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당진, 홍성, 예산군 등 4개 시군에 실핏줄처럼 이어진 320km의 트레일, 그 내포문화숲길을 담당하는 문순수 사무처장을 만나 내포문화숲길의 탄생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길 들이 모인 "한국 걷는길 연합"의 사무총장으로, 현재 한국의 길들이 가진 문제화 코리아둘레길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이야기해 보았다.
충남 예산군 가야산 자락, 그 아래에 위치한 덕산도립공원 사무소. 그 건물 2층에 내포문화숲길 예산 탐방센터가 위치해 있다.
"대한민국에는 3대 걷기 길로 불리는 곳이 있지요. 제주올레길, 지리산둘레길, 그리고 내포문화숲길..." 약 2년 전 인터뷰했던 진안고원길 정병귀 사무국장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를 울린다.
생각만 하던 시간도 이렇게나 또 흐르고 흘렀다. 충남 서산, 당진, 홍성, 예산군 등 4개 시군에 실핏줄처럼 이어진 320km의 트레일, 그 내포문화숲길을 담당하는 문순수 사무처장을 만나 내포문화숲길의 탄생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길 들이 모인 "한국 걷는길 연합"의 사무총장으로, 현재 한국의 길들이 가진 문제화 코리아둘레길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이야기해 보았다.
길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 그리고 길이 가진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 길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지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금 깊이 생각해 보았다.
(이하 로드프레스는 ‘ROAD’, 문순수 사무처장은 ‘문’으로 표기한다.)
ROAD : 먼저 내포문화 숲길의 시작에 대해 알고 싶다. 언제부터 길에 대한 구상이 시작되고 또 공식적으로 단체가 출범하게 되었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한다.
문: '길을 하겠다' 라고 시작한 것은 아마 2008년일 것이다. 그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그 전에 가야산을 중심으로 도청이 이전하는 등의 여러 일이 있었다. 그래서 내포문화권역 사업을 충남도에서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 추진하고 있었다. 당시의 사업이라는 것이 토목공사를 위주로 한 사업이다보니 이 가야산에서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 용현리까지 관통하는 도로를 낸다는 것이 첫 사업이었다. 그 사업에 대해 반대를 하기 시작하면서 내포문화숲길이 태동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야산 주변의 송전탑이 가야산을 지나 서산 해미쪽으로 세워진다던가, 산 주변으로 골프장이 들어선다든가 하는 큰 이슈들이 있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지역에 있는 스님 등 종교인들과 환경단체들이 모여 “가야산을 지키자!”라는 취지로 ‘가야산지키기 시민연대활동’으로 시작했다.
ROAD : 그렇다면 환경보전을 위한 시민활동이 이렇게 내포문화숲길로 커진 것인가?
문 : 그렇다. 그것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도로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포문화권의 문화자원을 연계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사업이 꼭 도로여야 하는가, 기존에 이용하던 길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런 길들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하는 대안을 찾았다.
그렇게 고심을 하다가 2008년 7월에 처음으로 걷기행사를 진행했다. 이 근처에 ‘수덕사’라는 큰 사찰이 있고 주변의 모든 절들도 수덕사의 말사니까, 스님들이 한 500여 분 모이고 신도분들, 환경단체 회원분들이 모였다.
지금 ‘남연군묘’가 있는 곳이 예전에 ‘가야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이다. 그 곳부터 폐사가 된 ‘보원사터”까지 절과 절의 흔적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스님들을 모시고 같이 걸었다. 그렇게 첫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 길을 어떻게 알릴까?’ 생각을 했다. 그때 서산마애삼존불이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것에 착안하여 “백제미소길로 명명을 하자!”하고 탐방로를 조성하는 합의를 이루어 냈다.
이런 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가야산 부근에 다양한 개발이 이루어질텐데 이 부분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심했다.
마침 우리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때에 지리산 둘레길도 각 구간을 연계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 곳은 ‘실상사’라는 절을 중심으로 스님들이 길을 연결하고 준비하고 계셨다. 그 때 그 분들을 만나고 많은 교류를 나누었다.
ROAD : ‘길은 결국에 만나게 되어있다.’는 말이 또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태동 초기부터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둘레길 두 곳이 인연이 닿았다는 것이 재미있다.
