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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걷고싶다] 철책따라 산과 들, 강, 바다를 모두 만나는 평화누리길 1, 2코스

<평화누리길 1,2코스는 철책과 함께 산과 들, 강과 바다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약 190km의 거리를 가진 트레일, 그 트레일은 지척에서 북한 땅을 볼 수 있는 김포시를 지나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까지 이어진다.

여기저기 평화라는 이름이 붙은 길들이 생기고 부산하게 손짓을 하지만 아직은 서로 갈 수 없는 곳, 그 분단의 지역을 따라 조성된 길, 바로 ‘평화누리길’이다.

물론 이 평화누리길은 안전상, 보안상의 이유로 인해 직접적으로 민간인통제선 안이나 군사분계선을 따라 걷지는 않는다. 그래도 김포에서부터 시작되는 철책의 풍경과 문수산과 조강리를 지나 바라보는 북한 땅의 모습은 이 길이 가진 의미를 생생히 깨닫게 해준다.

휴전선 지척에서 발전을 이룬 도시인 고양시를 지나 임진각을 밟는다. 파주시에 이르러 그 길은 더욱 색채를 짙게 띈다. 임진강의 주상절리를 따라 걷다 만나는 연천군의 태고의 자연과 탁 트인 산야, 그리고 구(舊) 철도종단점이 있는 신탄진 역에 이르러 끝나는 이 길은 대한민국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보며 미래를 그리는 길이다. 또한 길 자체의 풍경만으로 더 없이 ‘평화’로운 길이기도 하다.

총 12개 코스로 이루어진 평화누리길 중에서 어떤 코스가 뛰어나다, 멋지다고 뽑을 수는 없다. 모든 길에는 각자의 멋이 있고 감상 포인트가 있으며 또한 같은 길을 걷더라도 저마다의 느낌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평화누리길 1, 2코스 안내도>

꼭 트레일의 좋고 나쁨을 난이도나 경치로 구분할 수는 없더라도 하루에 이어걷는 평화누리길 1코스와 2코스는 걷는 이에게 적절한 난이도와 함께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풍경을 자랑한다.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은 김포의 대명항에서 시작해 김포 문수산성 남문까지 14km를 걷는 코스이다.

흥겨운 대명항을 지나 함상공원의 평화누리길 입구러 들어서면 어느새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주욱 이어진 철책과 곳곳의 감시초소와 벙커는 걷는 이를 온전히 그 길의 이름을 다시 되새기도록 만든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가 그 길에 내려앉을 날을 꿈 꾼다.>

하지만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으며 그 철책 위로 흐르는 구름과 벙커 위로 자란 야생화를 보며 우리는 다시 한 번 그 길의 이름을 되새긴다.

처음의 ‘평화’가 길과 길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 길 안에서 만나는 군사시설을 통해 조망하게 되는 단어라면 두 번째 되새기는 ‘평화’는 말 그대로 사전적 의미의 평화이다. 그렇게 평화가 온전히 내려앉은 그 길을 가장 평화와 거리가 먼 시설들을 지나며 걷는 짜릿함은 다른 트레일에서 쉽게 맛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다와 강이 만나 흐르는, 그래서 ‘염하강’이라 부르는 그 거센 물길 건너로는 강화도가 있다. 그리고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은 강화나들길 2코스 호국돈대길과 평행하게 마주본다. 염하강 너머 돈대와 포진을 눈에 가늠하며 걷는 맛 또한 일품이다.

<해안선 철책따라 걷는 맛이 일품인 1코스>

곧게 뻗은 길을 따라 가만히 걷다 보면 해안선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풍경 속에서 적절히 몸에 긴장이 더해진다. 그렇게 덕포진도 만나고 손돌목도 관찰한다. 걸음따라 만나는 마을은 철책 안에서 한 없이 평화롭다. 출렁 다리를 건널 때, 기척에 놀라 구멍으로 숨는 게의 민첩한 움직임을 눈으로 쫓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렇게 14km, 약 4시간 여를 걷다보면 어느새 저 멀리에 웅장한 산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바로 김포의 명산인 문수산이다.

<문수산이 눈에 들어온다.>

문수산의 멋진 산세에 눈을 홀려 걷다보면 그 산의 능선을 가르는 성벽이 눈에 띈다. 바로 문수산의 또 다른 자랑인 문수산성이다.

그 문수산성 능선을 따라 문수산을 오르고 정상께의 홍예문 암문에서 산 반대편으로 내려가 조강리에서 끝나는 길이 바로 제 2코스 ‘조강철책길’이다. 1코스를 끝낸 후 문수산성 남문 인근에 다수 위치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잠시 쉰 후 바로 2코스로 이어 걸을 수 있다.

이 맘때의 날씨는 정말로 걷는 이, 오르는 이에겐 매력적이다.

몰아쉬는 숨과 흐르는 땀에 상쾌할 정도로 몸을 식혀주는 찬 바람이 어울리며 “아, 정말 걷기 좋은 날이다~!”라는 탄성이 나올 때 쯤, 걷는 이의 발걸음은 문수산성 성벽에 다다를 것이다.

<문수산성을 따라 오르는 문수산, 2코스가 자랑하는 환상의 구간이다.>

중간중간 탁 트인 전경에서 강화도를 조망하고 개풍군을 가늠한다. 시선을 뒤로 돌리면 김포와 인천 일대가 주욱 펼쳐지니 이 산이 주는 기쁨은 가히 높이와는 상관없다.

산성을 따라 꾸준히 오르는 그 길은 (산성을 밟고 오르지 않는다.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트레일은 산성 성벽 옆으로 나 있다.) 1코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큰 무리가 가지는 않는 편이다. 그리고 길이도 짧아 약 1시간 내외 정도 걸린다.

잠시 쉬어가는 곳마다 경치 좋은 정자와 전망대 등이 있어 성벽따라 오르는 이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렇게 문수산성의 당근과 채찍을 몇 번 받아드는 새 어느새 홍예문 암문을 만나 산의 반대편으로 내려가게 된다.

조금은 조심스럽게, 사브작 사브작 걸음마다 수줍음 내려앉은 내리막길은 오르막 만큼이나 인상적이다.

<문수산 내리막길. 이 길을 누군가와 걷고 싶다.>

이후 고막리를 지나 야트막한 산을 넘어 조강리까지 가는 마을길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지척의 분단은 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아늑한 느낌이다. 모내기 앞둔 논의 철새 떼는 인기척에 일시에 날아오르고, 노을 어린 하늘에 화목을 떼는 집, 그 구수함 담은 나무 타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렇게 애기봉 입구에서 2코스는 끝이 난다.

얼추 22~3km에 약 8시간 가까이 걸린 하루, 그만치를 투자할 만한 명품 코스라 할 수 있다. 오가는 대중교통이 만만치 않지만 도착지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동선을 짜 볼만 하다.

<걷는 도중 만나는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

이번 주말, 배낭을 가볍게 싼 후 평화누리길 1,2코스를 한 번에 걸어보면 어떨까? 분명 말하건데 다른 이보다 훨씬 매력적인 하루를 보냈다고 자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평화누리길의 첫 만남을 멋지게 장식해도 좋다.

혼자가 아니라면 다른 누구라도 좋다. 소중한 이와 함께 떠나는 주말 하이킹, 바로 이 길을 설렘의 시작으로 삼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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