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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팀장의 깔딱고개 – 삼관우청광을 가다! ①

삼관우청광? 삼성산, 관악산, 우면산, 청계산, 광교산의 다섯 산으로 서울특별시 한수이남의 강남 5산을 의미한다. 지난 불수사도북(강북 5산) 종주에 이어 바로 다녀온 삼관우청광!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공기와 일찍 찾아오는 어둠을 걱정하며 더 늦기 전에 종주를 계획한다!

강남 7산이라고도 불리는 삼관우청광은 서울지하철 1호선 석수역 호암산 들머리에서 시작하여 삼성산~관악산~우면산~청계산~바라산~백운산~광교산을 거쳐 광교공원 반딧불이화장실(광교공원 광교저수지) 날머리로 끝난다.

시작부터 헉헉대는 호암산 돌계단과 숲속 석구상(돌로 만들어진 개 모양의 석상)의 신비로움! 해발고도는 낮지만 강렬한 숨소리를 선사해주는 삼성산과 관악산의 능선을 걸으며 도심을 내려다보는 짜릿함! 우면산에서 바라보는 불수사도북의 멋과 청계산의 끝없는 계단! 바라산의 급경사와 지도의 촘촘한 등고선에서 느껴지는 전율! 어쩌다 백운산과 곧이어 바로 광교산에 도착하여 뿜어내는 깊은 숨소리!

안전과 편의를 위한 정밀화과정은 오른팔의 회전근과 전완근 그리고 손목과 검지의 단순노동으로 이루어진다. 단!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총괄하는 머리는 하루에 처리할 용량이 정해져있다. 머리를 쉬어주자! 가족들과의 만남과 남겨진 튀김을 뒤로하고 늘어난 뱃살을 이끌고 집을 나선다!

 

Part 1. 종주계획!

서울지하철 1호선 석수역 호암산 들머리에서 05:30에 출발하여 16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려면 45~48km의 구간을 나눠봤을 때, 약 3km/h의 평균속도로 점심식사는 잠시 쉬며 행동식으로 먹어서 30분정도로 정하고 약 15~16시간 정도 걸린다. 오르막에서 급격히 속도가 떨어지니 2.5km/h의 평균속도를 목표로 하여 늦어도 17시간은 넘기지 않고 당일 귀가하는 것으로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

[석수역 1번 출구 직진(들머리) → 석구상 → 흔들바위, 조망대 → 장군봉 → 깃대봉 → 삼성산 → 무너미고개 → 학바위 국기봉 → 삿갓승군 → 제3깔딱고개 정상 → 말바위 → 관악산(연주대) → 관악문 → 제3헬기장 → 마당바위 → 하마바위 → 선유천 국기봉 → 사당초등학교 → 예촌어린이공원 → 사당역 → 방배우성아파트 → 우면산 성뒤골 → 산불감시초소 → 유점사쉼터 → 우면산(소망탑) → 태봉주유소 → 무지개다리 → TheK호텔서울 → 용말어린이공원 → 서울오토갤러리 → KCTC양재물류센터 청계산 들머리 → 굴바위산 → 옥녀봉 → 매바위, 매봉 → 혈읍재, 망경대옆길 → 석기봉 → 이수봉 → 국사봉 → 하오고개 → 영심봉 → 우담산 → 바라산 → 430고지 → 백운산 → 노루목대피소 → 광교산(시루봉) → 비로봉 → 형제봉 → 광교공원 반딧불이 화장실(날머리)] 총거리 약 46km.

 

Part 2. 부족한 준비

생각은 9월 22일, 실행은 9월 26일. 이번에도 급했다. 적절하게 시작되고 끝나는 들머리와 날머리. 수도권의 모든 산을 이어서 한 바퀴 걸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기에 일단 종주꾼들에게 유명한 산들을 직접 걸어서 가보도록 한다! 북부에 이어 남부로!

야간산행은 싫지만 이제는 일출~일몰 시간이 짧아져 새벽에 출발하여 당일 저녁에 내려가는 것으로 계획한다. 추석 연휴에 걷기로 한 ‘불수사도북’을 이미 미리 다녀왔으니 쉴 수 있을 때 즐기자! 기본적인 장비를 뒤적거린다.

