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 4코스는 강화도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모두 담은, 그러면서도 그 하나하나가 걷기 쉽고 배분이 잘 된 길이다. 숲과 마을, 해안을 따라 걷는 각각의 코스는 그 배분이 놀랄만큼 효율적이다. 마지막에 만나게 될 낙조는 강화도에서의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



강화나들길의 4코스는 해가 지는 마을길입니다.

3코스의 종점인 가릉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가릉을 지나 진강산의 서쪽자락을 걷습니다. 정제두묘를 따라 도로로 나와 하우약수터를 지나 건평리 마을로 접어듭니다. 건평리 마을을 통화하여 건평항에서 해안길을 따라 외포항까지 걷게 되지요.

외포항 인근에 위치한 망양돈대에서 코스는 끝나게 됩니다.

전체길이는 11.5km, 소요시간은 넉넉히 3시간 30분 정도입니다. 해가 지는 마을길이므로 외포항 가는 해안도로와 망양돈대 등에서 낙조를 감상하려면 시간을 잘 예상해서 가는 것이 좋답니다.

*낙조를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작은 팁은 낙조 구간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4코스는 건평리 마을 초입에 작은 가게가 하나 있으나 문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는 외포항까지 가야 편의점 등이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릉주차장 ~ 정제두묘 구간 (가릉주차장 ? 가릉 ? 갈멜산기도원 - 정제두묘)

*편의시설 : 식당 ? 없음

화장실 ? 가릉 주차장, 갈멜산기도원



다시 만나는 가릉 주차장이 반갑습니다.

진강산의 수려한 모습도 그대로이지요. 이전 코스의 마지막에서 다음코스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길은 강화나들길 전체에서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 반가움은 더합니다.
예전 코스에서 흘린 구슬땀과 마지막 발걸음이 바로 엊그제인데도 '그땐 그렇게 힘들었지...'하는 추억에 잠기게 되네요.

4코스의 시작 스탬프의 잉크가 완전히 말랐습니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예비 스탬프가 도장함에 있습니다. 도장함을 열어 4코스의 안전한 완주를 바라며 꾸욱 누릅니다.

며칠 전 3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가릉에 도착한 후 주차장을 향해 가쁜 숨을 내쉬며 내려왔던 그 길, 완주의 기쁨에 겨워 쉽게 보이지 않았던 그주변 풍경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피었구나, 이렇게 환영하는 리본이 이마를 스쳤었구나... 그때는 미처 알아채지 못 해 미안한 마음에 눈에 가득 담아봅니다.

가릉에 도착하니 4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 표식이 반기네요.

그리고 3코스에 이어 4코스가 연결되는 것을 표현한 듯 한 함민복 시인의 글귀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그렇지요. 물론 3코스와 4코스는 친척을 넘어 형제자매라 봐도 무방합니다.

가릉의 옆에 난 길을 따라 걸으면 진강산의 남서쪽을 돌게 됩니다.
3코스와는 반대로 4코스는 시작부터 숲길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난이도는 매우 쉬운 편이니 지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숲길을 잠시 따라가면 논을 지나 다시 산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 논자락의 길이 매우 미끄럽고 잡초가 우거져 있습니다. 발 아래를 잘 보며 걷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관리측에서 제초를 해 주면 좋을 듯 한데요.

갑작스런 여행객의 출현에 놀랐는지 풀에 발을 디딜 때마다 방아깨비와 여치 등은 도망치기 바쁩니다. 반갑잖은 기색이 역력하네요.



숲길을 따라 걷다 갈래길이 나옵니다. 잘 찾아보면 내리막이 아닌 오르막에 표식이 있습니다.

표식대로 다시 산을 거슬러 오르면 '하동 정씨 선산'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이렇게 분홍색 화살표가 나옵니다. 당연히 갈멜산기도원 방향으로 가야겠지요.
여기에서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갈멜산 기도원 방향으로 약간 걷다보면 이렇게 묘소를 옆에 두고 걷게 됩니다.
정말 자연스럽게 산길이 직선으로 나 있어서 그 길을 따라 한 참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약 10분 이상을 올라가며 '리본 표식이 떨어졌나?'하는 의문을 가졌는데요,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다시 내려왔습니다.

