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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도관리, 해남군처럼 하면 또 다른 걷기여행 자원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진안고원길의 임도구간>

산림자원을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관리하기 위해 산에 조성한 임도는 그 자체로 참 좋은 둘레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걷는 이라면 누구나 이런 임도를 이용한 둘레길 구간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라 진안고원길, (이제는 사라진)다산길의 큰사랑산길 등 임도를 적극 활용한 둘레길을 걸으며 그 임도가 주는 운치와 나름의 감성을 참으로 사랑한다.

강릉의 대표적인 걷기여행길 중 가장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울트라바우길’을 답사할 때였다.

전체 코스의 도보답사를 조사팀장이 마친 후, 중간의 숙박지를 정하는 문제가 남았다. 그 숙박지까지 식량과 식수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진입가능한 곳이어야 했다. 

결국 차량으로 임도를 통해 접근하는 구간을 별도 답사해야 했는데 그 때 조사팀장이 “이 지역은 임도만 잘 엮어도 정말 좋은 걷기여행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필자 역시 적극 동의했다.

다만 임도를 관광자원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꽤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보통은 지자체의 환경산림과나 도로관련 부서를 통해 임도의 정확한 정보(임도의 정식명칭, 거리, 시작점과 끝 지점)을 알아야 한다. 구간에 따라서는 산림청이나 다른 행정단체가 관리하는 곳이 있어 담당부서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임도의 특성상 산을 구비구비 돌고 산과 산 사이를 잇기에 많은 갈림길이 존재한다. 자칫 잘못 진입할 경우 산중에서 크게 체력을 소진하거나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다. 

‘생각보다 쉬운 문제는 아니구나…참 아까운 자원인데.’ 하며 마음 한 켠으로 묻어두었던 그 아쉬움은 얼마 전 해남군을 방문하며 깨지게 되었다.

<임도마다 100m 간격으로 해당임도의 거리와 현위치 고유번호를 표시한 안내목이 설치되어 있다.>

해남군의 달마산과 달마고도, 땅끝천년숲옛길과 두륜산 도립공원 등을 답사하며 수 많은 임도를 만나게 되었다.

그 임도들은 100m마다 임도 고유의 일련번호와 명칭이 새겨진 나무 표지가 세워져 있었고 양 방향 종착지점(시점)까지의 남은 거리를 표기하고 있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각 시종점에는 해당 임도에 대한 전체적인 거리 및 구간정보가 지도와 함께 상세히 표기되어 있었다. 이 ‘임도정보안내판’은 여느 타 지역의 둘레길 안내판과 비교해봐도 직관성이나 정보 전달력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으며 여러 임도마다 빠짐없이 세워져 있어 한 눈에 현재 위치와 향후 어떻게 다른 임도로 연계될 수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임도의 시종점에는 임도정보안내판이 있어 상세한 정보를 알려준다.>

이러한 정보의 편의성이 해남군 특유의 수려한 산세와 만나니 달마고도, 땅끝천년숲옛길, 땅끝길 등 기조성된 해남군의 명품길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아니 전국의 다양한 둘레길과 비교해봐도 당당하게 손에 꼽을만한 남도의 임도 트레킹 코스가 한 눈에 그려진다.

어느 고개에서는 몰아치는 바람에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경험을, 어느 구간에서는 자욱히 피어오르는 산 아래 물안개가 빚어내는 환상적인 운치를, 어느 구간에서는 눈 앞에 펼쳐진 다도해와 해남군의 명산들의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요즘들어 임도를 적극적으로 트레킹 코스로 활용하려는 지자체의 움직임이 많다.

경기도 가평군의 상동리 잣나무숲 임도도 순환형 둘레길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고 충남 당진시도 임도와 기조성된 등산로를 연계하여 내포문화숲길까지 아우르는 트레일 조성을 기획중이다. 충북 진천군도 금북정맥에 조성된 40여 km의 임도를 활용, 산악 트레킹과 산림 레포츠를 활성화 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에 있어서 먼저 중요시 되어야 하는것은 당연히 임도에 대한 정확한 현장 파악이며 정보에 대한 최신화, 그리고 그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현장에서 전달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그 다음에는 이런 체계화된 DB 정보를 온라인 공간(지자체의 문화관광 홈페이지나 산림과 등 해당부처를 통한 배포)에서 원하는 이가 다운로드 받아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적어도 해남군은 다른 지자체들보다 첫 걸음을 먼저 앞서나간 셈이다. 그 수 많은 임도를 둘러보며, 하나하나 땅에 설치된 안내목들을 만져보며 ‘참으로 많은 노력을 했구나, 정말 걷는 이들에게 고마운 일을 했구나’ 하는 마음에 감동마저 느껴졌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해남군 산림녹지과의 노력은 저도 모르게 어느새 줄이 되어 구슬을 꿰어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해남군은 이 보배를 가다듬고 알릴 일만 남았구나 싶다.

임도를 관광자원화 하는데에 관심이 있는 지자체라면 지금 해남군의 임도를 걸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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