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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기억 속 서해를 더욱 새롭게 만나는 길 – 부안마실길 1~8코스 ②

<상록해수욕장>

이른 아침, 궁항에서 그 여정을 이어간다.

궁항의 한적함을 지나 도로를 따라 오른 발걸음은 푸른 서해를 마주하며 속도를 더 한다. 아름다운 풍경 속 발걸음이 닿은 곳은 상록해수욕장이다. 한국고갯길 부안 행사의 1일차 캠핑장이 될 곳이다.

방대한 해송림 사이를 거닐며 상쾌한 공기를 마신다. 이후 넓은 해수욕장으로 나가본다. 아직은 휴가철이 아니기에, 그리고 이른 아침이기에 찾는 이 하나 없는 방대한 해변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풍경을 가슴에 담고 전북대학교 수련원 방향으로 오른다.

<전북대 수련원 앞의 솔섬. 포토그래퍼들에게 사랑받는 낙조 포인트이다.>

전북대학교 수련원 앞에서 만나는 솔섬. 섬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소박한 갯바위, 그 위로 난 소나무 몇 그루가 이 솔섬의 전부다. 하지만 이 작은 섬은 서해 낙조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로 수 많은 사진작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온 장소이기도 하다.

잠시 그 섬을 마음에 품는다. 낙조와는 상관 없이 맑은 바다 사이로 잡힐듯 말 듯 떨어져 있는 그 섬이 주는 고상함은 인상깊다.

<모항해수욕장을 담다>

<모항해수욕장의 풍경>

솔섬을 지나 오르는 길은 꽤나 인상적이다. 약간의 공사현장을 지나지만 언덕을 넘고 돌아서 나가는 그 길은 이제껏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펜션 사이로 들어서서 다시금 도로를 만나는 길, 그 걸음이 이어져 모항으로 연계된다.

아마도 이 모항은 부안이 가진 여러 해수욕장, 항구들 중에서 가장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지 않을까? 다양한 숙박 리조트와 아름다운 백사장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

“들어갈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게끔 만드는 백사장과 푸른 바다, 이만치나 ‘답사’라는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 적도 드물 것이다. 결국 ‘다음’을 기약하며 사진만 담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미련에 젖는다. 모항 둘레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책로는 더더욱이나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쌍계재 아홉구비길을 향해>

모항 갯벌체험장에서 부안(변산)마실길 5코스 모항 갯벌체험길이 끝나고 6코스 쌍계재 아홉구비길이 시작된다. 쌍계재, 고개라… 게다가 아홉구비라… 시선이 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지도를 보면 그대로 해안길을 따라 가는 코스이다. 지레 겁 먹을 필요 없구나 싶다.

제방을 따라 좌초된 선박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쌍계재 아홉구비길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것과는 달리, 마치 2, 3코스를 걷는 것 처럼 다시금 해변에 접한 오솔길을 걷게 된다. 그 시원한 바람과 그늘이 감사하다.

<얼마만에 숲길인가>

<걸어온 길을 가늠해보다>

갯바위에 앉아 잠시 쉬며 걸어온 길을 가늠해본다. 각 코스마다 거리가 길지 않아 부담이 없지만 온전히 이어 걷는 것은 확실히 체력 배분이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이 부안(변산)마실길이 참으로 난이도가 쉬운 편인지라 처음 트레킹을 도전하는 이에게는 충분한 마중물이 되어주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풍경도 아름답고 충분히 바닷길, 산길을 걷는 매력도 있으며 식당, 편의점 등의 편의시설도 주변에 있기에 참 걷기 좋다.

쌍계재 아홉구비길을 걸으며 친절한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표식 자체야 손볼 것 투성이고 미비함은 논하자면 한도끝도 없지만 길 자체가 곧은 해안로를 따라 나 있어 어지간해선 헤맬 일이 없는 것이 다행이다. 그저 앞으로 주욱 나가면 되는 것이니 이 얼마나 친절한가.

<작당마을>

<왕포마을의 풍경>

긴 방죽을 지나 잠시 산을 올라 도로로 접어든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내려간 곳은 작당마을. 평화롭고 한적한 그 마을의 보호수 밑에서 잠시 땀을 닦는다. 작열하는 태양을 맞으며 마동방조제를 따라 왕포마을을 만난다.

도시어부의 최초 촬영지이기도 한 왕포마을은 마을 자체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황금어장이었다는 칠산앞바다를 품고 있는 천혜의 어촌마을이 주는 여유도 느껴지는 곳이다. 바다를 앞에두고 세워진 집집마다 주황색 지붕이 아름답게 빛나니 꽤나 이국적이다. 제방을 따라 마을로 들어서는 걸음이 가볍다.

이 곳에서 새로운 코스인 곰소 소금밭길이 이어지는데 어째 마을 어디에서도 표지판을 찾을 수 없다. 헤매이기를 수 차례, 결국 감을 따라 마을의 집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도로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길이 정코스인지라 방금 거쳐온 마을 사잇길이 원 코스였음을 짐작할 뿐이다.

<저 멀리 내소산이 보인다.>

<기나긴 제방길은 또 다른 도전이다.>

도로를 따라 걷다 내려 온 길은 어느새 제방으로 이어진다. 곰소까지 길게 이어진 제방은 그 시작지점에서는 아예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그늘 하나 없는 제방을 사이에 두고 걷는 이 길은 서해의 또 다른 매력인 갯벌을 그대로 안고 걷는 길이다.

그러고보니 모항의 맑은 바다가 어느새 갯벌로 바뀌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모항갯벌체험장에서부터 그렇게 갯벌이 드러났었다. 1코스의 시작, 새만금방조제에서부터 시작된 푸르고 맑은 바다의 풍경이 모항을 기점으로 삶의 진득함과 영양이 녹아있는 갯벌로 바뀐 셈이다. 그 항구 하나를 경계로 완벽히 다른 바다의 성질이 시작됨이 참으로 신기하다.

이 갯벌을 따라 걸으며 어느덧 간기가 점점 강해지는 바닷바람을 느낀다. 물론 착각일 뿐이라지만 제방이 끝나갈 수록 그 ‘곰소’가 풍기는 젓갈의 짠내는 분명 강해지고 있다.

<곰소 젓갈단지를 걷다. 갈치가 말라가고 있다.>

<곰소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다.>

한국고갯길 행사의 2일차는 사실 이 곰소까지의 여정 전, 제방을 걷기전에 내소사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하지만 예까지 와서 곰소를 못 본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게 곰소항을 둘러보고 공원에 올라 앞바다와 고창을 바라보며 답사를 쉬어간다.

얼마만치나 왔는가는 중요치 않다. 길을 걸으며 그 지역을 얼마만치나 보고 느꼈는가가 이런 걷기여행의 성패를 가르는 것일게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군산과 부안군의 경계인 새만금방파제 인근에서 시작, 이 너른 바다를 따라 곰소까지 온 여정은 부안의 바다는 확실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코스라 할 만하다.

그 다양한 바다가 주는 풍경, 기암괴석과 절벽, 백사장, 그리고 소박한 항구와 갯벌의 생명력,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어촌, 화려한 펜션단지와 만나 구간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길이다.

이제 시선은 내변산으로 향한다. 14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고찰 내소사와 관음봉, 월명암, 직소폭포가 있는 그 곳.

또 다른 부안의 멋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돌린다. 그 곳에서의 풍경은 참가자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라.

https://sopoong.ramblr.com/web/event/view/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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