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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팀장의 깔딱고개 – 검용청검영불을 가다! ①

검용청검영불?

검단산(하남), 용마산, 청량산(남한산성), 검단산(성남), 영장산, 불곡산의 여섯 개의 산으로 강동지역에 있는 6산을 의미한다. 서울 외곽을 산으로만 한 바퀴 돌아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불수사도북(강북), 삼관우청광(강남)에 이어서 검용청검영불(강동)을 걸어본다! 이제는 춥다! 차가운 공기와 낮보다 밤이 길어지는 계절로 향하는 과도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강동 6산 검용청검영불은 아쉽지만 들머리가 지하철역과는 많이 떨어져 있다. 하남 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 출발! 검단산(하남)~용마산~광지원리~노적산~약사산~약수산~남한산~청량산~검단산(성남)~고불산~영장산~불곡산~오리역인근 무지개마을 평화의쉼터로 마무리하는 코스이다.

호젓하다는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검단산의 오르막길과 팔당댐의 물안개! 넓은 운동장 같은 능선이 이어지는 용마산과 야생동물들! 아픔의 역사와 선조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청량산(남한산성)! 진입이 힘들어 자연과 더 친밀해질 수 있는 영장산! 완만하고 쉬운 난이도로 분당의 현재와 과거를 볼 수 있는 불곡산!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특성을 찾아가며 걸어보는 매력!

2018.10.13.~10.23 총 행사기간 11일, 8개의 팀이 출발하는 ‘제4회 KHT TOUR in 강화도’를 시작하기 일주일 전. 담당업무를 확실하게 끝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린다.

공휴일이 있는 내일이 아니면 이번 종주는 잠정보류다! 행사 사전공지의 중요성은 100%, 200% 느끼고 있지만 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면 내가 움직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도 야밤에 급하게 준비한다!

 

Part 1. 즉흥성의 앞면

이 사람은 왜 맨날 급할까? NO! 이럴 때만 급하다.

내면은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삶을 추구하고 무리하지 않고 살기 위해 이 일을 한다. 그러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처럼 즉흥적인 행동이 최고! 몸속에서 끌어 오르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이미 감성과 이성을 넘어 육체를 다른 차원으로 안내한다.

마약 같은 호르몬. 몸의 움직임을 원치 않는 눈에게는 미안하지만 머리도 곧 동의한다. 정신을 차리고 지하계단을 따라 올라오니 강동역. 버스로 환승하여 정류장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도착지에서 추위와 함께하다가 새벽에 올라갈까 아니면 4시간이라도 자고 올라갈까?

결국 들머리에서 2km 떨어진 하남시청인근에 하차. 저렴한 숙박시설을 알아봤는데 전혀 저렴하지 않다. 24시간 패스트푸드점이 있었으나 내일이 공휴일이라 자정이 넘으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시작시간을 이른 시간으로 선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목표 도착지(종점)에 도착하였을 때 헤드램프를 사용하지 않기! 헤드램프는 시작할 때만 사용하고 해가 지기 이전에 걷기를 마치는 것이다.

23:00, 그렇게 피곤함과 편안함의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기 위하여 PC방으로 향한다.

“요즘 PC방은 이렇구나…”

요금을 지불하고 커다란 의자에 기대어 앉으니 꽤나 편안하다. 한 5분 누웠을까 열정의 소리는 헤드셋을 뚫고 들어온다. 자리를 이동하고 어떻게든 잠을 자기 위해 엎드려서 양을 세어본다. 역부족. 음악 감상만 실컷 하고 1시40분에 밖으로 나온다.

<점점 간소화되는 준비물! 그러나 필수품>

 

Part 2. 밥은 꼭 먹자!

색다른 경험을 하고 나오니 체력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진다. 한참 몸이 잠을 원하는 시간이라 적응이 안 되어 천근만근이다. 하남시청 근처 김밥전문점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얼었던 몸을 녹여본다.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편의점으로 향한다. 도시의 편의시설 만큼은 어느 나라에도 밀리지 않는다. 이 새벽에 원하는 것들을 구매할 수 있다니! 오늘의 시작을 책임져줄 카페인 가득한 에너지음료와 고칼로리 식품들을 잔뜩 구매하여 반은 먹고 반은 가방에 넣어간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축축한 물안개가 하남의 도심을 감싼다. 10월의 새벽이 원래 이렇게나 추운건지 입김이 나온다. 빠르게 걸어서 들머리 인근 도착. 깔끔하게 3시까지 쉬자!

가지고 있는 모든 의복을 걸치고 버프를 이마까지 올려 쓰고 손을 겨드랑이에 넣은 새우자세로 의자에 쪼그려본다. 시간도 많으니 빵이나 먹자! 고칼로리, 고탄수화물의 음식을 잔뜩 먹으니 추위는 어느 정도 버틸만하다!

