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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세계路] 별들이 춤추는 들판으로,산티아고 순례길 ⑨ – 문원기

「계기」

2017.08.15.화, 순례 D + 16

사아군 – 만시야

37km / 453.9km

 

무려 4시 반에 일어났다. 충분히 자지는 못했지만 멀리 가야 하는 날이기에 어쩔 수 없다.

오늘 목적지는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Mansilla de las Mulas)’, 레온 바로 전 마을이다. 어느새 레온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마그다와 두 형은 곤히 자고 있다. 그라뇽에서와 마찬가지로, 헤어짐은 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최근 1주일 간 나를 괴롭히던 새끼발가락 물집은 이제 거의 다 나아 있었다. 이제 다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 짐을 최대한 타이트하게 붙들어 맸다.

5시 반. 새벽의 사아군은 음산하다. 도시 외곽, 검은 승합차 안에서 요란한 음악을 튼 채 새벽을 지새우고 있는 이들을 지나쳤다. 괜시리 겁이 났다. 다행히도 나보다 앞서 출발한 순례자 두어 명이 눈에 보였다. 첫 주자가 아니라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같이 걷는 이가 있어 무서움을 덜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어둠 속에서 느낄 무서움은 결국 개인이 받아들여야 할 몫이다. 꼭두새벽에 나서면 당연히 길을 잃을 가능성도 배가된다. 여름의 순례자들은 한 낮의 더위를 피해야 하기에 이를 감수하는 것이다.

그동안 동행들과 전혀 무리를 하지 않고 걸었기 때문에, 피곤할지언정 몸은 쌩쌩하다. 초반부터 속도를 높여 걷기 시작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앞 사람과의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는다. 저 사람도 여간 빠르게 걷는 게 아닌 듯.

사아군을 벗어나는 길은 계속해서 도로 옆을 지나지만, 새벽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차가 없다. 내키는 대로 도로를 걸으며 어둠을 만끽해본다. 어디선가 하우스 파티가 벌어진 듯, 클럽 음악이 온 하늘을 울린다. 두 시간 정도를 걸어서야 그 소음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있었다.

그 때쯤 해가 떠올랐다.

<하늘이 여러 가지 색깔을 머금고 있다.>

약 20km 지점의 ‘엘 부르고 라네로(El Burgo Ranero)’에 도착해서야, 내 앞에 있던 의문의 순례자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독일 사람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인데 여유가 넘쳐 보인다.

안 힘든가? 나는 그렇게 전속력으로 걸었거늘, 게르만족의 하드웨어란 참으로..

휴식시간도 일부러 짧게 가졌다. 벤치에서 바나나, 빵, 삶은 계란을 먹고 바로 출발.

이즈음 프랑스길은 ‘전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옛 로마길을 지난다. 2500년 전 로마 사람들의 발자국과, 마차며 전차의 바퀴자국이 깃들어 있는 바로 그 길이다.

사실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알 도리가 없다. 로마 양식의 건축물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흙이 유난히 좀 발갛네’ 정도의 인상밖에 주지 않는 길이다. 알고 보는 게 중요한 이유다.

조금 지나면 도로를 걷게 된다. 다시 혼자가 된 내 꿀꿀한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오늘은 날도 흐리다. 희뿌연 하늘이 붉은 빛을 띠는 땅과 대조를 이루었다.

까미노를 걸으며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내성이 많이 생겼다.

말인즉슨, 이 길 위에서의 만남과 헤어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첫 만남에서의 지나친 환대나, 헤어지는 자리에서의 지키지도 못할 약속 같은 건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상대방이 겉치레로 느끼지 않을 정도의 진심어린 인사,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자는 제안 정도면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어긋나는 인간관계로부터 상처를 받으면서 살아간다. 나 또한 그랬다.

고된 입시에서 해방되고 눈앞에 펼쳐진 대학생활. 갑자기 눈덩이처럼 불어난 인간관계. 친하다 생각했던 이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나만 세상 모든 슬픔을 겪는 존재인 양 작아지곤 했다. 그러나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 모든 이들이 겪는 성장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까미노에서 이를 끊임없이 재확인한다.

각자 살아온 길이 천차만별이고, 까미노에 선 이유 역시 제각각이다. 이들에게 내 방식의 만남과 헤어짐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연해지고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넓은 도로에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자전거가 그 길을 차지했다>

계속해서 도로를 지나는 길. 돌이켜보면 프로미스타에서부터 만시야로 향하는 오늘까지, 거의 모든 길이 도로 옆길이거나 평지다. 이런 길에서 자전거는 어마어마한 위용을 과시한다.

