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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세계路] 호주 태즈매니아 섬 일주 여행 및 트레킹 ③ – 이재홍

5일째 2월 19일  금요일

이 날은 전체 일정 중 가장 힘든 크레이들 산 정상까지 트레킹을 하는 날이다.  도브 호수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서 시작하는데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크레이들 마운틴 정상으로 가는 길>

점심 식사로 김과 멸치로 주먹밥을 아침에 준비하였다.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셔틀버스에 올라 도브 호수 주차장으로 향했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 가랑비가 계속해서 내려 일단 우비를 입고 출발 하였다. 전날 보았던 릴라 호수 옆을 끼고 올라가는 루트를 택했다. 차분하게 비가 내리는 릴라 호수의 전경이 고즈넉하게 아름다워 사진을 찍어 가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목재 데크와 흙길로 이어지는 구간은 꾸준한 경사로가 이어지면서 올라가게 된다.

빗속을 걷느라 다소 성가시고, 또 전망이 좋지 않았지만 비교적 차가운 기온 덕분으로 땀은 거의 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올라오니 자갈로 다져진 길과 바위길이 이어지게 되는데 트레일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많은 부분이 목재나 자갈 트랙으로 깔려 있다.>

다소 가파른 구간을 지나면 양쪽으로 키 작은 관목과 이끼류 및 풀만이 자라고 있는 다소 황량하고 넓은 평지길이 나오게 된다. 구간 구간에 목재 데크도 깔려 있다.

이 길은 오버 랜드 트레일 길이기도 한데 이러한 길을 계속 걸으면 표지 방향 판이 나오고 얼마 안가 오버 랜드 트레일은 크레이들 마운틴 옆면을 끼고 넘어가는 곳으로 향하고 우리가 향하는 정상 방향은 왼편으로 갈라지게 된다.

<크레이들 마운틴 정상 아래 부분에 위치한 조그만 무인 대피소인 키친 헛>

갈라지고 나서 약 10 분 정도 더 걸으면 조그만 목재로 된 2 층  목조 구조의 대피소가 나온다.

1,240m 높이에 위치한, ‘Kitchen hut’이라고 쓰인 곳으로 이름으로 보아 여기서 식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도 여기서 점심으로 준비해온 주먹밥을 먹기로 하였다.

예상 외로 크레이들 마운틴의 정상까지 가는 사람은 많지 않아 우리 이외에는 호주 본토에서 왔다는 젊은 남녀 2 명밖에는 보지 못했다. 이 곳에서부터 정상까지는 왕복 2시간 반이 걸린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 길은 급격히 경사가 심해지며 돌이 많은 너덜 바위 구간으로 변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 길이는 짧지만 어려운 너덜길로 왕복 2.5 시간이라고 표시 되어 있다.>

처음에는 너덜 바위의 크기가 작더니 점점 커져서 1 시간 정도 올라가니 대부분의 너덜 바위가 크기가 커져 바위 사이를 헤집고 또 암벽 등반 하듯 하나하나 기어 올라가야 하는 정도로 난이도가 심해진다. 예전에 너덜길로 힘들었던 설악산의 황철봉 구간의 너덜길 보다도 더 험한 구간이라 생각되었다.

결국 이것은 트레킹이라기보다는 본격 등반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어 마지막 수백 미터를 남기고 모두의 안전을 고려하여 다시 발을 되돌렸다.

아쉬움을 크게 남기고 내려가는 길은 다행히도 날이 개어서 청명한 하늘이 반겨주었다. 올라올 때 보지 못했던 전망도 시원하게 보여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많이 달래 주었다.

<태즈매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오버랜드 트레일은 크레이들 마운틴 옆을 끼고 걸어 가게 된다.>

내려가는 길은 방향을 좀 달리하여 오버 랜드 트레킹 길로 들어서서 하산하였다.