<하남 검단산이 어둠속 공제선으로 나타난다>

 

Part 3. 종주계획!

서울지하철 5호선 강동역에서 하차하여 341번 버스를 타고 하남시청 or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로 향한다. 인근에서 약 3시간 취침 후 든든한 새벽식사와 함께 헤드램프를 착용하고 종주를 시작한다! 간단하지만 컨디션 관리에 대한 계획은 있었다. 하지만 실천은 완전한 실패! 역시 기존처럼 각 산의 최고봉은 반드시 포함하여 지역이 가지고 있는 경치를 바라보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인근 검단산 매표소(들머리) → 유길준 묘 → 검단산(하남) → 557고지 → 두리봉(고추봉) → 529고지 → 용마산 → 희망봉 → 장작산(진흙 연못) → 감투봉 → 광지원교 → 노적산 → 약사산 → 약수산 → 한봉 → 남한산 → 벌봉 → 북문(전승문) → 연주봉(옹성) → 서문(우익문) → 청량산 → 수어장대 → 남문(지화문) → 검단산(성남) → 망덕산(왕기봉) → 이배재 → 갈마치고개 → 고불산 → 영장산 → 곧은골고개 → 일곱삼거리고개 → 봉적골고개(넘어골고개) → 태재고개 → 형제산 → 불곡산 → 부천당고개 → 휘남에고개 → 떡봉고개 → 무지개마을 평화의쉼터(날머리)] 총거리 약 49km.

기존에 다녀온 불수사도북, 삼관우청광보다 3~5km의 거리가 더 있으니 부지런하게 걸어야겠다! 새벽에만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오후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도록 시간과 체력안배를 잘 해서 용인에 도착하면 친구와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각오로 종주계획을 마친다.

 

Part 4. 검단산(하남)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인근 검단산 매표소~유길준 묘~검단산~557고지~두리봉)

새우자세에서 십 여분이 흐르고 2시 50분을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목부터 시작하여 팔과 다리에 시동을 거는 스트레칭과 팔 벌려 뛰기로 준비운동을 마치고 혼자서도 뽀송뽀송할 때 사진을 찍는다. 입김이 헤드램프에 비쳐 숨을 쉴 때 마다 앞이 흐려진다. 시야는 몽롱하지만 정신만큼은 번쩍 들었으니 이제 걸어갈 준비를 마친다.

<검단산 (구)매표소>

현재시각 03:00 출발!

하남 검단산의 입구는 평온한 숲의 느낌을 준다! 양쪽으로 높게 솟은 나무가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며 가야할 길을 안내한다. 멀지않은 곳에 있는 한강과 팔당댐이 습기를 만들어 산속에도 안개가 깔려있고 바람 한 번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산속 민가로 보이는 집의 불빛아래 반짝이는 작은 눈들. 고양이와 서로 놀라지 않게 조용히 걸어간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산비둘기 구구구구. 머리 위로 흔들리는 나뭇잎이 사라질 무렵 서유견문(西遊見聞)의 저자로 유명한 구당(矩當) 유길준 선생의 묘가 나타난다. 조선 말기 계몽 사상가이자 한국 최초의 국비 미국유학생이었던 유길준 선생은 계몽과 민족 산업발전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10년 일제강점의 시작으로 자괴감을 느끼고 칩거하다가 결국 숨을 거두었다. 살면서 공을 이루지 못하였으니 묘를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지는데 후손들에 의하여 이곳에 묘가 있다고 한다.

<검단산 이정표>

약수사 사거리기점을 지나면서 급격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단조롭고 평범한 나무계단과 어두워서 더 비슷비슷한 돌계단이 평지 한 번 없이 쭉 이어진다.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높아지는 경사에 도시의 불빛들은 희미하고 더욱 작게 느껴진다.

능선에 접어들며 차가운 바람에 순식간에 식어버린 얼굴과 손이 마치 냉 찜질팩과 같다. 잠시 쉬면서 차가운 손으로 무릎을 감싸고 팔당호 방향의 한강을 바라보며 자연을 느껴본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오르다보니 어느덧 정상 도착! 하남 검단산 657m.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팔당댐과 물안개가 몽환적이다. 04:10 벌써부터 움직이는 자동차의 불빛이 고요한 팔당의 풍경에 생동감을 더한다.

<검단산에서 바라본 야경>

정상에는 자연과 하나 되고 싶은 백패커(Backpacker)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취침중이다.

