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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세계路] 남미 파타고니아 및 마추피추 트레킹 ② – 이재홍

1일과 2일 째 : 3월 21일 수요일 , 22일 목요일

인천 공항에서 오후 3시에 대한항공편으로 출발, 당일 오전 10시에 로스엔젤리스 공항에 도착하였다. 항공권 발권은 라탐 (Latam) 항공사로 했지만 공동 운항으로 해서 대한항공 편으로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어 좋았다.

항상 느끼지만 미국으로의 입국은 까다롭고 탑승을 위한 검색 절차도 철저하다. 통과 여객한테도 전자 비자 (ETA)를 받으라고 요구 하는 것은 좀 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이 때문에 환승을 위해서도 적어도 2 시간, 가급적이면 3 시간 정도 이상이 되어야 여유가 있다. 우리들은 5시간 반 이라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갖고 환승 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남는 시간은 공항 환승 구역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면세점 둘러보기 등을 하면서 보냈다. 

다시 오후 3시 30분에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를 향해 또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한 다음 22일 목요일 아침 6:15분에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 하였다.

칠레에 처음 내리는 공항에서 외국인에게는 여권 검사 외국 여행자임을 증명하는 ‘Investigations Police of Chile (PDI) ’라고 하는  조그만 종이를 프린트해서 준다. 그런데 이것이 마치 슈퍼마켓에서 내주는 영수증과 같이 허접하게 생겼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버렸다가는 낭패를 본다. 산장에서 이것이 없으면 벌금을 물고 또 아르헨티나나 또는 다른 나라로 출국 할 때 반드시 제시해야 되기 때문이다. 버렸다면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다시 재발급 받아야 한다. 우리 일행도 3명이 이것을 무시해서 W 트레킹 동안 꽤 많은 벌금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 행선지인 최남단의 푼타아레나스로 가는 비행기는 다음날인 23일 새벽 2시여서 약 20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는다. 20시간 이상의 비행을 하고 온 후이고 시차도 바뀌어 많이 피곤할 것을 고려하여 공항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을 예약하였다. 체크 인 시간이 오후 2시여서 일단 짐을 맡긴 다음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가이자 공항버스의 종착점인 로스 에오레스(Los Heros) 에 내렸다.

이곳은 지하철도 있어 시내 각지와 연결되기도 하고, 이곳부터 본격적인 시내 중심 도로가 시작되기 때문에 걸으면서 구경해도 된다. 공항버스는 공항 출구 4번과 5번 출구 사이에 있으며 아침 6시부터 밤 11시 30분 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노선은 2가지이며 요금은 1800 페소. 돌아 올 때도 같은 곳에서 타면 된다. 교통 체증이 없으면 대략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내리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딱히 아침 식사를 파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 보니 시내의 조그만 대학교 건물이 보여 일단 들어가 보았다.

대학교라면 구내식당과 같은 카페테리아가 있을 것 같아서였는데 역시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깔끔한 카페테리아가 있어 우리는 여기서 햄버거와 콜라, 커피 등을 시켜 아침 식사를 했다. 카페테리아에 있던 학생들이 신기한지 우리들을 쳐다본다. 영어로 몇 마디 대화를 시도 했지만 영어가 시원치 않다. 다만 이들의 환한 미소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아침 식사를 한 후 본격적인 관광 모드로 들어가 목표를 이들의 실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앙시장 쪽으로 가기 위해 전철을 탔다. 표 구매는 자판기에서 우리의 교통카드와 같은 것을 구매하며 개찰 할 때만 표를 집어넣고 나올 때는 그냥 나오면 되도록 되어 있었다.

4 정거장 쯤 간 다음 내려서 중앙시장 쪽으로 걸어갔다. 시내 중심가에 폭이 크지는 않지만 수량이 풍부한 강이 흐른다. 강 옆을 따라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나무 그늘을 따라 걸었다.

<페루의 산티아고 중앙 시장. 다양하고 저렴한 과일로 넘쳐난다.>

중앙 시장은 각종 과일과 청과물 등이 풍부하고 어업이 발달한 나라답게 생선 가게도 많다. 이제는 주요 관광지가 되었는지 시장 중심부에 관광객을 상대로 한 레스토랑도 꽤 많이 있고 호객 행위도 한다.

