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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신의 “진짜 캠핑”이 타인의 “휴식의 자유”를 침범한다면?

부산 구덕 청소년 수련관(구덕야영장)은 가격이 파격적인만큼 이용조건 또한 까다로운 편이었다.

“절대 화기는 사용하면 안됩니다. 오직 별도의 취사장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요. 미리 예약도 안됩니다. 14시부터 캠핑장 입장이 가능하며 먼저 오신 분에 한해 본인 신분증과 사용허가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미리 타인의 자리를 맡아놓거나 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 샤워시설은 없다. 물론 화장실은 쾌적하고 넓었으나 화장실은 화장실일 따름이다. 수련관 내에 큰 숙박용 방과 샤워장도 있으나 40인 이상 단체이용시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더위에 하루종일 산을 넘고 길을 걸은 이에게는 샤워만큼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회복시켜주는 것도 없다. 별도로 1인당 요금을 지불할테니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는가 문의했으나 거절당했다.

물론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싫다면 다른 곳을 찾으면 그만이다. 다만 그러기에는 인근에서 코스와 대회 취지에 적합한 야영장은 찾을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행사의 취지와 특성을 이해해준 야영장 측의 배려로 이용 당일, 참가자 수 만큼의 사전 예약을 허락해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물론 샤워장은 빌릴 수 없었지만.

문제는 이후 야영장에서 일어났다.

많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후부터 야영지의 후문을 통해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약을 통해 확보한 사이트에도 무턱대고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허가를 득했음을 설명하자 자리를 옮기기는 했지만 표정은 꽤 불쾌해 보였다. 

잠시 사정을 설명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의외의 말을 듣게 된다. 자신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후 6시부터는 확인, 돈을 받으러 오는 관리자가 없으니 말 그대로 ‘공짜’로 쓴다고 한다. 다음날 일찍 나가면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이 방법은 이미 이 일대에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가격이 그렇게나 저렴함에도. 사이트 이용시 1인당 5,000원이었다.)

6시 이후에는 야영장 (제1야영장으로부터 제6야영장까지 모두 가득 찼다.) 전체가 텐트로 가득찼다. 그리고 우려한 일들이 일어났다.

취사장 이외에는 절대 화기 금지인 곳에서 각 텐트마다 고기를 굽기에 난리였고 도대체 그 큰 그릴을 어떻게 가지고 왔는지 궁금할 정도로 ‘전문적인’ 설비들이 설치되었다. 흡연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다.

해가 지면서 바베큐 전시장과도 같은 이 곳에 당연히 술이 더해졌다. 그리고 저마다 스피커를 올려 크게 음악을 틀어놓았다.

야영지 바로 위에 위치한 절에서 내려 온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인 외국인들은 합장한 손으로 그 앞을 지나며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걷기대회의 2일차 일정을 마치고 노곤한 몸으로 텐트로 들어간 이들에게는 밤이 깊어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음악소리와 취기만큼이나 올라가는 고성은 참기 힘든 것이었다. 돈을 지불하고 규칙을 준수(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저녁식사를 미리 야영지 앞 식당에서 해결하고 들어왔다.)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의 행동에 캠핑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망연자실한 노릇이다.

결국 모두가 취침해야 할 시간에도 계속 이어지는 고성방가와 음악에 참가자가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운영측이라고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2번이나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와서 간단한 주의(너무 떠드시면 곤란하다 정도)만 하고 야영지를 내려갔다. 언쟁이 심해질 때 위치 확인차 걸려 온 해당 경찰관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재차 걸었음에도 이후 부재중을 확인한 회신은 없었다.

경찰관이 내려간 후 “짭새가~” 하여 호탕하게 웃고 건배를 하는 그 모습에는 예의나 존중, 배려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위치를 지나면서 “뭐 할려고 텐트치나, 이렇게 놀려고 치는거지. 진정한 캠핑이 뭔지 아나?”하고 들으라는 듯이 한 마디를 내뱉고 간다. 

자정까지 잠이 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관리동이 있는 건물까지 밤산책을 나갔다. 건물 앞에서 수건을 두른 이들이 나온다. 샤워장은 쓸 수 없는 것 아닌가? 

“열려 있어서 그냥 썼어요.”

이쯤되면 원칙을 지키고 돈을 내는 이가 바보라고 말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찝찝한 몸을 누이고도 쉽게 잠들지 못한 채 다음 날 걷기일정을 걱정하는 참가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설치다 잠을 든 시간은 새벽 2시가 훌쩍 지났다.

캠핑이라는 것이 꼭 ‘조용히, 최대한 짐을 줄이고 밤에는 떠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공장소라면 그에 따른 예의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을 때에 강제하게 만들어 진 것이 규칙이고 법이다. 자신의 자유와 쾌락은 남의 피해를 밟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방종으로 불러져야 할 것이고 비도덕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상주하는 관리인원이 없다는 것에서 오는 관리상의 한계를 짐작 못 하는것은 아니다. 그래도 충분한 조치등을 통해서 합법적인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 정당화 되는것은 아니다. 돈도 안내고 편의시설도 마음대로 이용하며 모든 규칙을 무시한 채 즐겁게 캠핑을 하는 이들이 이렇게 가득한데 나중에 누가 이 곳을 철저히 규칙을 준수하고 이용료를 내고 사용하겠는가?

조용히 좀 하자, 잠을 자게 음악을 꺼달라는 참가자에게 언성을 높인 이의 한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당신이 누군데, 무슨 권리로 음악을 끄라고 하는가!’라고. 

딱 그 정도의 마인드를 갖춘 이라면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을 안다. 그들에게는 자제를 부탁한 우리가 ‘캠핑의 묘미를 이해 못하는 이’로 남겠지만 그 정도 묘미라면 상식을 아는 이라면 평생 모르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One thought on “[칼럼] 당신의 “진짜 캠핑”이 타인의 “휴식의 자유”를 침범한다면?”

  1. 우리집막둥이 says:

    근본적으로 캠핑장에 문제가 있고,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온 것인지 답답하네요. 아무리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도 그렇지 에휴 그런 경찰은 옷 벗어라 제발.. 세금이 아깝다. 캠핑장도 법적으로 막아야한다.

댓글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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