크레이터 레이크 (Crater Lake) 곁을 지나는 길인데 로니 크리크(Ronny Creek) 주차장 쪽으로 하산하게 된다. 이 쪽 길은 좀 더 나무가 많은 숲속 길이 이어지게 되므로 올라갈  때와는 또 다른 풍경과 느낌을 갖게 한다. 거의 끝나는 지점에 100 년 전쯤인 1912년에 문을 열었다는 발트하임 산장 (Waldheim Chalet)이 있으며 이 주변으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숲속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이 로니 크리크 주차장에도 셔틀 버스가 정차하지만 우리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도로를 따라 흐르는 시냇물 사이로 나있는 산책길을 따라 약 1 시간 반 정도 걸어서 캠핑장으로 돌아갔다.

오후 늦게 크에이들 마운틴 지역을 떠나서 다음 캠핑지가 위치한 북동쪽 해안가로 차를 향했다.

이날 밤 묵은 곳은 태즈매니아의 서북쪽 해변에 위치한  캐리 크리크 (Caryfish creek) 캠핑장으로, 다음날 갈 스탠리 분화구 (Stanley Nut)에서 가깝게 위치한 해변의 조용한 곳이었다.

이곳 캠핑장은 우리들 이외에는 모두 호주에서 온 사람들로 외국 관광객들은 거의 찾지 않는 듯 했다.  사설 캠핑장으로서 규모는 작지만 매우 아늑하고 시설도 잘 된 편이었다.

<캠핑 그라운드에서의 바비큐 준비 모습. 거의 매일 바비큐와 와인 파티가 이어진다.>

아늑한 주방 겸 다이닝 룸에서 장작불에 비프스테이크와 소시지, 단호박 및 감자로 바비큐를 해서 풍요로운 저녁 식사를 즐겼다.

 

6일째 2월 20일  토요일

이날은 편한 관광 모드로 스탠리 마을에 위치한 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인 넛(Nut) 이란 곳을 올라가 보았다. 마치 제주의 성산 일출봉과 같은 형태의 해발 152m의 높이의 분화구로서 3면이 해변에 둘러싸여 있다.

이 스탠리 마을은 오래된 건물이 많이 남은, 인구 500명 정도의 자그만하고 예쁜 마을이다. 분화구는 마을 중앙 부근에 있는데 스키 리프트와 같은 리프트가 있어 관광객들도 쉽게 올라 갈 수 있다. 걸어서 올라가면 다소 경사가 진 길을 따라 약 20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스탠리 분화구 정상 부근에 있는 조그만 트레일>

지그재그로 난 길도 있고 가파르지만 더 빠르게 올라 갈수 있는 샛길도 있어 선택하여 올라갈 수 있다.

이곳에 오르면 짧게 한 바퀴를 돌아 볼 수 있는 약 2Km 정도의 산책길이 나있다. 북쪽면의 전망대에서는 시원하게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반달 모양의 내만 쪽에는 에메랄드빛의 바다색이 환상적이다. 천천히 기념사진을 남기면서 1 시간 정도에 걸쳐 넛 분화구를 돌아보고 내려와 마을로 들어 구경에 나섰다.

마을 전체가 아늑하고 복고풍의 집이 많아서 마치 시계가 19세기 말에 멈춘 듯 한 느낌이다.

조그마한 카페가 보여 여기에 들려 커피와 함께 우유가 듬뿍 든 영국식 쿠키를 맛보았는데 지금까지도 고급스러운 맛이 잊히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마을 끝 부분으로 걸어가니 해변 공원이 나오면서 커다란 랍스터 조형을 간판으로 단 레스토랑이 보였다. 

<우리는 랍스터를 사서 피크닉 기분으로 와인과 함께 점심을 즐겼다.>

이 태즈매니아는 호주에서도 랍스터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크기 면에서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크기의 랍스터가 나오는 곳인 것 같다.

이래저래 점심 식사 시간도 가까워서 이 레스토랑에서 큼직한 랍스터를 3마리 샀다. 20분 정도만 기다리면 바로 증기로 쪄 준다고 해서 예약하고 주변을 산책하다가 해변 공원 경치도 좋고 날도 좋아 야외 피크닉 기분을 즐기기 위해 테이크아웃으로 가져왔다.