문 : 그렇다. 당시 산림청에서 2009년도에 ‘산림문화체험숲길’ 사업을 하기위해 공모를 진행하고 있었다. 12개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 때 그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시던 분이 이 곳을 걸어보고 난 후 “이 길도 한 번 공모에 넣어보라.”로 권유하여서 처음에는 “가야산 둘레길을 조성해보자.”고 시작했다.
그렇게 주변을 조사하고 노선을 선정하는 과정 속에서 가야산만이 아닌, 이 내포문화권역만이 가진 다양한 역사, 문화자원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내포문화숲길”이라는 이름으로 공모하면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ROAD : 내포문화숲길은 다른 길과는 달리 역사, 문화를 테마로 한 큰 주제의 길과 그 안의 다양한 코스들이 존재한다. 현재 내포문화숲길은 총 몇개의 테마와 몇개의 코스를 가지고 있는가?
문 : 처음에는 4개의 테마, 26개의 코스로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선 조정도 하고 테마도 하나 늘어 5개 테마로 변했다. ‘역사인물동학길’을 ‘역사인물길’과 ‘동학길’로 나누었다. 동학 테마를 별도로 구분하여 진행하고 있다. 현재 5개 테마에 30개 코스, 320km로 이루어져 있다.
ROAD :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사무총장님은 “내포문화권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 문화자원”이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내포문화권만이 가진 자원, 그것이 무엇인가?
문 : 먼저 이 길을 걷기위해서는 ‘내포’라는 곳을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삼한시대 이전부터 이 곳은 ‘마한’이라는 가장 큰 세력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곳이 (해양적으로)중국과 가깝다보니 그 이전부터 중국과 교류를 맺고 있었다. 중국의 문화들이 전수되는 곳이었고 삼국시대에서는 백제에 속하면서 중국과 일본으로 나가는 해양통로의 거점이었다.
또한 전남 영광지역이 ‘한반도에 불교가 최초로 들어온 곳’이라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은 사실 그 이전부터 민간에는 불교가 도래해 있었다. 가야산만 보더라도 이 ‘가야’는 불교에서 붓다가야, 즉 부처를 상징하는 산이다. ‘상왕산’의 ‘상왕’도 그렇고. 아까 말한 가야사나 보원사 - 보원사는 통일신라시대에는 ‘화엄십찰’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 가 위치해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불교가 융성한 지역인지 알 수 있다.
백제부흥운동만 보더라도 그 근거지가 되었던 임존성이 내포에 위치해 있다. 부흥운동을 이끌었던 흑치상지도 이 지역의 큰 토호세력이었다.
또 하나는 천주교도 이 곳에서 크게 꽃피웠다.
ROAD : 합덕 지역만 하더라도 한국 천주교의 산실이자 지금까지 천주교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 곳 아닌가.
문 : 그렇다. 경기도에서 먼저 천주교가 들어왔는데 이존창이라는 분이 충청도 지방에서 포교를 이끌었다. 당시 한반도의 천주교 신도의 50% 이상이 내포지역의 신도들로 이루어졌다. 중국에서 온 주문모 신부도 이 쪽 지역에서 활동하였고, 잘 알다시피 국내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도 합덕 출신이다. 이 쪽에서 많은 박해와 순교가 이루어졌다. 이 땅의 초대 천주교의 역사가 다 이 안에서 이루어졌다.
또 하나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동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
ROAD : 동학농민운동이라면 전북 고부, 즉 정읍이나 고창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지 않았는가?
문 : 당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때 동학 세력은 먼저 남접과 북접으로 나뉜다. 동학은 ‘접’을 중심으로 사람간의 연결을 이야기한다. 당시 이 지역이 북접의 중심이었다. 우금치 전투때 북접에서 호응해서 나아갔던 지역이 바로 이 지역이었다.
또한 윤봉길 의사, 김좌진 장군, 만해 한용운 선생님 등이 다 이 지역 출신이시다.
