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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갯길 정남진길의 방점 – 장흥군 바다하우스 바지락회무침

이제는 수많은 길에 치여 회자되는 일도 드물지만 <남도갯길 6000리>는 생명의 길이자 질박한 삶의 길, 역사와 문화가 뻘처럼 진득하게 묻어나는 길이다.

전남 영광군을 시작으로 광양시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해안선은 풍요와 낭만, 그리고 멋과 맛의 진수이기도 하다.

남도갯길 정남진길 코스의 종점인 장재도에 도착했다면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옆에 위치한 수문해변을 찾아가 보자.

동해의 바다가 쪽빛이라면 남해, 좀 더 한정짓는다면 남도의 바다는 옥빛을 띄고 있다.
어찌보면 산너머 지근에 위치한 강진군의 명물 강진청자의 색깔 같기도 하다.

그 옥빛에는 무수한 영양분이 녹아있다.
김, 다시마, 피조개, 꼬막, 키조개, 전복, 바지락, 굴 등 다양한 해산물들의 맛이 좋기로 더 말할 것이 없는 지역이다.

 

“반지락비빔밥 드셔보시것소?”

당시 일정을 함께 했던 마을 어르신이 식사를 권한다.

전남 순천 출신인 내 어머니도 늘 바지락을 ‘반지락’이라 했다. 나는 언제나 어머니의 발음이 새는 줄 알았다. 아니면 특유의 느긋하신 성격때문에 발음도 공처럼 느릿하고 둥글게 굴러서 나온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남도에서는 바지락을 반지락이라 부른다는 것을 안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그래서 장흥에서 만나는 그 ‘반지락’이 반가웠다.
 

’50년 전통’이라 쓰여진 바다하우스로 들어간다. 50년 전통과 하우스의 경계가 멀게만 느껴지지만 마을 어르신이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기 반지락을 맛 보고 자란 사람들은 다른 바다 것은 반지락으로 치지도 안해부리오.”
 
강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그 말에 떠 마신 국물, 과연 그렇게 자부할 만하다.

그 진득함과 시원함. 바지락이 가진 산뜻한 개운함과 그 안의 농축된 눅진함. 대치된 표현으로 나뉘는 두 가지 맛이 기가막힌 감칠맛을 자아낸다.

“아가, 여기 반지락 삶은 것 좀 싸게 더 내오니라.”

현지 어르신이 함께 하면 이런 것이 좋다. 일하는 젊은 청년이 연신 고개를 수그리며 바지락 삶은 것을 다시 가득 담아준다.

빈자의 밥상을 풍족하게 하는 조개가 바로 이 바지락 아니겠는가. 여남은 알만 넣어도 된장찌개의 맛과 향이 틀려지니 말이다.

 

어르신과 바지락 예찬을 하는 도중에 바지락회무침이 나온다.

데친 바지락에 갖은 채소와 새콤달콤한 초고추장 양념을 하였다. 그 초고추장도 이 집에서 직접 담그는 막걸리식초로 맛을 더 한다고 한다.

막걸리식초라…

목포 어디의 민어전문점도 그 집의 막걸리식초를 사용한 초장 맛이 끝내주기로 유명한데, 남도 쪽의 식초는 상당한 경지에 이른 셈이다.

밥에 비비기 전 회무침을 떠 먹어보니 눈이 번쩍 뜨인다.
 
달디 단 조갯살과 채소의 고급스런 조화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바지락이 빈자의 밥상을 빛낸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참기름과 김가루가 뿌려진 접시에 밥과 넉넉하게 바지락회무침을 넣고 비빈다.

한 입 떠먹으니 입 안에서 바지락살이 날뛴다. 데친 조갯살은 식초에 의해 더욱 탱글탱글해졌을 것이다.

얻어먹는 미안한 속도 잊은 채 입 안에서 즐거운 쾌감이 춤춘다. 아하…. 탄성이 나온다.
 
“밥 한나 더 시켜서 싹싹 배뱌드시오. 반지락이 많아야 맛이 좋응께”
 
“어르신이 더 넣어 드셔야지요. 밥 색이 그대로네요”
 
시뻘겋게 넣어 비빈 내 밥상이 무안하게 마을 어르신의 비빌그릇은 넣는 둥 마는 둥 밥 색이 그대로이다.
멀리서 왔다고 자신 것을 물리고 생면부지 남에게 몰아주려는 인심이 고맙다.

 
그 한 그릇의 비빔밥과 어르신의 마음이 정남진길의 방점을 찍는다.
 
옥빛 바다와 생명력 가득한 갯것이 그 길에 미치게 만든다.
 
 
  • 바다하우스 :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용곡로 139 / 061-862-1021
  • 메뉴 : 바지락회무침 ( 大 50,000원 / 中 40,000원 / 小 30,000) 등
  • 영업시간 : 매일 08:30 ~ 20:00 
  •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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