캠핑카에서 식탁보를 가져와 공원 식탁에 깔고 포도주와 빵 및 과일을 곁들이니 훌륭한 점심 식사가 되었다. 태즈매니아가 식도락가의 천국이라는 말을 실감 하면서 천천히 포도주와 함께 성찬을 즐겼다.

다음 행선지는 동쪽으로  달려 태즈매니아에서 해수욕장으로는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보트 하버 비치 (Boat harbour beach)를 들렸다. 

이곳은 사파이어 블루라고 하는 푸른 빛 바다와 황금색 모래 해변이 잘 발달된 해수욕장으로 깊이가 완만하여 아이들까지도 안전하게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태즈매니아에서 손꼽히는 해수욕장이다.

우리도 주차장에 캠핑카를 주차하고 해변으로 나와 해변을 걸어 보았다. 마치 캐라비언 섬의 한 해변으로 착각 할 정도의 뛰어난 풍광을 보여준다. 일행 중  2명은 다소 차가운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들어가 해수욕을 즐겼고 나머지는 해변을 산책 했다.

다시 A2 도로를 따라 태즈매니아의 북쪽 해안가 도시 중 가장 큰 데본포트(Devonport )로 갔다. 이곳은 인구 23000명 정도의 항구도시로 호주 본토를 왕래하는 페리 선이 드나드는 곳이다. 여러 가지 시설이 좋아 우리는 여기서 주유를 했고 큰 슈퍼마켓과 주류 판매점에 들려 며칠 동안 먹을 식품 및 과일 그리고 포도주를 샀다.

이곳은 별다른 관광 명소가 없어 이날의 숙소가 있는 호주 제 2의 도시인 론세스톤(Launcestone)으로 바로 향했다. 론세스톤은 인구 약 10만의 도시로 타마르(Tamar) 강 상류 부근에 위치한 내륙 지역의 도시이다. 이곳은 도심 중심으로 부터 서쪽으로 약 10분 정도만 가면  카타락트(Cataract) 협곡이 있는데 힘들지 않고 즐기면서 트레킹 할 수 있는 곳이다.

<카타락트 (Cataract) 협곡 양 옆으로 거의 평탄한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론세스톤 시민의 종합 휴식처로서의 공간도 제공하는데 트레킹 코스는 물론, 대형 공공 수영장, 레스토랑 그리고 긴 체어리프트(chair lift) 시설까지도 있다.

우리는 이 협곡의 입구인 퍼스트 베진(First Basin)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협곡으로 들어가 알렉산더(Alexander) 현수교를 지나 왼편으로 가는 트레일을 따라 트레킹을 시작했다. 이미 오후 4시 정도가 지나는 시점부터 시작 했는데 협곡의 한편으로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다.

넓지는 않지만 길은 거의 평탄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다. 중간 중간에 조망대도 설치되어 있어 늦은 오후의 해가 떠있는 협곡을 보며 천천히 걸어가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트레일의 끝은 킹스 브릿지(Kings bridge)라는 곳인데 다리 건너서 협곡의 다른 편에서 다시 트레킹을 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이 트레일은 지그재그 트랙(zig zag track) 이라고 하는데 다소 경사진 면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걷게 되어 있다.

우리는 이 지그재그 트랙을 걸어 주차장이 있는 퍼스트 베진으로 되돌아왔다.  도착 하니 거의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시간이었는데 걸은 시간은 약 3 시간 정도 된 것 같다.

이 날의 숙소는 론세스톤 홀리데이 파크 캠핑장으로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이 날은 양고기로  바비큐를 해서와 단호박과 양파를 곁들여 늦은 저녁 식사를 하였다.