ROAD : 보통 일반적으로 걷기를 즐기는 이들이 생각하는 부분은 제주올레길의 경우 제주도 만이 가진 풍경을,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이 가진 산세 속에서의 그 삶, 산촌문화를 떠올리는데 내포문화숲길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굉장히 광범위하고 또 깊이 파고들게 되는 역사, 문화적 내용들이 다가온다.
문 : 우리는 시작부터 환경문제로 지역을 지키기 위해 출범했다보니 지역에 대한 정체성, 지역이 가지는 역사, 문화적 가치를 후손들에게 잘 넘겨주자는 것이 중점이었고 ‘길’은 그것을 연결하는 최소한의 방법론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길을 홍보한다던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ROAD : 방금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로드프레스로써 무언가 느낌을 말한다면, 정말 수 없이 많은 보도자료를 찾고 자료를 보고 하다보면, 정말 내포문화숲길만큼 ‘베일에 가려진 길’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문 : 하하하, 우리는 사실 “우리 길은 사람이 많이 안 와도 돼.”, ”사람이 더 옴으로써 지역사회가 더 개발이 되고 파괴가 될 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었다. 이게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간다고 하면 관광에 대한 또 다른 다양한 시설, 인프라를 요구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개별적으로 찾아와 걷는다면 모를까, 단체관광 등을 이 길에서 추진하지는 말자는 입장이었다.
사실 지금은 이것이 하나의 딜레마다. 행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입장에서는 수치화 할 수 있는 결과, ‘즉 관광객이 얼마나 왔는가, 언론에 얼마나 노출이 되었는가’ 등을 보여주기를 원하는데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해 오지 않았으니까. 그러면서 길을 유지, 관리할 지원은 항상 요구를 하니 아마 난감할 것이다. 하하하.
이런 홍보물도 2015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권역 시, 군이 모여 콘텐츠 개발 사업부분을 진행하면서 이런 부분을 찍어내고 만들어냈다.
사실 이번에 테마가 바뀌어 다시 만드는 부분이라던가 이정표 등을 바꾸는 부분도 시간이 참 많이 걸린다.
우리가 이렇게 홍보가 약하다보니 최근에 와서, 2016년도부터 완주 프로그램을 해보자, 하며 트레킹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맞아들일 준비를 했다. 그리고 주로 이 지역의 역사, 문화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노선관리 등도 이 지역을 관리하고 잘 지키기에 이 지역을 개발하려면 우리와 사전에 협의와 논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갔다.
ROAD : 이 내포문화숲길 예산 센터 사무실을 보면 여러 분이 함께 이끌어가시고 계신데 내포문화숲길의 행정적 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문 : 업무지원팀, 교육팀, 노선관리팀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4개 시, 군이 함께 한다. 서산, 당진, 예산, 홍성 등 각 시, 군별로 센터가 하나씩 있으며 각각 길에 대한 관리와 교육 프로그램 사업등을 진행하고 있다.
ROAD : 현재 내포문화숲길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엇인가?
문 : ‘숲길체험 프로그램’으로, 산림청의 숲길교육 프로그램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이 있다. 기존에 숲 체험을 생각하면 나무를 가지고 놀거나 숲을 걷는 정도로 그쳤지만 우리의 경우는 이 숲을 길과 연결하고 길 안의 역사, 문화 자원들을 융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 교육청, 지역 교육청과 연계해서 역사문화교육도 진행하고, 캠프도 진행한다. 또한 작년부터 충남도의 지역환경교육시설로 지정을 받아서 환경관련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ROAD :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 및 행사 등은 내포문화숲길 홈페이지(http://www.naepotrail.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가?
문 : 그렇다. 또한 요청을 하면 우리 프로그램 계획에 대해 안내해주기도 하는데 요즘 코로나19때문에 다 미뤄져서...
ROAD : 하하하, 그건 참 어쩔 수 없는 문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산길 등에 대한 내포문화숲길의 전체적인 난이도다.
많은 이들이 종주하지 못한 이유가 사실 너무 다양한 지역내의 방대한 구간일 수 있겠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런 기록 자체가 많지 않아 꽤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문 : 난이도가 개인마다 편차가 있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일반인 기준으로 한다면 '중'에서 '중상' 정도?
