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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세계路] 두물머리를 거닐며 남양주 다산길과 양평 물소리길을 만나다. – 김은선

<겨울이 지고있는 두물머리의 풍경>

두물머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한강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미 물안개와 황포돛배 사진출사지로 안 가본 사람없이 유명한 곳이자 데이트장소로로 손꼽히는 곳, 두물머리를 시작으로 하는 양평하면 물 좋고 풍광 좋기로는 또 둘째가라면 서러운 명소이고 이웃한 남양주도 영화촬영소와 광릉을 비롯, 그 유명세가 남부럽지 않다.

모두 근교 드라이브코스로 단연 손꼽히지 않나 싶다. 그래서일까 서울에선 가까운 듯싶지만 그 면적이 만만치 않고 연계지 대중교통수단이 편리하지 않기에 오가는 길에 거쳐가며 딱히 걸어볼 생각은 안했던 것 같다.

서울에서 1~2 시간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당일 5, 6 시간 정도 걷기 좋은길이 또 어디 있을까 생각하다 떠오른 곳이 남양주 다산기념관. 정약용 생가인 여유당과 다산부부의 묘소가 있고 실학박물관이 무료입장으로 전환되어 꼭 가보고 싶던 차에 바로 옆 두물머리까지 한 바퀴 돌아올 생각으로 지도를 펼쳐들었다.

남양주하면 많은 관광지와 유적지가 있지만 그 중 많은 이가 잘 모르는 것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 태어나고죽은 곳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산이 수 많은 저서를 낸 18년이란 긴 세월의 유배지이자 유홍준박사의 남도답사일번지로 꼽힌 강진을 더 그와 연관해 낸다. 물론 유배시절 무려 500여 권의 저술과 후학양성 등 그의 업적과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과 백련사, 천일각, 다산기념관, 사의재 등이 더 관광지로 알려져 그의 삶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곳에 다녀오면 그가 그토록 좋아하던 고향인 마재마을과 늘 그리워하던 가족들이 있는 곳, 그를 기다리던 아내에게 돌아가 그녀 곁에서 잠든 곳, 그의 형제가 천주교 박해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천주교를 전해준 자그마한 마재성지 등 그가 나고 자란 곳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도보여행의 목적지는 남양주 다산기념관으로 정했다. 그렇게 이곳을 가기 위해 자료와 지도를 뒤지다가 남양주다산길과 양평물소리길을 만나게 되는 행운까지 얻어 더불어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면적도 만만치 않거니와 산과 마을 그리고 강길을 연결한 아름다운 길을 하나도 아니고 두 길이나 만났으니 이제 집에 있을 생각일랑 마시고 차는 놓아두고 교통카드만 들고 가볍게 나오시라.

!!! 만물이 소생하는 이 봄에 겨우내 얼었던 땅을 하루 하루 비와 훈기로 불리고 말려서 저 깊은 땅 속 기운이 뻗쳐오르고 있는 땅과 내 발이 마주함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걷는 걸음걸음 코로 그 진한 흙내를 킁킁 흡입함만으로도 면역력이 쑥쑥 오르고 반짝이는 봄볕에 희어멀건해진 내 살갗을 살짝 익혀가며 조금은 연약해진 내 피부에도 건강과 탄력을 불어넣고 싶지 않으신가 말이다.

사정없이 부서지는 햇볕을 하루종일 온몸으로 맞으라.

<팔당역 운길산역 양수역>

길이 없을 땐 길을 찾고, 찾다 못 찾으면 만드는게 도보여행의 진수이기에 우선 떠오르는 건 남한강자전거길.

자전거매니아에겐 필수 정복코스이자 한 때 자전거 붐을 일으켜 한국남자들에게 쫄쫄이바지를 자신 있게 입혀 준 자전거로드의 주역인 남한강자전거길은 팔당대교와 충주댐을 잇는 총 135km로 팔당역에서 시작해 다산길을 거쳐간다.

<자전거 이용자 정보센터>

마찬가지로 북한강자전거길은 운길산역에서 시작해 신매대교를 잇는 총 79km 로 이렇게 두 길은 경의중앙선인 팔당역과 운길산역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두물머리 세미원 가는 곳으로 알려진 양수역까지 더하여 남양주다산길과 양평물소리길을 소개해 본다.