복잡한 시장 내부를 보는동안 여 산우 한명이 감쪽같이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남미의 복잡한 도시에서는 소매치기 등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순간의 방심을 했던 것 같다. 600 달러 정도와 신용카드를 잃어버려 부랴부랴 사용 정지 신청을 하는 등 부산을 떨어야만 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부터는 모두 다 자기 가방을 조심해서 앞으로 매고 다니는 등 하여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중앙 시장에서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과일의 다양함과 가격. 특히 포도와 애플 망고 그리고 납작 복승아 등이 풍부했고 가격도 저렴했다. 간간히 치즈와 소시지를 파는 곳도 나오고 또 다른 구역으로 가니 생선 가게가 모여 있다.

<페루는 긴 해안선을 따라 풍부한 어장이 형성되어 각종 해산물로 넘쳐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생선을 볼 수 있었다. 우리들을 일본인으로 생각 했는지 우리가 지날 때 마다 성게 알을 뜻하는 일본말인 ‘우니’를 외치고 있었다. 노란색의 먹음직한 성게 알이 많이 진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중앙시장의 여러 곳을 기웃 기웃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가 이른 점심을 먹고 호텔로 들어가 쉬기로 하고 중앙시장 안에 있는 해물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는 사진과 함께 스페인어와 영어로 적혀 있다.

각자 기호에 따라 생선 튀김, 비프스테이크 등을 시켰는데 나는 해물 모듬탕 같은 것을 시켜 보았다.

<페루 중앙시장 안의 관광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레스토랑과 페루식 해산물 모듬탕 >

일단 시원한 맥주와 바켓 빵, 샐러드 등이 나오고 메인 요리가 나오는데 해물 모듬탕은 생선과 가리비 같은 해물 뿐 아니라 돼지고기 수육과 심지어 닭고기까지 같이 들어 있어 육, 해, 공이 다 모여 있는 정말 잡탕 요리였다.

음식 맛은 그런대로 먹을 만 했지만 고급스러운 것도 아니고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고 딱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그런 음식 같았다.

점심 식사 후에는 걸어서 주변을 구경하면서 다시 로스 에어로스로 둘아 와 공항버스를 타고 되돌아갔다. 오후 2시 반 경 체크인을 한 후 자정까지 푹 쉬었다.

샤워를 하고 에어컨을 킨 후 자니 몇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잤다. 공항 바로 옆의 홀리데이 인 (Holiday Inn) 호텔은 가격도 좀 비싸지만 깔끔하고 시설도 좋아 항공사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듯 했다.

 

3일 째 3월 23일 금요일

자정에 일어나 바로 옆에 공항 터미널로 갔다. 라탐 항공사 비행기로 약 3 시간 반 정도 비행을 한 후 남미의 최남단 도시인 푼타아레나스 공항에 도착했다. 푼타아레나스 공항은 규모도 크고 널찍하며 시설도 현대적인 공항이었다. 주로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하거나 남극 대륙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듯 복장이 거의 등산복 일색이다.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위한 전초 기지 역할을 하는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7시에 온다는 버스가 20분 정도 늦게 나타났다. 앞으로 10번 정도의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렇게 시간을 지키지 않아서야 어떡해야 하나 걱정을 하며 탔는데 오히려 그 이후는 거의 제 시간에 버스가 출발하고 도착했다.

아침 이른 시간이지만 버스 밖 차창으로 보이는 칠레 남단의 첫 모습은 대부분 평야 지대로 나무가 거의 없는 초목만이 듬성듬성 보였다. 양이나 알파카 등을 키우는 것 이외에는 별다르게 그 넓은 땅을 이용할 것이 없는 듯 보였다.

약 3시간 시간이 걸려 목적지에 도착 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먼저 다음날 아침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 입구까지 왕복 버스표를 구입하였다. 3~4곳의 버스 회사가 운영하는 듯 했으며 가격 차이도 없고 버스 형태와 구조도 비슷비슷하다.  유럽에서 만들어진 2층 형 구조의 버스로 시설도 좋고 편안하였다.

버스 터미널에서 예약한 펜션 까지 멀지는 않았지만 트렁크도 있고 하여 택시 2대로 나누어 타고 우리가 예약한 펜션으로 갔다. 남미 여행 전체에서 느꼈지만 택시 값이 저렴하다고 느꼈다. 택시 요금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요금 메타를 장착하지 않고 협상해서 가격을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당한 가격은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고 제시하고 나서 흥정을 한다.