위의 저 묘소의 직전에 왼쪽으로 잘 보이지 않는 숲길이 있습니다. 그 길로 내려가야 합니다.



리본 표식을 잘 찾아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3코스 구간에서는 이렇게 자칫 헷갈릴 수 있는 곳이 크게 두 군데가 있습니다.


가릉에서 갈멜산기도원까지의 숲길은 태고의 자연이 숨 쉬는 듯한 아름다음이 가득합니다.

앞선 1~3코스에도 많은 숲 구간이 있습니다만 1코스의 은수물약수터에서 북문까지의 호젓한 길과 더불어 이 가릉에서 갈멜산기도원까지의 산길은 정말로 인상적인 구간입니다.
북문길이 멋지게 솟은 전나무, 소나무 사이로 맑은 공기를 들이키며 삼림욕을 하듯이 걷는다면 이 길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우거진 산세 사이를 통과하며 그 자연 속으로 숨어드는 듯 한 길입니다.


중간에 이렇게 작은 개울을 만납니다. 돌을 조심스레 밟으며 개울을 건너는데 물과 이끼, 젖은 낙엽 때문에 많이 미끄럽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맞은 편에 발 디딜 때에도 진흙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세요.



쓰러진 나무가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아치도 지나게 됩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오가는 이 찾기 힘든 숲길이지만 두려운 마음보다는 온전히 이 길을 다 가진듯 한 만족감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경사가 높은 오르막과 내리막도 거의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이므로 산행 내내 쾌적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거진 나무가 만든 천연 터널을 지나면 갈멜산기도원까지 거의 다 온 셈입니다.

날씨는 무더운 여름이라지만 나무가 주는 그늘과 숲이 주는 청량감은 쉽게 숲을 나오기 싫을 정도입니다. 1코스의 북문까지의 길에서 느꼈던 것 처럼 길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는 구간이랍니다.

숲 터널을 지나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이 갈림길에서는 리본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오른쪽 나무에 매달려 있습니다.

갈멜산기도원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본 건물은 아니고 전체 건물의 일부입니다. 갈멜산기도원은 그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기도원을 따라 올라가거나 하지 않고 입구의 도로를 따라 내려옵니다.



여기에서 두 번째 헷갈릴 수 있는 구간이 나타납니다.

4코스를 걷다가 최초로 만난 이 도로에서 흔히 바로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 쉽습니다.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서도 그 도로의 길이 등이 애매하게 나타나지요.

사진을 잘 보시면 우측의 나무 사이로 표지판이 작게 보입니다.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물론 큰길까지 내려간 후 도로따라 올라가도 정제두묘를 만나게 됩니다만, 정해진 코스에 따라 가는 것이 우선이지요.)



이 숲길은 정제두묘까지 이어지며 그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물론 길지 않은 숲길이라고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자연이 놓은 아름다운 소품들은 언제나 피로를 깨끗이 씻어주는 묘약입니다.



정제두묘에 닿습니다.

정제두 선생은 1649년에 한양에서 태어났으며 조선 후기, 양명학의 사상적 기반을 만든 인물입니다.
학문과 인품이 높아 무려 30여 차례나 조정 신하들의 천거로 관직을 받았으나 거의 다 거절하고 학문에만 몰두하던 올곧은 분이셨지요.

게다가 선생이 관심을 가진 것은 지식과 행동의 통일(지행합일 知行合一)을 주장하는 양명학으로 당시 중심학문인 성리학과는 반대의 자리에 위치한 학문이었습니다.

결국 선생은 강화도로 물러나 남은 평생을 학문을 연구하며 양명학의 기초를 닦았고, 친인척들과 이광사(李匡師), 이광려(李匡呂), 신대우(申大羽), 윤순(尹淳) 등의 소론 학자들이 강화도에 모여들어 학문을 익히거나 혈연관계를 맺어 200여 년 동안 학맥을 이어나갔으니 이것이 강화학파입니다.

