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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人터뷰] 우리가 생각한 방향은 다른 길과는 차별점을 두는 것이었다 – 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

누군가는 최고의 국내 트레일로 지리산 둘레길을 꼽기도 하고 제주올레길을 꼽기도 한다.

물론 국내에는 다양한 많은 길들이 있으며 저마다의 매력이 있기에 순위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길 여행을 사랑하는 이들이 흔히 말 하는 국내의 ‘3대 트레일’이라 하는 길들은 존재한다.

강원도에 위치한 강릉바우길. 강원도의 대표적 관광도시인 강릉에서 시작하는 이 길은 강릉바우길, 울트라바우길, 계곡바우길, 올림픽 아리바우길 등 다양한 구간들을 가지고 있으며 아름다운 동해바다와 대관령, 백두대간의 수려한 자연, 넉넉하고 푸근한 인심을 가진 마을이 함께 하는 길이다.

로드프레스는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간 울트라바우길 구간에서 ‘한국고갯길(KHT) TOUR in 강릉’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에 앞서 강릉바우길을 방문, 이기호 사무국장님과 만나 그 철학과 목표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하 읽는 이의 편의를 위해 로드프레스는 ‘로드’, 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님은 ‘바우길’로 표기한다.


<강릉바우길 구간 안내지도>

로드프레스 : 먼저 작년부터 늘 관심을 가지고 있던 강릉바우길을 이제야 찾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특히 9월 말에는 한국고갯길(KHT) 행사로 울트라바우길 2박3일 행사를 예정하고 있기에 더욱이 꼭 한 번 오고 싶었다.

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 : 만나서 반갑다. 잡지도 너무 잘 보고 있었다. 사실은 언제쯤 찾아올가 내심 기다렸었다. 하하하.

로드프레스 : 이번에 강릉에 긴 시간동안 울트라바우길 답사를 하는데 정보도 얻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먼저 그 모태가 되는 강릉바우길에 대해 아는 것이 먼저라 생각했다. 예전부터 한국 3대 트레일로 제주올레길, 지리산둘레길, 강릉바우길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바우길 : 바우길은 제주 올레나 지리산 둘레길보다는 후발 주자로 탄생하게 되었다. 예전에 전국의 길 관련 부처의 공무원들과 산림청 직원 등이 모인 자리에서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강릉 바우길 이 셋을 3대 트레일로 생각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이후 분에 넘치게 3대 트레일로 소개가 되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로드프레스 : 오히려 어떻게 보면 후발주자이기에 조금은 더 앞선 길들을 보며 바우길만의 특징이나 그런 부분을 기획했을 것도 같다.

바우길 : 아까 울트라바우길에 대해서 ‘도전정신’을 자극시킨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바로 우리 바우길의 컨셉이다. 

제주 올레길은 쉬멍, 놀멍, 걸으멍이라는 슬로건을 보면 알겠지만 휴식과 쉼의 개념으로간다면 지리산 둘레길은 또한 그만의 특색이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에 사는 사람들이 ‘지리산 공화국’이라 농담삼아 부를 정도로 정신적인 유대감과 사회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다. 어떻게 보면 ‘길’보다는 지리산이 가진 문화의 정신을 길을 통해 전파한달까.

하지만 우리는 그런 부분에 대하면 국내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도보여행과는 다른, 트레킹 본연에 그 목적을 맞추자는 생각이다. 특히 강원도라는 지형이 다른 지역과는 달라서 온전히 산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트레일, 도보여행과는 다른 곳과 느낌이 사뭇 다를 수 있다.

다른 분들이 이 인터뷰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국내의 다른 길과는 포커스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 해외의 장거리 트레일, 산악 트레일을 매우 주시하고 있다. 

<로드프레스를 늘 즐거이 보고 있었다는 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

로드프레스 : 최초 강릉바우길의 탄생 배경은 어떻게 기획되어져 온 것인가?

바우길 :  나(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은 원래 등산을 다녔다. 그렇다고 이름 난 산악인은 아니고 학교를 다니며 산악회 활동을 즐겼다. 당시(바우길 탄생 시기)까지도 끊임없이 산을 올랐다.

이 산악회라는 것이 딱 두 갈래로 나뉘더라. 한 쪽은 계속 등산활동을 이어가며 유명 산악인이 되었거나 산악 마니아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고 한 쪽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 결혼을 이어가며 그 산에 대한 열정을 추억으로만 가지게 되는 경우다.

요는 이 후자에 속한 친구들이 이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여유를 찾으며 다시 한 번 그 때를 상기하며 트레킹을 이어가는 이들, 예전처럼 높은 산은 아니더라도 네팔이나 투르 드 몽블랑 등을 즐기는 이들이 매우 많다.

