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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팀장의 깔딱고개 – 인천 S라인 녹지축을 가다!

독산 → 고성산 → 계양산→ 중구봉 → 천마산 → 원적산 → 철마산 → 호봉산 → 법성산 → 만월산 → 만수산 → 광학산 → 물넘이뒷산 → 거마산 → 성주산 → 소래산 → 상아산 → 관모산 → 거머리산

<계양산의 일출>

인천에 녹지가 얼마나 있더라? 계양산, 계양산, 계양산.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

건물과 도로가 들어오며 끊어진 산과 산. 인천시에서 큰 예산을 투자하여 2025년까지 ‘인천 S라인 녹지축’을 만든다. 이미 2016년부터 시작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깔딱고개’ 답사를 출발하기 전 인천 녹지축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올라온 몇몇 기사와 여행기, ‘인천대간’, ‘인천 11산’, ‘인천 15산’ 등의 정보가 전부였다.

그렇기때문에! 현재까지의 정비된 인천 녹지축을 로드프레스가 깔딱고개를 통하여 직접 걸어본다.

[선정 코스] 인천 S라인 녹지축 중 가장 녹지로 이어지는 곳! 마음 가는 곳으로~ (42km)

인천 지하철 1호선 박촌역 2번 출구 ~ 인천어린이과학관 독산 들머리 ~ 독산 ~ 고성산 ~ 임학공원 ~ 계양산 ~ 징매이고개 연결다리 ~ 중구봉 ~ 286봉 ~ 천마산 ~ 한신 빌리지 ~ 원적산 ~ 철마산 ~ 구루지고개 ~ 호봉산 ~ 법성산 ~ 만월산 ~ 만월-만수 연결다리 ~ 도롱뇽마을 ~ 만수산 ~ 광학산 ~ 물넘이뒷산 ~ 인천대공원 수목원 외곽 ~ 거마산 ~ 와우고개 ~ 성주산 ~ 소래산 ~ 인천대공원 야외음악당 외곽 ~ 상아산 ~ 관모산 ~ 인천대공원 습지원 ~ 보세이고개 청실빌라 ~ 거머리산 ~ 인천물홍보관 입구 ~ 인천 지하철 2호선 남동구청역

 

Part 1. 목적이 같다면 결국 만난다. (독산~고성산~계양산)

봄이 왔나보다. 가벼운 상의 하나만 걸쳐도 새벽을 견딜만하다.

인천 1호선이 어둠을 뚫고 박촌역에 도착. 아파트가 즐비한데 어디선가 두엄 냄새가 살살 올라온다. 빨리 가라는 신호로 알아듣고 몸을 풀고 인천어린이과학관의 좌측면 작은 텃밭 사이로 들어간다.

독산. 정보를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獨이냐 督이냐. 홀로 있거나 살펴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해본다. 새벽이슬에 단단하게 굳어진 황토 사이를 비집고 나온 작은 녹색의 미소.

갈림길 이정표에 붙어있는 친절한 계양산 Key Map을 따라 소나무 숲을 지나니 정자가 나타나고 고성산에 도착한다. 낮은 산이고 계양산자락에 있어 별도의 정상석이나 표시는 없지만, 주변을 살펴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봉우리다.

고성산을 지나 바로 계양산으로 향하는 샛길이 있지만, 계양산줄기의 다른 끝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임학공원으로 내려간다. 눈앞의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고 올라가는 계단에는 하얗게 김이 올라온다.

계양산성산책길과 684계단을 지나니 계양산의 커다란 철탑이 환하게 반겨준다. 강화도를 제외하고 인천광역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봄철 진달래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인천의 진산이다.

<인천광역시의 가장 높은 산, 계양산>

 

Part 2. 과거를 돌이켜보는 길. (중구봉~천마산~원적산)

새롭게 만들어진 연결다리로 징매이고개를 지나간다. 징매이고개는 1883년 조선 고종 20년에 해안방어를 위하여 부평 주민들이 축조한 중심성이 있던 자리이다. 커다란 ‘중심성터’비석을 바라보며 개항기 격동의 인천을 상상해본다.

익숙하다, 이 나무계단. 각목으로 만들어진 낮은 나무계단을 쉼 없이 올라가니 많은 이들의 염원을 품고 있는 거대한 돌탑과 중구봉 정상석이 나온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산에 올라온 인천시민들의 표정이 밝다. 실제 무리하지 않은 가벼운 걷기나 산행은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우울증, 불안증 등을 예방한다고 한다. 오늘 세로토닌을 과다분비 시킬 예정이다.

천마산은 부대의 훈련이나 사격 시 정상 능선이 통제되며, 우회로를 이용하여 5~7부 능선으로 지나갈 수 있다.

