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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육수와 돈코츠 육수의 만남 – 켄비멘 리키

홍대거리는 언제나 즐겁다. 다양한 맛집, 멋집과 문화시설은 언제나 이 거리를 걷는이를 들뜨게 한다. 

산과 들을 따라 걷는 것 뿐만 아니라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도심속을 걷는 것도 또 다른 걷기여행의 묘미이다. 특히나 신촌, 이대, 홍대, 합정역처럼 2호선 라인이 주는 그 다양함은 골목마다의 감성으로 진정한 서울 걷기여행의 한 코스로 삼기에도 제격이다.

혹여 한 겨울날 홍대역과 상수역 인근을 걷는 이라면 기억할 만한 라멘집이 있다. 바로 켄비멘 리키이다.


<켄비멘 리키 – 상수역 1번출구 인근에 있다.>

일본 라멘을 구분하는 요소로 흔히 쇼유(간장), 돈코츠(돼지뼈), 시오(소금)의 세가지를 꼽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 세 구분은 그대로 지역색으로도 녹아있다. 일종의 번외추가로 미소(된장)라멘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라멘은 위의 세갈래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일부러 이 라멘의 갈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 켄비멘 리키의 육수가 상당히 특이한 접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켄비멘 리키의 육수. 돼지뼈와 족발, 어패류를 같이 넣고 뽑아낸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돈코츠를 가져가지만 이 돈코츠에는 당연히 사용되는 돼지뼈 이외에 족발을 같이 넣어 우린다. 그래서 구수함과 들쩍이는 진득함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어패류를 함께 넣고 끓여 돈코츠임에도 돈코츠로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육수를 낸다. 

돼지고기와 해산물, 그것도 같이 넣어 끓인다는 것은 생소하기 짝이 없다. 쉽게 섞이기 힘든 성질의 것일 뿐더러 워낙 두 메인재료의 맛이 진하기에 접점을 잘못 잡으면 정말로 이도저도 아닌 실패작이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돈코츠의 눅진함과 구수함에 완벽히 어우러진 해산물의 시원함과 감칠맛은 수많은 노력끝에 얻어낸 완벽한 결과임을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하다.

<켄비멘 리키 – 차슈 쇼유라멘>

<켄비멘 리키 – 시라유키 마라라멘. 매운맛을 1~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육수와 더불어 이 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차슈일것이다.

차슈인심이 박하지 않은 곳인데 돼지목살을 자가오일을 발라 오븐에 로스팅한 것으로 육즙이 살아있으면서 돼지고기 특유의 맛을 그대로 살린, 켄비멘 리키만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차슈이다.

여기에 차슈를 만들며 나오는 자투리 고기는 ‘막고기’라 하여 라멘을 시킬때에 토핑으로 제공된다(멘마와 막고기 중 택1 할 수 있으며 추가 요금은 없다).

반숙과 완숙의 중간에 속한 맛을 낸 달걀인 아지타마 역시 수준급. 

<켄비멘 리키 – 츠케멘 쇼유, 육수에 찍어먹는 라멘이다.>

칼국수 면보다 약간 더 가는 듯한 면은 씹는 질감이 독특하다. 통밀가루인 전립분과 중력분을 섞어 전문 제면사가 만들어 낸다고 하니 이 또한 이 곳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면이다.

우동이 목구멍을 넘기는 맛, 소바가 입 안에 퍼지는 향으로 먹는다면 이 켄비멘 리키이 면은 탄성과 쫄깃한 치감으로 먹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 면의 성질을 알기엔 츠케멘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불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릇 하나에도, 꾸밈 하나에도 신경 쓴 모습이 여실하다.>

각각의 라면마다 독특한 그릇에 나올 뿐더러 그릇 받침부터 음식의 꾸밈 하나하나까지 상당히 신경 쓴 모습이 드러난다.

 

홍대에서 라멘 붐도 몇년 전 이야기고 이제는 라멘은 더이상 특별한 음식이 되지 않는다. 수 많은 라멘집들, 심지어는 현지에서 그대로 들어온 라멘집들도 반짝하다 사라져 간 이 때, 라멘다운 라멘집을 찾는 것도 발품 팔아야 할 일이다.

그래도 이 켄비멘 리키의 자랑인 ‘현지에서도 이런 류의 육수는 찾을 수 없다’는 독특함 때문에라도 충분히 찾아가서 먹을 가치가 있는 집이다. 적어도 기존의 라멘 갈레를 알고 있는 이라면 더더욱 이 기가막힌 조합을 느껴보길 바란다.

백견이 불여일식이다.

*일본 라멘 자체가 한국인의 입맛에는 많이 짠 편이므로 익숙치 않다면 ‘덜 짠맛’으로 주문해도 좋다.

 

  • 켄비멘 리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15길 3-12 / 02-324-0822
  • 메뉴 : 차슈 쇼유라멘, 차슈 시오라멘 11,000원, 시라유키 마라라멘 9,000원, 츠케멘 쇼유 10,000원 등
  • 영업시간 : 11:30 ~ 20:00
  • 주차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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