지리산둘레길과 비슷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체감하는게 다를 것이라 본다. 600m급의 산이더라도 400m까지 올라가서 진행하는 구간들도 있고…
천주교 순례길 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무더위에 취약한 구간들이 많다. 코스간 거리도 16~20km정도 되니 그런 부분들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 오지 않으면 쉽게 도전하기 힘들지 않을까 한다.
또한 제주도는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관광지의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지 않은가? 우리 길은 그런 부분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지리산 둘레길처럼 지리산이 가지고 있는 명산의 매력도 우리는 덜한 편이고. 진안고원길처럼 백패킹을 하면서 고원을 연계하여 산길만 쭈욱 가는 구간도 없고… 우리도 ‘참 애매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특징을 잡는다면, 단거리에서 그래도 쉽게 도전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그리고 ‘알고 걸으면 재미있는 길’이라는 것을 꼭 부각시키고 싶다. 그런 부분으로 도전해 보는것은 어떨까?
우리가 테마를 나누고 코스를 잡은 이유를 생각해 보자. 그 길 안에는 얼마나 다양한 역사, 문화 자원들이 있는가? 그것을 먼저 공부하고 걷는다면 체감할 수 있는 깊이가 굉장히 커질 것이다.
ROAD :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종합해 걷는 부류를 두 부류로 나누겠다. 가족이 함께 역사, 문화를 보며 걸을 수 있는 길, 그리고 트레킹 마니아가 도전할 수 있는 길. 이 두 가지로 내포문화숲길을 추천을 한다면 어떤 구간이 떠오르시는지?
문 : 가족이 함께 걷는다면...원효깨달음길 5코스이다. 지금 우리가 인터뷰하는 가야산 도립공원, 내포문화숲길 예산 센터에서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 고풍리 안내센터까지 걷는 길이다.
완만하게 넘어가는 길이며 반대로 걸어올 수 있다. 그렇다면 덕산온천 등에서 쉴 수 있고, 계곡도 즐길 수 있고. 역사,문화 자원도 풍부하다. 영화 ‘명당’에 나오는 남연군묘를 직접 볼 수 있고 서산마애삼존불, 보원사지 등을 만날 수 있다.
힘든 도전을 즐기려 하신다면 가야산을 종주하는 코스가 있다. 1, 2, 3, 5코스를 보면 가야산을 중심으로 원점 회귀가 된다. 가야산 구간들을 통과하는 구간으로 우리도 여기에 2박3일 정도로 일종의 ‘울트라 코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접목해볼 구상을 가지고 있다.
ROAD : 함께 구상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로드프레스에서 진행하는 한국고갯길 투어(KHT TOUR) 행사를 진행해 볼 수 있기도 하다. 한번 구상하고, 실제 답사해 보면서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문 : 매우 좋다. 1박 2일, 혹은 2박 3일 등의 코스가 나올 것으로 본다. (지도를 보며) 또 하나는 원점회귀형은 아니지만 오서산에서 출발해 임존성을 지나 예산군까지 오는 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ROAD : 거의 산 능선으로 이루어진 길로 보인다.
문 : 그렇다. 모두 능선이고 임도를 따라 연결된다. 백제부흥운동의 중요 거점등을 모두 지나는 길이다. 최근 예산군에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코스를 그 쪽으로 빼게 되었는데 그런 부분도 다 집어넣을 수 있다. 이 코스도 넉넉히 2박 3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부분도 저희가 작년부터 구상을 하고 올해 5월부터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코로나 19때문에 모두 미루어졌다.
이게 금북정맥에 속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런 코스를 열어놓으면 와서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ROAD : 이렇게 조성을 마치고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가고 있으니 너무 마음에 든다. 그래도 현재 내포문화숲길을 진행하며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고민이 있을 것 같다.
문 : 짜임새 있게 조성해 나가는 단계다보니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다. 또한 우리 길이 도심도 아니고 완전한 오지도 아니다. 시골마을이 조금씩 있는데 이런 곳에 숙박시설이 없다. 그렇다고 교통환경이 원활하지도 못하다.
장거리 트레일인데 원점회귀가 되지 않으니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연계하여 해결할 것인가가 참으로 고민이다.