우리가 예약한 펜션은 부티크형 펜션으로 해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였다. 다소 가격은 비쌌지만 현대적이고 깔끔하여 특히 여산우님들이 좋아하였다. 방마다 조그만 주방과 식탁이 마련되어 있고 인테리어가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였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의 전초 기지 역활을 하는 푸에르토 나탈레스 시가 모습>

<아웃 도어 장비 판매. 대여점이 많이 보인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바닷가를 끼고 조성된 인구 약 18,000명 정도의 조그만 도시이다. 이 도시 자체는 별 볼거리가 없지만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위해서는 반드시 들려야 할 교통의 요충지여서 대부분 여기서 하루 정도 머물며 체력 안배를 하고 트레킹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우리도 마을 중심부를 걸어서 슈퍼마켓에 들려 트레킹 중 먹을 행동식과 과일 등과 함께 저녁 식사에 먹을 비프스테이크용 고기와 와인을 구입하였다.

오후에 여유 시간에는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해변으로 나가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였는데 해변에 설치된 조형물이 재미있다. 가로등 끝에 사람이 팔 하나로 겨우 잡고 몸은 날아가는 형태의 조형물이다.

남미 파타고니아의 상징이 연중 쉴 새 없이 부는 세찬 바람이라고 들었는데 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확인 시켜 주듯 강한 바람이 계속 불고 있었다. 파타고니아에 많이 있는 빙하의 찬 공기와 바다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서로 충돌하여 세찬 바람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저녁에는 푸짐한 비프스테이크를 구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아 국민 와인으로까지 불리는 몬테스 알파(Montes Alpha) 샤베르네 쇼비뇽 와인으로 앞으로 전개 될 멋진 남미 트레킹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여행 내내 그랬지만 남미 트레킹과 여행의 장점 중의 하나가 질 좋은 비프스테이크와 와인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4일 째 3월 24일 토요일

본격적인 파타고니아 W 트레킹이 시작되는 날이다. 아침 일찍 트레킹에 필요한 5일 동안 갈아 등산복 및 내의 그리고 비상식량 정도만 배낭에 넣고 트렁크를 호텔에 맡기고 버스 터미널로 출발하였다.

<토레스 델 파이네로 가는 버스 안에서 본 여명>

대부분의 버스들이 7시 근처에 출발한다. 아직 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에 출발한 버스는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간다. 동쪽에서 여명이 밝아 오면서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붉게 물들이는 광경이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너무나 선명한 선홍색으로 마치 하늘에 붉은 이불을 널어놓은 듯이 보였다.

버스는 9시경 공원 입구에 정차 한다. 여기서 모두 무조건 내려 국립공원 입장권을 사야하고 약 10 분간 비디오를 보면서 사전 주의 사항 등을 전달 받아야 한다.

주의할 것은 버스 안에 있는 짐을 모두 가지고 내려야 하며 만약 트레킹 시작 장소가 파이네 그란데 등 다른 곳일 경우 버스는 약 20분 후 다시 떠나기 때문에 타고 온 버스를 놓치지 말고 다시 타야 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 안내소에서 강제적으로 10분간의 주의 사항을 담은 비디오를 봐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오전 9시경에는 여러 버스가 한꺼번에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여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내려놓기 때문에 모두들이 서로 빨리 입장권을 구입하느라 매우 복잡하고 버스도 여러 회사의 것이 한꺼번에 주차 하고 있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다. 

실제로 우리도 버스에 내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스 밑에 넣어둔 배낭은 꺼내지 않고 바로 국립공원 안내소로 입장권을 구입하러 가는 것을 보고 그냥 갔는데 막상 입장권 구입 후 주의 사항을 전달하는 비디오 시청을 하고 나오니 버스가 이미 다른 목적지로 떠나고 없다.

국립공원 안내소에 부탁하여 무전으로 다시 연락 하고 하여 40여 분 만에 버스가 되돌아와 배낭을 찾긴 했지만 트레킹 시작하기 전 부터 한바탕 긴장을 하고 지루하게 기다리는 허탈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1 인당 미화 34$로 칠레 내국인과 외국인과 차이가 많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입구>

국립공원 입구안내소 부터 실제 트레킹 시작점인 라스 토레스 호텔(Hotel Las Torres) 입구 까지는 약 30 분 정도 또 셔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이 호텔 앞에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안내 센터가 있는데 이곳을 지나면서 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넓고 평탄한 길을 걷게 된다. 오른쪽 옆으로 라스 토레스 호텔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주로 토레스 델 파이네 까지만 올라갔다 내려오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시설이 수준급인 리조트형 호텔이다.