정제두묘에서 선생이 마련해준 나무그늘 아래의 잔디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2. 정제두묘 ~ 건평나루 구간 (정제두묘 ? 하우약수터 - 건평리마을 - 건평나루)

*편의시설 : 식당 ? 건평나루 (횟집 등)

화장실 ? 하우약수터, 건평나루



정제두묘를 지나면 큰 도로 구간입니다.

도로의 가장자리에 붙어 안전하게 걷도록 합니다. 약 7~8분 가량 걸어 도로를 건너 좌측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첫번째 갈림길인 '김취려묘'로 가지 않도록 합니다.

김취려묘 표지판을 지나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거기에서 좌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들어섰다면 곧 하우약수터를 만나게 되고 건평리로 들어서게 됩니다.



소박해서 더 아름다운, 그 진한 색감이 피로를 풀어주는 하우약수터에 도착합니다.

강화나들길에 대한, 이 마을을 지나는 4코스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넘쳐나는 그림들입니다.
'홀로 걸으라 그대, 가장 행복한 이여', 이 한마디가 주는 응원의 효과는 너무나 큽니다.

얼마 전 쉬었음에도 이 하우약수터가 주는 편안함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쉼터도 잘 조성되어 있거든요.

아쉬운것은 수량 고갈로 인해 약수물을 마실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 그 물맛이 기가 막힐텐데 말입니다.

화남 선생도 이 길을 지나며 이 마을이 지닌 오랜 역사와 명망가를 배출한 이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내가 마시지 못한 약수를 시원하게 드셨을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하우약수터 바로 아래에는 이렇게 잘 정비된 화장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잠시 세수를 하거나 용무를 보아도 좋겠지요. 강화나들길의 코스들 중에선 중간중간 화장실이 없는 구간이 긴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4코스에서는 그럴 걱정은 없습니다.



길을 따라 건평리 초입, 양지부락에 들어섭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지만 곳곳에 펜션이 들어서 있어 마을과 잘 어울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지라 이제 곧 해안 도로를 따라 가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생기지요.



평화로운 길을 따라 양지부락을 지납니다.

건평리마을은 양지부락으로도 불리는데, 그만큼 햇살이 잘 받는 곳이라는 느낌입니다. 특히 아침 햇살 뿐만 아니라 저무는 서쪽의 낙조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으니 이 곳에서는 무엇을 심어도 잘 자랄 듯 합니다.



양지부락의 중간, 뒤에 보이는 슈퍼는 4코스에서 처음 만나는 슈퍼입니다. 찾아간 날은 닫혀있었습니다.

종점까지 5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니 얼추 절반 이상 돌았군요.





건평리마을이 보여주는 풍경은 다른 여느 마을과는 틀리게 정말 마음 가득 과거에 대한 추억이 넘실대는 풍경입니다.

그것은 단지 오래된 것에 대한 동경, 혹은 낡은 것, 불편한 것에서 오는 안타까움을 포장한 감성이 아닙니다. 눈에 시리도록 정겨운 풍경은 내가 지내왔던, 그리고 누군가도 지내왔던 유년기의 시절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물론 도심지에서 난 사람이라도 외갓집이나 친갓집 등으로 통해 경험했을 그런 추억의 편린들이 여기에서 되살아날 것입니다.



깻잎 위에 떨어진 참깨꽃의 모양은 너무나 앙증맞습니다.

그 고운 색과 귀여운 모양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어린아이를 닮았습니다.
이 한송이 작은 꽃이 건평리를 지나는 제 마음을 무장해제 시킵니다.



참깨꽃에 밀려날까, 매웃맛을 보여주려는 고추와 뾰루퉁하게 고개를 내미는 도라지꽃의 투정도 받아주는 그 길.

고장난 시계를 문고리로 쓰는 집 앞에 걸터앉아 하루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당과 골목을 바라봅니다.
벌써 이만큼이나 인생을 걸어왔구나 하는 마음에 얼른 일어서서 남은 구간을 걷기가 쉽지 않네요.

그렇게 가는 사람을 잡아 주저앉히는 매력이 있는 마을입니다.