 

7일째 2월 21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화창하다. 분명 늦여름이지만 기온은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기분을 느끼게 한다. 론세스톤이 위치한 타마르강 안의 타마르섬에 이르는 구간에 조성된 습지 공원이 있어 이 길을 먼저 들려 걸어 보았다. 찾는 사람은 많지 않는 듯 좀 한적 하였다.

입구 부근에는 조그만 안내소가 있고 이 타마르 강 습지 생태계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전시 되어 있다. 

<타마르 강 습지 공원 모습과 트레킹 코스. 목재 트랙으로 트레일이 잘 조성되어 있다.>

안내소를 지나면 목재 트랙 길로 트레일이 조성 되어 있는데 목재 다리를 건너 강 중간에 있는 섬까지 연결 된다. 트레일 주변으로는 무성한 수초와 습지 생태계 그리고 각종 물새 들이 모여 있다.

타마르 섬은 한강의 밤섬 정도의 크기이다. 벤치와 함께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트레일 주변으로 야생 딸기가 많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습지 트레킹은 왕복 약 1 시간 정도의 짧은 코스로서 아침 산책 정도로 즐기기에 좋았다.

이날의 목적지는 태즈매니아의 동부에 있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와인 글라스(Wine glass )해변이 있는 프레시넷 국립공원(Freycinet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이날은 별도의 트레킹 계획은 잡지 않았다. 오후 일찍 이날의 숙소인 콜스베이( Coles bay) 캠핑장 (Big 4 Iluka on Freycinet holiday park)에 도착하였다. 

이 캠핑장의 최대의 장점은 캠핑장 바로 뒤가 콜스베이 해변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좋은 해변으로 연결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왔기 때문에 우리는 스노클링 장비를 준비 해왔는데 이것이 적중 했다. 

깊이가 깊지 않았지만 바다 속으로 들어가니 여러 해초류 사이로 여러 물고기가 노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록 열대 바다가 아니어서 색상이 다양한 물고기는 아니었지만 꽤 다양한 어종을 관찰 할 수 있고 바다속 바위 틈 사이로 소라가 많이 보였다. 일단 많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채취 가능 여부를 확인 해 보았다.

전복의 경우는 채취 면허를 구입해야 해서 포기하고 일반 소라를 보니 별 규정이 보이지 않는다.  캠핑 사이트 사무소에 들어가 확인 하니 호주인 들은 소라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하며 소라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며 그래도 1 인당 15개 이상은 잡지 말라고 말해준다.

이 말에 힘이나 우리들은 다시 스노클링으로 들어가 큰 것으로만 골라잡았다. 이날 저녁 식사는 잡은 소라를 삶아 옷핀을 펴서 빼 먹는 추억을 느끼면서 즐겼다.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니 더욱 맛이 배가 되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여름인데도 바닷물이 차가워서 스노클링을 오래 즐길 수 없었다. 좀 두터운 래쉬가드를 가져왔으면 좋을 뻔 했다. 태즈매니아에서의 스노클링은 생각지 않은 재미와 즐길 거리를 주었다.

 

8일째 2월 22일  월요일

이날은 해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와인 글라스 베이(Wine Grass Bay)일대를 트레킹 하는 날이다.

먼저 프레시넷 국립공원 안내센터를 들려 지도와 정보를 얻었다. 안내센터는 이 지역의 생태계와 역사에 대한 전시물이 잘 되어 있는 곳으로 기념품점 및 간단한 트레킹 용품도 판매 하고 있었다. 

방문자 센터를 나와 글라스 베이 전망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우선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갔다. 약 2Km 정도 거리가 되는데다 약간의 경사가 있어 일반 관광객들은 다소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와인 글래스 베이 모습. 구름이 끼어서 인지 에메랄드 빛 색깔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글라스 베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쉽게도 사진에서 보는 그런 에메랄드빛이 아니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끼어 있다. 여기에서 와인 잔 모양의 아름다운 모래 해변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려면 맑은 날의 강렬한 태양이어야 한다고 한다.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고 우리는 길게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 와인 글라스 베이 해변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들어섰다. 한 사람 정도가 갈 수 있을 정도로 길은 좁지만 잡목 군락 사이로 길은 잘 나있었다. 약 30분 정도 후에 와인 글라스 해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와인 글래스 베이 해변 모습. 해변가의 바위가 선홍색으로 채색되어 있는 듯해서 신비롭다.>

여기서 보는 바닷가 풍광은 특이했다.

