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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소금길 답사기 ⑤ – 어심바다낚시터 ~ 흘곶마을회관

<어심바다낚시터를 지나 경기만 소금길 5구간을 이어간다.>

경기만 소금길 4구간의 종착지인 어심바다낚시터에 도착, 잠시 쉰 후 내친김에 5구간을 이어서 가기로 한다. 

경기만 소금길 5구간은 어심바다낚시터에서 흘곶마을회관에 이르는 구간으로 바다와 산을 모두 만나는 약 10여 km의 멋진 코스이다. 특히 큰산을 내려와 대부도와 선재도를 잇는 선재대교를 지나는 구간은 개인적으로도 꽤 기대가 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 5구간은 안산대부해솔길 3코스와 그대로 겹치는 구간으로 지금처럼 안산대부해솔길의 표식을 따라 가도 무리없이 완주할 수 있다.

<산길과 해변길의 갈림점. 행복한 고민이다.>

<드넓은 갯벌을 아래로 하고 걷는 이 맛이 경기만 소금길의 매력이다.>

어심바다낚시터를 지나는 발걸음은 곧 언덕 아래의 분기점에 닿는다. 해변길을 따라 갈까, 산길을 따라 오를까? 행복한 고민이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바로 이전까지 해변을 따라 걸은 구간이 많았으므로 산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실제로 램블러를 통한 구간 안내도 산길로 인도한다.) 

계단을 올라 좁은 산책로를 지나 기분좋게 걷던 발걸음, 곧이어 시계가 탁 트이고 오른쪽 아래로는 서해의 푸른 바다와 갯벌, 대부도 인근의 섬들이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골프장(아일랜드 C.C)의 조경이 나타난다. 

불어오는 서해의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너르게 펼쳐진 바다와 갯벌을 조망하며 걷는 이 맛이 한 없이 감미롭다. 

<큰산으로 오르는 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중간에 골프장의 조경공사가 한창인 구간을 지난다. 이 부분에 이르러 대부해솔길 표식이 유실된 곳이 많지만 램블러를 통해 직진을 확인하여 나아가면 좋다. 

골프장 옆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어느새 산으로 향하는 입구를 만나게 된다. ‘큰산’으로 오르는 길목이다. 이름은 큰산이지만 이 산의 높이는 106m 정도로 낮은 편이다. 게다가 오르는 지점이 꽤 오르막 고도를 올라온 시점인지라 큰 무리 없이 넘을 수 있다.

잠시 숲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지나쳐 온 골프장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른다.

<큰산 정상의 송신탑>

<숲길이 정말 아름다운 산이다.>

전망대를 지나 잘 닦인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어렵지 않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이름과 달리 야트막한 산이라 별도의 정상비는 없지만 송신탑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작은 산에도 정상등극의 인증을 하고 싶은지 사뭇 궁금할 정도로 펜스에 달린 산악회의 리본에 쓴 웃음을 짓고 내리막길로 향한다.

이 큰산의 숲길은 참으로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완만히 오르고 완만히 내려가면서도 완벽하게 숲에 조화되어 주변의 소음을 찾기 힘든, 온전한 산의 품, 오솔길의 품을 보여준다. 그래서 ‘큰산’이려나? 역시나 산이 주는 즐거움은 높이에 있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내리막이 끝나고 선재대교로 내려오는 부분의 계단은 나름 경사가 약간 있으므로 발 밑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선재대교 아래를 지난다.>

<굽어진 갯벌 옆 길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계단을 내려와 선재대교로 향하면 작은 낚싯가게가 있다. 매점을 겸하고 있으므로 간단한 간식이나 화장실 이용 등이 가능하니 참조하자.

선재도를 잇는 선재대교 아래를 지나며 감상에 빠진다. 이전에도 낚시를 즐기러 자주 찾았던 선재도와 영흥도. 가족 여행으로도 몇 번을 오갔던 곳이다. 그렇게 선재대교를 지나면서 선재도에 딸린 섬들인 목섬과 측도까지 전부 가봤으면서도 이 대부도 구간, 선재대교 밑의 갯벌은 바라만 보고 가 본일이 없다.

언제나 ‘참 넓은 갯벌이다. 저쪽은 어떤 풍경일까?’하고 생각만 했었던지라 이렇게 경기만 소금길 답사를 통해 바라만 봤던 곳을 걷게되니 어찌 감회가 남다르지 않겠는가.

완만히 휘어진 갯벌을 따라 난 도로를 걸으며 예전, 저 다리 위를 달리던 차 안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을 비교해본다. 지난게 어찌 시간 뿐이랴.

<한사위 방조제의 풍경>

<저 멀리 지게를 지고 갯일을 나가는 촌로를 바라보다.>

마을을 따라 안으로 굽어진 소금길 구간은 백암농장을 지나 다시금 갯벌로 향한다. 

이윽고 만나는 소박한 어촌은 한사위 마을이다. 그 옛날 가난한 선비나 세도 없는 사람들이 살았다 하여 한사(寒士)라 했다 하니 이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감동을 깨는 참으로 멋 없는 유래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는 마을 한 쪽에 있어 한사위라 했다는 말도 있으니 후자를 선택하기로 해 본다.

한사위 방조제를 따라 걷는 발걸음이 멈춘다. 

