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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까운 곳에 그렇게 멋진 길이 – 장봉도 갯티길 4코스, 2코스

<갯티길 안내지도>

장봉도는 예로부터 섬 트레킹의 천국으로 알려진 곳이다. 

인천 삼목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40분이면 도착하는 이 섬은 앞서 기착하는 신도와 더불어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서해의 섬 중 하나로, 낚시꾼들과 캠핑 마니아들, 그리고 가족 단위로 갯벌과 바다를 즐기려는 여행객이 어우러져 주말이면 나름 떠들썩한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유명한 낙조 감상지인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국사봉을 지나 작은멀곳으로 내려오는 트레킹 코스는 온전히 한나절동안 지나긴 장봉도의 능선을 따라 종주할 수 있는 코스로 장봉도의 산과 서해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품 코스로 손 꼽힌다.

이런 가운데 장봉도와 옹진군, 인천관광공사는 트레킹 메카로서 장봉도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기존의 4개 코스를 정비하고 더욱 확대하여 7개의 코스로 정리하였다. 각각의 코스마다 신선놀이길, 하늘나들길, 구비너머길, 장봉해안길, 야달인어길, 한들해안길, 장봉보물길 등 테마가 있는 이름을 붙여 그 의미를 더했다.

아울러 장봉도여행자센터를 개관하여 섬을 찾는 이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장봉도 갯티길, 로드프레스는 4월의 시작에서 장봉도 갯티길 4코스 장봉해안길과 2코스 하늘나들길을 이어 걸으며 백령도의 두무진이 부럽지 않을 풍경을 자랑하는 장봉도의 해안길을 소개하려 한다.

*장봉도 갯티길의 구간 내에는 음료수나 간식 등을 살 수 있는 매점이 없다. 아울러 장봉도 선착장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4코스 시작지점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필요한 것은 배를 타기 전 미리 구비해야 한다.

*장봉도 내의 섬 마을버스는 1,000원의 교통비를 내야 하며 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 미리 잔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장봉도행 카 페리. 맞은 편의 섬은 신도>

장봉도를 가기 위해서는 인천 삼목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한다. 

세종해운이 운행하는 장봉도행 카 페리의 배 시간은 오전 07시부터 18시까지, 매시 10분에 출발한다. 삼목선착장에서 장봉도 까지는 40여 분이 소요되며 중간에 신도에 기항한다. 신도 또한 다리로 연결된 형제섬인 시도, 모도와 함께 삼형제 점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다른 트레킹의 묘미를 주는 곳이므로 한 번쯤 눈여겨 보아도 좋다.

장봉도에서 삼목 선착장으로 향하는 카 페리는 오전 07시부터 18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즉 두 대의 배가 장봉도와 신도, 삼목항을 양 방향에서 오가는 것이다. 

배 뒤쪽으로 보이는 섬은 신도로 시도, 모도와 함께 삼형제 섬을 이루는 가장 맏섬이다.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바다가 갈라놓기에 페리로 10여 분을 가야 하는 섬이다.

예전 신도와 시도, 모도를 한 번에 종주하는 트레킹을 한 경험이 있다. 일자로 횡단하는 게 아닌 신도를 반 바퀴 돌아 동쪽에서 구봉산에 오르고 시도도 한 바퀴 두르고 모도의 끝까지, 약 7~8시간이 걸리는 종주였다. 그 때의 기억을 잠시 떠올려 본다.

 

<장봉도 선착장에 내린다. 트레킹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다.>

<장봉도여행자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장봉도 갯티길 가이드북>

장봉도 여행자안내센터에서 가이드북 등을 받는다. 장봉도 갯티길 가이드북을 받는다. 안에는 전체 지도와 각 코스별 안내, 그리고 각 코스의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모두 채우면 인증서와 소정의 상품을 준다고 한다.
 

배에서 내린 승객을 태운 마을버스는 바로 출발하기에 여행자안내센터에서 정보를 얻을라치면 1시간에 한 대인 버스를 그대로 보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봉도 여행자 안내센터는 10시에 문을 연다.)