이 호텔을 뒤로 하고 걸으면 점차 경사가 높아지면서 꾸준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하지만 길은 좁지 않고 풍광도 좋아 크게 어려움을 느끼게 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오르니 길은 산 중턱 사면에 조성 된 길로 계속 이어지는데 오르락내리락 하며 걷게 된다.

<엘 칠레노 산장으로 올라 가면서 본 모습들. 산 허리 사이로 길이 길게 이어진다.>

약 2 시간 정도 걸으니 눈앞에  엘 칠레노 (El Chileno) 산장이 나타난다. 이날 묵을 산장이라 간단히 등록을 하고 토레스 델 파이네가 보이는 호수까지 올라 갈 때까지 필요한 물과 비상식 등 최소한의 짐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맡기고 다시 트레킹을 계속하였다.

산장을 지나면서 부터는 아름드리나무로 우거진 숲속 길을 걷게 된다. 마치 강원도의 숲속 길을 걷는 듯 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아 발걸음이 가볍다.

1시간 정도 숲길을 지나고 나니 넓은 갈림 길이 나오고 이정표와 안내판이 여러 개 있다. 이곳 밑에는 캠핑 사이트 이며 이 곳 부터 1Km 정도 더 올라가면 이 날 트레킹의 최종 목적지인 토레스 델 파이네를 조망 할 수 있는 호수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 1Km가 상당히 어렵다. 경사도 꽤 심한데다 온통 바위와 자갈길이다.

<파타고니아의 제 1 절경으로 손 꼽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모습>

1시간 여 힘들게 올라가니 눈앞에 최고의 전경이 나타난다.

상어의 어금니와 같이 뾰족한 설산 봉우리에 둘러싸인 에메랄드빛의 투명한 물빛을 가진 호수가 나타난다. 이 광경을 보는 순간 24시간 이상의 비행 그리고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또 4시간 이상의 힘든 트레킹에 대한 보상을 한꺼번에 받는 듯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날씨가 좋다. 물론 파타고니아 지형 특성상 바람은 세지만 그날에는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 최적의 날씨를 보여 주어 더욱 좋았다.

<토레스 델 파이네 정상 부근의 암릉과 너덜길 구간. 상당히 힘이 든다.>

호수 앞에 있는 바위 위에 올라가 눈 덮인 산군을 배경으로 하고 사진을 찍으니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달력에 나오는 풍광 사진과 같이 나온다. 약 30 분 정도 사진도 찍고 호수에 발도 담가 보고하며 즐기다 천천히 하산을 시작했다.

약 2 시간의 내리막을 걸은 후 다시 엘 칠레노 산장으로 돌아오니 저녁 식사 시간. 이 산장을 예약 할 때 다음날 점심 도시락 까지  준비해 주는 풀 보드 (Full board) 로 신청해서 저녁 및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제공 해 준다. 서둘러 방 배정을 받고 찬물이지만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가볍다.

<엘 칠레노 산장에는 내부 숙소외에 외부에 50개의 미리 마련된 텐트에서 잘 수도 있다.>

이 산장은 도미토리식 침대가 있는 산장과 함께 텐트, 침낭, 매트리스를 함께 제공하는 캠프의 2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8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이 4개가 있어 이곳에 32명 그리고 캠프는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항상 수요가 많아 일찍 예약을 해야 하는 곳으로 우리는 시즌이 많이 지났는데도 6명중 2명만이 산장의 도미토리를 예약할 수 있어 나머지 4명은 캠프에서 잤다.

텐트는 충분히 넓고 두툼한 매트리스와 침낭이 제공되어 안락했고 춥지 않게 잘 수 있었다. 산장 1층에 있는 레스토랑은 먼저 도미토리에서 자는 32명에 대한 저녁 식사를 먼저 제공하고 1시간 후 캠프에서 자는 사람들에 대해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내부 카페토리아에서는 식당과 간단한 매점이 있다. >

레스토랑과 함께 와인 및 비스킷과 같은 간단한 식품류 등을 파는 매점이 같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칠레 와인을 사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W 트레킹의 첫 날 밤은 텐트 안에서 혼자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곯아떨어지게 자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5일 째 3월 25일 일요일.