걷는 이들이 금요일 저녁에 와서 토, 일요일 걷고 올라간다고 생각할 때, 서너개 코스를 한 번에 엮어서 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마을에 백패킹이나 숙박 등을 할 수 있도록 그런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ROAD : 로드프레스에서도 한국고갯길 행사(KHT TOUR)를 진행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이 그런 1박 이상의 걷기행사를 할 때 숙박, 야영할 수 있는 곳의 확보 문제였다. 아무리 길이 좋더라도 최소한의 야영을 할 수 있는 시설(물, 전기, 화장실 등)이 갖추어진 곳을 구하지 못한다면 걷기행사를 할 수 없었다.
진안고원길의 경우 3박4일, 7박8일 종주 등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진안군은 면마다 체련공원 등이 참 잘 조성되어 있어서 협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컸다.
문 : 사실 내포문화숲길의 경우 그런 시설도 시설이지만 가야산권은 사찰들이 많다. 그런 주요 사찰들을 활용해볼까 한다. 많은 사찰 스님들이 또한 내포문화권역의 환경, 역사와 문화 지킴이를 하시는 분들이라 사찰에 협조를 얻어 그런 공간을 만들어볼까 한다. 물과 화장실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부분만 사용할 수 있더라도 충분히 백패킹이 가능하지 않을까.
마을에도 그런 공간들을 확보하기위해 앞으로 협의해 나가려고 한다. 이런 각 지역의 내포문화숲길 센터들이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해서 거점들을 확보하고 연계할 수 있다면 장거리 걷기가 내포문화숲길에서 활성화되지 않을까.
ROAD : 로드프레스가 언론사다 보니, 기사나 칼럼 등을 통해 줄곧 이야기해온 것들이 길만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이어 걸을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사람들이 그 길에서 오랫동안 체류하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길에 대한 체계적 관리는 기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 : 우리가 길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길을 걷는 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길이 만들어지고 이대로 나아간다면 길은 모두 죽어갈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많은 길들이 죽어가고 있다.
지금도 충청남도만 보더라도 7~80개의 길이 있다. 총 길이만 1,500~2,000km 가까이 된다. 그 중에서 관리가 되는 길은 정말 극소수이다.
문체부에서 코리아둘레길을 만들지않았나? 현재 우리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가보면 “이 것을 길이라고 내어놓았나?”하고 놀랄때가 많다. 이런 길에 “코리아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것이 한없이 창피할 정도이다.
아무 고민없이 선만 이어놓으면 그것이 길인가? 이런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길을 만든다면 이것을 관리, 운영할 수 있는 주체를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 그대로 지자체에 맡기면 그 역시도 관심이 없어지고 방치되고 사라지게 될 수 있다.
우리나 지리산둘레길, 제주올레길 등 관리할 수 있는 단체가 있어야 한다. 권역별로 통합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ROAD : 말씀을 듣다보니 길을 지키고 관리하는 입장에서 본 냉철한 시선과 비판이 기자 입장에서는 정말 통쾌할 정도로 날카롭게 느껴진다.
현재 한국의 ‘둘레길’ 문화는 해외의 ‘트레일’ 문화와는 상당히 다르게 발전되어 왔다. 즐기는 방식, 길을 운영, 관리하는 방식, 심지어는 그 안에서 길을 느끼고 힐링하는 방식까지도.
길을 사랑하는 한 개인으로 봤을때 한국의 둘레길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문 : 걷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길을 만들어졌다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길들이 활용되고 있지도 않고. 이런 큰 문제 외에도 우리는 참 ‘주고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구나...하는 것을 느낀다.
걷기동호회 같은 경우 “그래, 우리가 가서 걸어주면 뭘 줄래? 뭘 해줄래?”같은 부분이 많다.
우리는 주말걷기를 할 때 참가비를 받는다. 혹은 그 단체를 후원할 수 있는 후원회에 가입을 요청한다. 그래야 그 길을 걸을 때 참가하는 이들도 연대의식이 생기고 함께 그 길에 대해 논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또 하나, 너무 고급화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자체나 중앙정부에서 ‘길’을 보는것을 보면 말그대로 관광산업의 하나로 본다. 외국에서 몇 천 km의 트레일을 걷거나 산티아고 순례길, 시코쿠 순례길 등을 걸으며 함께 고생하고 느끼며 이야기하는데 우리 둘레길에는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 안타깝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걷는 이들이 찾아오는게 지역민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한다.