중앙으로 넘게 고운 모래 해변이 펼쳐지지만 가장 자리 부근에는  커다란 바위가 많은데 바위가 마치 주홍색 페인트를 칠해 놓은 것 같이 채색이 되어 있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푸른 바다와 함께 절묘한 대비를 느끼게 해준다. 이 바위 밑에 있는 바다 물속에는 엄청난 크기의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자라고 있고 너무 많아서 위의 줄기는 물위에 까지 올라와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가져온 샌드위치 등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은 뒤에 계속 트레킹을 위해 반대편 해안가로 가로 질러가는 이스투머스 트랙(Isthmus track)길로 들어섰다.

호주 특유의 나무들과 양치식물로 우거진 숲 사이로 길이 나 있는데 대부분 흙길이지만 습지 지역은 나무 데크를 깔아 놓는 등 트레일 관리는 잘 되어 있었다. 이곳을 통과하면 해저드 해변(Hazards beach )로 나오게 된다. 이름이 왜 위험 해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아름답고 평화롭게 보이는 해변이었다. 

넓은 백사장에 군데군데 떠밀려온 해초 더미만이 있었던 곳으로, 거의 트레킹을 하는 사람이 없어 우리 일행이 온 해변을 차지하는 느낌이었다.

날이 맑아지면서 바다 빛도 에메랄드빛으로 푸르고 투명하게 변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트레일은 다시 해안가를 따라 산 중턱의 숲과 바위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걷게 된다. 길은 한 사람정도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좁지만 별로 어렵지 않고 길도 확실하게 이어져서 안내 표지가 거의 없지만 별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주차장에서 출발한지 약 4시간 반 정도 만에 총 11Km의 길을 걸어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트레킹을 마친 다음 우리는 오후에 다시 한 번 스노클링을 해보기로 하고 와인 글라스 베이에서 멀지 않은 허니문 베이(Honeymoon bay)로 갔다.

이곳은 강낭콩 모양의 형태를 띤 지형으로 바닷물이 안쪽으로 파인 곳까지 들어오는 데다 중앙은 모래사장으로 양 옆은 바위로 이루어진 독특한 모양을 가진 해수욕장이다. 양 옆의 바위가 파도를 막아주어 안쪽은 깊이도 깊지 않고 잔잔하며, 바다 물색도 비취빛으로 푸르고 맑다. 

스노클링 포인트는 양 옆의 바위 지형으로, 이곳에는 해초가 많이 살기 때문에 이 해초 사이에서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었고  바위 틈새에는 큼직한 소라도 많이 있었다. 천혜의 스노클링 포인트이지만 역시 물이 다소 차갑다. 좀 두터운 긴팔 옷을 래쉬가드 위에 입으면 좋을 것 같다. 

열대 바다와는 다른 느낌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이날의 숙소는 다음 목적지인 마리아 섬 ( Maria island)과 가까운 트리아분나 마을의 Triabunna Cabin & Caravan Park 캠핑장에서 보냈다. 마을 한편에 위치한 조그만 사설 캠핑장이지만 기본적인 시설은 잘 갖추어진 곳이었다.

 

9일째 2월 23일  화요일

태즈매니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마리아 섬은 섬 전체가 국립공원이자 해상 보존 지역으로 설정된 청정 지역으로 오직 걷거나 자전거만이 허용된 곳이다.

크기는 여의도의 14배 정도 크기인데 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들은 연결되어 있다. 이 섬에는 레스토랑이나 상점이 없기 때문에 점심 식사나 간식거리를 미리 준비해서 가야 한다.

마리아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트리아분나 마을의 항구에서 떠나는 페리보트를 타야 한다.