천마산은 ‘천마와 아기장수’의 설화가 전해져온다. 안타까운 사실은 1916년 조선총독부가 토지조사사업을 위해 측량을 할 때 도면에 ‘철마산’으로 표기하여 그간 철마산으로 불려왔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에는 철마산이 3개가 존재한다고 나올 정도이다.

걷기 시작하여 처음 만나는 편의점에서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와 음료를 구매한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며 옛 한남정맥일 때를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한신 빌리지를 통과하여 원적산으로 향한다.

元 아닌 怨. 원래의 표기는 원망할 원이다. 조선시대 세곡을 뱃길로 운반할 때, 김포를 지나 강화해협의 손돌목에서 자주 좌초되었고, 서해와 한강을 잇는 굴포작업 간 원통이고개에서 암석이 계속 나와 실패하고, 다시 안아지고개를 파고 또 파도 역시 실패하여 원한이 맺힌 산, 원적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중구봉의 거대돌탑>

 

Part 3. 무명과 유명은 한 끗 차이. (철마산~호봉산)

짧고 가파른 오르막에 푸석푸석한 화강암 조각 가득한 능선 위로 하얀색 밧줄이 늘어져 있다. 오른쪽의 밧줄을 잡고 오르느냐 왼쪽의 눈 쌓인 골짜기를 오르느냐 3초간 고민한다.

‘V’자로 다리를 벌려 올라간 골짜기 위로 환한 태양과 철마산 정상석이 나타난다. 철마산은 위에 말한 것처럼 3개나 된다고 알려져 있듯 인천시민도 정확하게 어느 철마산이 철마산인지 잘 모른다고 한다. 2018년 수정된 인터넷 지도에 철마산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이곳의 이름이 철마산임을 믿어본다.

철마산 철탑 아래를 통과하여 인천광역시 서구 가좌동에서 부평구 산곡동으로 넘어가는 장고개에 다다른다. 장고개는 말을 키우는 곳으로 가는 길목인데 현재는 길이 막혀 그 기능을 잃었다. 과거 산곡동은 넓은 목초지가 있어 말을 키우는 곳인 ‘마장’이 많았다고 한다. 산 아래의 아파트 단지를 보니 ‘마장뜰’이었던 이곳에 광활한 목초지가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오후의 따뜻한 날씨에 녹은 땅은 질척거리고, 점점 기온은 오르더니 영상 9도에 육박한다. 이른 봄을 알리는 햇살 받은 소나무의 내음이 후각을 자극한다. 바싹 마른 풀과 진흙의 조화를 느끼며 호봉산에 도착. 야산 느낌 물씬 주는 측량용 삼각점과 붉은 경계점이 앞으로 가야 할 곳을 안내한다.

<2층 정자와 푸른 하늘>

 

Part 4. 비법정탐방로? 법정탐방로? 샛길? 지정등산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해. (법성산~만월산)

동파 방지로 잠겨있는 부평도서관 옆 용포샘을 지나 백운공원을 지나면 법성산 진입로가 나온다. 귀여운 인천둘레길 표지판이 산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고, 쓰레기더미 가득한 입구를 만난다. 처음 오는 나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인근 주민들은 얼마나 불쾌할까.

요즘 샛길을 폐쇄하고 지정된 탐방로, 등산로를 걷는 것이 추세이다. 샛길 혹은 비법정탐방로(국립공원 등)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도 국민에게 이러한 정보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법성산의 정상은 넓은 잔디의 언덕이다. 점심을 먹고 친구 ‘깜이’와 놀고 있는 꼬마의 까르르 웃음소리에 기분이 좋다.

부평삼거리역과 인접한 동암산로(도로명)을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 만월산 산책로에 진입. 울타리가 쳐져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라는 이정표가 이상하다. 만월산은 친구 철홍이와 키조개가 들어간 짬뽕을 먹기 위해 8년 전 겨울에 올라갔던 기억이 있다. 이곳저곳 다 올라봤기에 귀여운 바위구멍이 있는 약사사 등산로를 이용한다.

오른쪽부터 강화도의 마니산과 그 옆의 영종도, 월미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만월-만수 연결다리를 지나 잠깐 길을 헤매다가 도롱뇽마을이 있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아래의 굴다리를 지난다.

<사람이 훼손하고 사람이 복원하는 모순>

 

Part 5. 도롱뇽 그리고 존재의 의미. (만수산~광학산~물넘이뒷산)

“지팡이든 아저씨다!” 만수산 입구에서 꼬마가 소리친다. 트레킹폴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아이의 순수함이 좋다. 대충 5~6세로 보이는데 2~3년 후에는 나보다 외국어를 잘할 것 같다. 나를 지팡이 아저씨로 부를 때가 행복한 시기일지 모른다.

도롱뇽의 한 살이를 읽고, 인천광역시 최대의 도롱뇽서식지인 만수산 도롱뇽마을을 조용히 지나간다. 어류도 파충류도 아닌 양서류 도롱뇽은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한다. 꽁꽁 언 계곡 아래 도롱뇽들이 잘 숨어있길 바란다.

