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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 섬바위 지나 벼룻길 따라 그 산에 오르다 – 진안고원길 감동벼룻길과 지장산 ①

7박 8일간의 진안군 답사 중 햇수로 3년만에 감동벼룻길 구간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감동벼룻길은 2018년 3월, 로드프레스의 전북천리길 14개 시, 군 대표코스 답사 및 가이드북 제작건으로 걸은 이래 두 번째 방문이다. 

당시 걷기 전 잠시 만난 진안고원길의 정병귀 사무국장은 “참, 이 코스를 공개하기 아까운데…”하고 말 끝을 흐렸었다. 온전히 되돌아나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당시 정식코스에는 넣지 않았지만 그 길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아는 사람만’ 아는 길로 남겨두고 싶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진안고원길 1101코스 감동벼룻길 지도>

​11코스의 중간치, 용담체련공원에서 시작해 금강줄기 따라 감동마을까지 나아가는 이 ‘갈랫길’은 약 4km에 이르는 짧은 길이지만 그 운치가 여느 정규코스 못지않게 아름다운 길이다.

이번에는 4월달 방문이라 이전의 방문보다는 조금은 더 녹음이 짙어졌기에 (작년 답사에는 조금은 황량한 늦겨울 풍경만이 남아있었다.) 조금은 더 걷는 멋이 더해질 듯 하다.

<용담교를 지나다 본 용담댐 모습>

용담체련공원을 시작지점으로 용담교를 지난다.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면 용담댐의 위용이 대단하다. 11코스의 정점이라 한다면 저 댐 위의 공도교를 걸어 좌우로 드넓게 펼쳐진 호반과 용담면의 푸른 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일 것이다.

잠시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용담교를 건너면 좌측으로 금강 줄기따라 강변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다.

<용담교에서 본 금강줄기. 우측의 천변으로 내려간다.>

걷기 좋은 강변을 따라 산들산들 걸어본다. 용담댐에서 흘러나와 이루어지는 이 강 상류는 보기보다 유속이 거세고 깊다. 그리고 참으로 맑다. 아직 겨울을 난 흔적을 벗지 못해 누렇게 말라버린 풀기둥이 깊고 푸른 물과 어우러지는 이 풍경이 참으로 고상하다. 그래, 참으로 고상하다.

<섬바위의 아름다운 모습. 앞의 강은 수심이 엄청나게 깊고 유속이 빠르다.>

<섬바위의 위용>

이 아름다운 강변은 역시나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따사로운 봄날, 캠핑을 즐기려는 이들로 평일 낮인데도 꽤나 북적인다. 유유히 흐르는 강 위로 우뚝 솟은 바위섬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힐링이긴 할 것이다.

저 바위섬의 이름은 묘하게도 ‘섬바위’이다. 왜 섬이라 하지 않고 ‘섬바위’라 할까? 아마도 ‘섬’은 바다의 그것에 쓰이는 것이 보통이고 또한 ‘섬’이라 하기에는 작은 규모이기도 해서 그럴 것이다. 그 자체가 또한 하나의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니 주체를 ‘바위’로 놓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 검푸른 강물에서 마치 군함처럼 단단하고 강렬하게 솟아있는 위용은 역시 나에겐 ‘섬’이란 단어가 더 어울리는 듯 하다.

가만히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되는 그 존재감… 소나무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그 모습은 고고함 속에서도 일말의 부드러움도 안고 있으니 외강내유의 기운이란 이런 것이다.

*3년 전에 답사했을 때에는 그래도 봄의 초입이었더라도 캠핑하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그새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찾을 줄은 몰랐다. 알고보니 모 텔레비젼의 ‘캠핑클럽’이란 프로에 예전 아이돌 ‘핑클’의 멤버들이 출연, 이 곳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오솔길에 진입하기 전, 그 강변을 되돌아보다.>

강변이 끝나가는 곳에서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다보면 이윽고 오솔길로 접어들게 된다. 원체 표식과 안내가 잘 되어있는 진안고원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뿐더러 한 방향으로 외길이 나 있기에 초보자라도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아름다운 강변과 섬바위를 떠나보내기 아쉬워 뒤를 돌아 사진을 한 장 더 남긴다. 녹음이 짙어지는 그 4월의 어느 날은 그렇게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올라가고>

<요렇게 내려오고>

<저렇게 나아간다.>

감동벼룻길 자체는 전부 평지에 가깝다. 딱 한 번 오르내리는 작은 바위 구간이 있는데 나름 폭이 좁고 바로 옆이 깊은 강물인지라 “벼룻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작은 오르내림을 지나면 오솔길을 따라 깊은 강물 옆을 걷는 구간이 대부분이므로 그 경치와 고즈넉한 맛은 거리는 짧을지언정 절대 가볍지 않다.

