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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만 소금길 답사기 ② – 오이도 빨간등대 ~ 방아머리 선착장

<오이도의 수산가판장 모습>

오이도 빨간등대에서 경기만 소금길의 두 번째 답사를 이어간다.

오이도 관광특구는 빨간등대 하나만으로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광범위하다. 수산시장도 있고 다양한 식당과 위락시설들이 함께 한다. 조금만 더 넓혀본다면 오이도 선사유적공원과 박물관, 함상공원까지 포함될 정도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이 두 번째 답사는 그런 오이도의 전경을 맛 보고 기나긴 시화방조제를 지나 방아머리 선착장까지 가는 여정이다.

수산가판장에서의 흥겨움을 잠시 둘러본 후 제방을 따라 걷는다.

<오이도 함상전망대의 모습>

꺾여진 제방을 따라 주욱 나아가면 멀리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배 한 척이 다가온다. 예전 해양경찰청 소속의 함정으로 퇴역한 후 이렇게 함상공원 및 전망대가 되어 오이도를 찾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 및 연인들이 함상을 거닐며 즐거이 웃는 모습을 잠시 지켜본다.

<제방이 끝나가는 곳에서 언덕으로 오른다.>

<오이도 살막길을 즐긴다.>

함상전망대를 지나 제방이 끝나는 무렵, 도로 옆의 인도로 내려가지 말자. 정자쉼터가 있는 야산을 따라 계단이 놓여져 있다. 바로 ‘오이도 살막길’이다. 이전에 만났던 덕섬과 마찬가지로 이 곳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서해안의 경비를 책임지던 초소가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시민에게 개방되어 도심 속의 아담한 숲길로 변모했다.

기나긴 제방을 따라 피로해진 발, 나무계단을 올라 오랜만에 흙을 밟으니 감사한 느낌이다. 몇 백여 m 길이의 짧은 산책로이지만 숲과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구간이다. 특히 오이도 모래사장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시흥 오이도 박물관>

살막길을 지나는 걸음, 한 눈에 크게 들어오는 이 건물은 시흥 오이도 박물관이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한 땅 오이도, 그 다양한 흔적들을 통해 이 곳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마련한 전시공간이다. 관람료는 무료.

이제 기나긴 시화 방조제와의 전투(?)를 앞둔 마음을 진정시킬 겸, 그리고 지금까지 본 화려한 오이도의 태고적 모습을 살펴볼 겸 잠시 들어가 본다.

<선사시대의 생활양식을 도구와 함께 볼 수 있다.>

<수렵과 채집이 농업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짧은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동굴의 입구가 열리듯 열리는 3층 전시관. 그 안에는 태고적 인류가 오이도에 발을 들여놓기부터 수렵생활과 채집생활이 초기 농경생활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모형과 유물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전 답사에서 조개와 해물 가득한 칼국수를 먹었던 바, 저 바위에 붙은 굴을 채집하는 모형이 괜시리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 옛날에도 이 정도로 넓은 갯벌을 가진 땅이었을까? 궁금증을 품고 다양한 유적을 관람한 후 박물관을 나선다.

박물관을 나서면 바로 박물관에서 시화방조제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시화방조제의 외해(바다) 방면으로 걷게되는 길이지만 경기만 소금길은 이 길로 향하지 않는다. 평상시에도 낚시 등으로 주차되어있는 차량도 많고 길도 좁은 편이라 안전 위험때문이다. 대부도 입구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 대부도 방향 좌측, 즉 내만(안쪽)을 향한 자전거길을 따라 걷는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곧게 뻗은 길. 도전이다.>

<시회방조제 좌측, 내만의 모습>

전체 길이 12.7km, 이번 두 번째 답사구간의 길이가 14.3km임을 감안하면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거대한 구간이다. 이 구간을 따라 걷는 것은 경기만 전체 코스 중에서도 가장 힘든 도전이기도 하다.