나 역시 그에 속한 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엔 트레킹에 대한 생각이나 개인의 뚜렷한 철학이 없었다. 

당시 강원도청과 강릉시청에서 ‘“우리도 걷는 길이 필요하다. 제주도에서 걷는 길이 생겼는데 사실 이런 산길은 강원도가 원조 아닌가?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하고 나섰는데 그렇게 길을 만들려 하니 스토리텔링도 필요하고 길을 찾는 사람도 필요하고, 기획자도 필요하고…

그렇게 각각의 필요한 영역에서 적합한 이들을 찾다 보니 스토리텔링은 이순원 작가님이 맡고 길에 대해서는 멀쩡히 장사하고 있는 나를 차출하더라. 하하하하하.

그런데 이야기를 딱 들어보면서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거다. 기왕 내가 동네에서 돌아다니고 산이 좋아 돌아다니는데 이런 나에게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길을 찾으라니 너무 좋다.”하고 그 자리에서 내가 하겠다고 승낙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10년을 왔는데 다른 사람들은 바쁘고 개인사유가 있기도 해서 떠났고 처음엔 탐사대장으로 시작했던 나는 이제 사무국장이 되었다. 

뭐, 이젠 갈 데도 없고. 하하하하.

나는 이 일이 나에게 참 잘 맞는다 생각한다. 길을 찾고 길을 다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로드프레스 : 그래도 산을 좋아하시는 분이 ‘걷기 길’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뚜렷하게 확신을 가지기가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

바우길 : 처음에 이 바우길을 맡기 전 네팔 트레킹을 약 다섯 번 정도 갔다. 그 때 처음 갔을때 하얀 설산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내가 왔다. 내가 이제야 왔다.”하고.

스무 살때, 서른 살 초에 친구들이 히말라야 등반을 간다고 하면 공항에 가서 환송식에서 격려해주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나도 저 곳을 가고 싶은데. 군대에 가서도 일부러 산도 오르고 야간행군도 하는 곳에 가고 싶다고 했을 정도인데.

이제 처음 딱 가니 감개가 무량하더라. 등반이 아닌 트레킹으로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서 “내가 1년에 한 번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곳을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삶이라는 것이 그런 꿈을 이루기엔 경비부터 여러 제약이 많지 않나? 때로는 여러 사람이 뭉치면 경비도 절약되겠다 싶어서 그렇게도 한 번 가 보고. 

그 네팔에서 트레킹의 기준을 많이 잡았다. 오전 세 시간 오후 세 시간. km가 아닌 시간으로 기준을 세웠다. 

지금도 난 국내의 이정표에 대해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km라는 것은 앞으로 5km를 생각하면 사실 아직 가야 할 그 길이 고도가 어떤지 업 다운이 얼마나 심한지 모른다. 그래서 5km라 해도 어떤 길은 두 시간에 걸쳐서 가고 어떤 길은 세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차라리 시간을 표시해서 대략 몇 시간이 걸린다고 표기해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이번에 만든 안내책자에도 옆에 높이(고도그래프)를 표기해서 이 정도 오르내림이 있다고 안내해주고 있다.

전체도 약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식사와 휴식을 포함해도 7~8 시간이 되도록 거리를 잡았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도착지점에서는 마을이 있거나, 두 시간이나 세 시간에 한 대라도 버스가 올 수 있는 대중교통이 있는 곳으로 구간을 끝냈다. 그렇다보니 원점 회귀형도 있기도 하다. 그래도 도착지에서는 외부와 소통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게 중요했다.

로드프레스 : 울트라바우길 구간은 조금은 더 다른 기준으로 기획했을 것 같다.

바우길 :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트레킹’을 위한 최고의 국내코스는 백두대간이라 본다. 그 곳을 가는 것은 등산이 아닌 트레킹이다. 울트라바우길도 그런 취지에서 다섯 구간을 기획하고 구분했다. 

울트라바우길 다섯 구간만 간다고 해도 색다른 도전이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울트라바우길을 다섯 구간으로 나눈 이유도 최대 8시간 정도 걷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끔 계획한 결과다. 해외만 보더라도 존 뮤어 트레일 같은 경우도 즐기는 사람들은 최대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걷지 않는가. 

<강릉바우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 하는 이기호 사무국장>

로드 : 우리가 강릉 바우길 지도를 봤을 때, 보통 이렇게 긴 트레일을 만든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거대한 환형을 이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강릉바우길은 그렇지 않아서 꽤 궁금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니 놀랍다. 