하루에 많게는 100km씩을 타며 프랑스길을 일주일 만에 완주해버리기도 한다는데, 하루 이틀이면 모든 메세따 구간을 주파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끝없이 펼쳐진 도로를 보며 나 역시 교통수단에 대한 충동을 여러 번 느꼈다. 물집이 절정에 이르던 즈음, ‘배낭 배달 서비스라도 이용해볼까?’ 하는 생각을 시시때때로 했다.

택시도, 짐 부치기도, 버스도 한 번이 어렵지, 그 다음에는 쉽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기껏 다져놓은 마음의 방벽이 한 번의 타협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수가 있다. 점프를 뛰거나 짐을 부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 한 번을 타협하기 싫었다. 내가 무슨 그 사람들보다 높은 신념 따위를 가져서 그런 게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나 자신이 한 번 현실과 타협하면 얼마나 마음이 해이해지는 인간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나는 ‘술’을 전혀 절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같이 맥주와 와인을 들이켜고 있었으니.

마음이 약해질까 봐 오히려 속도를 높이자, 순례길 초기의 동행자들을 하나 둘 다시 조우하게 되었다. 요 며칠 워낙 천천히 걸은 탓에 나와 하루 쯤 간격이 벌어져 있던 것이다.

오바노스의 Bar에서 같이 술잔을 기울였던 볼프강. 그의 한 손에는 여전히 큰 우산이 들려 있다. 다행히 오늘은 햇볕이 강하지 않아 지팡이로 쓰고 있다. 그런데 표정이 좋지 않다. 이 길을 걷는 도중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고…

로그로뇨에서 같이 족욕을 했던 벨로루시 청년, 에크두르도 다시 만났다. 아헤스에서 대담한 애정행각을 벌이던 이탈리안 커플도 지나쳐간다. 여전히 엄청난 스킨십이다. 그 외에도 이름은 모르지만 낯이 익는 순례자들. 눈빛과 손짓으로 인사를 나눈다.

초반부에 헤어진 후 한참을 지나고 다시 만나니, 이들이 비록 각기 다른 사람일지언정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면모가 있다. 바로 ‘순례길에 한결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이다.

여유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길을 즐긴다고 해야 하나, 편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혹은, 하나같이 거지꼴로 변해가고 있다고 해야 하나.

그들이 보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까미노에 녹아들고 있었다.

<만시야 입구의 순례자상>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출발한 지 8시간도 안 되어 만시야에 도착했다. 요한형네는 이제야 막 엘 부르고 라네로 부근에 당도했다고 하니, 하루 만에 무려 20km를 앞서게 된 것이다.

내 마음가짐이야 어찌 되었든, 간만에 미친 듯이 걸으니 속은 후련하다.

알베르게에는 종엽 형, 누리 형, 혁 형이 와 있었다. 유이&마호&나나와도 오랜만에 재회했다.
괄괄한 목소리의 이탈리아 여성, 루이자도 옆자리 침대에서 나를 반긴다. 그녀는 몸살이 났는데, 안 그래도 괄괄한 목소리가 더 허스키해져 거의 기계음처럼 들린다.

세 형님이 힘을 합쳐 저녁 식사를 선사했다. 종엽 형은 원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리 형과 혁 형은 아예 요리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니.

순식간에 한식과 일식 퓨전 닭볶음탕이 탄생했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일본인 친구 3명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나는 고생하시는 형들에게 죄송한 마음에 설거지를 도맡았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주방예절이 적혀 있다. 위 아더 월드!!>

만시야 공립 알베르게의 특징 중 하나는 ㄷ자 형태로 생긴 숙소 한 가운데가 뻥 뚫린 마당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 순례자들이 일광욕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언제 흐렸냐는 듯 다시 무더운 여름날이다. 이런 날에 빨래를 말려 놓으면 불과 2시간도 안되어 입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뽀송뽀송해진다.

까미노에서의 빨래법은 크게 손빨래와 세탁기로 나뉜다. 손빨래는 당연히 무료. 세탁기는 100중 99가 유료지만, 여럿이 값을 나누면 크게 비싸진 않다. 인당 0.5유로 정도? 둘 중 어느 방식을 택하든 세제는 스스로 챙겨 오거나 따로 구입해야 한다.

나는 하루 이틀 정도를 빼고 매일 손빨래를 했다. 손빨래를 할 경우 옷이 늘어날 수밖에 없으므로, 까미노에서 입을 옷은 버릴 마음을 먹고 가져오도록 하자.

<만시야의 평화로운 오후. 일지를 쓰고 있다.>

점심이 맛있긴 했으나 양이 충분치 않아, 따로 밥 한 솥을 더 앉히던 와중이었다.

