을 따라 걸어온 다리를 좀 쉬어가기로 합니다. 이 이후 이어지는 길은 7코스에서 제일 난코스에 속하기에 충분히 쉬고 간식과 물 등으로 든든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장화리 일몰조망지 - 화남DC마트 (장화리 일몰조망지 - 북일곶돈대 - 갯벌생태조망지 - 화남DC마트)

*편의시설 : 식당 ? 화남DC마트 (간식 및 음료수 등)

화장실 ? 화남DC마트



장화리 일몰조망지를 지나 제방 끝까지 걸으면 군사지역임을 알리는 통문이 하나 나타납니다.
이 통문 안으로 강화나들길 7코스가 이어집니다.

북일곶돈대를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할 길이므로 철책이 주는 약간의 긴장감을 등에 업고 올라갑니다.



군생활을 하신 분이라면 더 없이 정겹게(?) 느껴질 저 타이어 계단.

기존에 지나온 산길에서 날벌레의 귀찮음을 느끼지 못했는데, 역시 군대가 주는 자연은 틀립니다. 날벌레가 굉장합니다.
작은 나방류가 숲에서 일시에 날아오르는 풍경은 장관입니다. (걷는 것의 힘듬과는 상관없이...)



제가 나름 이름 붙이기로는 "DMZ구간"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것도, 그게 걸쳐져 있는 풍경도 꽤나 웅장하고 멋있습니다. 정말 때 묻지 않은 구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그만큼 최소한으로 탔다는 건 그렇게 쉽게 걸을 수 없는 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겠죠?

제초가 안된 지역이 있는데 그 옆은 경사가 꽤 가파른 언덕입니다. 다행히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니 잘 사용해주세요.



때로는 등에 멘 가방을 벗어 맞은 편으로 넘기고 몸을 깊이 숙여야 하는 구간도 있고 쓰러진 나무를 타고 넘어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주는 재미와 긴장감, 이 기나긴 7코스에서 이 구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쁨이라 생각하니 못 할 것도 없지요. 즐겁게 "리얼 트레킹"을 즐기도록 합니다.



쓰러진 나무를 지나 나아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에서도 자칫 헤메기 쉽습니다.
앞선 도로 입구에서부터 이것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대한 바다쪽으로 걷는 길. 즉 여기에서는 오른쪽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험한 길을 따라가다 어디에선가 무전기 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걸음을 멈춥니다.
조심히 둘러보니 저 앞에 해안소초에서 근무교대를 마친 듯한 해병대 병사 두 명이 걸어가고 있네요. 마침 표식도 그 길따라 나 있습니다. 소초길인지라 길이 잘 닦여 있네요.



병사들의 안내아닌 안내를 받으며 따라 올라가니 북일곶 돈대에 닿습니다.





북일곶돈대는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 41호로 지정된 유적지입니다.
다른 강화도의 돈대들과 마찬가지로 승군 8,000여 명과 관군 4,300여 명이 동원되어 쌓은 돈대 중 하나입니다. 이 쪽의 돈대는 각각의 거리가 상당합니다. 동쪽 미루지돈대까지 3km, 서쪽 장곶 돈대까지 2.7km라고 하네요. 장곶보 관할의 돈대 중 하나라 합니다.

돈대 아래에 아까 교대를 마친 해병들이 주둔하는 해안소초가 있는 것으로 볼 때 돈대가 위치한 지역이 주는 군사적 중요성과 필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겠지요.
말끔하게 제초도 잘 되어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이제 다시 DMZ구간의 생태를 느낄 차례입니다.

이 구간은 우회로나 샛길이 없는 구간입니다. 지금껏 왔던 길을 되돌아 장화리 일몰조망지까지 가야 우회할 수 있지요. 큰 맘 먹고 수풀 사이로 몸을 던집니다. 다행히 약간만 고생하면 곧 걷기 괜찮은 길이 나타납니다.



걷다보면 너른 초원이 나타나며 표지가 사라집니다. 어쩔 수 없는게 따로 표지를 매달 수 있는 나무가 없습니다.

쭉 걸어 초원지대를 지나면 나무들 사이로 사람이 지나간 듯 한 흔적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코스가 이어집니다.
이 이후로는 표식이 잘 되어있어 헤멜 염려는 없습니다. 그렇게 걷다보면, "어?" 하고 눈 앞에 갑자기 잘 닦인 길이 나타납니다.



이 반가운 길, DMZ 구간이 끝남을 알리는 길이지요.

갈림길에서 아래를 택해 바다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절 앞에 펼쳐진 바다는 그 옆의 산을 헤쳐 온 여행자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합니다.