바우길 : 처음 길을 기획하는 이들은 욕심이 있다. 모두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 전체를 다 돌고 나면 강릉에 있는 웬만한 역사, 문화 유적지는 다 지나가게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농담으로 “길을 처음 만들 때 어떤 이가 잘 할까? 우리처럼 그냥 걷기만 하는 이가 잘 할까? 영화 감독이 낫지 않을까? 이 쯤에는 어떤 장면이 나오고, 이 쯤에는 어떤 반전이 나오고… 어디에서는 향기도 들어가고 어디에서는 땀도 들어가고… 이런 기획은 영화감독이 잘 하지 않을까?” 라는 말도 했다.

결국 전체 구간이 지금처럼 가로 지르기도 하고 퍼져 나가기도 하는 데에는 그런 욕심이 들어가기도 했다. 많이 보여주고픈 욕심. 주문진까지 왜 안가냐고 해서 주문진까지 연장하기도 하고. 또 주문진까지 갔는데 왜 향호를 안 넣느냐 해서 또 향호 둘레를 기준으로 한 구간도 만들고. 

이러다보니 좀 누덕누덕한 느낌이 있다. 하하하. 

로드프레스 : 이 바우길이 가만히 보면 강릉바우길, 울트라바우길, 올림픽 아리바우길 등 다양한 갈래도 있다.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 바우길인지?

바우길 : 울트라바우길의 탄생은, 처음에는 ‘에코울트라바우길’이라는 이름이었다. 강릉바우길도 그냥 ‘바우길’이라고만 했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길로 바우길이라는 이름을 살리고 싶었는데 강릉시에서의 그런 부분이랄까, 이런 행정 협조나 예산 반영등 다양한 이유로 강릉바우길로 남게 되었다. 

로드 : 울트라바우길이나 올림픽 아리바우길 등에 대한 좀 더 다양한 탄생 이유도 듣고 싶다. 단순히 ‘힘들다’ 라거나 ‘풍경’ 만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을 것 같고, 분명히 각 길에 맞는 이름과 컨셉을 넣은데에는 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바우길 : 바우길을 이렇게 이끌면서도 늘 아쉬움을 하나 가진 게 있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른 채 이렇게 덤벼들면서 어쩌다 전국 길 연합 사무국장을 하게 되었다. 그 때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하다보니 그 사람들의 길에 대한 철학과 이야기, 목표 등이 나에게 공부가 되고 학습이 되더라. “아, 이럴 수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이 잘 못 되었을 수 있구나, 내가 너무 외곬수였구나.” 그렇게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면서 약간 릴렉스라고 해야 하나, 쉼, 휴식 등에 중점을 두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곳, 이 길에서는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도 우리의 색깔이 분명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 때 보니 우리가 다 가졌는데 ‘강길’이 없더라. 강이 어디있나보면 영서쪽에서 보면 동강이나 조양강이 있다. 그래서 그 길을 여기에 붙였다. 정선과 강릉을 잇는 올림픽 아리바우길이 그렇게 생겨났다. 

울트라바우길은 만들면서도 긴가민가 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 그게 무엇인가 하면 우리가 설악산 대청봉을 올랐다고 치자. 대청봉을 내려와 하산주를 마시며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이번에 대청봉을 갔다왔으니 다음에는 공룡능선을 가던지 지리산 천왕봉을 가자.”라고 한다. 사람의 욕심, 성취욕이라는 것이 이렇게 끝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산을 찾는 것이다.

바우길도 그렇다. 강릉바우길 전 구간을 모두 돌고 나서 “조금 더 센 곳은 없을까?” 그렇다면 울트라바우길이나 계곡바우길을 갈 수 있도록. 

또는 제주올레길 전 구간을 다 걷고 온 이가 다음엔 어디를 도전할까? 그 목표가 될 수 있도록. 물론 강릉바우길을 걷는 이들은 “이게 등산이야, 걷기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것도 색다른 경험이 아닐까? 길에 맞다 틀리다는 없지 않나? 우리는 어떤 대안을 제시한다고 본다.

<강릉바우길 1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풍력발전시설>

로드프레스 : 그렇게 다양한 주제와 갈래의 길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끼는 일들도 많았을 것 같다.

바우길 : 울트라바우길에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분명 있다. 작년의 경우에는 외국인들이 찾아왔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이가 오스트리아 여성인데 해외에서 어느 사이트에서 우연히 울트라바우길에 대한 글을 보고 찾아왔다고 했다. 백패킹을 통해 울트라바우길을 완주하더라. 그 겨울에 가스통 몇 개 챙기고 큰 배낭을 메고.

