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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소금길 답사기 ③ – 방아머리 선착장 ~ 종현어촌체험마을

<다시 만난 방아머리 선착장>

방아머리 선착장에 다시 선다. 경기만 소금길 제 3구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종현어촌체험마을까지 걷기 위해서이다. 총 거리는 약 9.1km, 세시간에서 세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이번 구간은 대부분이 안산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인 ‘안산 대부해솔길’의 1코스와 겹친다. 대부해솔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 구간, 걷기 전부터 기대가 된다.

다만 세차게 몰아치는 바닷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체감기온은 영하로 내려갔다는 뉴스를 확인해 준비를 했건만 다른 가림없이 그대로 바람을 맞노라니 손이 덜덜 떨릴 정도이다. 근래에 보기드문 바람과 파도 탓에 대부도 선착장은 모든 배가 운행중단이라 한다.

<터미널에 붙은 운항통제 안내>

<여정을 시작한다.>

배가 끊겨서일까, 파도가 거세져서일까, 지난 번 2구간의 도착지로 만났을 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연안의 도서를 돌고 온 연안여객선이 접안 중이었고 수많은 낚시객들로 부두가 들끓었는데 오늘은 아예 텅 비었다. 

그 한산함을 뒤로 하고 대부도 안쪽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되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너른 해변과 잘 발달된 갯벌, 그리고 산들과 섬들이 오늘의 여정을 가늠케 한다. 

<대부도 관광안내소. 대부해솔길 안내지도를 받을 수 있다.>

곧 이어 도착한 곳은 대부도 관광안내소. 이 곳이 경기만 소금길의 오늘 구간에 포함된 대부해솔길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친절한 안내직원에게 대부해솔길에 대한 개요를 듣고 특히 1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후 바로 안내소 옆으로 통하는 표식(대부해솔길 안내판과 리본)을 따라 해송 숲으로 진입하나 시설 공사중이라 바로 뒷편의 해변을 통해 나아가기로 한다. 해변에도 데크 및 여러 상업시설(식당, 편의점, 카페 등)의 진입로가 있어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곧 다시 원 코스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해변을 따라 진입한다.>

<뒤돌아 본 풍경. 이 너른 해변에 나 홀로 서 있다.>

해변을 따라 걷다 다시 도로변으로 올라온다.

이번 구간은 식당이나 편의점, 슈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기에 걷는이로서는 꽤 든든하다. 아무래도 대부도 자체가 가지는 관광지로서의 발전상이 투영된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 상업적 발전 속에서 대부도의 또 다른 자연의 매력인 트레킹 코스가 더욱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또한 크다. 

주유소 뒤로 난 길을 따라 횟집 밀집지역(약간 황량하다.)을 지나면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여름에는 많은 이들로 붐볐으리라.>

<상가 끝에서 숲길로 올라선다.>

<고즈넉한 숲길의 모습>

아무래도 방아머리 선착장부터 지금까지, 아니 경기만 소금길 자체가 포장된 구간이 많아 이렇게 흙을 밟는 기쁨은 상당히 크다. 게다가 번화가나 상가지역을 벗어나 이렇게 고즈넉한 숲길을 따라 걷는 느낌이야 말로 우리가 길을 걷기위해 나서는 큰 목적 중 하나 아니겠는가.

그렇게 언덕을 올라 숲길로 나서는데, 아뿔싸! 이 숲길이 너무나 짧게 끝나버리고 만다.

<언덕을 지나 내려오며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밭 사이로 난 길을 내려오며 못내 아쉽게 끝나버린 숲길을 안타까워 했으나, 역시 기대를 버리지 않는 대부해솔길. 마을 안길을 잠시 걷다가 북망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사실 이전의 표지판부터 “북망산 전망대”를 가리키고 있어 ‘과연 거기가 어디일까, 어떤 산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던 바, 오르막을 따라 발을 디딛는다.

약 15분 정도, 그리 높지 않은 산이건만 꽤 땀이 솟아나오는 가운데 대부해솔길 쉼터를 지나 오른 북망산 정상은 이 대부해솔길 1구간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적인 구간이라 생각이 된다.

<북망산 정상에서 바라본 구봉도의 모습>

별다른 정상 표지석도 없고 산 정상은 무언가 공사를 위한 듯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게 포장비닐 및 망으로 덮여 있지만 그래도 산은 산이요, 정상은 정상이다. 

산의 가치, 그 곳에서 보여지는 풍경은 높이에 따라 구분될 것이 아니다. 이렇게 100여 m가 살짝 넘는 산이건만 탁 트인 서해의 전경을 보여주기에 그 만족도와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몸을 휘청이게 할 정도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탄성을 지른다. 

이제 곧 가야할 구봉도를 가늠하며 조심스럽게 내리막을 향한다.

<내리막 구간은 꽤 미끄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늦가을 낙엽이 쌓인 숲길을 따라>

아름다운 북망산을 뒤로하고 조심스레 내려와 펜션 및 횟집단지를 지난다. 이윽고 만나게 된 곳은 구봉도솔밭야영장. 정확히 구봉도에 속하지는 않지만 구봉도를 바라보며 해변에 위치한 솔밭에서 멋지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혹여 백패킹을 통해 경기만 소금길을 종주하는 이가 있다면 꽤 좋은 숙박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구봉도 솔밭 야영장>

<구봉도를 가리키는 대부해솔길 표식>

솔밭 야영장을 지나 도로로 올라와 구봉도를 향해 나아간다. 펜션을 지나 편의점이 나오고, 공영주차장을 지나면 횟집과 슈퍼, 공중화장실 등이 나타난다. 구봉도의 입구이다.