갯티길이라는 말 뜻이 궁금하다. 뜻을 물어보니 ‘밀물과 썰물시 갯벌과 갯바위가 만나는 중간지점인 모래갯벌’ 이라 한다. 실제로도 구간에 따라서 그 갯티를 걸을 수 있는 코스들이 있다고 한다.

어느 코스가 좋을까 물으니 한참을 고민하신다. 모두 다 아름답다고 고르기가 애매하다 하시는데 바깥의 포스터와 가이드북 표지에 쓰인 기암괴석을 가리키니 그것은 ‘4코스 장봉해안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장봉해안길을 걷도록 한다.

 

<장봉도의 황금시대를 상징하던 곳배>

건어장해변에 내리니 ‘곳배’가 눈에 듼다. 

이 곳배는 강화도, 장봉도 등 서해안 근해의 섬에서 어업을 하던 전통 무동력 목선으로 보통 벤댕이, 새우, 벵어 새끼 등 젓갈을 담그는 해산물을 많이 잡았기에 곳젓배라 부르기도 했다.

조선시대 3대 황금어장이라 불렸을 정도로 번영했던 장봉도 어장, 한 때엔 무려 60여 척의 곳배가 섬 앞바다를 가득 채웠을 정도였으나 이제는 사그라들고 이렇게 과거의 영광을 소개하며 건어물해변에서 오가는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 건어장해변은 깨끗하게 관리되는 공중화장실이 있다. 앞으로 코스 구간동안 화장실을 만나기가 힘드므로 미리 들렀다 가는 것이 좋다. 

<건어장해변 정류소 옆,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건어장 해변 정류소 옆으로 계단이 산을 향해 이어져 있다. 본격적으로 4코스 장봉해안길을 시작하는 지점이다.

4코스 장봉해안길은 7개의 트레킹 코스를 가진 장봉도 갯티길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코스이다. 거리는 약 4km에 1시간 4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되는 길이다. 험한 길인만큼 맞이하게 되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기존에 가막머리 전망대와 국사봉을 오가던 코스와는 달리 장봉도의 서쪽 해안선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어 더욱 가치가 큰 코스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이고 도착지인 가막머리 전망대까지 2개의 산을 넘어 세번째 산을 오르는 여정이지만 이 정도는 되어야 보물같은 비경을 만날 자격이 되지 않겠는가?

<장봉도 갯티길 안내 리본>

오르막길을 걸으며 장봉도 갯티길 안내리본을 본다. <걷다보면 트레킹 천국, 장봉도>, 정말로 그렇다. 

가쁘게 내쉬게 되는 숨과 달리 마음은 한없이 잔잔해진다. 곧은 길이기에 길을 헤매일 염려도 없지만 리본과 안내판, 방향표지판 등 길 안내가 확실하게 되어 있어 매우 흡족하다. 특히 리본 안내에 있어서는 강화나들길이나 양평 물소리길, 진안고원길 등과 견주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갯티길이다. 

가파른 구간은 밧줄 경계가 잡아준다. 꽤 정비에 신경을 쓴 부분이 보여 즐겁기 그지없다. 이렇게 명품 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만큼 준비를 했으니 그대로 관리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장봉도 서쪽 해안은 침식으로 인해 꽤 깊은 높이의 아찔한 벼랑을 이루고 있는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장봉해안길은 그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장봉도의 산세 속, 우거진 나무 사이로 보이는 서해 바다의 풍경을 즐기는 길이다.

아래를 바라보면 갯티가 보인다. 갯바위와 갯벌의 중간지대 격인 갯티를 따라 몇몇 여행자들이 하이킹을 하고 있다. 갯바위 구간은 바위를 오르고 내리면서 위험에 노출되는데다 발 디딜 곳이 미끄럽거나 움푹 들어간 경우가 많고 결정적으로 밀물 무렵에는 고립될 우려가 있어 꽤 조심해야 할 길이다. 그러나 획기적으로 속도를 내고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해변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미리 해변길을 통해 섬 주변을 둘러볼 생각이라면 물때시간과 단단한 등산화 및 등산스틱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순간 기자를 앞질러가는 여행객들>

버스를 탄 여행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건어장해변에 내려 이 4코스를 걷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상위 그룹으로 나아갔으나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뒤에 처지고 만다. 그래도 홀로 온 트레킹이니 걱정할 것도 없다. 