아침에 새소리를 들으면서 깼다. 밤새 바람 소리가 세차게 들려 여기가 파타고니아임을 실감 하면서 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이 꽤 세차게 불어 산장 앞에 걸린 칠레 국기가 정신없이  휘날린다. 오늘의 트레킹이 세찬 바람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하면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아침식사도 역시 2부제로 나누어 제공하는데 아주 간단한 부페식으로 토스트와 시리얼을 중심으로 치즈, 삶은 달걀, 잼 그리고 우유, 커피 등이 제공된다. 점심 도시락도 전날 주문하면 만들어 준다. 샌드위치에 오렌지, 초콜릿, 곡물로 만든 에너지바 같은 것 그리고 여러 가지 너트(nut) 모음 이 들어 있다.

아침 8시경 이날의 목적지인 로스 쿠에르노스 (Los Cuernos) 산장까지의 약 13Km 길을 걷기 시작했다. 거리도 멀지 않고 전체적으로 완만히 내려가는 길이어서 편했다. 대략 6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시간적으로 해가 지기 까지 충분한 여유가 있어 발걸음이 편했다.

처음에는 전날 온 길을 약 30분 정도 되돌아간다. 처음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좁은 길로 들어서야 쿠에르노스 산장으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가 있지만 작아서 무시 하고 지나치기 쉽다. 이 길로 들어서면 노르덴스코르드 호수 (Lago Nordenskjold)를 향해서 내려가다가 이 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계속 걷게 된다.

나무는 거의 없고 작은 키의 풀들이 주로 자라는 산자락 길로서 전체적으로 흙길이라 걷기에 편했다.  더구나 이날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잔잔한 바람 속에 가을 햇볕을 받으며 걸어가니 마냥 즐겁기만 하다. 시간적 여유도 있어 중간 중간 쉬면서 양말을 벗고 발을 바람에 말리는 풍욕을 시켜가며 물집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쿠에르노스 산장으로 가는 호수를 옆에 끼고 가는 편한 길>

전체적으로는 산자락 길이지만 왼쪽으로는 호수 오른쪽으로는 설산의 봉우리가 있어 풍광은 뛰어나 마냥 걸어도 지루함이 없다. 계절은 완연한 가을이라 길옆에 있는 풀들 사이에 블루베리(Blue berry)가 많이 보인다. 몇 개를 따서 먹어보니 확실히 잘 익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바람도 선선하게 적당하게 불어 주지만 햇볕은 매우 따갑다. 다들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또 얼굴을 스카프 또는 버프로 가리고 걷는데 유럽에서 온 트레커 들은 이런 우리의 모습이 신기한 가 보다. 지나칠 때 하이를 외치면서도 겹겹이 얼굴을 가린 우리 들을 다시 한 번 쳐다보고 간다.

점심도 편안한 곳에 여유를 가지고 먹고 잠시 누워 하늘을 보니 정말 하늘이 푸르다. 콘돌( condor) 일까 독수리 같이 큰 새가 하늘 높이 떠서 나르고  있었다. 페루는 아니지만 엘 콘도 파사 (El condor pasa ) 노래가 머리에 떠올랐다.

<쿠에르노스 산장 전경. 유리창에 붙은 전 셰계 산악회의 스티커가 이채롭다.>

오후에도 비슷하게 여유를 가지고 걸어가니 약 7시간 넘어 쿠에르노스 산장에 도착했다. 쿠에르노스 산장은 시설과 규모가 칠레노 산장에 비해 훨씬 크고 좋다. 아마 호수를 통해 배로 보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이 곳 역시 도미토리 형식의 산장과 텐트 형태의 숙소 그리고 방갈로 까지 있어 원하는 대로 예약을 할 수 있다.  다행히 이곳에는 우리 6명 모두가  도미토리 형태의 한 방 전체를 예약 할 수 있었다. 

이날 저녁 메뉴는 소고기 스테이크 또는 연어 스테이크에 감자를 삶아 으깬 것이 나왔다. 와인은 칠레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이라고 하는 카시예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도 준비 되어 있어 우리는 이 와인을 반주로 마시면서 W 트레킹 둘째 날도 무사히 잘 걸은 것을 서로 자축했다. 