ROAD : 그렇다면 사무처장님은 내포문화숲길이 어떤 길로 남게 되길 바라는가?
문 : 우리는 엄청난 자연풍경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저 여기와서 ‘쉼’을 느끼고 가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찰도 많고 문화유산도 많으므로 하나하나 걷고 보며 쉬어갔으면 좋겠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장점도 있으므로 큰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지방을 오가면서 잠시 들러 걷고 쉬어가는 공간으로 남고 싶다.
ROAD : 지금까지 내포문화숲길 문순수 사무처장님의 입장에서 내포문화숲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방향에 대해 들었다.
이제는 ‘한국 걷는길 연합(한길연)’의 문순수 ‘사무총장’님과 이야기 하려한다. 먼저 ‘한국 걷는길 연합’(이하 한길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문 : 한길연은 가장 처음 한국에 길을 만들었던 이들, 제주올레길, 지리산둘레길, 인천둘레길, 대구둘레길, 강릉바우길, 여주 여강길, 진안 고원길 등 일고여덟명이 모였다.
당시 길이라는 것에서 다들 정확히 확립되지 않은 부분에서 서로 생각을 나누고 의견도 교환하는 하나의 ‘길 모임’이었다. 그러다가 점점 다양한 길이 생기고 각자 운영하는 단체로 발전을 하면서 이어져 오다가 2017년도 즈음부터 고민이 있었다.
“길에 대한 체계적 운영, 관리에 대한 모델을 만들고 관련 된 부분을 걷는 길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해서 관리되도록 하자. 그리고 구분을 정확히 두자, 국가에서 운영하는 트레일,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트레일, 지역단체에서 운영하는 트레일 등. 그리고 걷는 길, 걷는 문화에 대한 확산을 제대로 만들어가자.”고 서로 의견을 모은 후 2018년도에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 법인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ROAD : 현재 한길연에서 하고 있는 길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문 : 각 길에 대한 모니터링과 운영관리, 방향성에 대한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 그리고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을 했다. 우리 회원단체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길들까지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러한 길이 제대로 관리 운영될 수 있도록 걷는 길의 관리에 대한 법제화에 나섰다. 이로인해 과거 원혜영 의원과 최근 위성곤 의원 등이 법제화를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길을 관리, 운영해 나가는 분들이 상당히 어려운 것을 알고 있지 않나. 하하하.
그리고 한길문(한국의 길과문화)에서 코리아둘레길 모니터링 사업에 대한 부분을 수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모니터링을 정말 제대로 해서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자고 다짐하고 있다.
ROAD : 로드프레스에서도 한길연의 모니터링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크다. 한길연이라는 단체의 총장을 맡으면서 정말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문 : 최근 한 3~4년 전부터 길 단체들이 많이 위축이 되어있다. 군산을 보라. 군산 구불길은 시의 지원이 끊기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시 축제 같은 경우에나 근대화길 일부 구간만 잠시 알려질 뿐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사라지는 부분들을 보며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여주 여강길처럼 제대로 시의 지원을 받으며 조례안을 만들고 운영되는 길을 볼 때는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부분들을 모두 고민하고 아우러 가고 있다.
ROAD : 참으로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 현재 한국에서 관리되는 거의 모든 길들이 한길연에 소속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한길연 총장이 아닌 그 한길연에 속한 여러 길들을 걸어 본 ‘걷는 이’의 입장에서 봤을때 풍경이 참 아름다운데 사람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안타까운 길이 있다면 어떤 길들이 있는가? 추천해달라.
문 : 제가 가봤던 길 중에선 외씨버선길이 참 괜찮은 길이었다. 영월군 김삿갓면에서 시작되는 멋진 길이다. 인제천리길도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여강길도 괜찮다. 남한강 따라서 걷는 그 구간은 한길연에서 서너차례 같이 걸었던 것 같다.
군산도 상당히 좋은데… 지금 쇠락해서 너무 안타깝다.