먼저 지나치라 자리를 내어주니 인사가 되돌아온다. 

“좋은 날씨입니다.” , “수고하십니다.” 

그 오가는 한 마디에 길이 빛난다. 사람도 빛난다.

 

<첫 번째 산을 넘으면 만나는 해변>

첫 번째 산을 넘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경사를 자랑했던 산이지만 높이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인지라 정상부 부터는 수월하게 오르내릴 수 있었다. 

내려오니 해변이 펼쳐진다. 산을 뒤로 하고 너른 공터와 해변, 갯바위가 함께 어우러진다. 캠핑에 알맞은 장소다. 

장봉도가 트레킹 및 백패킹의 성지로 불렸던 섬이었음을 깨닫는다. 낙조를 즐기며 혼전히 자신에게만 허락된 공간 아래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만큼 황홀한 휴식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 멋진 캠핑지를 기준으로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원래의 코스로 건어장해변의 시작지점처럼 산을 올라 넘는 코스이고 또 하나는 해안선 코스로 해안을 따라 갯바위를 넘어 나아가는 코스이다. 결국 두 코스는 만나게 되며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난이도나 소요시간 등은 해안선 코스가 더 유리하다. 그러나 나는 정해진 코스를 따라 가기로 하고 산을 오른다.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암석의 습곡구조>

<습곡구조는 산책로 뿐만 아니라 해안가까지 드넓게 이어진다.>

꽤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경사의 산을 넘어 다시 내려오는 산길은 해안선을 선택한 이들의 길과 만나 다시 숲을 걷는 길로 이어진다.

흙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이리도 아름다운 법이다. 굵은 땀방울을 씻겨주는 바닷바람의 친절함에 몸을 맡긴 채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걸으면 걸을수록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구비를 돌아 나아가는 길, 순간 펼쳐지는 바위의 절경에 탄성이 흘러나온다.

마치 특수효과를 통해 일부러 만든 듯 한 그 암석의 휘어짐과 물결치는 모습은 실제로 보지 않으면 그 신비함과 거대함을 절대 느낄 수 없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 윤옥골 암석 습곡구조는 모래와 진흙이 켜켜이 쌓인 후 오랜 시간 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휘어진 지층과 암반의 신비한 모습은 4코스 장봉해안길을 상징하는 여러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이 길을 걷는 누구라도 발걸음을 멈추고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기하학적 문양에 감탄에 감탄을 거듭한다.

 

<이어지는 산책로는 까마득한 벼랑을 지난다.>

암석 습곡구조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때 쯤, 드디어 구비를 돌 때마다 절경을 보여주는 환상의 벼랑길 코스가 나타난다. 정말 거짓말 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입체적 지형과 아찔한 높이의 벼랑, 그리고 환상적인 산책로는 4코스를 상징하는 최고의 구간이다. 

중간 중간 설치된 전망대에서는 드넓은 서해바다와 사이좋게 떠 있는 작은 형제섬인 동만도와 서만도가 보인다. 무엇보다 내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멋있는가를 되짚어 볼 수 있다는 것도 꽤나 멋진 장점이다. 

길을 걷다보면 내가 걸어온 그 길이, 걷는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얼마나 멋진 구간이었는지를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떄로는 걸어온 길을 조망해보고자 해도 산과 나무에 가려져 그 전체적인 윤곽도 가늠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장봉해안길은 다르다. 