산림보호법과 자연공원법 등 국내법으로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야영은 아직도 끝없는 갈등을 빚는다. 국립공원은 허가된 지역을 제외하고 당연히 허용되지 않고, 야산의 경우 불법이 아닌 지역이 많지만 일일이 주인에게 연락하여 허락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화기 사용을 자제하고 흔적 남기지 않기 LNT(Leave No Trace)지침을 준수하여 방문지역에 대한 배려로 국내 백패킹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를 바란다. 마을 주민이 경치 좋은 지역을 추천해주고 금전을 요구하는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잠귀가 밝은 사람이 놀라지 않게 사뿐히 걸어 조용히 지나간다. 검단산은 오르막과 내리막 모두 고저차가 많지 않은 대신 꾸준하게 올라가고 내려가는 느낌이다.

<검단산 657M>

 

Part 5. 용마산 (두리봉~529고지~용마산~희망봉~장작산~감투봉~광지원교)

잠시 앉아 지도를 보니 용마간구간은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다. 큰 부담 없이 조금 빠른 속도로 걸어간다. 두리봉과 529고지 직전에 좌우 S자로 올라가는 흙길이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크다.

나뭇잎 밟는 소리를 즐기며 용마산을 꾸준히 걷다가 약 04:45~04:50 운동장처럼 넓은 능선에 도착. 우측은 나뭇잎이 넓게 깔린 절벽으로 육안 경사도는 30~40도 정도 되어 보인다. 사람은 올라오기 버겁고 위험한 경사의 절벽 아래 노란빛과 초록빛이 섞여있는 눈빛의 생명체가 이쪽을 주시한다.

푸석! 푸석! 푸석! 푸석!

발걸음 소리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하필이면 넓은 능선이라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불안한데 멧돼지 녀석이 “꾸욱!!” 소리를 내고 뛰어오는 소리가 가까워진다.

트레킹 폴을 내던지고 바로 앞 큰 나무에 숨어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쪽 방향으로 올라왔지만 서로 놀라서 피한 것 같다(절대 뛰어오를 수 없을 절벽을 돼지는 순식간에 넘어왔다). 야생동물 중 포식자가 없는 멧돼지가 달려드니 일단 살아야한다는 본능이 나타난다. 이후 날이 밝을 때 까지 콩알크기의 심장으로 걷게 되었다.

현재시각 05:30 용마산 정상 도착.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올라오니 좁은 길이 주는 안정감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전력질주와 도움닫기로 에너지를 쏟아버려 힘도 빠지고 갈증이 난다. 좁고 높은 정상에서 하늘을 보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용마산 정상비>

더욱 천천히 걷고 두리번두리번 머리를 계속 움직이며 또 다른 야생동물과 마주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정상아래 좁은 비탈길을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머리 위로 나뭇잎이 마구 떨어지더니 푸득푸득 소리가 난다.

위를 올려다보니 맹금류로 보이는 새끼 새(일반새끼 동물로 보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다)가 나무위에서 날갯짓을 하고 있다. 놀라지 않도록 얼른 자리를 이탈한다.

<맹금류의 새끼>

자연과 동물을 좋아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에게 부담이다. 먹이활동시간 혹은 휴식시간에 그들의 영역을 지나가는 나의 잘못이므로 동물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야간산행을 자제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반드시 충분한 불빛(헤드램프 및 보조랜턴)이 있어야겠고 되도록 밝을 때 걷는 것을 추천한다.

당연한 말이고 당연한 생각인데 살다보면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불수사도북 당시 관리직원 두 명은 살가운 인사와 함께 헤드램프와 장비를 확인하고 올라가게 해줬지만 애매한 시간이라면 아쉬워도 다음에 다시 걷는 것이 좋겠다.

동네의 작은 산과 비슷한 느낌인 희망봉을 지나며 산새들이 지저귀고 날이 밝아온다.

희망! 희망봉에서 희망을 얻었다. 곧이어 장작산의 진흙연못 옆을 지나는데 머릿속에선 계속 멧돼지 생각이 맴돈다. 진흙연못에는 작은 움직임조차 없었다. 음용불가의 약수터와 장작산 감투봉을 지나 산림정비중인 소나무 숲을 내려가며 솔 내음에 집중한다.

제2중부고속도로 광지원터널과 중부고속도로 중부1터널 위의 흙길을 지나며 듣는 인위적인 소리가 생각보다 반가웠다.

<장작산 진흙연못>

농기계가 보이자 곧 광지원리가 나온다. 이른 시간이라 주유소와 식당 그리고 민가에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물은 얼마 없었지만 날씨가 차가워 의무감에 마실 때 빼고는 아낄 수 있다.

 

Part 6. 청량산 (광지원교~노적산~약사산~약수산~한봉~남한산~벌봉~북문~연주봉~서문~청량산~수어장대~남문)

광지원교를 지나니 ‘남한산성도립공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의 전광판과 버스정류소가 나타난다.

아무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지만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사물을 보며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상황에 아이러니함을 생각해본다.

