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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가지 테마길따라 – 그 여름 죽림속을 거니는 호사 “담양 죽녹원길”

여름과 제일 잘 어울리는 나무를 꼽는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무엇도 대나무의 시원함을 대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대나무를 말아 옆에 안고자며 그 시원함으로 무더위를 이겼을까. 나무다발에 부인(夫人)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정도니 그 사랑은 충분히 알 만하다.

한 여름, 이젠 입추도 지났건만 아직도 늦더위는 쉬이 사라지지 않을 태세다.

늦은 휴가를 떠나는 이들을 위해, 또한 대나무의 시원한 기운을 받으며 걷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담양에 위치한 죽녹원을 소개한다.


 

? 죽녹원 소개

죽녹원은 전라남도 담양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담양군의 특산물인 대나무를 이용,  약 31만㎡의 공간에 대나무숲을 이용한 탐방로와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정자문화를 살필 수 있는 정자 등을 조성한 공원이다.

전망대, 쉼터, 정자, 다양한 조형물을 비롯 영화·CF촬영지와 다양한 생태문화관광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가족, 연인, 친구, 수학여행 등 연간 관광객 130만명이 찾는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하나이다.

특히 전체의 구간을 총 8개의 길로 나누어 각각의 길마다 의미와 주제를 부여, 걸으며 자연스레 죽림욕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 홈페이지 : http://www.juknokwon.go.kr/
  • 전화번호 : 061-380-2680 , 2690
  • 입장료 : 성인 3,000원

 

  1.  죽녹원을 오르며

영산강 지류따라 자리한 죽녹원은 인근의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관이나 관방제림, 담양향교 등 함께 즐길만한 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특히 자연과 하나되는 최고의 사색적인 산책길로 꼽히는 “담양 오방길” 중 누정길 코스 (총 길이 32km, 11시간 30분 소요)에 위치해 있어 트레킹을 즐기며 접근하기에도 좋다.

담양종합체육관에 주차, 대나무축제인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의 멋진 조형물을 따라 걷는다. 인근의 홍보관 등을 둘러보며 대나무의 그 다양한 종류와 활용 등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좋다.

생각외로 많은 종류와 그 다양한 쓰임, 그리고 전국을 넘어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알 수 있다.

죽녹원을 따라 가는 길은 담양의 명물인 떡갈비, 대통밥 전문점과 다양한 카페들이 어우러져 고즈넉함 속에서도 생생한 활기를 불어일으키고 있다.

길따라 놓여진 의자도 대나무다발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그 마디의 감촉과 시원한 질감은 그 자체로도 특색이 가득하지만 의자 위에 펼쳐진 대밭의 장관이 잊지못할 한 컷을 만들어주는 포토존이 되어준다.

고풍스런 홍살문을 따라 들어서는 길, 대나무로 유명한 죽녹원이기에 청살문이라 불러야 할까. 색 또한 짙은 녹색이다. 의외로 그 색채가 어색하지 않다.

늦더위를 피하기 위해 저마다 대나무숲을 찾는다. 그래서 이맘때의 죽녹원은 바쁘기 그지없다.

비교적 저렴한 입장료(성인 3,000원)를 내고 들어서는 길, 시원한 바람에 서로 몸을 비비는 그 소리부터 귓 속을 서늘하게 만든다.

 

  1. 죽녹원8길

죽녹원8길은 담양 죽녹원의 넓은 산책로(2.4km)의 각 구간마다 다양한 주제와 의미를 부여해 만든 여덟 코스이다. 각각의 코스는 길지 않아 가볍게 걸을 수 있으며 죽녹원 전체를 둘러보다 보면 자연스레 모두 걸을 수 있어 코스의 우선순위는 크게 상관이 없다.

무엇보다 평상시의 걸음보다 절반 가까이 느리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걸으면 오르막길이라도 힘들지 않고 불어오는 공기 속에 스며든 대나무 음이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은 마음의 묵은 때까지 씻어준다.