해안선을 따라 섬의 가장자리를 도는 이 길은 군데군데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다. 그래서 방금 지나왔음에도 너무나 새롭게 느껴지고, 또 그 길을 걸으며 흘렸던 땀과 지녔던 생각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해 준다. 절경도 명품이지만 그 절경 속을 걸어온 자신의 여정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길, 바로 장봉해안길이다.

<상당한 경사를 자랑하는 오르막 구간>

첫 번째 전망대를 지나 산을 오르는 오르막 구간은 정말로 굉장한 경사를 자랑한다. 

다행히 가파른 오르막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발 딛는 곳과 손 잡는 곳을 잘 확인해야 한다. 길 자체도 꽤 미끄러우므로 비가 내리는 날이나 비 내린 후 하루, 이틀 간은 가능한 한 우회를 하는 것이 좋다. 길 중간중간마다 가막머리 전망대로 따로 우회할 수 있는 표지판이 있으므로 참고하면 좋다. 옆의 나무기둥과 밧줄 울타리도 빠른 보수가 필요할 듯 하다. 

오르막을 지나 산길을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 쯤이면 다시 해안을 걸을 일은 없다. 가막머리라 쓰여있는 해안둘레길 방면을 선택한다. 어차피 리본이 안내하고 있고 또 밧줄 울타리가 세워져 있어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가막머리 전망대>

<능선을 따라 장봉도의 양 옆 해안을 조망하며 걷는 하늘나들길>

드디어 4코스의 종점이자 2코스의 종점인 가막머리 전망대에 도착한다. 여기서 잠시 쉰 후 2코스를 역주행으로 걷기로 한다.

장봉도 갯티길 2코스는 하늘나들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길로 장봉도의 능선을 따라 걸으며 시원한 전망 속에서 하늘과 숲, 바다가 맞닿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멋진 하이킹 코스이다. 전체 길이는 3.2km 정도이며 소요시간은 1시간 30여 분이다. 

앞선 장봉해안길이 약 4km에 2시간의 거리였음을 감안하면 이 2코스와 합해 7.2km에 쉬는 시간 포함 4시간의 트레킹 코스가 완성되는 것이다. 꽤 알맞은 길이의 트레킹 코스인데다가 앞선 4코스의 난이도가 ‘상’이었던 것이 비해 이번 2코스 하늘나들길의 난이도는 ‘하’에 속하는지라 꽤 기분좋게 능선을 타고 내려오며 트레킹을 마무리 할 수 있어 제격이라 할 수 있다.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정상부를 만나게 된다.>

2코스 하늘나들길은 가막머리에서 바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별다른 갈림길이 없이 주욱 직진하면 되는 길이다. 중간중간 능선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볼 수 있으나 2코스와는 상관이 없으니 자칫 헷갈리지 않도록 한다. 

마치 공룡의 등에 올라선 것 같은 장봉도의 능선은 폭이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서해안의 각각의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좌측으로는 강화도와 석모도가 보이며 우측으로는 배로 떠나온 인천광역시와 신도, 시도, 모도가 보인다.

강화도와 석모도를 바라본다. 저 두 섬 모두 재작년과 작년에 무던히도 걷고 오르던 섬이다. 당시엔 저 섬을 걸으며 맞은 편에 자리한 장봉도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음이다. 이젠 반대의 처지가 되어 장봉도에서 그 쪽을 바라보니, 정말 사람 일이란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이로 흐르는 바다만이 이런 우매한 인간의 의미없는 깨우침을 비웃으며 흐르고 있다.

 

<멋드러지게 휘어진 소나무를 지난다.>

휘어진 모양새가 보통이 아닌, 기품이 넘쳐 흐르는 명품 소나무를 지난다. 마치 용이 피어오르듯 또아리를 틀고 승천하는 모양을 보니 정말로 그 기세와 위용이 너무나 멋있다. 

게다가 갯티길 2코스의 길 옆에 자연스레 자리하고 있어 그늘을 만들어주면서 오솔길과 어울려 길을 열어주는 모양새인지라 쉽게 눈길을 돌리지 못한다. 혹여 누구라도 이 명품 소나무에 못된 짓을 할까 두려운 마음이다. 이 글을 읽는 이가 향후 2코스 하늘나들길을 걷는다면 부디 이 소나무의 안녕을 전해주기를 기다린다.