뙤약볕이나 바닷바람을 피할 수 없는 묵묵한 걸음, 그래서 오히려 이 걸음 속에서 많은 생각이 피어오른다. 걸으며 모든 생각을 잊기도 하지만 이렇게 평상시의 산적한 문제들을 머릿 속에서 하나하나 갈음하기도 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다리가 지칠 때 즈음하여 마법같은 공간이 나타난다.

<토스트가 이렇게 맛있다니!>

소형 트럭을 개조하여 커피 및 음료와 토스트를 파는 작은 매대에서 토스트 하나를 사 들고 의자에 앉는다. 발과 무릎에 쉼을 주고 토스트와 커피를 통해 활력도 준다. 몸에만 들어가는 활력이 아니다. 이 쉼으로 인해 마음도 충전된다.

가끔은 이 ‘걷기’란 태고의 행위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변화시키는지 놀라곤 한다. 물론 거기엔 그 행위외에 그 길의 풍경, 난이도, 당시의 날씨(기온),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는가 등등 다양한 옵션들이 포함되기 나름이다.

바닷바람을 온 몸에 맞으며 아직은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의 어느 날, 복잡한 머리 속 문제를 그렇게 하나씩 정리하는 13여 km의 온전히 직진 풀 코스… 몇 명이나 해봤을까?

<시화나래휴게소 인근, 조력문화관과 달전망대>

토스트의 기운이 떨어질 때 즈음하여 도착한 시화호조력문화관. 시화호조력발전소는 1994년 완공된 사화호방조제 때문에 내만쪽 시화호의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의 일이 일어나자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하고 조력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발전소이다. 지금은 시화호의 수질도 정상으로 돌아왔을 뿐더러 254,000KW의 전력을 생산하는 한국 최대의 조력발전 시설로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다.

특히 달전망대와 시화호조력문화관은 조력 및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양한 설명과 함께 멋진 전망이 가능하여 안산시의 또 다른 관광명소이다.

<시화나래휴게소 뒤, 나래공원>

<시원한 바다를 보며 꽤 오래 쉬어본다.>

시화나래공원에서 휴게소에서 사 온 간식과 음료를 들고 쉬어가기로 한다. 푸른 바다, 점점이 떠 있는 많은 어선들과 대형 선박, 바로 앞의 큰가리섬까지 어우러진 풍경. 그 풍경 속에서 신발을 벗고 잠시 앉아 있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전체 방조제 구간을 셋으로 나눈다면 시흥 오이도 박물관에서부터 토스트 트럭까지를 1/3, 토스트 트럭에서 시화나래조력발전소까지를 1/3, 그리고 나머지 구간을 1/3으로 보면 얼추 맞다. 즉 이미 2/3 지점까지 왔기에 심적으로는 한결 여유가 생긴다. 여기서부터는 안산시로 들어가는데 실제의 시흥시와 안산시 분기점 구간은 토스트 트럭에서 약간 더 진입한 곳이다.

푹 쉬고 난 후, 도착지인 방아머리 선착장까지 힘을 더 내보기로 한다. 여기서부터는 외해, 즉 대부도 방면 오른쪽의 보도를 따라 이동한다.

<방아머리 선착장>

<이대로 더 여정을 이어가볼까?>

어느 정도 다리에 힘이 빠져 지친다 싶을 무렵, 방아머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 방아머리 선착장은 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포인트로도 유명하지만 안산시에서 인천 옹진군의 자월도나 덕적도, 안산시의 또 다른 숨겨진 섬 풍도 등을 들어갈 수 있는 연안여객선의 기착지이다.

마침 방아머리항에 도착할 무렵, 저 멀리서 배와 차량을 태운 여객선이 들어온다.

묘한 생각에 잠긴다. 어차피 경기만에는 저 많은 섬들도 포함될 것이다. 그리고 그 섬들은 또한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와 풍경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이대로 무턱대고 표를 끊고 ‘소야도’라는 곳으로 향해볼까?

희망과 현실 사이, 결국 쓸쓸히 발걸음을 돌린다. 미지의 영역을 향한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싶다.

그렇게 경기만 소금길의 두 번째 답사를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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