자료 수집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 삼관우청광도 종주꾼들과 걷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다녀온 모양이다. 각기 다른 휴대폰과 경로(Track)수집 장비의 결과물을 중첩시켜 비교해보니 각자의 취향대로 선호하는 길의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이 나온다.

그래도 변치 않는 것은 하나!

주봉은 반드시 거쳐 간다. 삼성산 정상비, 관악산 정상석, 우면산 소망탑, 청계산 망경대(옆길), 광교산 시루봉의 삼관우청광의 정상 포인트는 모두 지나간다. 숲길도 좋고 바위 길도 좋다! 봉우리는 볼 수 있으면 다 보는 게 철칙!

이번에도 포털사이트 N, K의 아날로그 지도 한 장과 거기에 주요 지명과 고지를 표시한다. 대략적인 코스를 그려보고 상세하게 계획된 정밀화파일을 휴대폰에 업로드 한다.

첩첩산중은 아니므로 나침반은 두고 간다. 제법 차가워진 밤낮의 공기에 땀은 덜 흘릴 것으로 판단하고 100oz의 카멜 백(약 2.8kg 워터 백)도 챙기지 않는다. 물은 550mL 보온병과 500mL 일반물병 두 개로 선택.

이마의 땀은 겨울에도 잔뜩 흐르니 헤어밴드와 안면마스크는 필수. 거친 길을 걷기 위한 종이반창고와 로션도 필수! 여름이건 겨울이건 야외의 장애물로부터 신체를 지켜주는 긴팔 상의와 긴 바지는 항상 입는다.

비상식은 cy코과자와 사탕. 행동식은 들머리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한다. 안전을 위한 헤드램프와 10000mAh의 보조배터리를 준비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내일 두고 갈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준비물>

 

Part 3. 일단 나가자!!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늦잠, 나태, 태만, 게으름. 여명의 차가운 공기에 맥을 못 추고 1시간을 더 자버렸다.

몸은 생각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곧이어 뚜벅뚜벅~ 아이고! 아침식사와 비상식을 챙겨놨는데 그대로 두고나왔다.

출발 목표시간은 석수역에서 05:30에 출발하는 것! 이미 시간도 06:00를 넘어가고 있다. 일단 역 밖으로 나가자!

<사람 한 명 없었던 신길역의 적막함>

이번 걷기는 지난 강북 5산 종주에 비해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오늘도 부담을 버리자! 걷다가 피곤하면 돌아올 수 있는 것! 일도 즐겁고 여행도 좋지만 건강이 우선! 계절은 바뀌어가고 금방 어두워지는 하늘을 알고 있지만 마음가짐은 엉망. 정신집중을 이번 걷기에 핵심목표로 한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431, 서울지하철 1호선 석수역 1번 출구 앞 편의점.

비상식은 잘 녹는 밀크초콜릿과 사과맛 파이를 준비한다. 아침식사로 열량이 높은 샌드위치와 두유 그리고 장거리 걷기에 도움이 되는 포도당 캔디를 먹고 입구로 향한다.

<호암산 들머리. 서울둘레길 관악산구간>

 

Part 4. 삼성산 (서울지하철 1호선 석수역 1번 출구~삼성산~무너미고개)

석수역은 서울둘레길(안양천 코스)을 걸으며 두 번 정도 들러봤고 관악산과 산맥이 이어지는 삼성산은 십여 년 전 두꺼비들의 집단이동 관찰을 위해 종종 올라가곤 했다. 생태계의 중요성과 먹이피라미드의 관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지노라니 까치의 아침 울음이 시작을 재촉한다.

한 시간의 늦잠이 주는 육체적 행복감은 에너지로 작용한다. 몸이 가볍다! 고작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05:30에 밝아지던 하늘은 이제 06:00가 되어야 하얀색 얼굴을 보여준다.

06:30 삼성산으로 향하는 첫 시작은 서울둘레길 관악산구간의 스탬프함이 있는 호암산 들머리이다. 서울대 입구에서 출발하여 석수 방향으로 걸어온 기억이 얼핏 스쳐간다. 머리의 몽롱함도 없고 선선한 공기에 청량감이 가득하다. 올라가는 길의 흙바닥에는 수많은 털북숭이 애벌레들이 기어 다니고,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먹는다. 생명체들의 부지런함에서 사람으로서 반성의 시간도 가져본다.

