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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소금길 답사기 ⑪ – 제부도 입구 ~ 백미리 어촌체험마을

<세계로수산 밑의 길로 들어간다.>

기분좋은 제부도 일주를 마친 후 여정을 이어가기로 한다.

이번에 이어갈 경기만 소금길 11구간은 제부도 입구에서 시작해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 이르는 약 9km의 구간이다. 전체적으로 갯벌을 따라 걷는 평지로 큰 난이도가 없는 걷기 좋은 길이다.

다만 슈퍼나 편의점, 식당 등은 출발지인 제부도 입구와 도착지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서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필요한 간식이나 음료 등은 출발시 반드시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다.

제부도 입구를 나와 도로 우측으로 진행한다. 삼거리에서 24시 할인마트 옆, ‘세계로수산’ 간판 밑으로 진입한다. 넓은 공터 주차장과 횟집이 나오며 우측 화장실 방면을 진입하면 갯벌과 철책을 만난다.

<철책 밖으로 보이는 섬, 새섬>

<길이 있건만 진입할 수 없어 아쉽다.(철책에 붙어서 찍은 사진)>

화성시의 갯벌을 걸으며 유독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철책이다. 앞선 시흥시나 안산시에서는 갯벌이나 해변에 철책이 조성된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 화성시의 갯벌과 해변은 제부도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철책이 가로막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보안상, 군사시설이 위치해 있어서 그렇다 하지만 안산시나 시흥시의 해변도 군사시설은 있었다. 아마 해당 군부대에서 협조를 해주지 않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추측해보지만 걷는 이로서는 사실 가슴이 아프기 그지없다. 

철책에 렌즈를 붙여 찍어 본 새섬은 참 작고 아름다운 섬으로, 섬까지 갯벌을 가로지르는 노두길도 뻗어있건만 진입할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폐가나 쓰레기 더미 등이 걷기를 방해한다.>

이 구간을 걸으며 철책만큼이나 안타까운 것이 철책 옆으로 세워진 건물들이다. 일반 가정집이나 꽤 공을 들인 횟집, 가건물 식당 등 다양한 건물들이 폐허가 되어 방치되고 있다. 거기에 쓰레기들이 쌓이고 쌓여 눈쌀을 찌푸린다.

물론 하나같이 모두 사유재산이라 함부로 철거하거나 할 순 없다 하여도 풍경을 해치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거의 허물어져가는 가건물과 삐져나온 철근, 전선 등을 피해 가는 발걸음이 여간 신경쓰인다.

갯벌또한 앞서 만난 여느 갯벌과는 달리 이런 폐허에서 나온 쓰레기나 투기한 쓰레기, 밀려온 어구 등이 널려있다. 오히려 가지말라고 철책을 쳐 놓았건만 이렇게나 지저분한건 왜일까..

다행스럽게도 중간 정도 걸으니 다시금 갯벌은 청정해진다. 갯벌을 지나 도로로 올라와 송교리 살곶이 마을로 나아간다.

<잘못 진입한 길에서 만난 멋진 풍경> 

살곶이 마을로 진입하여 걷다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바람에 마을 안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한참이나 위로 올라가버렸다. 잘 조성된 전원주택과 펜션이 있는 언덕에 올라서 아까 걸어온 갯벌을 내려다보고서야 아차! 싶어 다시 경로를 확인하고 되돌아간다.

하지만 언덕 최고점까지 올라왔기에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가끔은 이렇게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는 일탈도 즐거운 법이다.

저 멀리 걸어온 갯벌을 보노라니 칠면초가 저렇게나 멀리 퍼져있었구나 싶다. 

<배추 수확이 한창인 살곶이 마을>

<깨끗한 청정 갯벌로 유명한 살곶이 갯벌>

<화남공단 방면으로 걸어간다.>

살곶이 마을을 지나 갯벌로 내려온다. 살곶이 갯벌을 따라 철책 안의 산책로를 걷는다. 저수지를 지나 만나는 곳은 화남공단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 기업들의 뒤로 이렇게나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다. 부디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공단이 끝나는 즈음해서는 철책을 따라, 혹은 바로 아래로 난 길(차량 한 대가 지날 정도의 비포장 도로)을 따라 걸을 수 있다. 갯벌의 풍경이 대동소이하므로 아래의 길을 선택한다. 그 이유는 바로 염전 때문이다.

<무너져버린 옛 소금창고>

<이 창고도 무너지기 직전이다.>

세상 힘든 일 중 하나가 소금밭, 염전일이라 한다.

그 힘든 노력끝에 얻은 소금을 그대로 보관하는 소금창고도 그 어떤 건물보다 많은 고통을 감내했을 것이다. 빠지는 간수는 땅을 적시고 기둥과 벽면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 염분은 그대로 조금씩 창고를 약화시켰을 것이고, 결국 소금이 비워진 창고, 버려진 창고는 비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었으리라.

폐허가 된 소금창고의 잔해에서 무언가 짙은 애달픔을 느낀다. 새로이 만난 창고도 무너지지만 않았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낡아있다. 

부셔져 내리는 목조 뼈대와 구멍이 뚫린 벽면, 잡풀을 헤치고 열려진 입구를 들여다보니 휑하니 비워진 채 염전 일을 하는 데 쓰였을 낡은 도구들이 쌓여있다. 

