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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소금길 답사기 ⑫ – 백미리 어촌체험마을 ~ 화성방조제 남단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을 지나 산길로 향한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서 출발하는 경기만 소금길 12구간은 약 14km 가량의 비교적 긴 길이를 자랑하는 코스이다. 아무래도 10여 km가 넘는 화성방조제 때문인지라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게 만든다.

출발지점에서 슈퍼가 문을 닫거나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해도 약 한 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하는 궁평유원지나 궁평항에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조하면 좋다.

백미리 어촌계식당에서 산길을 향해 철책 옆을 걷는다. 

<계단의 입구, 화성 실크로드 황금향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정자를 지나며 시원한 풍경을 만끽한다.>

철책을 따라 걸으면 끝머리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숲길로 향하게 되어있다. 그다지 높지 않은 계단이라 쉽게 오를 수 있으며 계단을 오르면 넓은 임도가 펼쳐진다.

멋드러진 정자에 올라 백미리와 일대의 풍경을 감상하는 맛이 좋다.

오래간만에 맛 보는 숲길인지라 천천히 걷는다. 의외로 해변 절벽이 가까이 있어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있는 길이다. 다만 아쉽게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숲길을 내려오게 된다.

<궁평리 해송·해안사구. 해송 사이로 난 산책로가 환상적이다.>

<이대로 계속 걷고 싶은 길, 바닷바람과 해송의 조화가 아름답다.>

숲길을 지나 내려와 만나는 곳은 궁평리 해수욕장이다.

이 곳은 궁평리 해송·해안사구로 유명하다. 잘 발달된 모래해변 위로 백여 년을 넘게 자란 아름드리 소나무들 약 천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 사이로 난 산책로는 고요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주변의 캠핑장, 매점, 식당 등은 초겨울 비수기라 문을 닫은지 오래이다. 그래서 더욱 오가는 이 없는 이 해송 산책로가 빛을 발한다. 가끔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가지들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 더 천천히 걷는다. 

언젠가 백패킹으로 다시 이 경기만 소금길을 걷는 날이 온다면, 적어도 이 궁평리 해수욕장 부근에서는 반드시 하루를 묵어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갯벌>

<궁평 유원지와 궁평리 해변의 풍경>

<궁평항이 지척이다. 작은 어선 두 척이 물때를 기다린다.>

해송 숲을 지나 궁평 유원지에 도착한다. 몇몇 식당과 카페, 펜션 등이 어우러진 이 유원지도 한산하기 그지없다.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주문해 바다를 바라보며 마신다. 이 한적한 해변은 묘하게 사람을 가라앉히는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한산해서, 그리고 썰물때라 갯벌이 멀리 펼쳐져서 유독 그런 듯 하다. 

모래 위에 주저앉은 작은 어선 두 척이 눈길을 끈다. 따사로운 햇볕이 그 위로 내리쬔다. 작은 어선이라 만선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민망하지만 그래도 그 어선도 꿈이 있고 어선을 모는 이도 꿈이 있을 것이다. 

꿈의 크기에 제약은 없다. 작은 어선을 담으며 모비딕을 향해 나아가는 에이햅 선장을 떠올려 본다.

<궁평유원지에서 궁평항까지는 보행교가 연결된다.>

궁평 유원지 끝자락에서는 궁평항까지 보행교가 연결이 된다. 이 보행교 또한 황금해안길의 일부이나 확실히 안산 대부해솔길에 비해 표식이나 안내가 부족함을 느껴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다리를 걸으며 바로 아래의 갯벌을 바라보는 재미가 괜찮다. 다양한 체험이 이루어지는 듯, 카누 등의 연습장으로 쓰기위해 물을 막아놓은 시설도 보인다. 천연 가두리 어장이라 볼 법도 하지만 당연히 낚시는 금지이다.

<궁평항의 풍경>

전곡항보다 크기는 작지만 이 궁평항도 화성시를 대표하는 항구로,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궁평항 주위로 식당이나 슈퍼 등이 있으므로 여기에서 식사 등을 해도 좋다. 

혹여 같이 간 일행이 있다면 싱싱한 회를 저렴하게 구매하여 2층에서 상차림비(초장값)를 내고 먹을 수 있는 어판장도 있으니 한껏 경기만에 온 기분을 내려면 이용해도 좋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꽤 활기찬 풍경을 자랑하는 항구로 방파제 안쪽으로 공사도 한창이다. 싱싱한 새우튀김 만원어치를 살까 하다가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 되돌아 선다.