만수산에서 광학산으로 가는 길. 종주 애호가들이 많은 리본과 함께 둥근 철조망을 밟고 지나가 길이 생겼다. 지도를 보니 1km 정도 돌아가면 등산 안내판에 있는 길이 나온다. 조금 돌아가자.

아래로 내려가니 부평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가 나온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아주머니께 길을 묻는다. 원래 과거 군부대가 관리하던 산인데 지금은 부대가 이전해서 다녀도 된단다. 이런! 돌아온 것은 괜찮은데 철조망은 가져갔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그들 덕분에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것에 위안 삼는다.

<만수산 도롱뇽마을로 가는 통로>

 

Part 6. 주산이 진산이 되는 이유. (거마산~성주산~소래산)

허병장(군인 형태의 허수아비) 사이를 가로질러 물넘이뒷산을 내려온다. 출입 관련 안내문도 부정확하고 주민들도 관심 없는 출입통제 표지판들이 많아 기분이 영 별로다. 다음부터 물넘이뒷산은 가지 않겠다.

이어서 도로를 따라 인천대공원 북부 수목원의 외곽 길로 걸어간다. 폐쇄된 군 훈련장을 지나 거마산 정상에 도착. 2018년 12월 새롭게 생긴 거마산 정상석이 이곳의 이름을 알려준다. 정상 쉼터에는 도시락과 각종 과일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컵라면도 보이지만 화기를 이용하여 취사한 것은 아니니 쓰레기만 잘 챙겨갔으면 한다.

인천과 부천을 가로지르는 와우고개를 넘어 금방 성주산에 도착. 흔히 볼 수 있는 서울, 경기도의 뒷산 느낌이다. 한참 내려가다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소래터널의 위를 지나며 소래산자락으로 이어진다.

껄떡 껄떡. 첫 시작인 독산~고성산~계양산에 이어 깔딱고개라고 부를만한 지형이다. 지도를 보니 촘촘한 등고선이 급경사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사람이 왜 이렇게 많지? 거마산부터 성주산, 소래산까지 사람이 정말 많다. 현재 시간은 17:00로 아직 퇴근 시간도 아닌데. 설마! 문화가 있는 화요일, 저녁이 있는 화요일이 생겼나?

소래산 정상. 360도 장관! 시흥, 광명, 송도 그리고 인천대교가 한눈에 보인다. 많은 사람이 찾는 이유를 알겠다.

<돌고래 모양의 소래산 이정표>

 

Part 7. 가볍지만 순수하게. (상아산~관모산~거머리산)

깔딱고개를 올라 깔딱고개로 내려오는 소래산의 입구. 인천대공원으로 들어간다. 징검다리를 건너 야외음악당 외곽의 숲길을 올라가니 나무로 둘러싸인 언덕에 상아산 표시석이 나타난다. 정상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귀여운 산이지만 역시 독산, 고성산과 마찬가지로 봉우리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상아산의 친구 관모산에 도착. 걷기에 대한 장점과 함께 걷는다는 홍보 안내판이 있다. 아래 보이는 인천대공원에 노란색 전깃불이 하나 둘 켜지고, 마음속 파란불이 바뀌기 전에 물 한 모금하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인천대공원 백범광장! 갈 때 가더라도 백범광장 안내판의 내용은 읽는다. 습지원을 지나 장수천 옆 반려견 놀이터를 만난다. 주거지에서 떨어져 있어 강아지들이 모여서 짖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공원안내소 인천대공원 정문에 도착! 슬슬 공제선이 희미해진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거머리산자락으로 진입한다. 도시의 텃밭과 어둠 속 산비둘기와 고양이가 상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강서구에 있는 봉제산과 같은 포근한 느낌의 산이다. ‘2008 거머리산’, 바닥에 납작하게 박혀있는 표시석에서 편안한 뒷산의 느낌을 받는다. 가볍게 내려가니 인천물문화관 입구가 나타난다.

도시에 있으면 산이 그립고 산에 있으면 도시가 그립다! 가볍지만 순수한 의미로 ‘흙’, ‘나무’, ‘하늘’, ‘태양’을 떠올려본다.

<한눈에 보이는 인천광역시>

 

Part 8. 끝이라고 생각해도 기다린다. (인천광역시 S라인 녹지축 인천 종주길)

공식적으로 녹지축이 정비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천천히 조금씩 단계별로 한 부분 한 부분 정비한다면,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을 걷기의 세계로 끌어들일 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녹지와 도시의 공존은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오늘 걸은 이 길이 단순히 한 번의 답사가 아니길 바라며, ‘인천 S라인 녹지축’의 아름다운 정비를 응원한다.

 

*해당 답사는 로드프레스 2019년 4월호에 실린 기사로 현장의 상황 및 풍경은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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