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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업문화 – 직원에게 결정권을 준다는 것

직원에게 결정권을 준다는 것

얼마 전 배낭여행 전문여행사 ‘여행박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여행박사는 오너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상상을 뛰어넘는 직원복지로 유명한 회사다. 한 예로 지금은 사라졌지만 불과 3년 전까지만 투표로 팀장을 선발하는 제도가 있었다.

신창연 전 창업주는 본인도 투표로 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가졌고 실제로 2013년 말 투표에서 내규로 정해진 지지율 70%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공약인 80%0.8% 못 미친 79.2%를 득표하여 자진 사임했다.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후 선임된 대표이사는 당시 29살로 일본팀장을 맡았던 젊은 직원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위해 비용을 쓰고 있다. 대학원 등록금을 지원하기도 하고, 5년 만근, 10년 만근에는 해외여행을 보내기도 한다. 여행박사는 타 기업에서 하고 있는 복지제도는 기본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제도는 다른 데에 있었다. 바로 결정권을 팀장에게 일임하는 것이다. 여기서 대표적인 결정권이 채용과 재정에 대한 것이다.

여행박사는 대표의 결재가 필요한 경우는 1년에 5~6번 밖에 되지 않을 만큼 담당자 전결제도가 확산되어 있다. 각 팀장들이 말 그대로 작은 사장님이다.

대표적인 권한이 채용권이다.

직원 채용은 팀에서 결정한다. 팀장과 실무진이 면접을 보고 누구를 채용할 지를 결정한다. 임원이나 대표이사는 신규직원이 채용된 후에나 ‘우연히’ 마주치는 식이다. 여기에 대해 여행박사 관계자는 “결혼할 당사자가 배우자를 고르는 게 맞을까요? 부모님이 골라진 배우자와 결혼하는 게 맞을까요?”하면서 자사의 철학을 설명한다.

또 하나는 ‘돈 쓰는 권리’이다.

일반 기업에서는 작은 비용 하나에도 결재라인이 복잡하다. 하지만 여행박사는 각 팀 안에서 모든 결정이 이뤄진다. 물론 큰 액수는 경영진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1년에 한 두 번일 뿐이다. 그 외에는 팀장에게 모든 권한이 있다. 심지어 직원들도 TF제도를 통해 직접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 복지, 재테크, 연봉 등 각자 관심이 있는 TF에 가입해 함께 회사 정책을 만들고 제안해서 실행하고 있다.

보통의 기업에서는 쉬이 상상할 수 없는 자율이 여행박사 직원들에게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자율만큼 책임이 따른다. 통 큰 자율이 베풀어져도 남용하지 않는 것도 문화로 확립돼 있다.

직원을 믿어라, 그리고 맡겨라

우리나라는 사소한 결정까지 결재라인을 거쳐야 하는 회사가 부지기수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결재라인이 복잡하고, 중소중견기업은 또 그들만의 방식대로 복잡하다. 특히 자수성가형의 중소기업은 조직 내 모든 것을 대표이사가 알아야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스템인 경우가 많다. 임원진까지 ok된 부분이 대표이사 선에서 거부되는 일이 허다하다. 이럴 경우 결재를 올린 실무부서는 물론, 결정을 했던 임원진까지 진이 빠지게 된다.

어찌 보면 문화는 직원이 아닌 CEO가 만든다고도 하겠다.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CEO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조직은 달라진다. 분명한 것은 갈수록 CEO 한 사람만의 판단과 결정으로 조직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정권을 준다는 건 결국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CEO라면 직원을 한번 믿어보길 바란다. 상사라면 부하직원을 한번 믿어보길 바란다. 그들은 바로 당신이 채용한 ‘인재’이니까 말이다.

글 정은혜 기자(월간 HR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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