<궁평항과 배수갑문의 풍경>

<이제 약 10여 km가 넘는 화성방조제를 걷는다.>

<좌측으로는 철새로 유명한 화성호 습지, 우측으로는 서해의 푸른바다가 펼쳐진다.>

궁평항의 뒤를 돌아 배수갑문을 향해 나간다. 우정교를 지나 배수갑문을 걷는 좁은 길, 갑문 안쪽으로 보이는 갖힌 물이 웬지 으스스하다.

갑문을 벗어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10여 km에 달하는 화성방조제가 시작된다. 이 코스의 가장 큰 관문이자 경기만 소금길 전체를 보아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난코스라 할 것이다. 

사실 주욱 뻗은 포장된 인도가 무엇이 힘들겠냐 하지만 바닷바람과 햇볕을 온전히 받으며 걷는 길은 꽤 큰 체력소모가 뒤따른다. 특히 경기만 소금길 행사구간은 이 건너편 화성호 습지 방향에 자리한 길을 걸어 습지의 풍경과 딴섬 등을 볼 수 있고 구간에 따라 푹신한 흙을 밟으며 무릎의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정식구간인 도로 우측의 진입로는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생각외로 혹독한(?) 거리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다.

한 없이 걸으며 ‘걸멍’을 통해 무아지경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도 나름 이 길을 통해 느껴볼 수 있는 작은 경험이다.

<매향리 선착장을 만나다.>

발의 피로도가 극에 달할 무렵, 작은 희망이 보였다. 저 멀리 선착장이 보이는 것이다. 거의 2/3 지점을 넘어선, 후반부에 만나는 곳이지만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큰 기쁨이다.

점점 선착장이 다가올수록, 생각 외로 큰 모습에 놀라게 된다. 들려오는 신나는 음악소리, 아마 입구에서 엿을 팔고 있는 것 같다.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매향리 선착장의 모습>

<수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물이 저만치나 들어왔다.>

건어물을 파는 상점, 뜨거운 커피나 과자류, 낚시 미끼등을 파는 상점이 있다. 쉼터도 입구에 잘 조성되어 있으니 지친 발을 쉬어가기에도 좋다.

잠시 쉰 후 선착장 안으로 들어선다.

한창 물이 들어오고 있다. 안쪽의 어선들 방향은 이제 막 갯벌이 사라지는 정도이지만 많은 이들이 낚시하는 궁평항 방면으로는 벌써 거친 물살이 파도를 이룰 정도이다.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기나긴 선착장에 자리를 잡고 쉼 없이 낚싯대를 던져대고 미끼를 확인한다. 무엇이 좀 잡혔는가 하여 한 분의 케이스 안을 보니 물만 차 있고 아무것도 없다. 다른 분도 마찬가지다.

“입질이 좀 있나요?”

“이제 물 들어오니 있겠지요.”

그래도 뭐라도 잘 나오니 이 방조제의 중간치에 위치한 선착장까지 차를 끌고 오는 것이렷다. 하지만 약 10여 분 이상 지켜봐도 그 많은 이들 중 기분좋게 물고기를 걸어 올리는 이가 없다. 

문득 제부도 피싱피어에서 던지는 족족 망둥어를 끌어올리던 입담 좋은 어르신들이 생각난다. 역시 어복은 붙는 이에게 붙는다는 속설이 생각나 웃음을 짓고 선착장을 떠난다.

<방조제의 끝에 도착한다.>

기나긴 방조제도 이제 드디어 끝이다. 방조제만이 아니라 이것으로 경기만 소금길 12구간의 여정도 끝나는 셈이다. 방조제 남단 주변으로 슈퍼나 식당 등이 여럿 있으니 예까지 걸어와 소진된 체력을 보충하기에도 좋다.

뒤돌아보니 궁평항이건 뭐건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그만치나 길고도 긴 방조제였다.

그래도 그 방조제를 걸으면서도 맞은편의 화성호 습지를 바라보고 태극기 나부끼는 작은 어선의 힘찬 고동도 보았다. 매향리 선착장에서의 휴식과 풍경 또한 잊을 수 없으니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셈이다.

이제 경기만 소금길의 가장 마지막 코스인 13구간을 남겨놓았다. 

완주를 위해 여기서 더 무리하지 않고 남은 시간은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바닷바람과 햇살에 벌겋게 튼 뺨이 근질근질하다.

 

  • 램블러 참고 경로 :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526703/1721358/

  • 출발지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 및 궁평 유원지, 궁평항 부근에 식당 및 매점 등이 있다. 도착지인 매향리 부근에도 식당, 매점 등이 있다. 화성방조제는 중간에 탈출(이탈)이 불가능 하므로 컨디션 등을 잘 조절하여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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