<구봉도를 향해 걷는다. 가을이 한창인 구봉도의 모습>

<대부해솔길 1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하는 구봉도 일주가 시작된다.>

구봉도 트레킹은 일주문(?)을 지나 시작된다. 약간의 계단을 지나 매트로 잘 덮인 언덕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섬의 둘레를 우로부터 크게 돌게 된다. 시계 반대방향을 생각하면 된다.

길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관리가 잘 되고 있으며 아무래도 섬의 둘레 지형을 따라 조성된 길이므로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심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다. 

<구봉도 숲길의 풍경>

<호젓한 길을 따라 걷는 이 맛, 참 좋다.>

섬의 둘레를 따라 걸으니 산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서해는 너무나 푸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픈 안산이 가진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속속마다 짙게 스며든 생명력과 아름다운 풀등의 모습은 걷는 내내 눈과 가슴을 적시고 또 적신다.

<중간에 쉼터를 만났다면 능선을 따라 걷게 된다.>

<좁은 능선의 내리막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둘레를 돌던 길은 어느새 섬의 중앙으로 올라오라 한다. 표식을 따라 위로 올라오니 쉼터가 있다. 여기서부터 구봉도 끝까지는 일직선으로 난 한 가운데 능선길을 따라 가게 된다. 능선이라 하더라도 어려움 없이 잘 조성된 길이니 걱정할 바는 없다.

다만 원체 작은 섬이라지만 그래도 섬의 가장 윗 부분이다보니 점점 길이 살짝 좁아지고 양 쪽의 경사가 심해짐을 느끼게 된다. 이 또한 재미있다. 걷는 이에게 다양한 맛을 주는 섬이다. 

부대의 초소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많은 이들이 사진으로 소개한 명소, 구봉도의 ‘개미허리다리’가 나타난다.

<개미허리다리. 건너오고 나서 뒤 돌아 찍은 사진이다.>

개미허리다리를 기분좋게 건너오고 나서 뒤돌아 사진으로 한 장 남긴다. 내가 걸어온 구봉도의 능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울러 사진 우측으로는 이후에 걸어서 되돌아나갈 해안길이 담긴다.

개미허리다리를 지나 좀 더 섬 끝으로 올라가면 더 이상 진입을 할 수 없고 (군사시설이 있다.) 섬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나 있다. 계단을 따라 구봉도 낙조 전망대로 향한다.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향하는 나무데크>

<구봉도 낙조 전망대>

잘 조성된 데크를 따라 구봉도 낙조 전망대에 닿는다. 정말 이 곳에서 보는 낙조는 아름다우리라. 잠시 서서 주변 풍경 속에서 빛나는 조형물을 바라본다. 웬지 모르게 해남 땅끝 조형탑이 생각난다. 올해 1월 해남 달마고도와 땅끝천년숲길 답사때 만났던 그 조형물의 기억이 이 전망대에 덧씌워진다.

발 아래와 주변을 살펴보니 물이 다가오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대부도 관광안내소에서 안내직원분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물때가 괜찮으면 돌아올 때에는 해변을 따라 걸어와도 좋고, 물이 차오르면 왔던 길을 따라 그대로 나오시면 된다.”고. 

아직 시간이 괜찮을거라 보고 서둘러 해변길을 통해 빠져나가기로 한다.

<해변길로 향한다.>

<개미허리다리 아래를 지난다.>

갯바위를 밟고 지나 개미허리다리를 만날 때 즈음해서는 비교적 잘 포장된 길을 따라 걷게 된다. 이윽고 완전히 정비된 콘크리트 차도를 딛고 보니 걱정과는 다르게 이 곳은 안 쪽으로 휘어져 있어 전망대에서 가까이 다가왔던 밀물은 아직 저만치나 물러서 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를 부리며 걷는다.

<구봉이 선돌, 할매바위와 할아배 바위를 지난다.>

걸을 때는 마치 매의 머리 모양을 하여 ‘아마 매바위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졌으나 가까이 다가갈 수록 두 개의 선바위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 바위는 구봉이 선돌이라 하며 각각 할매바위와 할아배 바위로 이름이 붙여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기약이 끊긴 할아버지를 그리던 할머니가 그대로 바위가 되었고 몇 년 만에 간신히 귀환한 할아버지도 바위가 된 할머니가 너무 가여워 그 옆에서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이 두 바위는 구봉이 어장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어촌이라면 어디에나 있음직한 이야기이건만 그래도 그 흔한 이야기 하나에 괜시리 마음이 묵직해지는 것은 내가 그만치나 나이를 먹고 또 가정을 꾸리고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 도착한다.>

종현어촌체험마을에 도착한다. 이전 대부도 초입께의 화려한 식당과는 비교가 안되게 소박한 거리이건만 활기찬 음악과 함께 주중에도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을 맞이하려 한창이다.


경기만 소금길, 그리고 그 소금길을 통해 만나 본 대부해솔길 1코스. 흔히 알고 있는 대부도의 관광지의 매력을 온전히 벗은, 참으로 솔직한 길이다. 거기엔 대부도의 과거와 현재가 드러나 있다. 또한 단순히 갯벌로만 정의되기 힘든, 너무나 아름다운 해변과 해송, 숲과 산이 있다.

그 풍경을 온전히 두 발로 걸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기쁨이다. 그 기쁨을 가슴에 안은 채 경기만 소금길 3구간의 답사를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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