시작부터 깔딱고개. 호암산 돌계단의 불규칙한 높이가 아직 덜 풀린 골반과 척추를 스트레칭 해준다. 아침 일찍 정상에 다녀오시는 할아버지와 가벼운 인사를 하고 꾸준히 올라오니 첫 이정표가 눈앞에 나타난다.

곧이어 신랑각시바위와 멀리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동의 고척스카이돔이 반짝반짝 나타난다. 그 오른쪽을 바라보니 꾸준히 걸어가야 할 관악산 연주대의 기상관측소와 삼성산의 철탑이 무섭게 솟아있다. 잘 생겼다!

<신랑각시바위와 좌측의 고척스카이돔>

<바닥 전체가 울퉁불퉁한 돌 구간이다>

바닥 전체가 돌로 이루어진 구간으로 접어든다. ‘악’자가 들어가는 산을 떠올리면 일단 ‘힘들다’, ‘위험하다’부터 떠올리지만 대부분의 ‘악’산이 그만큼 아름답고 새로운 관경을 선사한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울퉁불퉁하고 규칙 없는 느낌과 신발과 지면사이 돌조각이 버석버석 밀려나는 소리에 집중해본다.

<석구상(石狗象)>

석구상(石狗象). 통일신라시대의 유물로 추정되는 호암산 호암산성의 한우물 연못 인근에 있는 개 모양의 석상이다. 해태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개의 형상에 더 가까운 발과 꼬리의 모양이 뚜렷하고 뒷받침하는 기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묵묵하고 굳건하게 앉아있는 석구상도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를 묵묵히 이 자리에서 지켜봤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띵 띵 띵~”

ROADPRESS의 공식파트너 ㈜비엔투스 ‘램블러(Ramblr)’앱(안내 및 기록)의 경고음이 울린다.

경로이탈!!

뭐지? 사전 정보를 미리 넣어둬서 이상은 없어 보이는데? 검지와 엄지로 스마트폰 화면의 온라인지도를 확대해보니 방향은 같은데… 위성오차나 도상오차를 고려해도 이정도 벗어났다면 분명히 잘 못 왔을 것이다. 약 50m를 되돌아가서 다시 지도를 확인하니 정확한 위치에 GNSS가 수신되고 경고음은 없다!

바닥을 보니 이정표가 있었던 흔적은 있지만 현재는 부러져서 없고, 친절한 선구자가 나무에 하얀색 간이 이정표를 만들어 놨다. 잠깐 한눈 판 사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느끼며 기술의 발달로 편리해진 현대사회에 감사한 마음도 가진다.

<간이 이정표. 작은 표시 하나가 하루 일정을 좌우하기도 한다>

귀여운 토끼를 닮은 바위가 있는 장군봉을 지나 울퉁불퉁한 암릉구간을 내려간다. 다시 급경사의 삼성산 깔딱고개를 넘어 조금은 위험 할 수 있는 깃대봉에 올라간다.

멀리 북한산자락의 위용과 서울의 젖줄인 한강이 보이고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그 뒤의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까지 잘 보인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63빌딩의 황금빛은 볼 수 없지만 가시거리가 좋아 기분도 좋아진다.

<삼성산 깃대봉 올라가는 길>

거북바위를 지나 다시 급경사지를 오르는데 길이 갑자기 끊어진다. 다시 내려오니 바위 옆으로 길이 보인다. 오늘은 부업이 많다.

삼성산 481m 정상에 도착. 현재시각 08:10.

“정성으로 가꾼 환경 후손위해 값진 유산”이 정상비에 쓰여 있다. 멀리 보이던 철탑이 바로 눈앞에 떡하니 서있고 올려다보니 현기증이 난다. 정상이 숨어있는 삼성산은 조망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시원한 바람으로 젖은 옷을 말리고 관악산을 향한다!

