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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을 걷고싶다 – ‘코리아트레일’

<이 땅의 과거와 현재, 풍경과 그 속의 삶을 담은 길이다.>

길에는 역사가 있다. (물론 새로 만들어진 길도 있겠지만 그런 길 조차도 만들고 난 이후 사람이 발을 딛는 순간 역사가 쌓이게 된다.)

그렇게 역사의 흐름을 담은 길들 중에는 온전히 남아있는 길이 있는 반면에 이젠 옛 자취만 남은 길도 있고 문헌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자취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길도 있다.

코리아트레일은 그런 면에서 볼 때 매우 의미가 깊은 길이다. 한양에서 충청, 전라, 경상도를 잇는 삼남길처럼 이 땅의 끝에서 서울을 향한다는 목적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옛길을 살리되 새로운 코스라도 옛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쪽으로 이어 연결한 길이다.

이미 사라진 구간도 다양한 연구와 답사를 거쳐 최대한 그 길의 흔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역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이어 만들었다. 그렇게 해남군 땅끝에서 서울을 지나 파주의 임진각까지 총 52개 코스, 700km의 대형 트레일이 이 땅에 생겨난 것이다.

<코리아트레일 3코스를 걷는 하이커들>

10년동안 무려 2만km이상을 걷고 조사하며 민간인이 만든 이 트레일, 그 기나긴 시간 속에는 이 땅의 옛길을 발굴하고 새로운 길로 엮어 당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트레일로 만들겠다는 손성일 대장과 (사)아름다운 도보여행 관계자들의 열정이 그대로 녹아있다.

해남군에서 출발하는 코리아트레일은 정약용 등 역사 인물들의 유배길이자 보부상들이 넘어가던 옛길 갈재와 누릿재을 넘어 전국 6개 광역시도와 27개 시, 군, 구, 11곳의 향교, 13곳의 전통 5일장, 6곳의 양조장 등을 경유한다.

그 길은 단순히 숲길이 아니라 100여 곳의 역사 유적과 함께하는 마을길, 농로, 숲길, 탐방로, 산길이다. 대한민국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길이자 꾸미거나 포장한 상품이 아닌, 이 땅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주는 길이다.

<숲길로 들어서는 하이커. 수성페인트를 이용한 코리아트레일의 표식이 보인다.>

이 기나긴 트레일을 따라 한 번에 종주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이정도의 길이라면 그 구간구간, 지역별로 끊어서라도 걸어봐야 할 가치가 있는 길임에는 틀림없다.

어쩌면 이와 같은 작업은 한 민간인이 나서서 할 일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각 지자체의 읍, 면, 동 단위까지 속도 경쟁하듯 둘레길들을 우후죽순 격으로 만들어낼 때 이 대한민국 전체를 관통하는 트레일을 만들기 위해 긴 시간을 걸은 이가 있다는 것은 환영하고 격려해야 할 일임과 동시에 한없이 부끄러워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각 지역이 가진 다양한 삶과 풍경, 조금씩 변화해가는 사투리와 음식의 재미를 느끼면서 걷는 길, 비록 그 끝에서 휴전선에 막혀 더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의주길로 이어지고 월드 트레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길, 이만큼의 큰 그림을 가진 길이 이 땅에 얼마나 존재하는가.

<THATZIT의 박승하대표와 임직원이 재능기부로 만든 코리아트레일 앱>

이 코리아트레일은 앱을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

아직 전체의 구간에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서울 구간은 자동 스탬프 인식 기능이 갖춰져 있어 길을 걸을 때마다 앱 내에 스탬프가 찍힌다. 이 앱 또한 코리아트레일이 ‘삼남길’로 불리던 때, 그 길을 걷고 감동을 받은 THATZIT의 박승하 대표가 재능기부로 만들어 준 것이라 하니 온전히 길을 사랑하고 길에 감동받는 이들의 협력이 이와 같다.

코리아둘레길을 비롯하여 낙동정맥트레일, 백두대간트레일 등 다양한 장거리 트레일이 이 땅에 있거나 만들어져 있다. 물론 대부분은 모르는 것도 현실이다.

이 다양한 한국의 장거리 트레일, 그 속에서 정말 관리를 꾸준히 하고있고 이 대한민국을 관통한다고 볼 수 있는 길은 얼마나 될 것인가? 한 사람이 기나긴 시간을 걷고 또 걸어 고치기를 반복하여 만들어낸 코리아트레일이 다른 걷기 길과 그 시작부터 궤를 달리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 땅을 걸어서 종주하고 싶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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