물론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오지 않아도 각 역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을 이용할 수 있으니 더 많은 곳을 둘러볼 요량이라면 남한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달려보는 것도 좋다. (전철이용: 경의중앙선 지평행, 용문행 승차)

<남양주 다산길 1~5코스 안내지도>

남양주 다산길은 강과 마을, 마을과 산을 연결하는 13개의 산책 코스이다. 총 길이는 179.8km, 그중 1, 2, 3코스를 가장 많이 즐겨 찾는다.

남양주 다산길 제 1코스인 “한강나루길(16.7km, 5 시간 30)”는 팔당역과 운길산역을 연결해 강물을 보며 주변 풍광과 폐철로의 정취를 즐기기에 좋으며 평탄한 코스여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제  2코스인 “다산길 (3.4km, 1시간 10분)은 능내리삼거리에서 마재마을 연꽃호수를 거쳐 다산유적지까지 이어진다. 강변길과 호숫길 • 숲길을 비롯해 시골마을길, 야트막한 산길이 이어진다.

3코스인 “새소리명당길 (4.8km, 2시간 15)은 이름 그대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옛날 한양으로 가던 한 선비가 해가 저물어 이 마을로 들어온 후 새소리가 듣기 좋고 물이 좋아 가려던 길을 멈추고 눌러앉은 데서 비롯된 지명이다.

<운길산역에서 다산기념관 방면 버스이용>

필자는 운길산역 하차하여 역사 옆에 있는 운길산역 버스정류장에서 56번과 63번을 이용하여 다산유적지로 향한다. 서울로 생각하면 오산. 시골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 버스와 길이 막히면 마음을 여유롭게 기다리던가 걸음을 더 걷자면 “북한강철교” 방향 자전거길을 따라 길을 걸어 두물머리로 걸어도 좋다.

어디든 멋진 풍광이 펼쳐지니 그냥 걸으면 된다. 자 드디어 버스가 오면 기사님께 다산유적지 방향인지 꼭 묻고 타도록.

56번은 마을버스로 간격이 40분 정도로 길지만 다산유적지 바로 앞까지 가는 유일한 버스이다. 다른 버스를 이용하면 구능내역에서 내려30분 정도 걸어서 가거나 56번 마을버스를 환승한다.

()능내역은 폐역으로 옛날 간이역을 아름답게 조성해 놓아 이 또한 추억과 함께 사진출사지로 손색이 없다. 마재성지 또한 들러봐야할 코스중의 하나이니 가장 좋다는 다산길 1-2-3 코스를 적절히 조합해서 다산유적지와 구()능내역과 마재성지를 주요코스로 잡고 양평으로 넘어가 두물머리까지 다녀오면 좋다.

그리고 운길산역에 왔으니 수종사는 꼭 둘러보시라. 욕심을 더 내면 커피박물관도 가보면 좋다.

구름이 머물다 간다는 뜻의 운길산이 품고 있는 수종사는 세조가 남한강을 타고 오대산을 들려 신병치료를 하고 환궁하던 길에 날이 저물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일대에 머물렀다가 저녁을 먹고 쉬던 중 청아한 종소리를 듣고 신하에게 그 종소리의 연유를 알아보게 한 결과 “운길산 8부 능선에 천년고찰이 있으며 그 일대의 바위굴에는 18나한이 줄지어 앉아 있고 중앙바위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닥 샘에 울려 청아한 종소리를 내게 하였다”는 것이다.

세조는 그 종소리의 기묘함과 아름다운 주변경관에 매혹되어 즉시 사찰중건을 하명 하였으며 그 이듬해까지 건물을 짓고 다시 이곳을 찾은 세조가 절 이름을 청아한 물방울의 종소리를 뜻하는 수종사라 명하고 해탈문 건립과 은행나무 한 그루를 기념수로 심었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서거정(1420-1488)은 수종사를 ‘동방에서 제일의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하였고 정약용은 일생을 통해 수종사에서 지낸 즐거움을 ‘군자유삼락’에 비교할 만큼 좋아했다고 한다. 또한 다선(茶仙)으로 일컬어지는 초의선사가 정약용을 찾아와 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차를 마신 장소로서, 현재 삼정헌(三鼎軒)이라는 다실을 지어 차 문화를 계승하고 있어 차 문화를 상징하는 사찰로 이름이 높다.

보성들녘 자란차로 수종사의 삼정헌에서 향을 내다”라는 말이 있다하니 그윽히 펼쳐진 풍광에 눈이 뜨이지만 녹차의 진한 향에 저절로 눈감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 날’ 행사 때면 조안지역에서 생산한 귀한 연꽃잎차를 삼정헌에서 맛볼 수 있다.

