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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소금길 답사기 ⑥ – 흘곶마을회관 ~ 대부해솔길 4코스 종점

<흘곶마을의 전경>

이번에 걸어야 할 코스는 경기만 소금길 6구간으로 대부해솔길 4구간과 겹치는 구간이다.  총 길이는 약 14km에 이르고 소요시간은 넉넉히 4시간에서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기존에 걸어왔던 다른 구간들 중 시화방조제를 통과하는 2구간을 제외하면 가장 긴 구간이다.

전체적으로 편의시설 등이 코스의 마지막 구간 즈음을 제외하면 없는 편이기 때문에 간식이나 식사 대용의 음식 등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흘곶마을회관에서 마을을 향해 난 내리막 길을 따라 여정을 시작한다.

<가을 하늘아래 홍정희 효자문을 지난다.>

<이 식당 사이를 통과해 방조제를 만난다.>

드넓은 가을 하늘 아래, 평화로운 흘곶마을을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풍요로운 마을 풍경을 지나면 마을이름에 드러난 것처럼 해안을 만나게 된다. 비성수기라 문을 닫은 두 횟집 사이를 지나 멀리 펼쳐진 갯벌을 마주한다.

<수도권에 이렇게 한적한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저 멀리 우측의 메추리섬까지 제방은 이어진다.>

메추리섬까지의 제방은 꽤 길게 이어져 있다. 오가는 이 하나 없는 이 제방을 따라 걸으며 경기만 소금길이 가진 여행지로서의 매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단순히 바다는 관광자원이라는 공식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삼면이 바다이고 어디를 가도 펜션과 횟집, 카페 등으로 비슷한 풍경을 보여준다지만 이 경기만 소금길이 담고 있는 바다는 그보다는 더욱 “삶”에 가까이 붙어있다. 어찌보면 인간은 바다에 집착하고 바다 또한 인간에 집착한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어선이 떠 있어 수산물을 잡는 것을 넘어선, 그 바다에 그대로 동화되어 살아온 삶이 진득한 갯벌에 묻어난다. 수도권에서 이다지도 가까운 곳에 이렇게나 고요하지만 강한, 어머니와 같은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다.

<밀물을 기다리며 기우뚱 기운 어선>

<메추리섬을 뒤로하고 고래뿌리 해변으로 향한다.>

제방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으로 향하면 작은 섬인 메추리섬으로 향할 수 있다. 정식 경기만 소금길 구간은 아니지만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충분히 둘러볼 만한 섬이다.

작은 횟집을 지나 섬의 끝 부분으로 제방을 따라 나아가면 독살(민물시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되는 원리를 이용, 돌을 쌓아 만든 원시적 수렵방식)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메추리섬을 뒤로 하고 고래뿌리 해변 방향으로 나아간다.

<해변을 뒤덮은 조개껍질이 이상적인 고래뿌리 해변>

펜션단지를 지나 만나는 고래뿌리 해변은 지금까지 만난 경기만 소금길의 해변과는 다른 풍경을 가지고 있다. 조약돌이나 갯바위, 갯벌 등이 아닌 잘게 부서진 하얀 조개껍질들이 쌓이고 쌓여 백사장을 뒤덮고 있다. 

썰물이라 멀리 물러간 바다가 밀물로 다시 들어오면 저 많은 조개껍질들이 서로 부딪혀 와각와각 소리를 낼 것이다. 그렇게 물결따라 키질하듯 나는 소리의 파장이 이 한적한 해변을 덮으리라.

평화로운 풍경 속의 해변이건만 큰 개 한 마리가 짖으며 한 참을 쫓아왔다. 목줄이 풀려있는 개인데 눈에 띄게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어 꽤 곤욕을 치루었다. 걷는 이들은 조심할 일이다.

<해변을 지나 들어서는 마을길. 입체적인 풍경이다.>

<다시금 여행자를 맞이하는 칠면초 군락>

아름다운 마을길을 지나 다시금 갯벌을 만난다. 붉게 타오르는 칠면초 군락이 반갑다. 정말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대남초등학교와 대부남동 보건소 방향으로 향한다. 펜션 신축이 한창인 가운데 오래간만에 만난 카페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잠시 쉬어간다.