<내년 봄이 지나면 다시금 바닷물로 가득 찰 것이다.>

<소금꽃을 보러 다시 올 날이 있으려나?>

그래도 무너지고 낡은 창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법 지어진지 오래되지 않은 창고도 있는 것으로 보아 활발히 염업이 이뤄지고 있는, 살아있는 염전임을 알 수 있다.

발걸음을 좀 더 염전으로 붙여본다. 바닥의 타일이 다른 염전보다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하얗게 위에 뜬 소금꽃을 볼 날이 있을까? 경기만 소금길을 지나며 많은 염전과 염전이었던 터를 지나왔지만 이만큼 인상적인 염전은 없었다.

염부도 없고 오가는 이도 없는, 어미개 한 마리와 강아지 두 마리가 전부인 겨울잠을 자는 이 염전에서 기분좋게 쉬었다 간다. (끝내 이 염전의 이름을 알 수 없었다.)

<갯골의 아름다움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서신바다낚시터를 지나 제방을 따라 걷는다.>

<도로 건너 그 유명한 공생염전을 담아본다.>

염전을 지나 서신바다낚시터 옆으로 해안초소를 따라 오르면 도로를 만나게 된다. 도로 우측으로 난 제방을 따라 백미리로 향한다. 제방이 끝나는 수문 지점에서는 잠시 도로를 건너 유명한 공생염전을 구경한다.

이 공생염전의 공생은 ‘공생(共生)’이다.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사람들과 철원지역의 피난민들이 이 곳에 정착, 이 일대를 간척했다고 한다. 초창기 이들은 6명이 소금창고 1동을 공동소유하고 작업하는 등 자치조합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공평하게 소금판을 분배하고 다 같이 잘 살자는 의미로 ‘공생염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은 13여 가구가 남아 약 170만㎡의 염전을 지키고 있다고 하니 아까 걸어오며 본 염전과 더불어 내년 소금꽃 필 때, 혹은 소금을 거둬들일 때 다시 찾아보고픈 마음이 크다.

소금밭을 바라보노라니 하얗게 피어난 소금꽃이 어느새 입 안에 들어오는 듯 하다. 그 상상속의 맛에 자미가 있다.

<한맥중공업 앞을 지나며 만난 수로>

수문을 지나 도로를 따라 백미리 마을 방향으로 들어온다. 한맥중공업 앞을 지나며 걷이가 끝난 논 사이로 난 수로를 구경한다. 물이 차면 바다에서, 물이 빠지면 수로에서 낚시를 즐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이 한맥중공업을 지나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빠지면, 길이 차량 한 대가 지나갈 정도로 좁아진다. 물론 중간중간 오가는 차량이 비켜주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오가는 차량에 주의해서 걷는 것이 좋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옆으로 두고 마을로 향한다. 오늘의 여정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 셈이다.

<백미리 갯벌. 그 광활한 넓이에 매료된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의 상징인 감투섬 너머로 길이 길게 나 있다.>

백미리 마을을 지나 갯벌에 도착한다. 

이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은 카누체험 및 조개캐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적한 마을이다. 원래는 굴이 많이 난다하여 굴섬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렇다. 간척 전에는 섬이었던 마을이다.

굴섬이라는 이름 외에도 물이 빠지면 길게 드러난 갯골이 뱀이 또아리를 튼 것 같다하여 밸미라고도 불렀다. 또한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의 종류가 많고 맛도 다양하여 으뜸이라는 뜻의 ‘백미’라고도 하니 그 풍족함을 익히 알 만하다.

최근의 백미리 갯벌은 바지락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지금도 마을의 체험활동을 통해 이 갯벌에 들어선 사람들은 바지락과 소라, 낙지 등을 잡는 재미에 빠진다고 하니 그 재미 또한 경기만 소금길의 ‘백미’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백미리 마을의 상징인 감투섬 너머로 길게 나 있는 길, 아른거릴 정도로 먼 곳까지 트럭이 나가 있고 사람들이 움직인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초겨울 갯벌임에도 ‘백미’거리들이 널려있다는 것이리라.

<소박한 매점과 식당 등이 위치해 있다.>

<때만 맞으면 갯벌에서 난 보물들을 값 싸게 살 수 있으리라.>

백미리 갯벌 앞으로는 작은 슈퍼와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식당 등이 있다. 식당의 경우 평일에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참조할 것, 어촌계 식당 외에도 다른 식당도 주변에 한 곳 더 있다. 슈퍼의 경우 문이 닫혀있지만 간판 아래의 전화를 하면 안에서 주인분이 나오시는 경우도 있다.

이 한적함, 그리고 묘하게도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백미리 마을. 슈퍼 앞의 테이블에 앉아 경기만 소금길 11구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맛깔나게 참 잘 걸었다. 그리고 경기만 소금길 대장정도 이제 거의 끝이 보이고 있다.

 

  • 램블러 참고 경로 : https://www.ramblr.com/web/mymap/trip/526703/1721353/

  • 출발지인 제부도 입구와 도착지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에 식당 및 슈퍼 등의 편의시설이 있음. 백미리의 경우 비수기, 평일에는 운영 안할 수 있으므로 미리 간식 등을 준비해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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