바보 같게도, 밥을 하면서 반찬이 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냉장고가 텅 빈 것이다!! 밥솥은 이미 김을 내뿜고 있는데….

결국 아껴두던 라면스프를 꺼냈다. 앉은 자리에서 라면스프밥 두 공기를 해치웠다.

그런 나를 세상 오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유이. 미소를 짓더니 잘 자라며 먼저 들어간다. 저거 지금 나 비웃은거야?!

후… 내 까미노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거지…

<라면스프밥. 맛없어 보이는가? 후후. 그래.. 정말 맛이 없었다!!>

 

「전환점」

2017.08.16.수, 순례 D + 17

만시야 – 레온

17km / 470.9km

 

오 마이 갓!!! 7시 30분 기상.

1교시 수업도 능히 커버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까미노에서는 이 정도면 꼴지나 다름없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모두 퇴실한 상태. 오스피딸레로의 눈총을 받으며 허겁지겁 길을 나섰다.

늦게 나섰지만 걱정은 없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는 고작 17km! 부르고스 다음가는 거대도시, ‘레온(Leon)’으로 향하는 날이다.

레온은 프랑스길의 두 번째 기점으로 여겨지는 곳. 첫 번째는 부르고스, 세 번째 기점이자 종착점이 바로 산티아고다. 대도시라 그런지, 오늘 걷는 길엔 위성도시(?) 느낌이 나는 자그마한 마을들이 쉴 새 없이 등장했다. 부르고스 진입 때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평범한 길이다.

물집이 나아가는 중이지만 아직은 크록스를 신어야 했기에, 흙길에서 도로로 올라 왔다. 쌩쌩 지나쳐가는대형 트레일러들이 이 지루한 길에서의 유일한 볼거리다.

사실 돌이켜보면, 흔히 말하는 메세따 지역의 대부분은 재미가 없는 길이 맞긴 하다. 까리온, 꾸에사, 사아군, 만시야로 가던 날들… 대개 땅만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걸어야 했다. 하지만, 부르고스에서 프로미스타까지의 압도적인 경치가 이를 보상해주고도 남았다.

여러 이유로 부르고스 – 레온 구간을 점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신중하게 결정하시기를 바란다. 내가 생각하기에 까미노의 정수는 바로 이 메세따에 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다. 밴딩머신이 보여 돈을 넣었는데… 이 자식이 돈을 먹었다. 큰돈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이 은근 스트레스로 오래 남는다.

돈을 잃어버린 김에, 순례 도중의 분실 위험에 대해 느낀 점!

길을 걷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배낭과 떨어지거나 소홀해 질 때가 적지 않다. 화장실을 갈 때, 잠을 잘 때, 저녁을 먹을 때 등.. 하루에도 수차례씩 발생하는 상황들이다. 사실 마음의 수양을 하러 와서, 정작 이런 사소한(?) 것에 날마다 신경을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요 불행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걸 탓 할 수는 없으니.

나는 숙소에 도착하면 와이어락으로 침대 기둥과 배낭을 묶었다. 그리고 여권, 지갑, 핸드폰 등 중요품을 작은 지퍼백에 옮겨 담고, 계속 내 손과 눈이 닿는 곳에 놓으며 지냈다. 대도시를 지날 때는 힙색을 이용했는데, 힙색과 와이어락 모두 다이소에서 1~2천원이면 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매일 와이어락을 잠그거나 여권을 손에 쥐고 다니는 건 나밖에 없었다. 까미노의 전반적인 분위기 상, 나는 그냥 마음 편하게 다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유럽의 좀도둑들은 관광지를 노리면 노렸지, 굳이 시골길의 누추한 순례자들을 노릴 이유가 없다.

동료 순례자들은 믿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이상, 그 사람의 까미노는 얼마나 경건한 마음으로 걸었든지 간에 거짓된 길이 된다. 스스로의 순례를 더럽히기 싫은 마음에서라도,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짓은 안 하지 않을까.

다른 무엇보다도, 이 길에 녹아들지 못하고 의심을 품는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게 된다.

<‘뽀르마 강(Rio Porma)’ 을 지나는 다리>

레온으로 가는 길은 부르고스 진입로보다는 그나마 좀 낫다. 직선만 반복되는 길도 아니고, 높낮이도 좀 있고, 숲길과 마을도 꽤나 많이 지난다.

지루함을 달래는 데에는 음악만한 것도 없다. 내가 추천 드리고 싶은 노래는 다음과 같다.