<삼성산 정상 481m>

 

Part 5. 관악산 (무너미고개~학바위~말바위~관악산(연주대)~관악문~마당바위~사당역)

미끄럽고 비탈진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간다. 무너미고개. 물을 넘어 간다는 뜻과 산등성이를 넘는 고개의 의미를 가진다는 설이 있는 지명이다. 실제 관악산 무너미고개 조금 아래에 샘터가 있고 삼성산과 관악산을 가로지르는 고개이기도 하다. 이름이 재미있는 무너미고개에서 다시 오르막을 조금 더 걸어 학바위 능선으로 진입한다.

<학바위 능선에서 바라 본 삼성산과 도시의 아파트>

지도의 등고선이 좁아지며 경사 또한 급해진다. 여기저기 깔딱고개가 많은 관악산. 학바위 국기봉에 오르는 바위가 누가 봐도 위험하다.

길을 자세히 살펴보면 좌우측으로 우회로가 반드시 보인다. 뾰족한 암릉구간을 오르기 어렵다면 반드시 우회로를 통하여 지나야 할 부분이니 반드시 무리하지 않아야한다.

우회로를 따라 학바위 국기봉의 뒤편으로 돌아가 국기봉에 올랐다. 가시거리는 좋으나 햇빛이 쨍하고 뜨지 않아 조금 아쉽다. 슬슬 까마귀들이 많이 나타나고 제3깔딱고개로 올라온 등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3깔딱고개 정상부. 서울대입구에서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에 향하는 코스 중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제3깔딱고개 코스. 상상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영하 18도의 칼바람에 눈 쌓인 깔딱고개를 넘어 연주대로 향했던 20대의 초반의 무모한도전을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그 자리를 지나간다.

관악산에서 조망이 가장 우수하다는 말바위 기점!

좌측으로 63빌딩,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여의도 국회의사당, 양화대교 등 서울 서부권의 랜드마크가 보이고 우측으로 과천 경마공원과 서울랜드 그리고 가야할 청계산~백운산~광교산자락이 넓게 펼쳐져있다. 말바위 구간도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므로 제3깔딱고개의 정상부에서 우회할 수 있다. 군 입대 전 체력향상을 위하여 서울대입구에서 관악산 정상 연주대까지 수십 번 올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말바위 구간과 관악산 기상관측소>

전망대에서 연주봉 기암절벽 위의 절 연주대를 감상한다. 마치 불꽃과 같이 세로로 갈라진 아찔한 바위 위에 아슬아슬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신라시대 문무왕 17년 의상대사가 관악사(지금의 연주암)를 창건하며 함께 세워 의상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좌선공부를 하였으며 이후 1392 태조1년 조선건국과 함께 중건하였다. 그리워할 연, 임금 주. 고려의 유신들이 개경 방향을 바라보며 망국 고려를 연모하고 통탄하였다고 하여 연주대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연주대>

관악산 629m. 현재시각 09:40, 바쁜 일상에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한 등산객들로 붐비는 정상이다.

윽! 멸치와 막걸리냄새. 빨간 날에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막걸리아저씨와 정상주(酒)로 주변 사람들을 걱정시키는 사람들이 아직도 꽤나 많다.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발전 사이에서 현재의 우리는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할지 고민해본다.

<관악산 정상>

사당역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 로프와 쇠사슬로 되어있던 암벽구간이 안전을 위하여 데크가 설치되었다. 하늘은 점점 맑아지고 멋진 구름이 청계산 위에 떠있다. 부지런히 걸어가다가 바위로 되어있는 관악문에 잠시 서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건너편에서 올라온 어르신이 길을 물어보는데 위험구간을 가려고 한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가지 않을 것을 추천하였는데 전국의 산이란 산은 다 다녀오셨다고 걱정 말라고 한다.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 마지막 당부를 하고 지나간다.

마당바위와 하마바위를 지나 선유천 국기봉에서 멋진 소나무를 보는데 드디어 햇살이 비춘다. 내가 1시간 늦잠 잤으니 태양도 1시간 늦게 나온 모양이다.

어느덧 바람도 줄어들고 건물이 보이면서 사당초등학교를 지나 사당역에 도착한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자! 편의점에서 달걀이 잔뜩 입혀진 프렌치토스트와 이온음료를 섭취하고 다음 목적지인 우면산으로 향한다.