바람따라 흔들리는 색색의 불등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길을 따라 걸으면 금새 길이 끝나버립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왼쪽을 보시면 산이 갈라진 길이 나 있습니다. 흙 사이로 튀어나온 철근에 리본이 매달려 있답니다.
조심히 내려가면 이제 갯벌따라 걷는 일만 남았으니 마지막 힘을 내도록 합니다.

참고로 어느정도 높이가 있는데 발 아래를 보면 작은 게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게를 밟지 않도록, 빗물따라 패인 고랑을 디딛지 않도록 조심하며 내려갑시다.



제방따라 걷다보면 나무데크가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바다쪽으로 난 산길을 걷게 되는데요, 중간중간 갯벌생태조망지가 있어 쉬어갈 수 있을 뿐더러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고생할 일이 없습니다. 로프도 잘 설치되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갯벌생태조망지의 모습입니다.

이 길 중간에 인근에 위치한 강화갯벌센터로 올라가는 표지판과 길이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둘러봐도 좋겠지요.



이 갯벌생태조망지는 일종의 갈림길 역할을 합니다.
원래 강화나들길 7코스는 해안따라 계속 걸어 여차리에서 마니산자락을 타는 것입니다만, 이 정식 7코스를 둘로 나누어 화도공영주차장에서 여기까지를 7-A코스, 인근의 강화갯벌센터 주차장에서 화도공영주차장까지를 7-B코스로 부르는 것이죠.

별개로 정식 7코스 이외에 여차리로 올라가지 않고 그대로 해안길 따라 동막해변을 지나 분오리돈대까지 가는 길을 7-1코스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다시 제방따라 여차리를 향해 걷습니다.
이제는 험한 길은 없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마음 푹 놓고 걸으시길 바랍니다.
드넓은 갯벌과 풍요로운 대지 사이에 놓인 좁다란 제방길, 그 길을 걷는 나그네라는 신분은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죠. 하늘도 맑고 푸르니 어디를 둘러보아도 그림입니다.

기나긴 제방길은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계속됩니다. 저처럼 바람을 안고 천천히 걸으면 말이죠.



7코스의 옛 이름인 "갯벌보러 가는 길" 표지판을 지나 걷다가 이대로 바람이 되고 싶다고 느낄 무렵 폐쇄된 작은 초소가 나타납니다.

제방길을 충분히 맛 본 여행자에게 '이제는 여차리의 풍요로움을 느끼라'며 논으로 내려가라 하네요.



제방을 지나 여차리의 푸른 논을 감상하며 걷는 길.

"가을 논따라 걸으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던 사단법인 강화나들길의 이민자 이사장님의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말한 것이었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아직 벼가 채 익기 전에도 이 정도인데 노랗게 익은 황금들판이라면 그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이 주는 시각적 포만감은 어느 정도일지 감히 상상이 안 되네요.



도로로 나와 오른쪽으로 걷다보면 화남DC마트 맞은 편으로 산자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기나긴 제방길을 걸은 다리를 마트 앞에 쉼터에서 쉬어가도록 합니다. 마트에는 간식과 음료수 등이 있으므로 간단히 요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4. 화남DC마트 - 화도면 버스터미널 (화남DC마트 - 마니산청소년수련원 - 성공회 내리성당 - 화남DC마트)

*편의시설 : 식당 ? 화남DC마트 (간식 및 음료수 등), 화도면 버스터미널 (한식, 중식, 분식 등)

화장실 ? 화남DC마트, 화도초등학교, 화도농협



산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마니산 서쪽 자락, 상봉산과 마니산 사이를 걷는 이 길은 끝가지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도로라고 하지만 잘 닦인 산길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오가는 차가 꽤 드문 편이며 우거진 녹음이 주는 상쾌함은 상봉산에서의 산림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거기에 걷기 편한 길이 주는 안도감과 코스의 마지막 자락이 주는 성취감까지 겹치게 되어 정말 즐거이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여차리의 풍요로움은 화남선생의 눈에도 들어왔나봅니다.
화남선생이 그 넉넉한 들판에 취할 때, 백구는 고기그물을 보며 한 없이 짖어댔나 봅니다. 오랜 세월 함께 살며 친구가 된 줄 알았는데 왜 그물을 보며 짖어대는지 화남선생도 저도 퍽이나 궁금합니다.



마니산 청소년수련원까지 걷는 길은 멋진 펜션들과 목조 가옥, 장화저수지의 풍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입니다.