꽤 평탄하지만 긴 구간이라 은근히 체력의 소모가 있다. 특히 차가운 바닷바람은 이 길을 더욱 기억에 남게하는 고마운(?) 존재다. 그래서 이 한 잔의 커피가 유독 맛있게 느껴진다.

<옛 광산의 흔적일까?>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기울고 있다.>

대남초등학교를 향해 가는 길, 도로 좌측으로 난 길엔 옛 철도의 침목으로 보이는 흔적이 한 참을 이어져 있다. 나무의 크기를 봐서는 현대에 쓰이는 침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간중간 고정시키는 징이 박힌 것을 보니 더더욱이 어떤 흔적일지 궁금해진다. 대부도가 광산으로도 유명했는데 혹시 그런 갱도를 오고간 갱차의 철로였을까?

<마치 유럽의 범선처럼 돛이 솟은 폐어선>

해변을 지나 유리섬마을로 향하는 길, 유럽의 범선을 연상시키는 돛이 인상적인 폐선을 지난다.

선수를 보니 명이 다 한 어선을 개조하여 멋진 장식품이나 상징으로 쓰려다 만 듯 하다.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을 수 있었건만 끝내 되살아나지 못한 배의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안타깝다. 

<유리섬으로 향하는 길. 위험한 도로구간이 이어진다.>

캠핑장을 지나 유리섬으로 가는 구간은 도로를 따라 간다. 꽤 긴 구간이지만 안전한 갓길이나 인도가 없어 매우 주의를 해야 하는 구간이다. 다행스럽게도 오고가는 차량이 드물어 비교적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유리섬 박물관을 조금 못 가 도로 맞은편에 위치한 펜션단지에는 작은 마트가 있으므로 이용해도 좋다. 

진입하다보면 맞은편에도 대부해솔길 리본이 달려있어 잠시 혼란이 올 수 있는데 대부해솔길 5코스의 리본이자 이 이후 걷게 될 경기만 소금길 7구간에 속한 길이므로 혼동치 말고 유리섬 끝으로 표식을 따라 나아가면 된다.

<대부해솔길 5코스 순환코스로 접어든다.>

<뻘낙지와 맛조개를 원하시는 분은 연락하시라!>

유리섬박물관을 지나 마을 안길, 해변가 쪽으로 접어들면 대부해솔길 4코스의 종점방향과 5코스 순환코스 방향의 분기점이 나온다. 5코스 순환코스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이 경기만 소금길의 공식 구간이므로 해변을 향해 나아간다.

중부흥어촌계에 도착하면 말부흥마을을 따라 섬의 끝자락을 돌 수 있다. 직접 잡은 산낙지와 맛조개를 판다는 거친 글씨의 표지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연 이 구석, 예까지 올 관광객이 얼마나 있겠냐만 그래도 정성들여 안내한 표지판이 정겨워 사진에 담는다.

걷는 여정이 아니었다면 아마 바로 싱싱한 뻘낙지와 맛조개를 구매했을지도 모른다.

<주황색 지붕 집의 어르신은 저 갯벌에서 맛조개와 낙지를 잡았으리라.>

<대부해솔길 4코스 종착점이자 경기만 소금길 6구간 종착점이다.>

쓸쓸한 포구의 풍경이 인상적인 말부흥마을의 끝자락에서 약간은 좁은 제방을 따라 바다낚시터를 지나면 곧이어 대부해솔길 4코스의 종점이자 5코스의 시작점, 경기만 소금길 6구간의 종점을 만난다. 

생각외로 긴 거리에 흙을 밟는 지형이 드물어 발의 피로도가 쌓이는 길이다. 하지만 그만치나 풋풋한 바다와 마을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벌써 경기만 소금길의 절반 가까이를 걸은 하루, 오늘은 어느때보다 잠이 깊게 들 듯 하다.

<다음은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

돌아가는 길, 경기만의 갯벌에 낙조가 깔린다. 그 환상적인 풍경속에서 현재와 과거, 미래를 본다.

이다지도 짙고 짙은 길이었던가. 한숨이 낙조만큼이나 깊이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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