  • 운수대통길 – 420m 길이의 코스로 약 15분 가량 걸린다. 입구의 운수대통에 동전을 던지면 1년 좋을 운수가 10년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 사랑이 변치 않는 길 – 570m의 길이로 20여분이 걸린다. 왕대 속을 걸으며 만나는 폭포는 사랑을 속삭이기 좋다.
  • 추억의 샛길 – 160m의 길이로 3분 가량 걸린다. 다른 길보다 좁고 아늑하여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기에 그만이다.
  • 철학자의 길 – 440m의 길이로 10분 가량 걸린다. 책을 들고 사색하는 동상이 반겨주며 큰 정자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 사색의 길 – 100m의 길이로 2분 정도 걸린다. 1박2일 촬영지인 벤치에 앉아 대나무가 안겨주는 음이온을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 선비의 길 – 360m로 5분 가량 걸린다.  대나무 숲따라 구불구불 난 길을 걷는 모습은 행랑을 짊어진 채 먼 길을 떠나는 선비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 죽마고우길 – 130m로 3분 가량 걸린다.  친구와 앉아 ‘그 때 그랬었지.’하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대나무 방갈로가 인상적이다.
  • 성인봉둘레길 – 250m , 8분 가량 걸린다. 담양 사람들이 예로부터 사랑해 마지않던 성인산 자락을 올라보자. 공자의 인의예지신을 모두 안고 있다는 성인산은 죽녹원8길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길의 중간중간에는 정자를 비롯하여 미술관, 체험시설, 쉼터 등이 조성되어 있어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 준다. 어느 시설이라도 대나무 숲과 어울리는 고즈넉한 모양새를 띄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전체를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데에는 넉넉히 두 시간 가량 걸린다. 온전히 대나무로만 이루어진 길이 코스의 대부분인지라 그 상쾌함은 다른 길에서는 느껴보지 못 할 정도이다.

특히나 올곧게 뻗은 그 모양새는 서로 마주보며 휘어져 자연의 터널을 선사한다. 

그 사이로 난 길은 누구의 간섭도 허락하지 않는, 오롯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의 모습 그대로이다. 사색에 잠기고 싶다면 약간은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을 이용하면 더 좋다.

 

  1. 다양한 촬영지

죽녹원의 길을 걷다보면 영화 <알포인트>, 드라마 <일지매>, 버라이어트 <1박2일> 등의 촬영지를 만나게 된다. ‘그 때 그 장면이 여기였구나…’ 하는 추억에 빠진 채 걷다보면 많은 카메라가 이 곳을 담은 이유를 저절로 알게 된다.

짧은 구간임에도 곡선을 그리는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그 길에 나 홀로 있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나만의 스토리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그것이 고독한 예술영화이건, 함께 한 이와 걷는 로맨틱한 멜로 영화이건 그 죽녹원이 주는 배경은 작품을 더 우아하게 만든다.

 

  1. 죽녹원길을 내려오며

“과연 담양이구나…” 싶은 길이다.

물론 한반도 이남에서 대나무야 드문 나무가 아니겠지만, 이렇게 대나무만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테마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 대나무가 가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시원한 기운은 어느 길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성을 여행자가 느끼게 해준다. 녹색의 시원함이 주는 휴식 같은 것보다 한층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은 심지어 내 스스로의 모습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듯 하다.

신선의 세계까지는 아니어도 도인의 그 한 자락은 밟아본 듯한 너른 여유와 고아함, 그것이 죽녹원에서 느낄 수 있는 풍취이다.

내려오는 길, 어쩔 수 없이 다시 세상에 내려왔다는 듯한 한탄이 스며나오니 우습기 그지없다.

그래서 사군자 중 하나였던가, 머리가 납득을 하지만 그 청청함을 못내 놓지 못해 뒤돌아보는 미련은 길다.

동심을 즐기는 어린아이를 지나쳐 내려오며 영산강 지류따라 걸어볼까 잠시 생각해본다.

강을 건너는 돌다리의 모양새도 지극히 옛스럽다.

구름이 해를 가리는 순간, 다시 한 번 등 뒤의 바람이 대나무의 몸 비비는 소리를 싣고 몸을 휘어감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게 어디 물결 뿐이랴, 잔뜩 고고한 체 하던 여행자의 마음도 그렇게 가볍게 흔들어버리니 쉬이 갈 길을 정하지 못하고 다시 대나무 숲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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