한 고비 넘어서 내려갑니다.
건축중인 절을 지나 내려가면 흉측하게 속살을 드러낸 채석장도 나옵니다.
지금에야 채석행위는 더 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하얀 속살이 보기만 해도 제 살 아프듯 아프기 그지없습니다.

모든 것에는 다 양면이 있는 법입니다만, 민족의 영산 중 하나로 꼽히는 마니산이니만큼, 저 모습이 쉬이 잊혀지지 않네요.



눈에 가득 들어오는 화도면의 풍경에 시선을 뺏깁니다.
이젠 정말 다시 돌아왔구나...하며 걷노라니 내리마을입니다.
지나갈 때와는 다른 풍경, 보는 곳에 따라 한 번 지나간 길, 몇 시간 전에 지나간 길이라고 생각치 못할 정도로 새롭습니다.

위의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걸으면 바로 성공회 내리성당이 나타납니다.



코스의 초반에서 만났을 때엔 구름이 가득한 하늘이었건만, 여기까지 돌아오느라 수고했다는 듯이 맑은 하늘 아래에서 그 소박한 정경을 여행자에게 보여줍니다.
위로 올라가 종을 살펴보며 잠시 고요 속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합니다.



길따라 내려가 다시 화도면 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도로로 내려옵니다.

내가 걸었던 길이 맞군요. 옆의 마니산을 보니 알 수 있습니다.



남아도는 힘을 과시하듯이 노래도 흥얼거리며, 지팡이를 휘휘 한 손으로 돌리며 농로를 따라 걷고 도로를 걸어 화도면 버스터미널로 돌아옵니다. 덥지만 않아도 이렇게나 체력이 절약되는구나.. 느끼기도 했답니다.

완주도장을 꾸욱 눌러담습니다.




7코스를 어찌 축약해서 설명해야 할 지, 지금도 어렵기만 합니다. 사실 낙조를 보러가는 길이라고 하지만 낙조를 보는 곳인 장화리 갯벌은 코스의 중간에 있기 때문에 회차형 코스에서는 전체를 걸으며 낙조를 즐기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취지를 살린다면 코스의 시작지점과 도착지점을 장화리 일몰조망점으로 바꾸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코스를 마치고 나서 잠시 기다려 낙조를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이상의 보람은 없을 듯 하니까요.
약간만 걸으면 장화1리 마을회관 앞에 정류소도 있으므로 대중교통과의 연계(운행 수 등)만 개선된다면 그렇게 바꾸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그런 것들을 떠나서 코스만의 만족도를 꼽으라 한다면 7코스의 만족도는 만점에 만점을 줘도 모자르지 않습니다.

내리마을이 주는 아름다움, 상봉산에서의 즐거운 트레킹, 그리고 서해의 갯벌을 보며 걷는 제방과 난코스이지만 원시림를 헤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북일곶돈대 구간 등.

마지막의 마니산 자락을 돌아 내리마을을 걷는 길은 7코스 종주에 대한 보답이기라도 한 듯 걷기 편하면서도 곳곳에 비경을 가진 길이었습니다.
초가을, 그 상쾌한 바람을 타고 트레킹을 시작하신다면 강화나들길 7코스가 어떨까요? 하늘이 높아지는 이 때, 이만한 코스도 드물지 않을까 합니다.


  • 그 장화리의 갯벌에 내려앉은 낙조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이틀 후 늦은 저녁에 다시 되돌아갔습니다. 과연 어떤 풍경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낙조가 지기 전, 이미 장화리의 제방은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저 제방 끝까지 가서 되돌아오며 그 낙조에 물든 길을 걷노라니, 아아 그래서 낙조보러 가는 길이구나 싶습니다.



갯벌을 따라 진흙놀음에 열심인 아이와 주변의 펜션에서 나온 가족과 연인들, 일부러 낙조를 보기위해 장화리를 찾은 사람들까지 모여 일몰조망대가 붐빕니다.

아예 깔개를 가지고 드러누워 온 몸에 그 낙조의 기운을 받으려는 청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낙조는 온 몸이 떨릴 정도로 찬란한 붉은 빛을 내며 가라앉습니다.

그 시간 동안 탄성과 환호는 고요로 바뀝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한숨이 터져나옵니다. 일몰을 보러오기를 잘 했다는 저마다의 한마디 씩이 더해져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제방을 채웁니다.

저 역시 그 기쁨에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카메라를 내려놓습니다.
오늘 날이 저물었다, 그 간단명료한 한 마디 외에 더 무엇을 붙여야 할 지 모릅니다. 군더더기가 전혀 없을 정도로 명확한 그 한마디만 가슴에 품고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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