버스정류소를 지나 우측으로 거북비가 있고 노적산 등산로와 연결된다. 계단을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작은 산의 느낌인데 오르고 올라도 정상과 만나기가 어렵다.

휴대폰을 꺼내어 일반지도를 보니 등고선이 촘촘하고 고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흡사 삼관우청광 종주 때 바라산을 오르는 느낌이다. 깔딱고개가 어울리는 지형에 이 추운 날 배꼽까지 땀으로 젖는다.

<깔딱고개가 어울리는 노적산의 들머리>

노적산 388m 도착!

어느덧 조절하던 물도 떨어져가고 전날 잠을 한 숨도 못잔 것이 급격한 피로감으로 밀려온다. 잠시 누워서 눈을 감고 고요하다 못한 적막감으로 지친 몸을 회복한다.

완만한 능선길 따라 약사산 415m 통과!

다시 완만한 능선으로 약수산 397m 통과!

남한산성이 실감나는 성곽이 보이는 한봉을 지나 남한산성 제 16암문, 제 15암문에 다다르고 뒤를 돌아보니 나무 사이로 건물 없이 산만 보인다. 딱 성남과 광주 사이의 산악지형이 들어오는 풍경이 아름답다. 날씨가 아주 맑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남한산에서 바라본 첩첩산중>

<남한산 정상비>

남한산 522m 도착. 한 산악회에서 만든 귀여운 정상비가 돌 위에 살포시 놓여있다. 행정구역에서 만들어주지 않으니 산악회에서 만든 것 같다. 이유야 어떻든 망가지지 않고 남한산을 알리는 정상비로 남아주길 바란다.

제 14암문을 지나 보호 중인 성곽을 피해 숲길로 들어간다. 벌봉과 제 13암문을 보고 다시 내려와 제 12암문과 제 3암문 그리고 동장대지의 위엄을 느낀다.

남한산성과 별개로 되어있는 봉암성은 복원 중으로 만날 수 없지만 터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쉽지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것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어 다음에 따로 가보기로 한다.

<남한산성 동장대지>

단풍든 나무들과 제 4암문을 지나 평탄한 길을 걸으니 곧 남한산성의 북문(전승문)이 나온다.

세곡을 운반하였던 북문은 인조시기에 신축하여 정조 3년에 전승문(全勝門)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성곽을 따라 한적하게 걷다가 제 5암문을 만나고 암문을 통과하여 연주봉에 있는 옹성에 도착한다. 이 방향으로 하산하면 서울지하철 5호선의 동쪽 끝 마천역과 성골마을로 나갈 수 있다.

<남한산성 성곽과 멀리 보이는 북한산>

<성곽과 암문>

다시 암문으로 돌아와 성곽을 조금 오르면 서문(우익문, 右翼門)이 나온다. 인조가 세자와 함께 청나라에 항복할 때 통과한 문이라고 한다. 아픈 역사를 교훈으로 앞으로는 웃을 수 있는 역사도 기록되었으면 한다.

서문은 경사면이 가파르기에 세곡을 운반하거나 물자를 옮기지는 않았지만 서울에서 산성으로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이다. 여기 서문위의 성곽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이 색다르다. 얼마 전 다녀왔던 청계산과 관악산이 눈앞에 넓게 펼쳐진다.

평탄한 성곽길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청량산 497m에는 정상비 대신 서장대라고 불리는 수어장대(守禦將臺)가 있다. 남한산성의 4개 장대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장대로 적을 감시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40일간 머물며 군사를 지휘하고 항전을 했다고 한다. 수많은 백성들과 군사들의 치열했던 전쟁을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겸손해지는 곳이다.

<남한산성 청량산 수어장대>

역사를 그리며 제 6암문을 지나 남문(지화문, 至和門)에 도착하니 솜사탕 할아버지와 화목한 가족들 그리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종종 보인다.

8호선 산성역에서 버스를 타거나 자차로 주차하기 좋은 남문은 언제나 붐빈다. 지화문은 인조가 산성으로 피신 할 때 통과한 문으로 남한산성 사대문 중에 가장 크다. 역사 이야기가 좋아서일까 언제나 남한산성에서는 경건한 자세로 다니게 된다.

들르지 않은 동문(좌익문, 左翼門)은 사용빈도가 가장 높았던 문이라고 한다. 예전에 남한산성 한 바퀴 돌 때 봤는데 유네스코비가 멋지게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하남시청에서부터 500mL 물 두병으로 걸어온 길에 대한 위로의 마음에서 生칡즙 한 병과 호두과자 한 봉지를 구매하여 다음 여정을 향한다!

<남한산성 성곽길>

 

*해당 원고는 로드프레스 2019년 01월호에 실린 기사로 현장의 상황 및 풍경은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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