 

6일 째 3월 26일 월요일

<쿠에르노스 산장에서 아침에 본 일출 모습. 암봉에 붉게 물든 자연의 색에 감탄하게 된다.>

일찍 잠이 깨어져 여명이 트는 가운데 산장 앞의 호숫가로 나가 보았다. 호수 위쪽에 걸린 구름이 떠오르는 해를 받아 붉게 물들었다.

푸른 호수와 하늘 그리고 붉은 구름이 눈 덮인 설산에 걸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한 풍광을 만들어 낸다. 산록에 쌓인 눈과 빙하조차도 점차 붉게 물들어 옴을 느끼게 된다. 카메라로 이 신비한 느낌을 최대한 담아 보려고 애써보지만 실력의 한계를 실감하게 된다.

이날은 프란세스 산장을 지나 이탈리아노 캠핑장을 거쳐 W 트레킹의 중간 꼭지점에 해당하는 프란세스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프란세스 산장으로 다시 내려오는 코스이다.

쿠에르노스 산장과 프란세스 산장은 실제로 1시간 정도면 도착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하지만 이 프란세스 산장에서 1박 하지 않고 파이네 그란데 산장까지 가기는 다소 벅차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W 트레킹을 하는 경우는 이 날이 가장 어려운 날이다. 하지만 우리는 천천히 즐기면서 트레킹을 하고자 했기 때문에 4박 5일의 코스로 잡아서 마음이 여유로웠다.

좀 우거진 숲을 헤치면서 걷기 시작한지 1시간 정도, 이날 우리가 묵을 프란세스 산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산장 사무실로 들어가 등록을 하고 물과 행동식 등만을 챙기고 나머지 짐은 맡긴 다음 가벼운 몸으로 트레킹을 계속 한다.

30 분 정도 숲속 길을 걷다보니 갑자기 눈앞이 탁 트이면서 오른쪽 편으로 눈에 뒤 덮인 거대한 산이 나타난다. 2,600m 높이의 쿠에르노스 산이다. 눈 덮인 산 밑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한 숲 그리고 왼편에는 에메랄드 빛 호수가 같이 어우러져 W 트레킹 코스 중에서 가장 멋진 풍광중의 하나를 보여준다.

잠시 쉬면서 인증 사진도 찍고 하다가 다시 이탈리아노 캠핑장으로 향했다. 거의 평탄한 길로 풀이 무릎 정도 까지 자라 있는 길이 이어진다. 이탈리아노 캠핑장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목재로 된 안내소 앞에는 많은 배낭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다들 가볍게 물과 행동식 만을 들고 프란세스 전망대 쪽으로 향하는 게 보인다.

그런데 날씨가 점점 흐려진다. 비가 올 것 같은 느낌도 들고 하니 자연 걸음이 바빠진다. 목재 다리를 건너 완만하게 오르던 길은 어느새 돌과 바위로 이루어진 너덜길 구간으로 바뀌고 경사도 가팔라진다.

<W 트레킹의 가운데 꼭지점에 해당하는 프란세스 제 2 전망대 모습>

힘겹게 1 시간 반 정도 올라가니 제 1 전망대에 도착한다. 눈앞에 펼쳐진 산들 사이에 거대한 빙하가 보인다. 가끔씩 방하가 갈라지면서 굉음을 내고 얼음 조각들이 부서져 내리는 것도 보인다. 실제로 가보니 제 2 전망대 보다 이곳이 훨씬 더 멋있다.

W 트레킹을 하면서 왜 이 곳까지 왔다 가야 하는지가 이해가 된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져 사진은 내려오면서 찍을 생각을 하고 다시 서둘러 제 2 전망대쪽으로 향한다. 제 1 전망대를 지나고부터는 길은 숲속 길로 이어져 크게 어렵지 않다. 어느 순간 넓은 공터가 나타나기도 한다.

<프란세스 제 1 전망대와 제2 전망대 사이의 길에서 만나게 되는 고사목 지대. 독특한 풍광에 매료 되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곳은 고사목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또한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 낸다. 멀리 보이는 산은 암등과 눈으로 뒤덮혀 있고 숲은 단풍이 점차 물들기 시작하여 고사목 군락과 함께 절묘한 풍광을 만들어 낸다.

