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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路] 죽 한그릇의 마법이 선사하는 활력 – 김인경 원조 바지락죽

<김인경 원조 바지락죽 외관>

벌써 십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친구들과 부안까지 내려가 낚시를 즐겼다.

밤새 낚시를 하고 난 후 다들 지쳐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일단 배라도 채울 양 근처를 두리번 거리다가 “죽”을 내세우는 간판을 보았다. 차 안에서 꽤나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결국 다들 식당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주문한 백합죽, 그 푸짐함과 든든함, 그리고 가득한 풍미에 모두 매료되었다. 누구라도 그 때를 떠올리면 낚시의 성과보다 “진짜 그 백합죽 끝내줬지.”라는 말이 나온다.

부안의 바다는 그렇게 다양한 조개를 품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백합죽”이 알려져 있고 또 유명하지만 현지인들은 그보다 “바지락죽”을 더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 바지락이 백합보다 싸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오히려 더 쉽게 채취되기에 더욱 다양히 즐겼을 것이다. 변산마실길을 걸으며 바지락집으로 유명한 <김인경 원조 바지락죽>을 찾아가보았다.

<하나같이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정갈한 반찬이 나온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곰소가 있어서일까, 같이 나온 젓갈이 꽤나 곰삭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밥을 달라 아우성이다. 미역무침과 겨울 시금치도 훌륭하다.

<바지락뽕잎전 – 15,000원>

죽을 시키기에 앞서 바지락을 좀 씹어보고자 바지락뽕잎전을 시킨다. 부안하면 또 오디의 명산지이다. 뽕잎도 지천일 것이다. 그 뽕잎을 듬뿍 넣어 반죽한 바지락뽕잎전은 맛도 맛이지만 보기에도 즐겁고 몸에도 좋다.

번철에 반죽을 둘러펴서 지져낸 듯한 따근한 바지락뽕잎전이 놓인다. 들큰한 뽕잎향, 새송이버섯과 바지락이 어우러져 있다.

<한 입 들어보니 바지락이 보기보다 많이 들어가 있다.>

뽕잎은 잎 특유의 파릇함 속에 씁쓸함과 달큰함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 다양한 맛이 바지락과 어우러지니 입 안이 즐겁다.

작은 조개라 해도 엄연히 게우가 있고 거기에서 나오는 풍미가 있다. 잘근하게 씹히는 조개발과 그윽한 풍미의 게우는 ‘한낱 부침개’이기를 거부한다. 지역의 특산물들이 어우러진 별미이다.

<누군가 벽에 써 놓았다. 죽도록 먹고싶어 ‘죽’이라고.>

주문한 바지락죽이 “담뿍” 놓인다. 아무리 소화가 잘 되는 죽이라 해도 이렇게 푸짐한 한 그릇을 받으니 보기만 해도 배가 든든하다. 함께 한 이는 “예전엔 이 바지락죽은 더 달라면 얼마든 더 주는 죽이었다”고 한다.

그렇다. 그 옛날엔 이 바다에 바지락이 그만치나 풍부했을 것이다.

길을 걸을 이에게는 이 죽 한 그릇이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음식이면서도 크게 무리가 안 가는 음식이기에 좋다. 걷고나서도 피로회복에 좋은 바지락이기에 온 몸에 그 영양을 흡수하며 지친 몸을 끌어올리기에 좋다. 여러모로 보약같은 한 그릇이다.

<가만히 보면 이 죽 하나에도 많은 계산이 들어가 있다.>

녹두와 당근 등이 들어간 죽은 뽀얗게 잘 풀어져 있다.

그러고보니 죽이란 음식, 특히 이 조개를 넣은 죽이란 음식은 만들기가 쉽지 않다. 오래 익힐수록 질겨지고 잘아지는 조개의 특성 때문이다.

밥알은 풀어지기 직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바지락살은 탱글하다. 그 정도를 가늠하는 것도 기술이고 비법이다. 이 한 그릇에도 그렇게 많은 정성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이 죽 한 수저가 감사하다.

서양에는 치킨수프가 있다면 이 부안 변산에는 바지락죽이 있다고 할 것이다.

온전히 비워낸 후 배를 두드리지만 전혀 거북하지 않다. 그 뽀얀 국물이 몸 안을 돌며 양기를 더 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마주한 이의 얼굴도 그 사이 뽀얗게 핀 듯 하다.

플라시보 효과라 할 지라도 지금 이 죽 한 그릇에 내 몸은 너무나 행복하다.

  • 김인경 원조 바지락죽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묵정길 18 / 063-583-9763

  • 메뉴 : 바지락죽 8,000원, 뽕잎바지락죽 9,000원, 바지락뽕잎전 15,000원 등

  • 영업시간 : 평일 08:00 ~ 20:00 (동절기 08:00~19:00)

  •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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