<실학박물관 내부의 모습>

다산유적지에 가면 실학박물관 먼저 들러보시라. 이곳은 무료로 전환하여 더욱 반가운 곳이다.

아마도 실사구시, 위민정신을 가르치던 다산선생은 유료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언제다시올까 생각하고 실학박물관을 꼼꼼히 둘러보아도 좋다. 그리고 여유당과 다산묘소, 다산전시관 등을 돌아보며 그의 75세 일대기를 조금은 더 깊게 느껴 보기를 추천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실학을 집대성하고 이익의 학통을 이어받아 정치, 경제, 문학, 의학, 군사학 등 학문 전반에 걸친 책을 저술하고 거중기, 수원화성, 능행도에 나오는 배다리를 설계한 다산 정약용이라는 인간에 대해 범접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 보다는 그의 검소하고 길었던, 쉬지않고 학문과 백성을 위하던 마음을 호흡해보시길 바란다.

<여유당을 지나 다산묘소에 오른다.>

경기도 기념물 제 7호로 지정되어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소에 올라도 보고 농사를 지으며 두루두루 산책했을 듯한 다산생태공원도 둘러본다.

이곳에서 수종사까지, 벗이 오면 얘기나누며 걸었을 것을 생각하면 오늘 내가 걸은 이 길이 더욱 그와 함께한 듯 하다.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것처럼 신중하고, 사방에서 나를 엿보는 것처럼 신중하고,

사방에서 나를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경계하라.> – 다산 정약용

남양주에서 이제 양평으로 건너가 두물머리를 만난다.

다산유적지에서 56번 마을버스를 타고 와도 된다. 양수 5일장이 서는 양수시장에서 회차하여 운길산역으로 돌아가기에 양평으로 다리를 건너가 어디든 내리면 된다.

<양평-남양주 자전거길 북한강철교>

두물머리는 수도권 최대 연꽃 정원인 세미원과 두물머리 일대를 도보와 자전거로 둘러볼 수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두물머리물래길이 있다. 물래길표지를 따라 걷다보면 세미원으로 들어가는 배다리를 볼 수 있다.

<물래길 세미원 배다리에서 안내표지판을 따라>

연신 셔터를 누르며 인생샷을 건져본다.

상춘원도 들어가보고 유명하다는 수제연잎핫도그에도 방문해 본다. 이미 줄이 길기에 먹어보고 싶었지만 패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카페도 그리 많지 않다. 관광객이 많아 화장실이 굉장히 붐빈다. 앞으로 화장실이 더 많아지길.

지역민이 운영하는 온실에 사람들 발길이 바쁘다. 귀여운 다육이 화분을 판매하고 있는데 꽃을 보니 너무 예쁘다. 가격도 저렴하여 2~3천원. 필자는 차 없이 걸어야 하기에 눈요기만.

<참으로 추운 날, 그래서 이 날의 걷기가 더 깊이 생각난다.>

상춘원과 온실이 더 없이 반가웠던 건 필자가 간 그날, 살을 에이는 강바람에 날아가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이 야속했지만. 바람부는 샷을 건졌고 온실과 상춘원에서 동백과 봄꽃을 보며 잠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거웠다.

다들 느티나무와 물안개 사진 명소를 끝으로 돌아오는데 갈대쉼터와 물환경연구소를 꼭 돌아오길 추천한다(카메라를 반드시 지참하고!).

이렇게 걸은 길이 양평물소리길 1-1코스인 두물머리 물래길이다.

<두물머리 물래길 안내지도>

그리고 다음을 위해 남겨둔 양평물소리길은 양평군을 대표하는 자연 친화적 도보여행길이다. 양수역에서 용문역까지 70여㎞에 이르는 이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총 5개의 코스로 구성 돼있다.

양평물소리길은 태백산 검룡소에서 시작한 남한강, 실개천이 흐르는 흑천길, 시원한 바람과 맑은 시골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중앙선 전철역이 개통되어 있어 짐을 간단히 꾸려 가까운 전철역으로 쉽게 떠날 수도 있다.

<양평물소리길 안내지도>

특히 이 길은 각 코스별로 설치돼 있는 인증스탬프를 가이드북에 찍어 물소리길 협동조합 사무실로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완주인증서와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도보인증제를 실시해 도보여행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앱으로 제공되니 활용하시길 바란다.

 

*본 기사는 월간 로드프레스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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