 제 1 전망대를 출발한지 약 1시간 반 정도 후에 W 트레킹의 중간 꼭지점에 해당하는 제 2 전망대에 도달하게 된다. 커다란 바위에 올라가서 또 제 2 전망대 앞의 안내판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주변 경치를 감상해 본다. 하지만 제 1 전망대의 풍광이 더 좋다고 느꼈다. 눈 덮인 산군들은 보이는데 정작 빙하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소 실망하며 하산을 준비 하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세찬 바람과 함께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우비를 뒤집어쓰고 하산하는데 비가 쉽게 그칠 것 같지 않다. 더욱이 바람은 계속 강도를 더하여 파타고니아 바람의 이름값을 하는 것 같다. 그나마 숲속 길에서는 견딜 만 한데 바위 위나 노출된 구간을 지날 때는 몸이 휘청거린다. 

<프란세스 제 1 전망대 부근에서 본 주변 암봉과 그 사이의 빙하 모습>

제 1 전망대를 지날 때는 절정에 달해 몸을 숙이고 걸어야 했다. 아마 좀 더 바람이 세찼다면 기어야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찬 바람을 맞으면서 걸었다.

힘들게 이탈리아노 캠핑장으로 내려오니 캠핑장에 있는 텐트들이 강풍에 휘날리면서 비를 맞고 있다. 캠핑이 아닌 산장에 숙소를 정한 우리는 얼마나 다행인가를 생각하면서 프란세스 산장으로 돌아 왔다.

<돔 형태의 모습을 한 프란세스 산장. 8인용인 돔이 3 개 뿐이라 예약이 힘들다.>

이곳은 다소 특이하게 목재 프레임에 두터운 비닐로 8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진 돔 (dome) 형태의 구조물로서 2층 구조의 베드가 4개 씩 배치되어 있어 8명이 잘 수 있다. 샤워실과 화장실도 내부에 마련 되어있다. 이런 돔형 숙소가 4 동 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수용 인원이 많지 않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관리동에는 사무실과 조그만 카페토리아가 있는데 우리는 별도로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를 신청하지 않아 이 날 저녁은 피자와 함께 햄버거 및 와인으로, 다음 날 아침 식사는 카페토리아에서 더운물을 얻어 가지고 간 누룽지를 불려서 김, 멸치조림, 깻잎 통조림으로 해결했다.

비는 밤새 계속 되어 빗방울이 비닐에 떨어지는 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으면서 잤다.

 

7일 째 3월 27일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비가 개었다.

이 날은 W 트레킹 중 가장 편하게 걷는 날이다. 거리도 10 Km  남짓. 거의 평지 길을 걷는 날이라 마음이 가볍다. 이탈리아노 캠핑장까지는 어제 걸었던 길을 다시 걷게 된다. 그렇지만 날이 청명하니 전날과는 다른 느낌이고 주변도 새롭게 느껴진다.

이탈리아노 캠핑장을 지나면 길은 호수를 끼고 천천히 내리막길로 이어지게 된다. 전망도 좋고 날씨도 화창하게 개이고 시간적 여유도 많고 하여 즐기면서 천천히 걷는다.

1시간 정도 걷고는 쉬면서 양말을 벗고 발을 풍욕을 시켜 준다. 이렇게 발 관리를 잘 한 탓인지 우리 6명 누구하나 발에 물집이 생기지 않았다.

<파이네 그란데 산장으로 가는 길에서. 산불로 인한 고사목 지대를 길게 거쳐 간다.>

이 쪽 지역은 2011년 말 이스라엘의 젊은 트레커에 의해 시작된 산불 때문에 생긴 수많은 고사목이 끝없이 이어진다. 고사목 군락 사이로 새로운 나무와 풀들이 자라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파이네 그란데 산장 모습>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오후 2시경 파이네 그란데 산장에 도착했다.

