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지형을 보며 강하게 머리를 치는 충격을 받았다.  천보산과 칠보산을 이은 천보산맥을 확인하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녹지인 양주시의 명산 도락산과 불곡산을 확인한다. 그 답사와 기록이 쌓여가며 다시금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경기 북부의 천혜의 트레킹 자원이 가진 가능성에 놀라게 된다.

양주시.

낯선 이름이다. 혹자는 중국에 있는 지명 아니냐고 묻는다. 중국에도 있다. 장쑤성의 양저우(揚州)시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한국에도 양주(楊州)시가 있다. 옛부터 버드나무가 많았다 하여 '버들 楊'이 붙은 이 도시는 고려 시대에 현종이 직접 지은 이름이며 '경기'라는 지명(경기도의 그 '경기'이다.)과 함께 탄생한, 까마득하게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명이다.

<양주관아지. 저 멀리 천보산맥이 보인다.>


지금의 구리시, 의정부시, 동두천시, 남양주시, 연천군 전곡 일대, 서울의 노원구, 도봉구, 중랑구, 광진구와 고양시 일대가 고려시대에는 모두 양주에 속한 땅이었다. (현재에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양주목사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에 비해 조금은 면적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양 위에 붙은 커다란 땅이었고 "목"의 품계를 가진 곳이었다. 그래서 양주를 다스리는 이는 "양주목사"의 관직을 받았다.
오늘날의 양주시는 서울 위에 위치한 의정부와 맞닿아있으며 동쪽으로는 포천시가, 북쪽으로는 연천군이, 서쪽으로는 파주시와 고양시가 위치해 있다. 전철로 수도권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아직은 많은 이들에게 그 풍경이 알려지지 않은 곳, 관광이나 여행보다는 경기 북부에서 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군복의 추억으로 더 남는 곳이다.




많은 이들이 트레킹, 특히 백패킹을 동반한 1박 이상의 장거리 트레킹을 준비할 때 여러가지 고민으로 삼는 부분들은 보통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1. 주말이나 연휴에 쉽게 홀로 갈 수 있도록,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편히 갈 수 있는 길인가?

  2. 이왕이면 전철로 이동이 가능한가?

  3. 출발지와 도착지가 동일한, 원점회귀형 코스로 자차 이동시 부담을 덜 수 있는가?

  4. 다른 이들이 가지 않은,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인가?

  5. 중간에 식당, 편의점 등 보급이나 식사를 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충분한가?

  6. 충분한 녹지비율과 조망점, 난이도 등이 잘 어우러져 도전과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코스인가?

  7. 기본적 시설을 모두 갖춘 야영지가 코스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는가?



하나하나의 조건에 부합되는 곳은 수도권 내에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빠짐없이 다 갖추고 있는 곳을 찾기란 정말 쉽지 않다. 찾다가 포기할 때 즈음 드는 생각은 '그렇다면 그런 코스를 기획하고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이제와 고백하건데 필자는 양주시에서 십여 년 넘게 살아 온 사람이다. 그리고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뒤로 저 멀리, 마치 병풍처럼 펼쳐진 긴 산맥을 바라보며 "참 멋지긴 하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보이는 단지 앞 저 멀리의 산을 보며 "저긴 무슨 산이지? 언제고 한 번 가 봐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위에 열거한 조건들을 곱씹어보면서 혹여 그 산맥과 앞에 보이는 산 들을 잇는다면? 만약 그 시작지점에 대중교통(지하철역)이 위치한다면?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가장 먼저 위성지도로 지형을 내려다보았다.

<천보산, 칠보산과 도락산, 불곡산 - 네이버 지도, 국토지리정보원>


우측의 반원형을 그리는 구간, 그 기나긴 능선을 확인하고 좌측의 도락산과 불곡산을 확인한다. 전체적인 지형을 보며 강하게 머리를 치는 충격을 받았다.
이후의 진행은 일사천리처럼 시작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형에 대한 실제적 답사와 가능성이다. 1주일여의 시간을 들여 다양한 루트로 실제 답사를 하고 또 이어본다. 그리고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 코스를 수정하고 또 편집했다.
<고개와 고개를 잇는 능선의 조망은 더 없이 훌륭하다.>


그 와중에 만난 여러 고개의 이야기도 하나같이 재미있다.

흰 차돌이 많았다는 백석이고개는 또 한 편으로는 호랑이로 인한 호환이 많은 고개라 백 명이 모여 넘어야 했다고 하여 백석이고개라 하며 대동여지도에도 회암령이라 나온 투바위고개와 왕이 어등산을 오르고 이 쪽으로 내려왔다는 어하고개, 천보산과 칠보산을 길게 이어주는 장림(長林)고개 등 하나같이 한국고갯길 투어(KHT TOUR)를 더욱 가치있게 할 콘텐츠 들이다.

천보산과 칠보산을 이은 천보산맥을 확인하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녹지인 양주시의 명산 도락산과 불곡산을 확인한다. 그 답사와 기록이 쌓여가며 다시금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경기 북부의 천혜의 트레킹 자원이 가진 가능성에 놀라게 된다.

<천보산의 능선을 따라 숲 내음 가득한 그 길>


현재 로드프레스는 차후 상시로 기획한 A코스와 7월 4~5일, 1박 2일간 대회를 여는 B코스를 준비하고 있다.

"양주마루금길"이라는 이름하에 "천보산맥마루금길", "산그리메마루금길"로 이어지는 그 1박 2일의 코스는 난이도와 힐링, 온전한 숲의 능선이 주는 아름다움과 편의시설 등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수도권에서 참으로 보기 힘든 명품 코스가 될 것이다.

로드프레스에서 온전히 기획하고 내어놓는 첫 걸음, 양주시의 "양주마루금길" 행사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한국고갯길 투어 (KHT TOUR) in 양주 행사 신청 > https://sopoong.ramblr.com/web/event/view/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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