숲길의 아쉬움에 마을길의 아쉬움이 더해진 발걸음은 어느새 건평나루에 닿습니다.
건평나루 앞으로 보이는 섬은 석모도입니다. 곧 걷게될 코스들이 여러 곳 있지요.
가까이 만난 바다를 쉽게 놓기 힘든지라 그 소박한 풍경을 잠시 담기로 합니다.



좋은 자리는 언제나 먼저 차지한 자가 있기 마련이지요.

자신만의 명당을 뺏기기 싫은지, 꽤 가까이 다가가도 눈을 부라리며 텃새를 부리는 갈매기의 모습입니다.



밀물 무렵이라 갯벌에 걸터앉은 어선 아래 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 위로 갈매기의 비상은 이어집니다.
건평나루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어떨까요?

이 글의 마지막에 그 환상적인 낙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남 선생도 기운을 받았던 곳이군요.
잘 정비된 건평해안공원에서 잠시 쉰 뒤 마지막 목적지인 외포항, 망양돈대를 따라 걷습니다.

최종 목적지까지는 잘 정비된 도로 옆의 도보로를 따라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길입니다.


3. 건평나루 ~ 망양돈대 구간 (건평나루 ? 외포리선착장 ? 망양돈대)

*편의시설 : 식당 ? 건평나루( 횟집 등) , 외포리선착장 (바지락칼국수, 게장, 물회, 국밥 등)

화장실 ? 건평나루, 외포리선착장



도로를 따라 걷는 구간은 안전하게 구분되어 있어 큰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외포항까지 큰 그늘이 없으니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수분 등을 섭취해야겠지요.



저 높이라면 앞으로 한 시간 정도 후에는 낙조가 장관이겠네요.

부지런히 걷기로 합니다. 삼흥천 가는 길을 지나니 외포리와 외포항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네요.

자연이 만든 그 곡선과 갯벌의 고랑을 따라 걷는 길, 4코스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외포항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석모도까지 석모대교가 놓여 많은 수요가 줄었습니다만, 그래도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 등 숨겨진 비경과 이야깃거리를 가진 많은 섬들을 오가는 여객선이 있어 지금같은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붐비기 짝이 없지요.

찾아간 시간이 문을 닫기 직전인지라 한산하네요.

외포리관광안내소에서 먼저 완주 스탬프를 받고 망양돈대로 가기로 합니다.



외부의 자동 스탬프가 고장났군요.

잘 보니 관광안내소 안에서 찍어준다고 합니다. 18:00면 문을 닫는 안내소이니 이런 것도 시간이 중요하지요.

가릉 주차장은 도장함 위에 비상시 찍을 수 있도록 비치해 놨던데, 차라리 그런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낙조를 보며 걷는 사람들은 18:00 이후에 도착하기 때문이니까요.





시원한 관광안내소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4코스 완주 스탬프를 받습니다.

다양한 정보와 함께 연안여객터미널을 통해 갈 수 있는 섬들에 대한 소개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마지막 도착지인 망양돈대로 떠나볼까요? 관광안내소에선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포항 앞바다의 모습입니다.

이제 해가 뉘엿뉘엿 기우는지라 한낮의 더운 열기가 식어가며 해무가 어스름히 피어오릅니다. 신비롭지요.





외포항 주변은 음식점과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또한 건어물, 젓갈 등 강화도, 외포리의 특산물을 살 수 있는 쇼핑시설과 난전도 있어 보는 재미도 좋지요. 옛날부터 강화도에서도 큰 항구였던 만큼 그 활기찬 모습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젓갈수산시장을 지나 도로를 따라 올라가지 말고 식당 옆으로 난 해안길로 빠집니다.

식당의 뒷편으로 나오면 망양돈대까지의 길이 나타납니다.



진돗개상과 제주 돌하르방, 삼별초군항몽유허비를 만납니다.

강화도는 고려시대 항몽전쟁의 시발점인 곳입니다. 삼별초의 탄생지이기도 하죠. 삼별초는 이후 그 전력을 완도, 진도, 제주도에까지 옮겨가며 끝까지 투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로 세운 비석과 당시 삼별초의 흔적이 오롯이 남은 지역들의 상징이 모여 그 뜻을 알리고 있군요.