<섬 전체가 국립공원 지역인 마리아섬으로 가는 페리호 선착장과 내부 모습>

약 10분 정도면 이 섬의 달링턴 (Darington)항구에 도착한다. 1920년대에 가동하던 시멘트 공장의 사일로(silo) 기둥이 남아 있어 특이함을 느끼게 해준다. 도착하면 조그만 방문자 센터에 들어가 이 섬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국립공원 직원으로 부터 5분 정도의 환영인사와 함께 주의 사항을 들어야 한다.

우리는 먼저 화석 절벽(fossil cliff)을 거치면서 북쪽 해안가를 따라 다시 환상형 원을 그리며 돌아오는 2 시간 정도의 트레일을 택하여 걷기 시작하였다. 넓게 펼친 잔디밭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은 아주 편안한 길이다. 때마침 날씨도 화창하고 온화하여 더 없이 좋은 시간이 되었다.

<마리아섬의 트레킹 코스 중 먼저 화석 해변으로 향해 걸어간다. 트레일 옆에 있는 것은 고래 뼈 인듯하다.>

약 20 분 정도 걸어가면 화석 절벽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 흩어져 있는 바위 들 겉 표면에는 다양한 조개 화석을 볼 수 있고 주요한 화석 종류를 설명해 주는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검은색의 마치 시루떡 같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바위 절벽을 볼 수 있어 특이 했다.

기념 촬영을 한 후 다시 트레킹을 계속한다.

<화석 해변을 지나자 마치 골프장을 연상시키는 편한 잔디가 깔린 트레일이 이어진다.>

역시 편하게 넓은 잔디밭 같은 길을 계속 걷게 된다. 약 30 분 정도 더 걸은 다음 편한 곳에서 점심 식사로 미리 준비해온 샌드위치와 요구르트 및 과일을 나누어 먹는다. 마치 피크닉을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 부근에서 갈림길이 나왔다. 해안가를 따라 가면  조망이 멋진 620m 높이의 비숍 앤드 클럭 산 (Bishop and Clerk mountain)으로 향할 수 있다. 이 코스를 택할 경우 약 4 시간 정도 걷게 된다.

우리는 하루 낮 시간동안 볼 것이 많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달링턴 항구 쪽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 끝 부분에 마리아 섬에서 가장 높은 711m의 마리아산(Maria Mountain)으로 갈라지는 길과도 만나게 된다. 마리아산까지 다녀오려면 약 7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다시 달링턴 항구로 되돌아 와서 다음 목적지로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페인트 절벽(Painted Cliff)로 향했다. 길은 해안가를 따라 걷게 되는데 군데군데 수령이 수백 년은 될 것 같은 아름드리나무 들이 많이 있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암석의 광물질 성분에 따라 달리 색깔이 보이는 페인트 절벽의 모습>

해변 끝 쪽에 페인트 절벽이 있다.

사암(砂巖)으로 이루어진 절벽인데 층층마다 철분 성분의 광물질 함유량이 달라 서로 다른 대조적인 색을 띠고 있어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 낸다.

저녁 해질 무렵에는 석양빛을 받아 더욱 더 신비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독특한 풍광에 인증 사진을 여러 장 찍고 쉬면서 편한 시간을 보냈다. 해변 돌 틈 속에는 조그만 따개비 및 소라 그리고 해초류가 많이 보인다.

이곳은 해양 보존지역으로 설정되어 있어 자연 환경에 대한 보호가 잘 되어 있는 곳이었다. 한편 이 곳은 천혜의 스노클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태즈매니아의 전체 지역 중에서 으뜸이라고 한다.

<태즈매니아에서 최고의 스노클링 포인트는 바로 페인트 절벽 앞의 해안가이다.>

남 산우 한명이 이곳이 천혜의 스노클링 포인트란 안내 책자 글을 읽고 스노클링 세트를 준비 해 왔다. 스노클링 하기에는 다소 차가운 수온임에도 불구하고 몇 번 시도를 한다. 나오면서 하는 말은 ‘ 환상적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물이 너무 차다.’.