드넓게 펼쳐진, 막막할 정도로 너른 갯벌위를 지게를 지고 걷는 어르신의 뒷모습이 눈에 잡힌다. 한참이나 걸었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거리, 그 정도도 갯일을 하기에 충분하련만, 그 주변에 아무도 없어 홀로 다 차지할 수 있으련만 지게를 진 뒷모습은 가물거리며 끝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간다. 

혹여 지난 썰물 때에 걸그물이라도 쳐 놓았으련가 궁금할 따름이다. 한참을 렌즈로 당겨도 잘 잡히지 않는 그 뒷모습, 부디 조개건 망둥어나 숭어 건 오시는 걸음엔 지게가 가득하길 바라며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아랫말의 풍경>

한사위 방조제를 지나 아랫말을 지난다. 한사위 만큼이나 소박한 마을 풍경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한창 배추 수확 중인 밭을 지난다. 인가라곤 서너채가 전부이건만 넉넉한 밭과 갯벌 때문에 참으로 풍족해 보이는 마을이다.

아랫말을 지나면 수확이 끝난 포도밭이 펼쳐진다. 갈릴리 전원교회까지 펼쳐진 너른 포도밭은 넉넉한 맘씨일까, 새들이 먹기 좋게 까치밥처럼 수확 후 남겨진 포도송이가 매달려 있다.

한 참을 걸어온 뒤라 슬슬 배가 고픈 참이다. 실은 이전부터 식당을 찾았건만 홀로 식사할 만한 곳이 없어 그저 묵묵히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때 갈릴리 전원교회를 지나 나타난 칼국수집이 눈을 이끈다. 

<와각 칼국수. 1인당 8,000원에 바지락죽, 와각탕, 바지락칼국수가 모두 나온다.>

‘와각’이라는 재미진 상호를 가진 이 칼국수 전문점은 1인당 8,000원에 바지락죽, 와각탕, 바지락칼국수가 세트로 나온다. 가격이 저렴한데 놀라고 그 구성에 놀란다.

와각탕이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등을 넣고 끓인 맑은 탕이라 한다. 아마 갯벌을 씻고 해감이 된 조개를 한 번 더 씻는 동안 조개의 껍질이 와각와각 부딪혀서 그리 표현한 것일까 생각해본다. 

역시 서해하면 바지락 아니던가, 그렇잖아도 바닷바람이 매서운 하루였다. 피로회복에 좋은 바지락으로 원기 좀 보충해보자.

참기름내 고소한 바지락죽이 속을 감싼다. 보들거리면서도 쫄깃한 살이 일품이다. 시원하게 끓여낸 와각탕(바지락탕)의 국물은 그 자체로 보약이나 진배없다.

뽀얀 국물 속은 모두 바지락 본연의 맛과 영양일지어다. 그러니 여기에 더 무엇인가를 넣는다는 것은 순수를 깨는 것이다. 이게 바로 순수의 시대이자 순수한 영양이다.

감탄을 거듭하는 사이 나온 바지락칼국수. 직접 뽑은 쫄깃한 면은 과연 치감이 남다르다. 거기에 일일히 껍질에서 다 발라내어 얹어낸 바지락살의 풍성한 꾸미는 이 5구간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성찬이라 하기에 충분하다.

나온 접시를 모두 비우니 뽀얀 국물만치 얼굴도 뽀얗게, 살과 힘도 다시 뽀얗게 차오르는 듯 하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중인 포도송이>

식당을 나와 다시 걸음을 이어간다. 도로로 나가기 전, 길가에 위치한 포도밭에 달려있는 포도송이가 하나 눈에 띈다.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몇몇 송이중 그나마 길 가에 붙어있는 것이다. 

요 며칠,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던지라 여러 번 얼고 녹았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높은 당도로 유명한 와인 종류인 아이스바인도 이렇게 수확철이 지나도록 과숙해진 포도가 얼었다 녹으면서 더욱 당도가 차오르게 된 포도로 만든다고 하니 지금 보고 있는 이 포도송이도 충분한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쭈글해진 포도알 중 그나마 아직 윤기가 나고 탱탱한 알을 몇 알 따서 입에 넣어본다. 그 짜릿할 정도의 단 맛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도로를 지나 염전길로 접어든다. 저 산을 넘으면 5구간도 끝이다.>

포도밭을 지나 잠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내륙까지 이어지는 도로길은 갓길이나 인도가 따로 보장되지 않는 구간인지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옛 염전지를 지나 커다란 레미콘 공장을 지나면 산 속으로 임도가 이어진다. 그 산 속을 지나 나들나들 걸은 발걸음이 곧 종착지인 흘곶마을회관에 닿는다.

<흘곶마을회관에 도착한다.>

경기만 소금길 5구간의 종점이자 대부해솔길 3코스의 종점인 흘곶마을회관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 뒤돌아보니 1구간만큼이나 재미있었던 5구간이다. 해변과 산, 마을의 조화로운 풍경이 참으로 가슴에 남고 그 소박한 농어촌의 풍경이 걷는이의 발걸음은 한 없이 붙잡는 길이다.

난이도 또한 어렵지 않아 그 누구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이기에 트레킹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무리없이 소개해 줄 만한 길이기도 하다.

이 아름답고 지고지순한 풍경을 가슴에 담고 일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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