그 길이가 길건 짧건 코스의 마지막은 항상 어려운 법입니다. 게다가 오르막길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남아도는 힘을 소진시키기에 충분한 계단 (얼마 안되는 높이입니다만)이네요. 숨이 꽤 차오릅니다.


망양돈대를 만나게 됩니다.

망양돈대는 인천광역시기념물 제37호입니다. 정포보의 관리하에 놓였던 돈대로 총 4문의 대포를 거치하였던 곳입니다.

조선 숙종 5년(1679)에 쌓아놓은 것으로, 경상도군위어영군사 4,300여명과 함경도·황해도·강원도 승군 등 모두 8,000여 명이 참여하였다고 하니 꽤 큰 공사였지요. 2코스에서 만난 돈대들과 비교했을때에도 꽤 보수와 관리가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이 곳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고른 후 외포항으로 다시 나아갑니다.

이제 낙조를 담아봐야죠?

여기서 잠시 팁을 드립니다.

현재 낙조가 아름답게 깔리는 시간이 오후 7시 2~30분 경입니다. 그렇다면 넉넉히 여유를 두고 3시 반이나 4시 정도에 출발하여 건평항(건평나루)에 도착, 잠시 쉬며 낙조가 물들기를 기다려 걷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이럴 경우에는 18:00까지 운영하는 외포항 여객터미널의 관광안내소가 문을 닫아 종료지점의 스탬프를 찍을 수 없지요. 그리고 어둑한 밤에 망양돈대를 오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코스를 완주하고 스탬프도 찍은 후 택시나 버스를 이용, 건평항(건평나루)까지 이동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택시운전사 분의 전화번호를 받아두면 낙조 감상 후 다시 부를 수 있어 아주 편합니다.)

그렇게 건평항에서 삼흥천 갈림길까지의 짧은 거리 (2km 정도)를 걸으며 낙조를 듬뿍 감상한 후 택시를 불러 이동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 같습니다. 양식장과 수협에 이르는 길에서는 외포항까지 지형상 낙조의 해를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할 수 있습니다만, 4코스의 낙조는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어찌보면 4코스의 대미이기도 합니다.

낙조를 제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구간은 건평항과 삼흥천 갈림길입니다.

건평항에서는 갯벌에 누운 배 위로 지는 해를, 삼흥천 갈림길에서는 석모대교 위로 떨어지는 해를 주변의 섬과 배와 함께 담을 수 있기 때문이죠.

먼저 건평항에서의 낙조를 소개합니다.



해가 질 수록 낙조의 붉은 기운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다음엔 삼흥천 갈림길 구간에서의 낙조입니다.

갈림길 전후로 걸으며 각 걸음마다 바뀌는 해의 위치따라 갯골과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자아냅니다.

석모대교와 어우러진 그 풍경에 넋을 잃을 때, 지나가는 차 들도 속도를 낮추고 창문을 열어 그 낙조를 구경합니다. 아중에는 아예 갈림길 가드레일에 차를 주차하고 뛰어나와 저마다 낙조를 담기에 바쁩니다.

그 낙조에 취해 모든 고민을 잊게 됩니다. 내가 본 그 날 그 낙조는 두 번다시 오지 않습니다.


강화나들길 4코스는 강화도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모두 담은, 그러면서도 그 하나하나가 걷기 쉽고 배분이 잘 된 길입니다.

먼저 가릉을 통해 만나는 태고의 숲을 한시간 가량 걷고 그 다음엔 아름다운 농촌의 풍경을 한시간 가량 걷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화도의 바다를 보며 한시간 가량 걷게 되니 그 구성이 정말로 이보다 더 기가 막힐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도 쉬울뿐더러 마지막에 만나게 될 낙조는 강화도에서의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 정도로 인상적이지요.
강화나들길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 혹은 트레킹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정말로 어울리는 코스가 바로 이 4코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걸었더라도 몇 번이고 다시 걷고 싶은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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