ROAD : 우리도 바로 2주 전 군산행사 예정일이었다. 군산 구불길과 월명공원, 은파호수 등 녹지를 엮어 코스를 만들었는데 “내가 아는 군산이 완벽히 사라졌다. 이런 풍경이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더욱 그런 길들에 대한 안타까움 등을 많이 느끼실 것 같다.
문 : 그렇다. 현재 한길연에서 주로 코리아둘레길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모니터링 업무를 하며 '이 코리아둘레길이 어떻게 계획되었는지 정확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보통 중앙에서 ‘길’을 조성한다고 하면 지자체에서는 ‘호기’가 왔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많은 길을 그 안에 넣으려 한다. 그것이 코리아둘레길의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내포문화숲길 전체를 코리아둘레길로 넣는다고 생각해보라. 서해안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중간에 내포문화숲길을 걷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 그 내륙을 다돌고 가야한다. 거제도를 볼까? 거제도의 해안선 하나하나, 작은 곶 하나하나 다 들어가서 돌아야 한다.
이게 국가 트레일, 국제 트레일이 되어야 한다면 이것은 굵은, 하나의 거점과 거점을 엮는 선으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메인 경로 주변에 있는 별도의 세세한 트레일을 걸어보는 것은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게 낫지 않을까? 4,600km의 거리를 다 돈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가? 게다가 해안을 따라 형성된 길이다.
우리나라는 ‘무슨 길이 뜬다.’하면 확 몰려들었다가 쉽게 식는다. 이런 ‘코리아둘레길’을 통해 해안과 상관없는 내륙의 수 많은 길들에 대한 관심은 또 얼마나 식을 것인가?
또한 관리에 대해서 다시 말해보자. 코리아둘레길 자체가 거대한 예산을 들여 기획한게 아니라 기존의 길들을 잇는다는 기획으로 진행되었다. 길과 길에 대해 선만 그었다. 그 길들이 얼마나 제대로 관리되고 유지되는지는 놓친채 말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피해는 걷는 자의 몫이다.
우리가 모니터링을 하다보면 “도대체 이 선을 그은 사람은 이 길을 어떻게 갔을까? 사전에 이 길을 찾은 사람은 어떻게 갔을까?” 의문이 든다.
전혀 길이 없는 풀숲이 우거진 산이 있기도 하고, 데크를 따라 주욱 가다보니 2~300m 거리의 구간에 아예 길이 없다. 단절되어 있다. 그런데 gps상에는 선이 그어져 있다. 이런 부분을 도대체 얼마나 확인하고 구간을 만든걸까?
(한참 침묵후…)
이대로는 안된다 싶었다. 정말 이대로는 안된다. 그렇게 길을 잘 알고 기획해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만들면 그 다음 따라가는 이들은 실제로 그 구간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에 마주치게 된다. 이런 길로 무슨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 한다는 것인지?
노선도 20~30km씩 해안가, 그늘이 없는 길이 서너 코스씩 이어진다. 이게 걷기 좋은 길일까?
물론 우리가 하는 모니터링이 그런 부분에 대한 조사, 그리고 대안 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큰 틀 안에서 과연 얼마나 바뀔 것인지…
이번에 전남 모 구간을 120여 km를 걸었다. 그야말로 해안선을 따라 걷는데 총 5개의 구간을 걸었는데 “좋다”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 딱 한 구간이더라.
해안을 따라 둘레로 걸어야 하니 다른 대안이 없이 그저 무작정 바닷가 포장길만 걷는 것이다. 화장실도 거의 없고 쉬어갈 곳도 거의 없고… 나중에는 짜증이 나더라. 평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게 걷기 힘든 길이다. 난이도? “매우 힘든 길”.
2km, 3km면 넘어갈 수 있는 길을 그렇게 해안선으로만 구불구불 확정해 놓았으니…
내년에 서해랑길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끝난다고 하는데, 길이야 두루누비에 그어진 대로 딱 올리고 "가십시오!" 하면 가기야 하겠지.