신영숙 – 황금별
G.O.D – 길
짙은 – 백야
Pet shop boys – Go West
Elbosco – Nirvana
J.K 김동욱 – 행복의 나라로
강하늘 – 자화상
조용필 – 꿈, 바람의 노래
버즈 – 비망록
One Republic – Good life
Don Basic – 여유 있게 걷게 친구
이적 – 순례자
윤종신 – 오르막길
Hallelujah

음악을 들을 때에는 이어폰을 끼는 것이 타인과 자연에 대한 당연한 예의다. 하지만 프랑스길은 도로 위를 걷는 구간도 꽤나 많으므로, 이런 곳에서는 귀를 열고 다녀야 한다.

<레온 초입의 고속도로. 방향지시등에 외롭게 박혀 있는 곰돌이>

이 날도 그랬다. 레온 진입 전 길을 잘못 들어 고속도로 갓길을 걷게 되었다. 차들이 그야말로 쌩쌩 내달리는 와중에 신호등 하나 없는, 위험한 길이었다.

오르막이 끝날 때쯤 푸른 철골로 짜여진 육교를 지나게 된다. 내리막길로 바뀌며 시야가 트이고, 전방에 거대한 도시가 보인다. 레온이다.

“레온…이구나.. 어느새.”

<레온 시내>

인파로 북적이는 시내 한 가운데, 유이&마호&나나와 재회했다. 나보다 훨씬 먼저 출발한 셋은 조금 전에 도착했으나, 알베르게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일본의 새내기 대학생들, 왼쪽부터 나나, 마호, 유이>

오늘 묵은 곳은 ‘산타 마리아 데 까르바할(Santa Maria de Carbajal)’라는 공립 알베르게인데, 사실 별로 좋은 인상은 받지 못했다. 핸드폰을 충전할 곳도 마땅치 못하고, 와이파이도 잘 안 터지고, 순례자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눌 공간도 딱히 없다.

간단한 짐정리 후 나오는 길에 현성 형네를 다시 만났다!! 우리보다 앞에 있었을 텐데, 왜지?

알고 보니 어제(8.15)는 성모승천일. 도시의 기능이 올 스톱되는 바람에 레온을 둘러보고 싶어도 볼 게 없었다고.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단다.

알베르게는 보통 하루밖에 머물지 못한다. 일반적인 숙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이는 계속해서 길을 걸어 나갈 때에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인 셈이다. 다만 이번과 같이 특별한 경우에는 연박이 가능하기도 하다. 아파서 걷지 못할 경우에도 양해를 구할 수 있다.

알베르게에서 레온 외곽으로 30분 정도를 걸어가면 커다란 백화점이 나온다. 이곳 2층에 동양식 뷔페인 ‘웍(Wok)’이 있다. 까미노에서의 첫 뷔페!!

<신나는 식사시간!!>

아쉽게도 일식과 중식이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괜찮은 곳이었다. 1인당 13유로 정도. 레온 도착 후 30분 정도를 추가적으로 걸어갈 체력이 남아있다면 들러도 좋을 듯.

이후에는 가우디의 작품 중 하나인 ‘까사 보니따(Casa Bonita)’, 레온 대성당 등을 돌아다녔다. Casa는 ‘집’, Bonita는 ‘예쁜’ 이라는 뜻인데, 사실 바르셀로나의 ‘까사 밀라’ 나 ‘까사 바트요’를 상상하고 가면 약간 실망할 수 있다.

레온 대성당은 내부입장이 유료이다. 5유로 정도인데, 여유가 있다면 들어 가보기를 권한다. 벽면에 돌보다 스테인드글라스의 면적이 더 넓을 만큼, 채광의 규모와 색감이 압권이다.

<레온 대성당 외부>

<대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의 면적이 벽돌보다 넓다.>

‘이런 거대한 성당을 도대체 그 옛날에 어떻게 지었으며, 몇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까…’

‘이런 건축물을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그 도시 경제 활성화에 참 많은 도움을 주겠구나.’

‘테러 대비가 너무 허술한데?‘

등등. 여러 갈래의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춤추는 유이와 나나>

레온 도착을 기념하며 맥주 한 잔을 더 했다. 이제 유이, 마호, 나나와도 꽤나 친해졌다.

이 셋은 부르고스에서부터 시작했기에, 그 앞의 까미노는 알지 못했다. 피레네의 경치, 이라체 포도주샘, 시루에냐의 평원 등을 차례로 보여주니 놀라워한다.

앞으로 남은 날들에도, 이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길들이 펼쳐지기를!!!

유이가 자꾸만 내 어깨에 기댄다. 피곤해서 그러려니 생각했다.

만시야에서 마주쳤던 눈빛이 마음속을 스쳐지나갔다.

<알베르게 마당에서.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