<관악산에서 바라 본 북한산과 한강 그리고 서울 도심>

 

Part 6. 우면산 (사당역~방배우성아파트~성뒤골~우면산(소망탑)~태봉주유소~KCTC양재물류센터 청계산들머리)

사당역에서 약 300m 정도 사당IC방향으로 걸어가면 방배 우성아파트가 나온다. 이런 곳에 산으로 가는 들머리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지만 서울둘레길 4코스와 겹치는 부분이니 믿고 걸어간다.

붉은색의 서울둘레길 스탬프함이 맞아준다. 귀여운 우편함과 같은 스탬프함의 좌측으로 서울둘레길이 이어지고 위로 쭉 올라가면 좁은 숲길이 이어진다. 무릎 재활을 하며 쳇바퀴처럼 앞만 보고 걸었던 지난날의 서울둘레길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 갈림길에서 만나는 서울둘레길 리본과 이정표가 낯익으면서 새롭다.

우면산 성뒤골. 성(成)의 뒤에 있는 골짜기 성뒤골. 우면산 자락에 있는 성뒤마을로 가는 고개에 성이 있었는데 부자들이 많이 살았다. 하지만 도둑들이 활개를 쳐서 모두 이주하게 되었고 우면산 성뒤골은 도둑골로 불렸다고 한다. 실제 성뒤골은 갈림길이며 인적이 드물고 조용하다.

<우면산 성뒤골>

군 시설물이 흉물스럽지 않도록 나무로 잘 위장되어 있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얼마 전 예초한 듯 보이는 언덕에서 특유의 풀 향기를 맡으며 넓은 데크 쉼터에 잠시 누워본다.

가을을 알리는 나뭇잎 사이로 얼굴을 비추는 햇살이 생각보다 따갑다. 털매미의 울음소리가 여름 참매미 소리와는 확실히 다르다. 종아리와 허벅지를 마사지하며 잠시 앉아있는데 건너편에 작은 나뭇가지가 흔들흔들 움직인다.

  • 넌 누구냐?

자세히 다가가보니 대나무를 닮은 벌레인 ‘대벌레’이다! 서울의 산에서 보기 힘든 대벌레를 볼 줄이야… 여섯 개의 긴 다리로 데크 벽면에 붙어서 바람에 몸을 맡겨 흔들흔들 움직이는 모습이 귀엽다. 몸을 자세히 보니 정말 대나무와 같은 모양! 얼굴을 가까이서 보니 흡사 사마귀와 닮아있다.

식물을 먹는다고 하니 해충이 아니라면 개체수가 적당히 유지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다양한 생명을 보며 소중함을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일어난다.

<대나무와 닮은 형태의 곤충 대벌레>

서울의 역사 속 예전 강남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급격한 발전 이전의 서울외곽은 농촌풍경이 어울리던 지역. 크지 않은 산이지만 산세와 함께 흙속의 암석을 보며 눈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우면산. 귀여운 인형이 이정표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우면산을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곧이어, 우면산의 정상이라고 불리는 소망탑에 도착! 현재시각 12:35 해가 쨍하고 뜬다. 우면산에서 바라보는 강서, 강북의 모습과 한강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수많은 건물들을 내려다보면 마치 미니어처 같다. 관악산에서는 밝게 황금빛을 보여주지 못하였던 63빌딩이 반짝반짝 빛나고 한강의 다리에 바쁘게 지나다니는 자동차의 개미 같은 움직임과 두둥실 떠다니는 낮은 구름에 잠시 마음의 평온을 찾아본다.

<우면산 소망탑>

<서울풍경>

다시 완만한 숲길과 바위구간을 안전하게 걸어가서 양재동 태봉주유소 우면산 날머리로 나간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문화예술공원을 관통하여 TheK호텔서울의 어색한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용말어린이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다시 한 번 식수와 간식을 보충한다.

서울오토갤러리를 지나 KCTC양재 물류센터의 옆길로 조금만 들어가니 드디어 청계산의 입구가 나온다!

 

*해당 원고는 로드프레스 2018년 12월호에 실린 기사로 현장의 상황 및 풍경은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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