그 때 ‘백패킹’에 대한 중요성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 길에 백패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 노력 중이다.

작년에는 여러 사람들을 모아 백패킹을 통한 울트라바우길 걷기를 기획했다. 물론 짐은 우리가 차량을 통해 직접 날라주며 직접 텐트를 치고 식사를 해 먹으며 완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점점 알려가고 싶은 생각이다.

나중에는 백패킹을 통해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이  “너 지리산 종주 해 봤어?” “당연히 해 봤지.” “그럼 울트라바우길은 도전 해 봤어?” “아니 아직.” “그렇다면 빠져!”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그런 어떤 성지이자 지향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게 목표다. 하하하하.

로드프레스 : 일종의 하드코어한 트레킹의 대명사가 되겠다는 목표. 하하하하. 

이제 다른 질문을 좀 하겠다. 사무국장님께서 많은 구간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구간, 그리고 처음 강릉바우길을 걷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픈 구간이 있다면 듣고 싶다.

바우길 :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길이라… 솔직히 말하자면 전 구간 모두다. 자식들 누가 이쁘냐 하면 다 이쁘듯이. 사실 누군가 구간을 추천해 달라하면 이 것이 계절마다 다 틀리고 개인의 성향마다 다 틀린 법이다. 내가 좋으니 어디를 다녀오세요, 가 아니라 어디를 걸어보셨느냐, 거기가 좋았느냐, 그렇다면 이 구간을 걸어보시라. 하고 안내해 줄 수 있다. 이 것도 일종의 서비스 정신이다.

구간의 매력도 늘 다르다. 어떤 날은 1구간이 너무 좋을 때가 있다. 화창한 날이 아니고 안개 끼고 비바람이 칠 때 그 구간을 다녀오면 무언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을 정도로 너무 좋더라. 7구간의 경우는 어떤 곳은 길도 안 좋고 공사 현장을 지날 때도 있다. 하지만 걸으며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무 이 길이 사랑스러운 것이다. 못나서 내가 고통스럽구나… 하다가도 세상이 잘난 놈만 있을 수 있나, 나 같은 놈도 사는데.. 이렇게 별의별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계절, 어떤 시간,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그 추억이 모두 다르더라.

로드프레스 :우문에 대해 이렇게 현답을 주셔서 감사하다. 말씀드린대로 9월 말에 우리가 울트라바우길에서 행사를 하는데 그 시기 울트라바우길을 걸을 때, 꼭 놓쳐서는 안 된다 할 만한 감상포인트나 풍경이 있을까? 

바우길 : 9월 말이면 이 곳은 지대가 높기에 고지대는 벌써 가을로 접어든다. 울트라바우길은 절반은 백두대간 길이다. 2구간의 경우 굉장히 오르막이 센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2구간의 오르막은 대청봉 보다도 세다고 느낀다. 6시간을 계속 오르막으로만 가기 때문에. 그래도 두리봉을 지나 백두대간으로 들어서면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맛 볼 수 있다. 공기도 당연히 틀려진다. 꼭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바우길 게스트하우스의 외관과 내부. 바우길 관광안내소도 함께하고 있다.>

로드프레스 : 이제 멋진 길 이야기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질문을 드리겠다. 지금 우리가 인터뷰 하는 이 곳, 바우길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이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게 된 계기와 이 게스트하우스만의 매력이 있다면?

바우길 : 하하하하. 올림을 하면서 떨어진 선물이라 할 수 있겠다. 당시 동계올림픽을 치르며 강원도와 문화체육부에서 “올림픽유산”이라는 것을 정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도 무언가 남고 이어지는 것을 올림픽유산이라 하는데 강릉의 경우는 KTX가 남아 정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 유산 중에 바우길 네트워크라는 것이 있었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을 만들고 현재 있는 강릉바우길을 국민들이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의 선정으로 이정표도 새로이 단정하게 하고 홈페이지도 예약이 가능하게끔 하고 외국인들이 왔을 때 안내도 받고 숙박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예산이 많았다면 건물을 지었겠지만 딱 리모델링 정도의 예산만 지원되는지라 이 집을 빌렸다. 우리 소유의 건물이 아니라 월세를 내는 건물이다. 그래서 이 곳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미고 사무실도 만들고.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우리 인건비에도 보태고 월세도 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이런 쪽에는 우리가 젬병인지라 아직은 큰 도움이 안된다. 사람이 많이 오면 도움이 되니 많이들 오시면 좋겠다.

처음에는 바우길에 대한 일종의 본부로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안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침대도 좋고 시설이 뛰어나다. 그렇다보니 바우길보다는 일반인들이 더 많이 와서 숙박하더라. 