맨 처음 한국관광공사나 문체부에 이야기 할때, 올해 모니터링 사업이 아니라 관리 운영 사업을 공모해야 한다고 했다. 해파랑길도 마찬가지고. 그 길이 운영, 관리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게다가 기존 길들, 그 길을 운영, 관리하는 주체들에 대해서 코리아둘레길에 대한 어떤 협의나 논의가 없었다. 기존 길의 안내체계에 대해서 어떻게 활용한다거나 하는 논의도 없이 그저 그 길들 위에 스티커만 삐까번쩍하게 붙여놓으면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것인지.
ROAD : 한길연에서 이에 대한 대안을 충분히 생각하고 논의했을 것 같다.
문 : 사실 예를들어 진안고원길에서는 주변의 길들, 전북 구간들에 대해 ‘진안고원길이 관리,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사단법인 숲길은 ‘전남 구간들에 대해 관리 한다는 생각’으로 그 길을 들여다보고 모니터링 하자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나중에 가서는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각 지역에 대해서 그 길, 구간에 대해 종합 관리, 운영될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길 단체가 발전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길이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걷는 길’에 대해서, 법제화도 중요하겠지만 문체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처럼 길을 관리할 수 있는 중앙기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중앙기관에서 광역이건 권역이건 지역센터를 두고 책임지고 운영, 관리하게 되어야 할 것 같다.
ROAD : 앞으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길을 걷는 문화도 많이 달라지게 될 것 같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문 :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걷기 축제, 걷기 행사를 하게 되면 다들 모여서 특정한 날에 특정한 코스를 걸었다.
하지만 이런 비대면 관광에서는 어떤 기간을 설정해 두고 그 기간 안에 어느 코스를 가던지 자율로 맡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를 걸어도 좋고 어느 길을 걸어도 좋고. 어떤 목표치만 달성하면 개별적으로 와서 상품 등을 받아가면 될 수 있도록. 이렇게 된다면 오히려 점차적으로 전체 코스를 걷는 이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올해 작년대비 내포문화숲길 방문자가 25~30%가 늘었다. 걷는 길은 언택트 관광에 있어서 분명히 하나의 여행 대안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ROAD : 마지막 질문이다. 문순수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좋은 길’의 모습은 무엇일까? 단순히 ‘잘 조성’된 길이라는 것이 아닌, 이상적인 길의 모습 말이다.
문 : 내게 있어서 ‘잘 조성된 길’이라는 것은 마을 주민들이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언제나 올라가서 걸을 수 있는 길.
주변 마을,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그 길은 누구도 이용할 수 없는 길이다. 그런 걸음들이 활성화 되어야 길이 생명력을 가지고 그런 길들을 이어나가는 것이 길을 만든다는 길이다.
그래서 나는 의외로 도심속의 녹지 길들을 좋아한다. 북한산둘레길, 사울둘레길, 군산 구불길도 그렇고. 그렇게 물 한병 챙겨서 반나절이건 한 나절이건 걷다가 돌아올 수 있는 가까운 길… 그런 길이 난 아직도 좋다.
ROAD : 지금까지 긴 시간, 질문에 너무나 친절히 답변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문 : 감사하다. 로드프레스의 발전을 기원한다.
길에 대한 확고한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각오와 행동이 결국 현재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이 땅의 둘레길 들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하루에도 여러 개씩 쏟아지는 새로운 길 조성에 대한 기사들을 보노라면 지난 수 년간 "길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본 일이 있는가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하나 둘씩 죽어가고 사라져가고 잡초로 뒤덮여 가는 길은 현재 살아있는 길의 수십 배에 이른다.
내포문화숲길을 통해 그 길의 시작을 지역의 환경보호와 역사, 문화자원 연계로 시작한 조금은 독특한 출발, 그래서 가진 내포문화숲길만의 시선과 행동은 지금까지 길을 잘 지켜오고 유지, 관리해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 그 원동력을 토대로 새롭게 뻗어나갈 내포문화숲길의 힘찬 발걸음과 한길연을 통한 전국적인 걷기 문화의 새로운 정립, 기존 길에 대한 유지 관리에 대한 제언들을 기대한다.
그런 하나하나의 행동과 시선이 모여, 결국은 '정말 걷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나갈 것이라 믿는다. 부디 시간이 오래 걸릴지언정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그런 믿음을 주고자 이 로드프레스도 존재하는 것 아닐까.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문순수 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님, 자료를 주신 내포문화숲길 관계자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