특이하게 이 오솔길에 진입하면서부터 고사리 등의 양치식물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흐드러지게 솟아오른 그 고사릿대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물욕’을 불러일으키는데 충분하다. 

지리정보팀장과 어린 순을 먹네마네 하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도중, 산 비탈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올리니 할머니 한 분이 그 험한 비탈에서, 우거진 잡목과 풀 사이로 쭈그려 앉아 고사리순을 따고 계시다. 

이렇게 많이 솟아오른 순이지만 확실하게 임자는 따로 있는 셈이다. 애시당초 걷는 이의 몫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고 웃으며 나아간다.

<금강과 길이 맞닿은 부분은 신비감을 준다.>

<감동마을까지 멀지 않았다.>

걷다보니 길과 물이 맞닿은 부분도 만나게 된다. 조금이라도 비가 오거나 수량이 넘치면 어찌될까 아찔한 구간이기도 하다.

강 속에서 그 실루엣을 드러내거나 위로 머리를 내민 다양한 모양의 바위를 보며 걷는 것도 참 매력적이다. 아마 낚시를 좋아하는 이라면 다음에 다시 도구를 준비하여 이 곳을 찾지 않을까? 할 정도로 멋진 포인트가 될 법한 부분도 보인다.

그렇게 우리가 걷기 전엔 고사리순을 따는 할머니 한 분외에 아무도 없었던 그 강변을 담고 즐긴다. 

어느덧 저 멀리 인가가 보이기 시작하니 감동마을에 거진 다다른 셈이다.

<다슬기가 유명한 감동마을. 작은 보트 위에 바구니가 인상적이다.>

<이제는 쓰지 않는 뗏목이 부서진채 방치되고 있다.>

감동마을에 들어서면 지금까지의 오지 풍경 속 강변과는 다르게, 한적한 시골 마을과 어우러지는 고즈넉한 강변 풍경에 취하게 된다.

​감동마을 앞의 강변은 폭이 넓어지면서 수심이 얉고 유속도 줄어든다. 물까지 유리처럼 맑으니 예전부터 이 마을 앞 강변은 다슬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도 작은 보트 위에는 다슬기를 잡아 담던 바구니가 놓여져 있다. 이제는 ‘체험마을’로써의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마을 체험목록에 ‘다슬기 잡기’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마을 전체는 아주 조용하다. 그래도 3년 전보다 꽤 새로운 건물(전원주택)들이 생겼다. 하긴 이런 마을에서 은퇴 후의 삶을 즐기는 것도 엄청난 호사이리라.

​강변을 내려가다보면 전북천리길 이정표가 나온다. 이 곳이 감동벼룻길의 마지막 구간으로, 걷는이는 이 감동마을에서 온 길을 되돌아 다시 나아가야 한다. 아니면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타고 용담면 쪽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교통편이 좋지 않다.

어쩔 수 없는 끝 마을의 운명이다. 그래도 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나가며 또한 새로운 시선으로 온 길을 되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혹은 완전한 힐링을 바라며 마을 정자에서 몇 시간이고 쉼을 선택해도 괜찮을 듯 싶다.

물론 지리정보팀장과 내 걸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답사는 일이다. 우리는 새로운 코스 개척을 위해 이 감동마을에서 지장산으로 나아가야 한다.

 


4 thoughts on “깊은 강 섬바위 지나 벼룻길 따라 그 산에 오르다 – 진안고원길 감동벼룻길과 지장산 ①”

  1. 고삼일 says:

    방송보면서 용담댐 근처에 저런 곳이 있었나 지도를 한참 들여다 봐도 감이 잘 안와서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소개 감사합니다!

  2. 고삼일 says:

    방송 보면서 용담댐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나 지도를 한참 들여다 봐도 감이 오지 않아서 궁금했었는데 소개 감사합니다.
    (윈도우10 크롬브라우저에서 로그아웃 상태에서 구글 계정으로 로긴하고 댓글을 달면 댓글이 등록안되는 버그가 있습니다.)

  3. 고삼일 says:

    방송 보면서 용담댐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나 지도를 한참 들여다 봐도 감이 오지 않아서 궁금했었는데 소개 감사합니다.
    (윈도우10 크롬브라우저에서 구글계정으로 로긴하고 댓글을 달면 댓글이 등록안되는 버그가 있네요.)

    1. ROADPRESS 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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