래쉬가드에 두툼한 덧옷을 끼어 입고 들어갔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노클링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래저래 돌아 갈 시간이 되어 다시 달링턴 항구로 되돌아간다. 달링턴 항구 주변에는 옛날 농가로 사용했던 건물이 몇 채 남아 있고 현재는 조그만 박물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페리보트를 타고 다시 트리아분나 마을로 되돌아와 캠핑카를 몰고 2시간 정도 드라이브 하여 공항 근처에 위치한 캠핑카를 위한 전용 캠핑장에 도착했다. 

이곳 캠핑장은 규모도 크고 시설도 훌륭하였다. 캠핑장 중간 중간에 위치한 주방 및 식당에서 소고기 등심 바비큐에 버섯 구이 및 화이트 와인으로 태즈매니아에서의 마지막 성찬을 즐김으로서 길고도 짧은 태즈매니아의 트레킹/자유 여행을 마감하였다.

 

10일째 2월 24일  수요일

시드니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12시 35분 출발이라 아침에 여유 있게 짐을 정리하고 캠핑카를 반납하고 호바트 공항으로 갔다. 시드니까지는 1시간 45분 비행. 시드니에 도착하니 오후 2 시 20분이다. 

저녁 9 시 반에 다시 동경을 거쳐 인천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시드니에서 약  7시간의 시간이 있다.

이를 최대 활용하기 위해 짧은 시드니 명소 관광을 하기로 했다. 트렁크 등 큰 짐은 연계하여 인천까지 가게 되므로 걱정이 없이 배낭만 가지고 시드니 관광에 나섰다.

시드니 공항과 시내 중심부까지는 지하철로 연계가 되고 시간이 30분 정도로 길지 않아 시드니 관광에 약 4시간 정도를 쓸 수 있었다.  출장 및 여행으로 시드니는 이미 3차례 이상 방문하여 개인적으로는 관광할 필요가 없지만 일행 중의 대부분이 시드니는 처음이라 일단 가장 명소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다.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큘러 퀘이(CIRCULAR QUAY)역에서 내리면 시드니 항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시드니의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페리보트 등이 출발하는 곳인데 오페라 하우스와 또 다른 명물인 하버 브리지(Harbour Bridge)을 갈 수 있다. 일단 오페라 하우스 쪽으로 걸어가서 기념사진도 찍고 다시 하버 브리지로 향한다.

<짧은 시드니 시내 관광. 오페라 하우스가 잘 보이는 하버 브리지 위에서>

하버 브리지로 올라가면 시드니 시내와 항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페라 하우스를 가장 멋있게 촬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하버 브리지 상층부로 걸어보는 코스도 있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하였다.

바쁘게 돌아다니다보니 벌써 저녁 시간이 다가와서 즐거웠던 캠핑카 트레킹 및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자축하는 기념으로 좀 고급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독일식 생맥주와 영국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피시 앤드 칩(Fish and Chips)을 주문하였다.

넓은 실내에는 2 인조 밴드가 폴카 음악으로 흥을 돋아 주고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2시간 정도의 여유를 두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갔다.

4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드니의 대표적인 명물 2곳은 관광을 하여 환승 시간을 최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뿌듯했다.

밤 9시 반에 탑승하여 도쿄에는 새벽 5시 반에 도착하였다. 김포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로 갈아타기 까지 약 3시간. 지루할 줄 알았는데 도쿄 공항의 면세점을 둘러보고 일본 라멘을 아침으로 먹어 보고 하니 시간이 금방 흐른다. 김포 공항에 2월 25일 목요일 오전 11시경 도착함으로 만 11일간의 여행을 마쳤다.

호주 대륙은 건조하고 사막이 많은 곳이지만 태즈매니아는 온대성 기후에 다양한 볼거리와 트레킹 장소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 곳 방문이후 캠핑카로 여행하는 곳으로는 최적의 곳으로 항상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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