이 산장은 규모가 매우 크다.  여기는 페호 호수(Lagro Pehoe)를 오가는 페리선을 타고 관광객들도 쉽게 올 수 있기 때문으로 관광객들도 함께 수용해야 하다 보니 규모와 시설을 크게 만든 것 같다. 대형 레스토랑과 호텔과 같은 급의 롯지 (Lodge), 다인실로 구성된 도미토리 형식의 숙소 그리고 캠핑장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역시 저녁 식사와 다음날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하프 보드로 신청 했는데 저녁 식사로 나온 음식의 질이 다른 산장에 비해 훨씬 좋다. 아마 호수를 통해 물자 공급이 쉬워서 그런 것 같다. 비프스테이크와 함께 감자튀김, 빵, 샐러드 및 디저트 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와인과 맥주 뿐 아니라 칵테일도 다양한 종류가 준비 되어 있었다.

<내부 카페토리아와 하프 보드로 제공되는 저녁 식단>

와인을 반주로 하면서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 석양을 보러 호수 쪽으로 산책을 했다. 청명한 날씨 덕분에 멋진 석양을 볼 수 있었다. 시원한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숙소도 우리들 6명이 한방에 배정 받아 우리들끼리만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8일 째 3월 28일 수요일.

w 트레킹 5일 째로 마지막 날이다. 이날은 그레이 빙하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왕복 22Km의 거리로 보통 9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저녁 5시에는 돌아와서 페호 호수를 건너는 페리보트를 타야 한다. 그래서 서둘러 아침 7시 경 출발 하였다.

날씨가 그리 좋지 않다. 비가 부슬 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주변이 별로 볼 것이 없는 계곡 사이를 길게 지나간다. 약 1시간 반 정도 걸으니 언덕으로 오르게 되고 왼편으로 그레이 호수 (Largo Grey)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계속 호수를 끼고 길이 이어진다.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세찬 바람이 불기로 유명한 곳이다.>

파타고니아 지방의 바람은 트레킹 마지막 날 까지도 계속하여 맹위를 떨친다.  우비를 단단히 조여매도 워낙 강한 바람 때문에 계속 흩날린다.

비가 오지 않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좌, 우 풍경을 좀 더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왼편으로는 빙하 조각이 떠 있는 호수와 오른편으로는 눈 덮인 설산이 이어지는 멋진 풍경이 계속 된다.

 3시간 반 정도 걸어 그레이 빙하 산장에 도착하였다. 산장은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의 영향을 훨씬 덜 받을 것 같았다. 멀지 않은 곳에 캠핑장도 위치하고 있다. 역시 숲속에 위치하고 있다. 그레이 빙하 전망대는 여기서 다시 15분 정도 더 걸어야 한다.

전망대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니 몸을 가누기 힘든 정도의 세찬 바람이 몰아치면서 비가 내린다.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도 곧 렌즈에 빗방울이 떨어져 몇 장 찍고는 다시 렌즈 클리너 헝겊으로 닦고 찍고 하였다.

<그레이 빙하 전망대.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이 호수에 가득하다.>

전망대는 빙하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막 부서져 나온 커다란 크기의 빙하조각이 이곳저곳에서 떠다니고 있었다. 빙하를 볼 때 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에메랄드빛의 푸른색이 정말 신비롭게 느껴진다.

약 15분 정도 머물면서 몸이 바람에 흔들리는 가운데 인증 사진도 찍고 경치도 감상하다가 다시 점심 식사를 위해 그레이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산장 안 홀에는 우리처럼 점심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와 음료 등 간단한 식사는 팔고 있다. 점심 도시락을 주문하여 미리 가져 왔기 때문에 따뜻한 홀 안에서 뜨거운 코코아를 주문하여 점심 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니 12시 반 정도. 돌아가는 길을 서두른다.

돌아갈 때는 바람도 좀 잦아들고 빗줄기도 좀 가늘어져 주변 경치 사진을 찍으면서 올 수 있었다.  부지런히 서둘러 다시 파이네 그란데 산장으로 돌아오니 4시가 조금 지난 때. 페리보트를 타기 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 페리보트는 5시 반에 출발 한다. 페루화나 미 달러화 현금으로만 받는데 1 인당 미화 30$. 30분 정도 걸리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비싸다. 특히 페루 물가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페리보트가 푸데토 ( Pudeto ) 선착장에 도착하니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약 2시간 반 정도 어둠 속을 달려서 다시 푸에르토 나탈레스 마을로 되돌아 왔다. 

이로서 칠레 파타고니아 지역의 W 트레킹을 완주 할 수 있었다. 다음 날은 아르헨티나로 떠나기 위해 아침 일찍 버스를 타야 하므로 알람시계를 맞추어 놓고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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