로드프레스 : 그래도 어떤 ‘길’에서 그렇게 숙박을 운영하는 경우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다. 

바우길 :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스위스 트레킹을 다녀오면서 느낀 것 들, 그 중 특히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느낀 것이 무엇이냐, 길도 이쁘고 순례길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정말 숙박이 편하고 비용이 저렴하더라. 

내가 보고서를 내면서 적은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해파랑길을 걷는 것을 비교할 때 비행기 값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걷는 것이 비용이 더 든다. 숙박비에서부터 차이가 나고 식비에서도 차이가 난다. 비행기도 값 싼 표를 잘 구하거나 여유있게 미리 예약하고 간다면 교통비를 포함한 전체 비용에서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더 쌀 수도 있다. 

그 것을 이제는 사람들이 눈치를 챈다. 

바우길도 해파랑길과 다양한 사업을 같이 하고 있지만 바우길 뿐만 아니라 해파랑길 등 트레일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다. 

과하게 이정표를 넣지 않고 데크를 안 놓아도 된다. 위험하다고 데크를 여기저기 까는 것은 좋지 않다. 정말 제대로 살리려면 정확하게 몇 km마다, 마을이면 마을마다 사람들이 숙박하기 좋은 숙박지를 운영하고 나라에서 관리를 하던 누가 봉급을 줘서 관리를 하면 가지 말라고 해도 간다.

우리 나이때, 은퇴한 이들은 서울에서 옷가지 넣은 배낭 하나만 들고 부산에 왔다고 하자. 10km건 20km건 이런 숙박 시설에서 자면서 같은 길을 걸은 이와 대화도 하고 정보도 얻고 하면 얼마나 좋은가.

나라에서 투자를 해서 나설 수 있는 부분이다. 처음엔 한 명, 두 명 가고 손해도 나겠지만 그것이 소문이 나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올 것인가.

이런 생각을 문체부에 가서 이야기하면 아직은 뜬구름 잡기다. 그런 부분은 지자체에 이야기하라 하고 지자체에서는 문체부에서 이야기 하라 한다. 어렵다.

<강릉바우길을 이끌어가는 힘은 그 길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다.>

로드프레스 : 마지막 질문이다. 강릉바우길을 이제 막 알고 걸으려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소개와 응원을 한다면?

바우길 :  10년 째 강릉 바우길을 걷고 있다. 그 긴 시간동안 또 이 곳을 걸은 많은 이들을 만났다. 그 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강릉이라는 곳이 이렇게 좋은 곳인줄 몰랐다.’, ‘강원도에 오니 너무 몸이 즐겁다.’ 라는 말씀을 하신다. 강릉이라고 생각하면 차 타고 지나가다가 오죽헌 둘러보고 경포대 한 번 보고 회 먹고 이런 것이 아니라 정말 강릉이 좋구나, 좀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좋구나 하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유명 관광지에서 조금 더 벗어나 외곽을 걷다보면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인심 좋은가. 강릉도 그렇다. 인심 좋은 강원도, 강릉바우길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강릉바우길 걷기행사를 진행하면 90%가 지역민이다.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길, 이것도 매우 중요하다. 계속 오래 걸으신 분, 처음 걷는 분 등 다양하게 오신다. 누가 오더라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길, 그리고 즐거이 걸을 수 있는 길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그렇게 걷다보면 몸도 좋아진다. 

바우, 바위의 강원도 사투리 아닌가? 얼마나 탄탄하고 힘이 센가. 그런 염원을 이 길에 담았다. 초보건 걷기의 달인이건 이 곳에 오시면 분명히 만족하실 것이다.

더 궁금하다면 언제든 우리 사무실로 오시길 바란다. 어떤 곳이 좋겠는가 하면 성심성의껏 알려주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그냥 묻기 그러하다면 소주를 한 잔 사줘도 좋고! 그렇다면 또 내가 막걸리도 한 잔 살 수 있는 것이고. 하하하하.


자신의 길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그대로 드러난 이들과 만나는 일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솔직한 모습으로 자랑스운 부분 만큼이나 미흡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또한 개선해야 할 그림을 그리는 강릉바우길. 

겸손하게 손사래를 치면서도 타인들이 화자하는 ‘국내 3대’를 넘어 자신들이 당당히 자부할 수 있는 ‘국내 제일’이 되기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강릉바우길을 응원한다. 아울러 그 철학과 신념이 그 길에 스며들어 앞으로도 변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귀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답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신 이기호 사무국장님 이하 강릉바우길의 담당자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