능선을 따라 약 한 시간여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봉화대와 팔각정자를 둘러볼 수도 있고 코스의 도착지인 장봉3리 마을로 향할 수도 있다. 체력이 일찍 고갈되었거나 좀 쉬고 싶을 경우에는 장봉4리 마을로 이탈하여 버스 정류장을 보다 빨리 만날 수도 있다. 나는 원래 코스대로 걷기로 정한지라 장봉3리 마을 방향으로 향한다.

 

<마을까지 이어지는 오솔길>

마을까지 이어지는 한 줄기 오솔길은 그 폭이 좁고 왼 편이 경사가 심한 비탈인 모양새가 영락없이 강화나들길의 한 구간을 빼어 닮았다. 발걸음을 빨리 재촉한지라 앞서거나 뒤따라는 이 하나 없는 산행이다. 맞은편에서도 오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2코스와 3코스의 시작점인 정자가 보인다.>

시멘트로 포장된 갈림길을 건너 국사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다. 

다른 곳은 벚꽃이 진지도 오래건만 장봉도의 벚꽃은 4월 말에 접어들어서야 만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느린 만개인 만큼 그 것을 즐기는 즐거움도 색다르다. 벚꽃이 이끄는 산길, 그 밑을 꽃비를 맞으며 걷는다. 다른 곳은 봄도 끝 물일지 몰라도 이 곳의 봄은 이제야 시작이다. 그리고 한창이다. 

남이 모르는 나만의 명품 구간으로 꼽고 싶다. 내 뒤로 이 구간을 걷는 몇몇도 그렇게 꽃비를 맞으며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낭만에 젖은 채 장봉3리로 내려와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장봉바다역,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장봉도의 산세와 크레킹 코스로서의 난이도, 길이 등에 대해서 예전부터 매우 멋지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이렇게 4코스를 걸으며 서쪽해안을 따라 즐기는 풍경은 또 처음 경험한 것이었다. 

4코스는 ‘과연, 정말로 장봉도의 진짜 비경은 이 장봉해안길에 다 숨어있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던 코스였다. 마치 백령도의 두무진처럼, 물론 그 두무진같이 바다에서 우뚝 솟은 돌기둥이 절경을 자아내지는 않지만 그  깎아지른 해식애와 기암괴석이 빚어내는 신비함은 그 어느 섬에 비추어도 상대를 압도할 만한 품격과 위엄이 있었다.

2코스는 ‘어머니의 품’같은 길이었다. 산과 바다, 하늘이 모두 맞닿은 길은 정상부로 짐작되는 봉우리 정상마다 동서남북을 모두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을 자랑하면서 정말 높이 자란 나무가 없이 말 그대로 꼭대기에 선 듯한 느낌과 풍경을 걷는이에게 전해주었다. 

그 능선을 지나 마을로 향하는 길은 여유와 감성, 그리고 꽃비의 아름다움가지 더해진 품격있는 길이었다.

이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길인 줄 미처 물랐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섬, 그 곳에 이렇게 숨은 비경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특히 철저히 준비해 새롭게 단장한 길이라 앞으로도 더욱 많은 이들이 이 섬을 걸으며 장봉도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찾기에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아직 장봉도여행자안내센터의 개관시간과 온, 오프라인 정보제공의 부족함, 편의시설의 부족함 등이 눈에 띄지만 차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길을 계속 가꾸고 유지시켜 나아갈 주민들의 노력과 길을 걸으며 그 매력을 즐길 여행자들의 깨어있는 도덕의식이 더해진다면 수도권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올라서는데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장봉도가 가진 그 매력 속으로 뛰어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그 어느 코스를 이어 걷더라도 그 섬이 간직한 수더분한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완주를 목표로 매주 장봉도를 찾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해당 답사는 2018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지금의 환경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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